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256 화내지 않는 것도 악덕이다 _ 아리스토텔레스의 분노론 화내지 않는 것도 악덕이다 _ 아리스토텔레스의 분노론 화를 참는 것이 미덕은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마땅히 화낼 일에 화내지 않는 사람을 어리석다고 했고, 모욕을 그냥 참는 것은 노예의 태도라고 했다. 사람은 손해 때문에 화내지 않는다. 나를 우습게 봤다는 느낌 때문에 화낸다. 그러니 분노는 없앨 것이 아니라 겨누는 것이다. 마땅한 일에, 마땅한 사람에게, 마땅한 때에, 오래 끌지 않고. 더 나쁜 것은 속에 담아 두는 화다. 겉으로 낸 화는 시간이 지나면 풀리지만 담아 둔 화는 증오로 굳고, 증오는 풀리지 않는다. 알렉산드로스는 술자리에서 자기 목숨을 구해 준 부하를 창으로 찔렀다. 사흘을 앓았으나 후회는 늘 분노보다 늦게 온다. 분노는 문 두드리는 소리만 듣고 짖는 개와 같다. 이유는 있으나 확인이 .. 2026. 9. 18. 홀로 있을 때 천하가 시작된다 _ 『대학』 깊이 읽기 홀로 있을 때 천하가 시작된다 _ 『대학』 깊이 읽기 『대학』은 『예기』의 한 편이었다가 주희의 손을 거쳐 사서의 첫머리가 되었다. 밝은 덕을 밝히고, 백성을 새롭게 하고, 지극한 선에 머문다는 세 강령 아래 격물에서 평천하까지 여덟 조목이 놓인다. 천자든 서인이든 근본은 수신이며, 근본이 어지러운데 말단이 다스려진 적은 없다. 안쪽 끝에는 성의가 있다. 악취를 싫어하듯 선을 좋아하는 것, 나만 아는 자리를 삼가는 신독이다. 바깥에는 혈구지도가 있다. 위에서 겪어 싫었던 것으로 아래를 부리지 않는 것이다. 덕이 뿌리이고 재물은 가지여서, 재물이 모이면 사람이 흩어진다. 나라는 이익이 아니라 의로움을 이익으로 삼는다. 주희가 죽기 사흘 전까지 고친 장이 치국평천하가 아니라 성의장이었다는 사실이 이 책의 무.. 2026. 9. 17. 물류, 시간을 창조한다 _ 짐꾼에서 시간의 설계자로 물류, 시간을 창조한다 _ 짐꾼에서 시간의 설계자로문명의 크기는 언제나 하루치 운반 거리의 함수였다. 고대의 육상 운송비는 해상의 수십 배였다. 중세 장원의 자급자족은 이념이 아니라 바퀴와 길의 한계였으며, 조운은 곧 국가의 재정이었다. 컨테이너 혁명의 실제 무대도 대양이 아니라 부두의 수백 미터였고, 포드의 조립라인은 생산 기술이 아니라 사내 물류의 발상 전환이었다. 분업은 시장의 크기에 제한되고, 그 시장의 크기를 정한 것은 운반비였다.규격이 통하는 가운데 구간은 이미 정복이 끝났다. 남은 것은 양쪽 끝, 곧 공장 담장 안의 퍼스트마일과 현관문 앞의 라스트마일이다. 이 두 끝에서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무게도 거리도 아니라 기다림이다. 재고란 미래에 대한 불신을 쌓아 둔 더미이며, 물류는 잘될수록 존.. 2026. 9. 15. 언어의 한계는 내 세상의 한계다 _ 비트겐슈타인의 사다리 언어의 한계는 내 세상의 한계다 _ 비트겐슈타인의 사다리비트겐슈타인은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라고 했다. 흔히 아는 말이 많을수록 세상이 넓어진다는 뜻으로 읽지만, 속뜻은 더 깊다. 젊은 그는 말로 분명히 할 수 있는 것과 그럴 수 없는 것 사이에 선을 그었다. 선함이나 삶의 의미처럼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것은 억지로 떠들지 말고 침묵으로 존중하라고 했다. 그런데 이 선은 안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자기 말의 울타리를 세상의 끝으로 여기기 쉽다. 나이 든 그는 말의 뜻이 사람들이 함께 쓰는 방식에서 생긴다고 생각을 바꿨다. 그러니 세상을 넓히려면 단어만 외울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삶 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말을 써 봐야 한다. 특허도 서류에 적힌 말만큼만 권리가 된다. 장자는 물.. 2026. 9. 11. 이전 1 2 3 4 ··· 5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