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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習_아테나이칼럼/천리마리더십157

[허성원 변리사 칼럼]#131 경고장 작성과 변리사의 존재이유 경고장 작성과 변리사의 존재이유 특허 침해 경고장 초안이 결제 창에 올라왔다. 사무실의 신참 변리사가 작성한 건이다. 고객 상담을 하고 바로 업무 배정을 했는데, 불과 두어 시간 만에 써 올린 것을 보니 손이 빠른 친구다. 팀장 변리사는 승인하였고 그 내용도 무난하니, 그대로 내용증명 발송하라고 해도 될 만하다. 하지만 결제 버턴을 누르지 않고 잠시 망설였다. 경고장이란 게 그 내용은 뻔하다. 사실관계를 제외한 부분은 대체로 상투적인 언어들이다. 아마도 팀장이 참고용으로 준 기존 다른 사건의 경고장을 기초로 사실관계 부분만 짜깁기하여 마무리했을 것이다. 그러니 경고장의 의미와 무게를 충분히 고민하거나 느꼈을 리가 없다. 팀장 입장에서야 자신의 방향에 맞으니 통과시켰겠지만, 나마저도 그래서는 안 되지. 담.. 2023. 10. 7.
[허성원 변리사 칼럼]#130 낙타가 주인의 텐트를 차지하는 법 낙타가 주인의 텐트를 차지하는 법 음흉한 낙타가 착한 주인의 텐트를 뺏어 차지하는 이야기를 들려주겠네. 낙타와 주인이 사막 여행 중에 야영을 하게 되었어. 주인이 텐트 속에 들어간 후에, 바깥 추위를 참던 낙타가 텐트 틈으로 주둥이를 들이밀고 애처롭게 말하는 거야. "주인님, 추워요. 제 코만이라도 텐트에 들여놓으면 안 될까요?" 착한 주인은 그 정도라면 물론 "그렇게 하게"라고 허용하지. 텐트 안의 온기를 마시니 바깥 추위는 더 크게 느껴지는 거야. 그래서 "주인님, 머리는 넣어도 되겠죠?"라고 하니, 착한 주인은 또 받아주고, 이어서 앞다리를 말하자 그것도 들어오게 해주었어. 낙타가 거기서 멈출 수 있을까? 몸통은 여전히 춥고, 주인의 마음씨도 여리다는 걸 알았어. 이젠 허락도 없이 몸통을 우겨넣으려.. 2023. 9. 28.
[허성원 변리사 칼럼]#129 법은 보호 가치가 있는 정조만을 보호한다 법은 보호 가치가 있는 정조만을 보호한다 ‘박인수 사건’이라는 1955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형사 재판이 있었다. 헌병 출신인 박인수는 해군 대위를 사칭하며 뛰어난 사교춤 실력으로 댄스홀에서 여성들을 유혹하고 1년간 70여명의 미혼 여성을 농락하다, 결국 혼인빙자간음죄로 기소되었다. 그런데 무죄가 선고되었다. 판결 요지는 “법은 보호 가치가 있는 정조만을 보호한다.”였다. 이 말은 근 70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명언이 되었다. 그는 말했었다. "그들과는 결코 결혼을 약속한 사실이나 약속할 필요도 없었다. .. 댄스홀에서 함께 춤을 춘 후에는 으레 여관으로 가는 것이 상식이었으므로 구태여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빙자할 필요가 없었다." 거기다 그 여성들 중 처녀는 하나뿐이었다고 하여,.. 2023. 9. 17.
[허성원 변리사 칼럼]#128 리더의 사랑이 있었다 리더의 사랑이 있었다 "진나라의 강한 군사력은 헤어스타일에서 나왔다." 사마천학회 김영수 이사장의 강의 중 '진나라 군대는 왜 강했던가?'라는 자문에 대한 자답이다. 재미있는 말이라 진시황 병마용갱 토용 병사들의 사진을 살펴보았다. 과연 머리와 수염 스타일, 복장과 표정이 제각각이다. 흙으로 구운 토용은 진시황의 무덤을 지키기 위해 엄청난 수가 소요되었다. 그러려면 틀을 써서 대량으로 찍어냈을 것이라 여겼는데, 마치 실제 병사들의 모습을 재현하기라도 한 듯 하나하나 모습이 모두 다르다. 자신만의 헤어스타일을 가꿀 정도라면 병사들은 사회적으로 귀하게 존중과 대우를 받았을 것이다. 그 공들인 머리에 투구는 쓸 수 없었을 테니, 위험은 컸겠지만 기동성과 전투력에서는 유리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병사들의 개.. 2023.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