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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習_아테나이칼럼/천리마리더십157

[낙동포럼] 실패로부터 살아 돌아온 자 실패로부터 살아 돌아온 자 친구 박사장을 오랜만에 만났다. 가끔 안부 전화를 나눈 적은 있지만, 이렇게 마주보고 앉아보기는 10수년은 된 듯하다. 그는 여전히 술과 함께 사업이나 발명 이야기를 즐긴다. 하지만 많이 변했다. 다소 과장된 제스처와 큰 목소리로 열정과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던 예전에 비해 이제 많이 진중해졌다. 거칠고 거침없던 그 언어도 많이 겸허하게 정제되어 나온다. 그동안 많이 힘들었구나. 좀 안쓰럽다. 그는 2천대 초 벤처 러시의 시기에 창업을 하였다. 내 부추김의 역할이 컸다. 사실 그의 발명은 지금 보아도 그 업계에서는 혁명이었다. 수십 년의 고정 관념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대단히 파괴적인 혁신이었다. 나만 그렇게 본 게 아니었다. 국내 굴지의 창투사들도 확신을 가졌다. 큰 자금이 .. 2023. 6. 24.
[허성원 변리사 칼럼] #116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그 혐오의 확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그 혐오의 확산 계곡에 물놀이 가면 가능한 한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 계곡물로 취사까지 하던 시절에는 더욱 그랬다. 웬만히 올라가도 더 위쪽에는 다른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위에 자리 잡은 사람 누군가가 계곡물에다 오줌을 싸는 걸 목격했다고 하자. 아마 험한 소리가 오가고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취사용 물은 더 멀리 올라가서 떠와야 한다. 계곡물에 비하면 오줌의 양이야 운동장 한 귀퉁이에서 방귀 한번 뀐 정도에 불과할 수도 있다. 위생적으로도 그리 대단한 문제는 아닐 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기분이 나쁘다. 그건 아무래도 배설물에 대한 본능적인 혐오 때문일 거다. 배설물은 냄새도 그렇지만 건강이나 환경에 해로운 것이기에, 진화과정에서 두려움, 놀람 등과 .. 2023. 6. 20.
[허성원 변리사 칼럼]#115 <아테나이13> 그대 자유로운가 그대 자유로운가 “그대는 먼저 세이렌 자매의 섬을 지나게 될 터인데, 그들은 모든 인간들을 유혹해요. 그녀들의 낭랑한 노랫소리를 들은 사람은 더 이상 그의 아내와 어린 자식들의 곁에 가지 못하게 될 거예요. 그녀들 주위에는 온통 썩어가는 남자들의 뼈들이 무더기로 쌓여 있어요. 그대는 얼른 거길 지나가되, 밀랍을 이겨서 전우들의 귀를 막아주세요. 그들이 아무것도 듣지 못하도록 말이에요.” 마녀 키르케가 트로이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에게 해준 조언이다. 그녀의 섬에서 한동안 지내던 오디세우스가 떠난다고 할 때, 키르케는 그를 말려도 소용없자, 그의 귀향길에 닥칠 여러 위험들을 알려주었다. 세이렌은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에 새의 몸통을 하고 신비로운 노랫소리로 유혹하여, 선원들이 물에 뛰어들게 하거나 배를 난파시.. 2023. 6. 15.
[허성원 변리사 칼럼]#114 <아테나이12> 불화의 여신 에리스를 예찬하라 불화의 여신 에리스를 예찬하라 불화와 갈등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불화의 여신 에리스는 신들의 세계에서도 기피 대상이 되어, 테티스와 펠레우스의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했다. 그에 분노한 에리스가 잔치판에 던진 불화의 황금사과는 트로이전쟁의 트리거가 되어 트로이의 멸망을 초래했다. 그녀는 어디서나 비난을 받았다. 화가들은 그녀를 기괴한 모습으로 그렸고, 호메로스는 '자신이 불러일으킨 사소한 다툼이 전쟁으로 확대되어도 뒷수습할 능력도 없고 그저 죽어가는 사람들의 신음소리를 들으며 즐거워할 뿐'이라고 묘사하였다. 하지만 그녀의 입장도 생각해보라. 올림포스의 모든 신들이 참석한 잔치에 홀로 소외되었다면 어찌 화가 나지 않겠는가. 그녀도 한 여신으로서 당당히 올림포스에 이름이 올려져있는데, 그 존.. 2023.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