時習_아테나이칼럼/천리마리더십185 [허성원 변리사 칼럼] #64 사람의 명은 하늘에서 받는가 지게문에서 받는가 사람의 명은 하늘에서 받는가 지게문에서 받는가 삼국지를 읽다가 책을 내던지며 한숨짓게 되는 장면이 몇 번 있다. 관우와 유비가 죽을 때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제갈량의 죽음이 가장 안타깝고 드라마틱하다. 제갈량은 그의 신묘한 능력에 걸맞게 자신의 죽음을 예지한다. 오장원에서 위나라 군대와 대치하던 중에 천문을 살펴보고 장수 강유에게 말한다. "삼태성 가운데에 객성이 침범하여 배나 밝고 주인별은 그 빛이 어두우니 내 명이 머지않았다." 그 말을 들은 강유가 물었다. "천상(天象)이 그러하다면 어찌하여 하늘에 빌어 액을 푸는 방법을 쓰지 않으십니까?"이에 제갈량은 액을 풀어 명을 연장하기 위한 보강답두(步罡踏斗)를 시행한다. 북두칠성을 따라 49개의 등을 밝히고 이레 동안 보법에 따라 걷는 것이다. 엿새째 밤.. 2022. 3. 20. [허성원 변리사 칼럼] #63 복은 화에 기대어 있다 복은 화에 기대어 있다 미국 앨라배마주의 엔터프라이즈에는 도시 한가운데에 동상이 하나 서있다. 여신이 커다란 벌레 한 마리가 담긴 바구니를 머리 위로 들고 있는 모습이다. 벌레는 원래 새끼손가락 손톱보다도 작은 바구미의 일종으로서, 목화 꽃이 필 무렵 어린 꽃을 갉아먹어 농사를 망치는 해충이다. 그 동상에는 이런 안내판이 있다. “이 기념물은 우리에게 번영을 가져다준 바구미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담아 엔터프라이즈 시민들이 세운 것이다.” 무슨 이유로 기념물까지 세워 해충의 고마움을 기리는 것일까? 남부에 위치한 그 지역은 전통적으로 목화 농사를 생업으로 하였다. 그런데 1800년대 말에 들어 바구미가 극도로 기승을 부려 농사를 완전히 망쳐놓았다. 그로 인해 빈곤과 질병으로 힘들어하던 사람들은 견디다 못해.. 2022. 3. 12. [허성원 변리사 칼럼] #62 훔친 죄가 하나라면 잃은 죄는 열이다 훔친 죄가 하나라면 잃은 죄는 열이다 기술탈취에 관한 뉴스를 종종 접하게 된다. 최근 한 대기업이 하청 중소기업으로부터 기술 자료를 받아 자신의 특허로 등록받은 일로 거액의 과징금을 물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처럼 기술탈취는 주로 우월적 지위의 큰 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부정하게 입수하여 유용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큰 기업은 납품 거래 등을 위해 승인도면, 매뉴얼, 설비 목록 등의 기술 자료를 요구한다. 기술이란 것은 일단 전해지고나면 정보의 성질상 결코 탄력적으로 원상복귀될 수 없다. 매사가 뜻대로 순조로우면 다행이지만, 계약 등은 성사되지 않았는데, 제공된 기술을 상대가 임의로 사용하거나 다른 기업에 유출하여 유용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피해 기업은 계약 실패의 실망에 배신감까지 얹어 고통을 .. 2022. 2. 25. [허성원 변리사 칼럼] #61 닷 섬 들이 박 닷 섬 들이 박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 “위왕이 내게 큰 박의 씨앗을 주기에 그걸 심었더니 다 자라서 닷 섬 들이나 되는 열매가 열렸다네. 물을 담으면 무거워서 혼자 들 수가 없고, 쪼개어 바가지를 만들면 평편하여 뭘 담을 수도 없었네. 그래서 크기만 크고 쓸모가 없어 부숴버렸다네.” 이에 장자가 대답했다. “그대는 큰 것을 쓰는 데 서투르구려. 그 ‘닷 섬 들이 박’을 큰 술잔 같은 배로 만들어 강이나 호수에 띄울 생각은 어찌 하지 않았소?” 장자 소요유에 나오는 오석대호(五石大瓠, 닷 섬 들이 박) 에피소드이다. 한 섬이 쌀 두 가마이니 그 크기가 가히 짐작이 간다. 다루기가 적잖이 버겁겠지만 그것은 주어진 가용 자원이다.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사용하는 주인의 깜냥에 달려있다. 혜자는 쓸모.. 2022. 2. 11. 이전 1 ··· 30 31 32 33 34 35 36 ··· 4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