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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너다 _ 쇼펜하우어의 '마야의 베일' 그것이 너다 _ 쇼펜하우어의 '마야의 베일' 연민을 윤리의 뿌리로 세운 쇼펜하우어는 정작 문 앞의 이웃을 밀쳐 넘어뜨리고, 그녀가 죽자 짐이 떠났다고 적었다. 베일은 알면서도 벗지 못하는 것이다. 마야의 베일은 본래 하나인 것을 나와 너로 쪼개 보이게 하는 착각의 막이다. 그 베일은 상대가 아니라 내 눈에 걸려 있다. 같은 제안도 적이 내밀면 점수가 떨어진다. 미워하는 자는 적을 알지 못하고, 파이가 정해져 있다고 믿는 자는 함께 키울 기회를 놓친다. 애플과 삼성은 법정에서 다투면서도 다음 세대 부품을 의논했고, 테슬라와 토요타는 울타리를 친 관대함으로 경쟁자를 생태계에 들였다. 오늘의 피고는 내일의 라이선시다. 칼은 쥐되 미움은 내려놓고, 고슴도치처럼 찔리지 않으면서 온기를 나눌 거리를 찾아야 한다. .. 2026. 11. 8.
스피노자의 코나투스 _ 김형철 교수의 강의 스피노자의 코나투스_ 김형철 교수의 강의안 「하나도 안 사고 매일 기쁜 비법은?」 귀가 먼 베토벤은 박수를 듣지 못했고, 수용소의 피아니스트는 가족을 잃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기뻐했다. 무엇을 가져서가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어서였다. 스피노자는 기쁨을 작은 완전성에서 큰 완전성으로 옮겨 가는 움직임이라 정의했다. 이 정의에는 돈도 지위도 없다. 그래서 소유의 기쁨은 금세 무뎌지고, 예고된 보너스에는 뇌가 반응하지 않으며, 보상은 일하는 즐거움을 밀어낸다. 오래가는 기쁨은 내가 내 일의 원인이 될 때, 어제 못 하던 것을 오늘 해낼 때 온다. 그러니 리더가 할 일은 기쁨을 나눠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원인이 될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다만 기쁨이 사실보다 커지면 판단이 흐려지니 늘 경계해.. 2026. 11. 7.
두려움에 대해 _ 김형철 교수의 감정수업 두려움에 대해_ 김형철 교수의 감정수업『벌벌 떨면서도 이기는 법』 원고 정리 자료 『벌벌 떨면서도 이기는 법』은 두려움을 없앨 대상이 아니라 판별하고 통과할 대상으로 보는 리더십 강의 에세이다. 키르케고르를 따라 대상 있는 공포와 대상 없는 불안을 가르고, 공포에는 정보와 접근을, 불안에는 결단과 관통을 처방한다. 불안은 권한의 크기에 비례하며, 보고서에 매달리는 유한성 붙잡기가 조직을 서서히 망친다. 위기의 조직을 세 유형으로 진단하고, 사건 자체보다 리더의 대응이 만드는 2차 위기를 경계한다. 두려움의 시제와 여섯 가지 오작동을 짚은 뒤, 해소법으로 유머(레이건), 훈련(레스콜라), 목계(장자와 벙커힐)를 제시한다. 용기는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워하면서도 행하는 것이며, 리더의 일은 무한한.. 2026. 11. 6.
형수가 물에 빠지면 손을 내밀어 건져야 하는가 _ 맹자 형수가 물에 빠지면 손을 내밀어 건져야 하는가 _ 맹자 순우곤이 맹자에게 물었다. 남녀가 손을 맞대지 않는 것이 예라면, 형수가 물에 빠지면 손으로 건져야 하는가. 맹자는 건지지 않는 자는 승냥이라 답했다. 예는 공동체의 날실이고 권은 저울추다. 날실에도 층이 있어 도, 덕, 인, 의, 예의 순서로 내려간다. 예는 인을 담는 그릇이니, 그릇이 담을 것을 죽이려 할 때 잠시 내려놓는 것이 권이다. 권은 예를 넘을 수는 있어도 도를 넘을 수는 없다. 순우곤이 다시 천하가 빠졌는데 왜 건지지 않느냐고 묻자 맹자는 천하는 도로 건지고 형수는 손으로 건진다고 했다. 리더는 규정 뒤에 숨어서도 안 되고, 제 손을 규정 대신 써서도 안 된다. 반복되는 예외는 규정으로 고쳐 새 날실로 걸어야 한다. 어제의 권이 오늘의.. 2026. 1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