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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習_아테나이칼럼141

도산서원의 쥐구멍 도산서원의 쥐구멍 도산서원(陶山書院)의 고직사(庫直舍)에는 곡식을 보관하는 곳간이 여럿 있다. 그 곳간들의 문에는 특이한 것이 있다. 양 문짝을 닫으면 그 가운데 아래쪽에 크지도 작지도 않은 구멍이 생기게 되어있다. 그것은 쥐 구멍인 동시에 고양이 구멍이라고 해설가가 설명한다. 쥐가 들락거리며 곡식을 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동시에, 쥐를 잡는 고양이도 들락거리며 제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는 말이다. 잠시 갸우뚱 혼란이 오는 듯 했지만, 금세 그 대단한 지혜에 무릎을 치게 된다. 쥐는 천성적으로 반드시 곳간에 침투하기 마련이다. 그들은 어디든지 먹을거리만 있는 곳이라면 반드시 쥐구멍을 만든다. 하물며 인간이 나무와 흙으로 지은 곳간이라면 쥐구멍을 피하지 못한다. 좀 오래된 곳간은 담벼락과 .. 2021. 10. 23.
[허성원 변리사 칼럼] #46 이끄는가 보좌하는가 지키는가 받드는가 이끄는가 보좌하는가 지키는가 받드는가 논공행상(論功行賞)은 공(功)을 논하여 상을 시행하는 일이다. 전쟁에서 승리하거나 정변 등으로 권력을 차지하였을 때 이를 통해 상을 베풀어 공신들의 충성을 고취시키고 권력의 유지와 강화를 도모한다. 그러나 논공행상이 공정과 적정에 실패하면 신뢰가 무너지고 분란이 일으켜 오히려 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는 스타트업에게도 마찬가지다. 실적이 오르고 투자도 넉넉히 유치하고 나면 경영자는 그동안 고생해온 팀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베풀어야 한다. 다들 나름 기대한 바가 있을 것이고 사람마다 능력, 역할, 기여가 모두 달라 차등이 불가피하니 경영자들의 머리가 아프지 않을 수 없다. 고민하는 그들에게 진문공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진문공(晉文公, 재위 BC636~628년.. 2021. 10. 16.
[경남시론] 제발 좀 삐치지 말자 제발 좀 삐치지 말자 아내가 삐쳤다. 갈 길은 먼데 뾰로통하니 입과 눈을 닫고 인상만 쓴 채 옆 자리에 있다. 삐친 이유야 내가 제공하긴 했지만 대화가 막히니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 갑갑함에 슬슬 화가 치밀어 이제는 내가 입을 닫고 더 삐친다. 내 삐침은 좀 오래 간다. 냉랭함이 길어지면 그제야 아내가 슬그머니 달래려 들지만 나는 더욱 뻗댄다. 그렇게 소모적으로 삐치고 화내고 질질 끌다 마지못해 풀리고 그러는 게 우리 부부의 삐침 공식이다. 무척 피곤한 일이다. 삐친 아내보다 삐친 나 스스로를 다루기가 훨씬 더 힘들다. 한 작은 모임에서 친구가 회장을 맡게 되었다. 그는 취임 인사에서 회원들에게 딱 한 가지만 부탁한다며 한 말이 '삐치지 말자'였다. 듣는 순간에는 다들 크게 웃고 넘어갔지만, 그 말은 오.. 2021. 10. 10.
뚱보의 생존(Survival of the Fattest) 뚱보의 생존(Survival of the Fattest) 덴마크 코펜하겐 항구에 특이한 조각품이 설치되어 있다. 덴마크 조각가로서 사회운동가이기도 옌스 갈쉬요트(Jens Galschiøt)의 '뚱보의 생존(Survival of the Fattest)'이라는 작품이다. 살이 많이 찐 거구의 여성이 야윌대로 야윈 아프리카 소년의 어깨 위에 올라타 있다. 살찐 여인은 정의의 여신 디케처럼 눈을 감은 상태로 한 손에는 저울을 들고, 다른 손에는 디케 여신의 칼을 대신하여 긴 막대기를 잡았다. 이 조각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다. "나는 한 사람의 등에 올라타 있다. 그는 짐이 무거워 가라앉으려 한다. 나는 이 사람을 도울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 다만 그의 등에서 내려오고 싶지는 않다."(I'm.. 2021.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