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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習_아테나이칼럼/천리마리더십157

[허성원 변리사 칼럼]#124 특허의 적극적 힘과 소극적 힘, 뭐가 더 중한가 특허의 적극적 힘과 소극적 힘, 뭐가 더 중한가 통영항에 가면 거북선이 있다. 관광용 전시물이라 항해를 떠나거나 왜적을 만나 싸울 일이 없다. 그러니 그 소재와 관리가 미치는 한 그 정박 상태로 안전하게 영생을 누릴 것이다. 그 안전한 팔자는 거북선이 원하는 것일까? 거북선이란 원래 전투함이다. 거센 파도를 헤치며 항해하면서 적과 싸워 그들을 물리치는 것이 본래의 운명이다. 그런데 이제는 구경꺼리가 되어 움직이지도 싸우지도 못하니, 왜적이든 누구든 아무에게도 두려움을 주지 못한다. 안전한 거북선은 종이호랑이다. "특허 그거 아무 소용없어요. 정작 필요할 때는 아무 힘을 못 쓰던데요." 어느 모임에서 옆자리에 앉은 분이 내 명함을 보고는 자신의 쓰린 경험을 말한다. 특허 침해를 이유로 특허소송을 벌였는데,.. 2023. 8. 13.
[허성원 변리사 칼럼]#123 <아테나이15> 헤라클레스인가, 아틀라스인가, 아테나인가? 헤라클레스인가, 아틀라스인가, 아테나인가? 그 황금사과는 어디서 난 것일까?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신들의 잔치판에 던져져 트로이 전쟁과 트로이 멸망의 트리거가 되었던 그 황금사과 말이다. 그것은 오렌지였을 것이라도 하지만, 여러 여신들이 서로 가지려 다툰 것을 보면 신들에게도 무척이나 귀한 것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그 사과나무는 헤스페리데스의 정원에 있었다. 헤라와 제우스가 결혼할 때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선물로 준 것인데, 석양의 님페들인 헤스페리데스에게 그녀들의 정원에 심어 관리하게 하였고, 백 개의 눈을 가진 용 라돈으로 하여금 지키게 하였다. 헤스페리데스는 어둠의 여신 닉스의 딸 혹은 아틀라스의 딸이라고 하는데, 불화의 여신 에리스와 자매간이거나 친척이었을 것이다. 이 황금사과를 훔쳐야만 하는 영.. 2023. 8. 5.
[허성원 변리사 칼럼]#122 <아테나이14> 있는 힘을 다해 그곳을 통과하세요 있는 힘을 다해 그곳을 통과하세요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사이(between Scylla and Charybdis)'라는 영어 관용어가 있다. 피할 수 없는 재난들 사이에 낀 진퇴양난의 상황을 가리킨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 주인공 오디세우스가 세이렌 자매의 섬을 통과한 후 거쳐야 하는 난관이다. 이탈리아 반도와 시칠리아 섬 사이의 메시나 해협 인근에 실재하는 곳이라고도 한다. 그 위험과 대응 방법에 대해서는 키르케가 오디세우스에게 미리 친절히 일러주었다. "두 개의 바위가 있어요. 한 쪽 바위의 깎아지른 절벽에 어두컴컴한 동굴이 하나 나 있는데, 그 동굴 안에 무시무시하게 짖어대는 스킬라가 살고 있어요. 그녀는 열두 개의 다리에 여섯 개의 기다란 목을 가지고, 목마다 하나씩 달린 무시무시한 머리 안에.. 2023. 7. 30.
[허성원 변리사 칼럼]#121 왜 그리고 언제 울 것인가 왜 그리고 언제 울 것인가 내친 김에 울음 이야기를 하나 더 해보자. 지난 칼럼 '목 놓아 울기 좋은 곳이로다'에서 연암 박지원의 '호곡장론'을 가지고 리더의 ‘울음터’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이번에는 허균(許筠)의 통곡헌기(慟哭軒記)이다.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에게는 허친(許親)이라는 조카가 있었는데, 그는 새로 지은 집에 ‘통곡헌(慟哭軒)’이라는 현판을 붙였다. ‘통곡하는 집’이라는 뜻이니, 허친의 성정과 기행도 당대의 이단아였던 숙부에 뒤지지 않은 듯하다. 통곡헌기는 그 현판 이름에 관한 글이다. ‘통곡하는 집’이라고 이름을 기이하게 지었으니 사람들이 비웃었다. “인간 세상에 즐거워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어찌 '곡(哭)' 자를 현판에 쓴단 말인가? 더군다나 곡하는 사람이라면 부모 잃은 자식이거나 남.. 2023. 7.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