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242 더닝 크루거 효과를 절감하게 될 때 더닝 크루거 효과를 절감하게 될 때 판타지 웹소설에는 영하 500도, 마이너스 100기압, 순도 120퍼센트 같은 설정이 흔하다. 오류의 방향은 늘 눈금을 늘리는 쪽이다. 자연의 눈금 상당수는 끝없이 늘어나는 자가 아니라 바닥과 천장이 있는 그릇이며, 그 한계가 생긴 이유가 곧 그 분야의 핵심 원리다. 배에 깔때기를 달면 바람이 빨라져 배가 나아간다며 상담을 온 발명자가 있었다. 그 바람은 배가 스스로 달려서 만든 것이었다. 설득이 어려웠던 까닭은 그가 몰라서가 아니라 베르누이의 정리를 알아서였다. 근거를 가진 확신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반면 목표 달성률 300퍼센트는 정상이다. 그 분모가 사람이 정한 기준선이기 때문이다. 물어야 할 것은 크기가 아니라 분모다. 여름벌레는 얼음을 몰라서가 아니라 얼.. 2026. 8. 30. 조명의 역설 조명의 역설 _ 겨누는 순간 무대가 생긴다 누군가를 누르려고 조명을 비추면, 그 조명 때문에 상대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상대를 치려면 먼저 화면 안으로 끌어들여야 하는데, 들어온 것 자체가 이미 상대의 소득이다. 코헨은 언론이 무엇을 생각하라고 지시하는 데는 실패해도 무엇에 대해 생각할지 정해주는 데는 성공한다고 했고, 매콤스와 쇼가 이를 실증했다. 공격은 상대를 의제 목록에 올려주는 절차다. 호블랜드의 수면자 효과는 시간이 지나면 출처와 논조가 먼저 지워지고 이름만 남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호명은 지위를 수여한다. 허츠가 에이비스에 반박하는 순간 양자 구도가 공인되었다. 노자의 부쟁과 손자의 벌모가 겨눈 자리가 여기다. 다만 조명은 증폭기일 뿐이어서 속이 빈 상대는 그 빛 아래 무너진다. 경.. 2026. 8. 29. [허성원 변리사 칼럼]#226 멍게가 된 기업 멍게가 된 기업 바다멍게는 어린 시절 올챙이를 닮은 유생으로 바다를 헤엄쳐 다닌다. 방향을 잡고 먹이를 찾고 적을 피해야 하니 작지만 어엿한 뇌와 신경계를 갖추고 있다. 그러다 적당한 바위를 만나 거기 몸을 붙이고 나면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자기 뇌를 소화시켜 영양분으로 흡수해 버리는 것이다. 아주 없애지는 않고 먹는 일에 봉사할 만큼은 남긴다.뇌는 원래 움직이는 동물의 기관이다. 움직이지 않기로 결정한 순간, 뇌는 유지비만 잡아먹는 사치가 된다. 철학자 대니얼 데닛은 이 장면에 짓궂은 주석을 달았다. 대학교수가 종신재직권을 받는 일과 대체로 비슷하다는 것이다. 웃자고 한 말인데 웃고 넘기기가 어렵다. 우리는 누구나 그런 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정착한 멍게에게 남는 기능은 둘뿐이다. 공격을 막는 .. 2026. 8. 29.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론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론 행복하냐는 물음에 우리는 지금의 기분을 살핀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에우다이모니아는 감정의 온도가 아니라 삶 전체가 제대로 굴러가는 상태다. 나무가 잘 자랐다고 말할 때 우리가 나무의 기분을 묻지 않는 것과 같다.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을 가장 훌륭한 수준으로 한평생 해내는 것, 그것이 잘 사는 것이다. 그 능력은 결심으로 얻어지지 않고 되풀이로만 몸에 붙는다. 정의로워서 정의롭게 행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롭게 행하여 정의로워진다. 억지로 참으며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은 아직 절반이다. 즐거워야 다 온 것이다. 그리고 그는 친구와 공동체 없이 완결되는 좋은 삶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니 오늘 무엇을 되풀이하는가가 곧 어떤 사람이 되는가다. 제비 한 마리가 봄을 만들지 않.. 2026. 8. 29. 이전 1 2 3 4 ··· 56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