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習_아테나이칼럼/천리마리더십185 [허성원 변리사 칼럼]#72 이왕 닭을 키우겠다면 계경(鷄經)을 만들어 보아라 이왕 닭을 키우겠다면 계경(鷄經)을 만들어 보아라 “네가 양계(養鷄)를 한다고 들었는데 양계란 참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 일에도 품위 있는 것과 비천한 것, 맑은 것과 더러운 것의 차이가 있다. 농서(農書)를 잘 읽고 좋은 방법을 골라 시험해보아라. 색깔을 나누어 길러도 보고, 닭이 앉는 홰를 다르게도 만들어보면서 다른 집 닭보다 더 살찌고 알을 잘 낳을 수 있도록 길러야 한다. 또 때로는 닭의 정경을 시로 지어보면서 짐승들의 실태를 파악해보아야 하느니, 이것이야말로 책을 읽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양계다. 만약 이(利)만 보고 의(義)는 보지 못하며, 가축을 기를 줄만 알지 그 취미는 모르고, 애쓰고 억지 쓰면서 이웃의 채소 가꾸는 사람들과 아침저녁으로 다투기나 한다면 이것은 서너 집 사는 산골의 못.. 2022. 6. 9. [허성원 변리사 칼럼]#71 우아한 비즈니스 댄스 우아한 비즈니스 댄스 지난주에 중요한 협상이 있었다. 스타트업인 고객사의 납품 계약을 위한 협상 테이블에 협상 대리인으로 참석한 것이다. 여러 이견에 대해 거의 합의를 했는데, 마지막 한 조항에서 서로 물러서지 않고 강경하게 부딪혔다. 그것은 면책조항이었다. 갑이 을의 제품을 세계 시장에서 유통하는 과정에 특허침해 등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을은 갑을 면책하여 모든 분쟁 절차를 책임지고 그로 인해 발생한 손해도 배상하여야 한다는 조건이다. 이에 대해 을 측의 입장에 서서 을의 귀책임이 확인되었을 때에만 책임을 지는 것으로 하자고 반박하였다. 비즈니스 계약에서 종종 일어날 수 있는 장면이다. 원래 계약이란 것은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당사자가 조건을 자유로이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갑을관계의 계약.. 2022. 6. 5. [허성원 변리사 칼럼] #70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창업하여 오래 경영해온 회사를 처분하고 은퇴한 친구가 있다. 근황을 물으니 일생에서 가장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하며, 말한다. 회사 경영은 욕심이라는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것과 같더라. 수익 창출과 생존이라는 강박관념에서 잠시도 벗어날 수 없어. 그래서 항상 의욕과 욕심으로 단단히 무장되어 있어야 하는 거지. 그게 과하면 위태롭고 부족하면 쓰러지는 거야. 그래서 언제나 두려웠다. 이루어놓은 것을 잃을까 두렵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까 두려웠지. 물러나고 나서야 그런 욕심의 굴레에서 벗어나 두려움에도 시달리지 않게 되어 마음이 너무도 평온하다네. 친구가 해탈한 도인처럼 보였다. 이 비슷한 이야기는 플라톤의 '국가론'에서도 나온다. 소크라테스가 피레우스의 축제에 다녀오다 폴레마르코스.. 2022. 5. 27. [허성원 변리사 칼럼] #69 마주볼 수 있는 엄지손가락 마주볼 수 있는 엄지손가락 엄지손가락이 차의 문에 끼는 사고로 한동안 손가락 깁스를 한 적이 있다. 물건을 제대로 잡을 수 없어, 글쓰기, 세수, 양치질, 식사, 운전, 단추 잠그기 등 모든 일상이 너무도 불편하였다. 스마트폰 사용도, 주로 검지로 눌러 입력하던 예전 휴대폰과 달리, 화면을 엄지로 밀어 올리거나 좌우로 미는 조작이 많아 보통 힘들지 않았다. 스마트폰이 휴대폰 인터페이스를 검지에서 엄지로 전환시킨 손가락 혁명임을 절감했다. 인간의 엄지손가락은 그 작동 구조가 독특하다. 이를 '마주볼 수 있는‘ 혹은 ’맞설 수 있는‘ 엄지손가락(Opposable Thumb)'이라 부른다. 나머지 네 손가락은 모두 같은 방향으로 작동하지만, 엄지손가락만 홀로 자신의 축을 중심으로 자유로이 돌아갈 수 있다. 그.. 2022. 5. 7. 이전 1 ··· 28 29 30 31 32 33 34 ··· 4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