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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 세상살이/지혜로운삶

장진주사(將進酒辭) _ 송강 정철

by 변리사 허성원 2023. 4. 15.

장진주사(將進酒辭)  

                                             _ 송강 정철(松江 鄭澈 1536~1593)

 

한 잔 먹새 그려
또 한 잔 먹새 그려
꽃 꺾어 산(算) 노코
무진무진 먹새 그려
이 몸 죽은 후면 지게 위에 거적 덮어 쭈그려 매여가나
유소보장(流蘇寶帳, 비단 장식 상여)에 만인이 울어주나
억새풀, 속새풀, 떡갈나무, 버드나무가 우거진 숲에 가기만 하면
누런 해와 흰 달 뜨고 가랑비와 굻은 눈, 소슬 바람 불 때
그 누가 한 잔 먹자 할고
하물며 무덤 위에 원숭이 휘파람을 불 때 뉘우친들 어찌하리

 

<청구영언(靑丘永言)>에 수록된 장진주사

 

《송강가사》에 수록된 〈장진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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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꺾어 산(算) 노코'
=> 꽃을 꺽어 술잔을 세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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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의 시조. 저작 연대는 미상이나 지은이의 다른 한국어 시가가 45세와 54세 사이에 지어졌기 때문에 장진주사도 이 시기에 지은 것으로 추측된다. 홍만종(洪萬宗)순오지(旬五志)에서 정철이 이백(李白)과 이하(李賀)장진주(將進酒)를 본받고 두보(杜甫)의 시를 취했다고 하였다. 가사로 보는 견해와 시조로 보는 견해가 있으나 시조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송강가사(松江歌辭), 문청공유사(文淸公遺詞)에 실려 전하며 청구영언(靑丘永言), 근화악부(槿花樂府)등 각종 가집에도 널리 수록되어 전한다. _ 위키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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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李白)의 장진주(將進酒)

 

君不見[군불견]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黃河之水天上來[황하지수천상래]황하의 강물이 하늘에서 내려와
奔流到海不復廻[분류도해불부회]바삐 흘러 바다로 이르러 돌아오지 못하는 것을

又不見[우불견] 또한, 보지 못하였는가
高堂明鏡悲白髮[고당명경비백발]부귀한 집에서 거울에 비친 백발을 슬퍼하고
朝如靑絲暮如雪[조여청사모여설]아침에 청서같은 머리 저녁에 눈같이 희어진다네.

人生得意須盡歡[인생득의수진환]인생에 뜻을 얻었으면 모름지기 기쁨이 다할지니
莫使金樽空對月[막사금준공대월]금잔을 빈 채로 달빛만 채우려나

天生我材必有用[천생아재필유용]하늘이 내게 준 재능은 필히 쓰임이 있을 테고
千金散盡還復來[천금산진환부래]천금 재물은 다 써더라도 다시 돌아올 것이니
烹羊宰牛且爲樂[팽양재우차위락]양은 삶고 소를 잡아 즐겨보세
會須一飮三百杯[회수일음삼백배]만났으면 모름지기 한 번에 삼백 잔은 마셔야지

岑夫子,丹丘生[잠부자,단구생]잠부자, 그리고 단구생이여
將進酒,君莫停[장진주,군막정]술을 권하여 드리리 그대 멈추지 마시게
與君歌一曲[여군가일곡] 그대들 위해 노래 한 곡하리니
請君爲我側耳聽[청군위아측이청]모쪼록 내 노래를 들어주시게

鍾鼎玉帛不足貴[종정옥백부족귀]보배니 부귀가 무어 귀한가
但願長醉不願醒[단원장취불원성]그저 마냥 취해 깨고 싶지 않을 뿐

古來賢達皆寂莫[고래현달개적막]옛부터 현자 달인이 모두 적막하였거니
惟有飮者留其名[유유음자유기명]오직 술 마시는 자만 이름을 남겼네.
陳王昔日宴平樂[진왕석일연평락]진왕은 평락전에 연회를 베풀고
斗酒十千恣歡謔[두주십천자환학]한 말 술 만금에 사 호탕하게 즐겼노라

主人何爲言少錢[주인하위언소전]주인인 내가 어찌 돈이 적다 말하겠나
且須沽酒對君酌[차수고주대군작]당장 술을 사와 그대들께 권하리라
五花馬,千金裘[오화마,천금구]오색 말과 천금의 모피 모피를
呼兒將出換美酒[호아장출환미주]아이 시켜 좋은 술과 바꾸어오게 하여
與爾同銷萬古愁[여이동소만고수]그대들과 더불어 만고 시름 녹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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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李賀)의 
장진주(將進酒)


琉璃鐘琥珀濃(유리종호박농) 유리잔은 호박색이 짙고
小槽酒滴眞珠紅(소조주적진주홍) 작은 술통에서 떨어지는 술 방울은 진주처럼 붉고
烹龍炮鳳玉脂泣(팽룡포봉옥지읍) 용을 삶고 봉황을 구우니, 옥같은 기름이 눈물처럼 흐르고
羅屛繡幕圍香風(나병수막위향풍) 비단 병풍과 수놓은 장막에는 향긋한 바람이 감도네
吹龍笛擊鼉鼓(취룡적격타고) 용피리 불고 악어가죽 북을 치니
皓齒歌細腰舞(호치가세요무)  하얀 이의 미인이 노래하고 허리 가는 미인은 춤을 추네
況是靑春日將暮(황시청춘일장모) 하물며 이 청춘도 저물어가고
桃花亂落如紅雨(도화난락여홍우) 복사꽃은 어지러이 붉은 비처럼 떨어지니
君終日酩酊醉(권군종일명정취) 그대여 종일토록 흠뻑 취해 보세
酒不到劉伶墳上土(주부도유령분상토) 술꾼 유영(劉伶)도 술을 무덤에까지 가져가지 못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