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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習_아테나이칼럼/천리마리더십159

[허성원 변리사 칼럼] #11 누구를 보고 달리는가 누구를 보고 달리는가 어릴 때의 한 동네 친구는 밥 먹는 습관이 너무 급했다. 반찬을 듬뿍 덜어 제 밥 위에 올려놓고 마치 뺏기지 않으려는 듯 서둘러 먹었다. 그만그만한 형제들과 워낙 치열하게 경쟁하며 자라서 그렇다고 한다. 그 시절 형제 많은 집들이 대체로 그랬다. 어른들이 과자를 주면 철저하게 똑같이 나누는데, 수량을 정확히 나눠도 누군가가 모양이나 색깔까지 따지면 완벽한 공평을 이룰 수 없다. 그러다 시끄럽게 싸움이 나고 결국 엄마에게 몽땅 뺏겨 아무도 과자를 먹지 못하기도 했단다. 의미없는 경쟁과 견제가 정작 중요한 ‘과자의 행복’을 날려버린 것이다. 전국시대 조양자(趙襄子)가 왕자기(王子期)로부터 마차몰기를 배웠다. 숙달되기 전에 조급하게 왕자기와 경쟁하여, 세 번이나 말을 바꾸어도 모두 뒤졌다.. 2021. 2. 21.
[허성원 변리사 칼럼] #10 머뭇거리는 천리마는 노마보다 못하다. 머뭇거리는 천리마는 노마보다 못하다.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천리마의 핵심역량은 빠름과 끈기에 있다. 그런 천리마도 달리지 않고 망설이고 있으면 느린 노마(駑馬)가 더디 걷는 것만 못하다(騏驥之跼躅 不如駑馬之安歩 _ 사기 회음후열전). 사나운 호랑이도 머뭇거리면 벌이 쏘는 것만 못하고, 순임금이나 우임금과 같은 뛰어난 지혜를 가졌더라도 입을 닫고 말을 하지 않으면 말 못하는 사람의 손발 짓만 못한 법이다. 아무리 뜻이 높고 능력이 뛰어나도 실행이 뒤따르지 않으면 몽상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유독 의사결정이 더딘 기업들이 있다. 새로운 일을 도모할 때 내부와 외부의 담당자들이 온갖 사항을 조사 분석하고 빈번히 토론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애써 만든 보고서가 최종 결정권자의 책상에만 올라가면 기약 없이 잠을 잔.. 2021. 2. 7.
[허성원 변리사 칼럼] #9 천리마가 거름을 나르게 하라 천리마가 거름을 나르게 하라 발명가들은 어떤 꿈을 꿀까. 아마도 멋진 발명으로 특허를 취득하여 큰 기업들로부터 두둑한 로열티를 받는 모습이 많을 것이다. 굳이 위험을 무릅쓰며 사업을 벌이지 않고도 존중받으며 편히 돈을 벌 수 있으니 가히 꿈꾸어 볼 만하다. 실제로 이런 꿈을 업으로 하는 기업들이 있다. 소위 ‘특허괴물(Patent Troll)’이라 불리는 회사들이다. 특허괴물은 특허를 보유하지만 그것을 이용하여 제품을 만들지는 않는다. 다른 기업에 특허 소송을 걸고 손해배상, 로열티 혹은 합의금을 받아 이익을 누린다. ‘특허괴물’이라는 다소 불편한 표현보다는 특허전문회사 혹은 ‘특허를 실시하지 않는 회사’라는 뜻으로 ‘NPE’(Non-Practicing Entity)라고도 부른다. 이들은 세계에서 1천개.. 2021. 1. 30.
[허성원 변리사 칼럼] #8 그림을 보고 천리마를 찾는가 그림을 보고 천리마를 찾는가 천리마 감정가인 백락에게 아들이 하나 있었다. 아버지의 상마경(相馬經)을 보고 말 감정법을 공부하던 그 아들이 어느 날 큰 두꺼비를 잡아와서 아버지께 보이며 말했다. "좋은 말을 한 마리 찾았습니다. 이마가 도드라지고 눈이 툭 튀어나왔으며 등이 미끈하게 잘 빠졌습니다. 다만 발굽이 누룩을 쌓아 올린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백락은 기가 차고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진정하고 웃으며 말했다. "이 말은 잘 뛰기는 하겠지만 수레를 잘 끌지는 못하겠구나." ‘안도색기(按圖索驥, 그림을 보고 천리마를 찾다)‘라는 고사로서, 명(明)나라 때 양신(楊愼) 등이 쓴 예림벌산(藝林伐山)에 실린 이야기이다. 현장 경험이 없이 그림에만 의지한 어리석음을 은유한 우화이다. 이로부터 ‘백락의 아들(백락.. 2021.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