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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習_아테나이칼럼/천리마리더십159

[허성원 변리사 칼럼] #36 당나라 군대 당나라 군대 올림픽에 출전했던 한 단체 팀의 경기가 영 마음에 차지 않았다. 감독의 용병 전략도 그렇고 선수들의 투지나 태도도 비난 받을 여지가 있었다. 그들을 보고 누군가가 '당나라 군대'라 한다. 우리는 기강이 약하거나 사기가 떨어진 조직, 혹은 매번 싸울 때마다 지는 군대나 스포츠 팀을 비유적으로 말할 때 그렇게 부르곤 한다. 그런데 이 말은 언제부터 쓰였을까? 그 역사가 짧지 않은 것 같다. 조선왕조실록 정조 1년 2월 1일의 기록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정조가 경연(經筵) 중에 경연관들에게, 당나라에 뛰어난 장수들이 있었음에도 싸울 때마다 번번이 패한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 질문에 대해, 시독관 이재학은 왕의 질투와 의심을, 검토관 이유경은 소인이 중간에서 부린 농간을 각각 그 이유로 꼽았다.. 2021. 8. 13.
[허성원 변리사 칼럼] #35 리더의 책사와 리더의 낭패 리더의 책사와 리더의 낭패 '준마는 언제나 어리석은 사내를 태워 달리고, 현명한 아내는 모두 졸장부와 짝이 되어 산다네(駿馬每馱痴漢走, 巧妻常伴拙夫眠).' 명(明)나라 때의 시인이자 화가인 당백호(唐伯虎)의 시다. 선비의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세상의 부조리와 불공평함을 읊고 있다. 그런데 이 시의 주어를 살짝 바꾸어 달리 표현해보자. '어리석은 사내는 준마를 타고 달리고, 졸장부는 지혜로운 아내와 짝이 되어 산다'가 된다. 그러면 어리석은 사내라 하더라도 준마에 올라타면 천하를 호령할 수 있고, 졸장부도 현명한 아내가 바르게 이끌어주면 큰일을 이룰 재목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지 않은가. 역사상 위대한 군주들에게는 거의 예외 없이 천리마처럼 출중한 책사가 있었다. 주나라를 건국한.. 2021. 8. 5.
[허성원 변리사 칼럼] #34 전문직과 귀게스의 반지 전문직과 귀게스의 반지 영화 ‘패신저스’는 동면 상태의 승객들을 태우고 120년간 항해하여 다른 행성으로 가는 우주선에서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짐은 시스템 오류로 90년이나 일찍 동면에서 깨어난다. 대화상대로는 로봇 바텐더밖에 없이 지내다 동면중인 오로라를 발견하고, 갈등 끝에 그녀를 깨우고 만다. 오로라는 짐과 연인이 되지만, 결국 그가 자신을 깨웠음을 알게 되어 분노하고 좌절한다. 그리고 갈등, 위기, 감동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이 영화는 자신의 행위를 상대가 알지 못하거나 저항할 수 없는 전능적 권능을 가진 자가 타인의 인생에 임의로 개입한 경우의 윤리적인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의 최근 뉴스가 있었다. 한 영국 의사가 마취 중인 환자의 간에 아르곤 빔으로 자기 이름 첫 글자들을.. 2021. 7. 31.
[허성원 변리사 칼럼] #33 베풂의 황금률과 백금률 베풂의 황금률과 백금률 밥 빚이나 술 빚은 가볍지 않다. 그저 얻어먹은 일은 잘 기억해두고 적절히 갚아야만 마음 부담도 쌓지 않고 관계도 원만히 유지된다. 베풂도 일종의 거래이기에 균형을 요한다. 그런데 베풂에 대한 입장이나 인식은 양측이 항상 일치할 수는 없다. 때론 원하지 않지만 부득이 주고받고 또 갚아야 하는 베풂도 많다. 베풂의 가치에 대한 인식의 괴리가 크면 그만큼 불편이나 갈등이 커지게 된다. 장자 인간세(人間世)에 다음과 같은 고사가 있다. “말을 매우 아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광주리로 말똥을 받고 대합 그릇으로 오줌을 받아내었다. 어쩌다 등에가 말 등에 붙어 있는 것을 보고, 그것을 쫓기 위해 불시에 말의 등을 때렸다. 그러자 말이 놀라서 재갈을 물어뜯고 머리를 들이받으며 가슴을 걷어찼.. 2021.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