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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원 변리사 칼럼]#107 벗어나라, 지금 익숙한 그곳에서 벗어나라, 지금 익숙한 그곳에서 지하 동굴에서 500일 동안 생활하다 나온 사람에 관한 최근 기사가 있었다. 스페인 산악인 베아트리스 플라미니는, 극도의 고립이 인간의 신체와 정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구하기 위해, 2021년 11월부터 그라나다에 있는 지하 70m 동굴에 헬멧, 라이트, 책 60권, 필기구 등만 가지고 들어가, 식량 공급을 받으며 일체 문명과의 접촉을 끊고 혼자 생활하다 나왔다. 그녀는 독서, 글쓰기, 그림그리기 등을 하며 계획적으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나는 내 자신과 아주 잘 지냈다", "힘든 순간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매우 아름다운 순간도 있었다", "지금 닥친 그 순간을 사는 게 비결이었다"고 말했다. 두어 달 만에 시간 감각을 잃을 정도로 동굴 생활에 완벽히 적응하여 실.. 2023. 4. 19.
동굴의 비유 _ 플라톤의 국가 중에서 제7권 선의 이데아와 이상국가 소크라테스 : 이제 우리 본성이 교육에 의해 얼마나 계발될 수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세. 만일 인간이 다음과 같은 지하동굴에 살고 있다고 가정해보세. 동굴 안쪽에 죄수들이 앉아 있는데 그들의 사지와 목은 어렸을 때부터 묶여 있네. 그러므로 꼼짝 못하고 안쪽의 벽면만 바라볼 수밖에 없지. 그들 뒤쪽의 동굴 입구에는 횃불이 타오르고 있고 이 횃불과 죄수들 사이에는 담장 비슷한 것이 세워져 있네. 담장 비슷하다는 것은, 담장이긴 하지만 그 생김새가 인형극을 할 수 있는 공연무대의 휘장과도 같다는 뜻이지. 공연하는 사람이 관객들에게 이 휘장 위로 인형들을 보여줄 수 있는 것 같은 구조를 지녔다고 상상하면 되네. 글라우콘 : 그렇게 상상해보겠습니다. 소크라테스 : 그리고 담장과 횃불 .. 2023. 4. 17.
[허성원 변리사 칼럼]#106 <아테나이10> 견위수명(見危授命)의 헥토르 견위수명(見危授命)의 헥토르 일리아스의 주인공 아킬레우스의 상대역은 헥토르이다. 일리아스에서 아킬레우스는 분노와 격정에 따라 행동하는 강한 무력을 가진 인간으로 나오지만, 헥토르는 사랑과 절제, 명예를 존중하는 매우 이성적이고도 문명적인 인간이다. 호메로스가 모범적인 영웅의 상으로 선택한 이가 바로 헥토르인 셈이다. 이번에는 헥토르의 이야기를 해보기로 한다. 헥토르는 아킬레우스가 아가멤논과의 갈등으로 출전을 기피하는 동안 그리스 군을 위기로 몬 트로이의 용감한 영웅이다. 하지만 그는 그저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한 조국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용기를 배우고 적을 죽였다. 그는 적에게조차 이렇게 말했다. "내 창을 네 몸 속에 꽂는 것은 신들이 시킨 일이다. 내가 너를 죽이는 것은 너를 죽이기 위함이 아니다. .. 2023. 4. 17.
장진주사(將進酒辭) _ 송강 정철 장진주사(將進酒辭) _ 송강 정철(松江 鄭澈 1536~1593) 한 잔 먹새 그려 또 한 잔 먹새 그려 꽃 꺾어 산(算) 노코 무진무진 먹새 그려 이 몸 죽은 후면 지게 위에 거적 덮어 쭈그려 매여가나 유소보장(流蘇寶帳, 비단 장식 상여)에 만인이 울어주나 억새풀, 속새풀, 떡갈나무, 버드나무가 우거진 숲에 가기만 하면 누런 해와 흰 달 뜨고 가랑비와 굻은 눈, 소슬 바람 불 때 그 누가 한 잔 먹자 할고 하물며 무덤 위에 원숭이 휘파람을 불 때 뉘우친들 어찌하리 ** '꽃 꺾어 산(算) 노코' => 꽃을 꺽어 술잔을 세면서.. ** 정철의 시조. 저작 연대는 미상이나 지은이의 다른 한국어 시가가 45세와 54세 사이에 지어졌기 때문에 〈장진주사〉도 이 시기에 지은 것으로 추측된다. 홍만종(洪萬宗)은 《.. 2023.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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