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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習_아테나이칼럼/천리마리더십155

[허성원 변리사 칼럼]#146 특허통수권② 기업가인가 사업가인가 특허통수권② 기업가인가 사업가인가 "그 인장이 닳아 망가질 때까지 차마 내주지 못합니다." 초패왕 항우의 인물됨에 대해 한신이 한고조 유방에게 한 말이다. 항우는 부하가 아프면 눈물을 흘리며 음식을 나눠주는 정을 가졌지만, 정작 공을 세운 부하에게 봉작 등으로 상을 내려야 할 때는 인장을 만지작거리며 그것이 닳아 망가지도록 머뭇거렸다. 부하의 공을 보상하는 데 있어 지극히 소심하고 인색하였다는 말이다. 유방에 비해 비할 수 없이 막강한 전력을 갖추고 거의 전승의 전과를 올리고도 결국 패배하여 중원의 지배력을 빼앗긴 데에는 그 인색함이 가볍지 않은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최근 직무발명 보상에 관련한 다툼들을 뉴스에서 종종 접하게 된다. 이들 기사의 제목만 보아도 우리나라 큰 기업들의 직무발명 정책에서 항우.. 2024. 1. 28.
[낙동포럼] 나폴리와 운조루 나폴리와 운조루 아들이 이태리의 나폴리로 여행 간다고 한다. 나폴리는 세계에서 대표적으로 아름다운 항구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나도 가보지 못했기에 어떤 곳인지 궁금하여 찾아보니, 어느 여행기에서 그토록 끔찍한 도시를 일찍이 경험해본 적이 없다는 혹평이 있다. 도시 전체가 무질서하고 어수선하다는 점과 곳곳에 쌓인 쓰레기와 악취를 말한다. 거기다 치안상태마저 취약하여 세계적인 솜씨의 소매치기들과 강도 수준의 날치기는 가히 공포의 대상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어찌하여 나폴리가 세계 3대 미항 중 한 자리를 굳건히 차지하고 있을까? 그것은 관점의 차이 때문이다. 나폴리 항구가 아름다운 것은 뱃사람의 시각에서나 그렇다는 것이다. 뱃사람들에게는 큰 배가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도록 수심이 깊고 암초가 없으며 파도도 .. 2024. 1. 25.
[허성원 변리사 칼럼]#145 돌로 돌을 치려해서야 돌로 돌을 치려해서야 어릴 때 동네에 사람들이 기피하는 왈패가 한 사람 있었다. 마을 들머리에 살며 삯일을 하는 김군이라 불리는 떠돌이였다. 그는 평소에는 멀쩡하다가 술만 한잔 들어가면 사람이 변해서 아래위 가리지 않고 시비를 걸고 온 동네를 휘젓고 다니며 행패를 부렸다. 잘생긴 얼굴에 눈이 퉁방울 같고 목소리가 우렁차서 삼국지의 장비가 연상되었는데, 힘도 워낙 장사라 웬만한 장골 몇이 붙어도 힘으로는 당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큰 힘을 써야 할 일이 있으면 어디에나 기꺼이 나서주는 동네의 실한 일꾼이기도 했다. 어쩌다 내 방학숙제와 한자 쓰기를 도와준 적도 있었던 걸 생각하면 당시로서는 배운 바도 얕지 않았던 것 같다. 김군이 행패를 부릴 땐 눈빛마저 변하여 제정신이 아닌 듯하였기에 사람들은 앞.. 2024. 1. 21.
[허성원 변리사 칼럼] #144 특허통수권① 범의 송곳니를 개에게 주지 마라 특허통수권① 범의 송곳니를 개에게 주지 마라 '특허'는 기업의 특성에 따라 그 무게나 의존도가 다르다. 그리고 많은 기업을 성공의 고속도로로 안내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적잖은 기업을 좌절에 빠트리기도 한다. 전문가가 아니면 쉽게 다루기 힘든 무겁고 예리한 칼과 같아서, 경영자들은 대체로 관련 업무를 연구담당 임원 등에게 가벼이 위임해버리고 관심을 거둔다. 그러다 회사의 운명을 결정하는 상황에서 큰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기업의 경영자들에게 '특허통수권'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특허통수권'이라는 말이 생소하겠지만 그 의미는 짐작이 갈 것이다. 국가의 군대에 대한 최고지휘권을 군통수권이라 하듯, 기업의 특허시스템에 대한 최고지휘권을 가리킨다. 여기서 말하는 '특허'는 단지 문언상의 특허 그 자체에.. 2024. 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