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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_ 안전의 원을 긋는 사람 미 해병대 식당에서는 계급이 낮은 병사가 먼저 먹고 장교는 맨 마지막에 먹는다. 사이먼 시넥은 이 관행에서 리더십의 본질을 읽는다. 리더의 특권은 먼저 누리는 데 있지 않고, 먼저 위험을 떠안고 나중에 제 몫을 챙기는 데 있다. 조직 안의 위협을 걷어내 '안전의 원'을 그어주면 구성원은 서로를 경계하던 힘을 바깥의 위험에 맞서는 데 쓴다. 숫자만 좇는 성과 중독과 직원을 스프레드시트의 한 줄로 보는 추상화는 그 원을 안에서부터 허문다. 해고 대신 고통을 나눈 기업들이 반대편의 증거다. 그러나 병사의 고름을 빨아준 오기 장군의 일화는 리더의 희생이 더 큰 희생을 끌어내는 계산일 수도 있음을 일깨운다. 노자는 앞에 서려면 몸을 뒤에 두라고 했다. 마지막에 먹는.. 2026. 10. 16.
윗자리의 고기에는 치러야 할 값이 있다 윗자리의 고기에는 치러야 할 값이 있다_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원형, 사르페돈의 연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원형은 『일리아스』 12권에 있다. 트로이를 돕기 위해 참전한 뤼키아 왕 사르페돈이 묻는다. 우리가 윗자리와 고기와 가득 찬 잔을 받는 까닭은 무엇인가. 맨 앞에서 싸우라고 미리 치러진 값이다. 그가 치르겠다는 값은 재물이 아니라 위험이고, 그 정당성을 판정하는 것은 뒤에 선 병사의 눈이다. 죽지 않는 신들에게는 이 의무가 없다. 걸 것이 있는 인간만이 맨 앞에 설 수 있다. 제우스는 아들을 살리고 싶었으나 선례를 앞세운 헤라의 말에 원칙을 지키며 피의 비를 흘렸다. 높은 자리는 제 사람을 빼돌리지 않는다. 쓰러지는 사르페돈은 글라우코스에게 맨 앞자리를 넘겼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본보기로만 상속된다... 2026. 10. 16.
[허성원 변리사 칼럼]#229 완벽한 항구와 양손잡이 경영 완벽한 항구와 양손잡이 경영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는 여러 시련을 만나고 그때마다 부하들을 잃는다. 그럼 어디에서 가장 큰 손실이 발생하였을까. 애초 오디세우스 일행은 트로이에서 12척의 배로 출발하였다. 배 한 척당 대략 60명 정도의 선원이 있었으니 총 720명에 달하는 큰 부대였다. 그중 11척의 배를 송두리째 잃고 겨우 한 척만이 살아 나온 곳이 있다. 그것은 라이스트리고네스인들의 땅 텔레필로스였다.오디세우스 함대는 바람의 신 아이올로스의 섬을 떠나 엿새 동안 노를 저어 텔레필로스 항구에 닿는다. 그곳은 지친 뱃사람이 꿈꾸던 최상의 항구였다. 깎아지른 절벽이 사방을 두르고, 좁은 입구 하나로만 드나들며, 안쪽 수면은 파도 한 점 없이 잔잔했다. 배들은 앞다투어 들어가 나란히 .. 2026. 10. 10.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_ 과녁을 잘못 고른 분노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배우에게 번졌다. 광고 댓글창이 닫히고, 자택 앞 집회에 경찰 신변보호까지 이어졌다. 마태복음의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는 함정 질문이 뭉뚱그린 것을 동전 위의 얼굴로 갈라낸 분별의 말이다. 영화라는 동전에도 여러 얼굴이 새겨져 있다. 해석은 감독과 제작사의 몫, 연기는 배우의 몫, 사실 검증은 사료의 몫, 선택은 관객의 몫이다. 과녁을 잘못 고르면 역사 논쟁이 인권 문제로 바뀌어 비판자가 스스로 무대를 내준다. 출연만으로 책임을 묻는 것은 형태를 바꾼 연좌다. 한 사람의 존엄과 안전은 어떤 진영에도 바칠 수 없다. 공자는 안회를 두고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 않는 사람이라 했다. 화가 날 때 우리는 먼저.. 2026.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