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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習_아테나이칼럼/천리마리더십

[허성원 변리사 칼럼] #99 왜 우리는 미국 글로벌 기업의 CEO가 되지 못하는가

by 변리사 허성원 2023. 2. 18.

왜 우리는 미국 글로벌 기업의 CEO가 되지 못하는가

 

인도의 최대 수출품은 CEO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트위터, 어도비, 페덱스, IBM 등 미국의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CEO는 거의 인도 출신이 장악하고 있다. 놀라운 사실이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 일본 등 극동 아시아 출신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민자나 유학생은 한중일 출신이 더 많으니 영어나 교육열은 이유가 아닌 듯하다. 인도인들의 남다른 갈등조절능력을 꼽기도 한다. 인종, 언어, 계급 등 구성원이 워낙 다양하고 복잡하기에, 태생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로 인한 갈등 상황에 익숙하고 서로 공생하는 방법이 체화되어 있다. 그들을 사회성 천재라고도 말한다. 그럴듯한 말이다. 하지만 다양성과 갈등 해결의 지혜는 모든 문화권에서 보편적으로 요구되는 가치이기에 그들만의 고유한 장점으로 보긴 어렵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무릎을 치게 만드는 통찰적인 해설을 들었다. 오랜 지인인 황성현 퀀텀인사이트 대표가 출연한 티타임즈의 대담 동영상에서였다. 황대표는 실리콘밸리 구글 본사에서 HR 담당 임원으로 근무했었고, 귀국하여 카카오의 인사 총괄 부사장도 역임했다. 그가 구글 본사에 있을 때 한중일 등 동양인이 전체의 약 10% 정도로 1만 명 이상 있었는데, 고위임원 승진이 인도 출신 등에 비해 많이 뒤처졌다. 그 이유를 규명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제안하여, 회사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연구하였다고 한다. 그 연구의 결론은 그들의 강점보다는 우리의 약점이 세 가지 사항으로 압축되었다. 이에 대한 황대표의 설명을 정리해본다.

첫째는 권위에 복종하는 문화(Deference to Authority)이다. 구글 본사에 근무하는 우수한 동양인 인재들에게 열심히 노력하는 이유를 물으면, 자랑스런 아들 혹은 멋진 남편이나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대답이 많다. 그 똑똑한 사람들의 삶에는 본인의 이야기나 자신의 목표는 없고, '남에게 보여지는 자신'이 더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나 직장 상사 등 누군가가 방향이나 목표를 정해주면 혼신의 노력을 다해 두각을 나타내고 우수한 성과를 낸다. 그런데 능력을 인정받아 구글의 본사에 와보면 판은 달라져 있다. 리더는 자신이 설정한 목표 즉 비전으로 남을 이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관계형성(Relation Building)의 문제다. 사람이 사람을 평가할 때 두 가지를 본다. '따뜻한가(warmth)''똑똑한가(Competency)'이다. 따뜻한 동시에 똑똑하다면 최고의 조건이다. 한중일 출신이 대체로 똑똑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런데 따뜻한가? 잘 모이고 정이 있으니 마음은 따뜻할 것이며 관계형성에도 강할 것으로 착각한다. 그런데 서구사람의 눈에는 잘 웃지 않고, 눈매도 날카로운 편이고, 길 가다 부딪쳐도 미안하다는 말도 잘 하지 않는다. 그래서 차갑게 느껴진다. 똑똑한 사람이 차갑다면 어떤가? 비호감이다. 친구가 되기 어렵고, 적이 된다면 두려운 상대가 될 것이니, 조직의 메인 서클에 들어가기 힘들다.

셋째는 취약성(Vulnerability)이다. 취약성은 IT분야에서는 외부 바이러스 등에 공격당할 가능성을 의미하지만, 사람에게는 자신의 약점을 보여줄 수 있는 용기, 즉 내 약점을 남에게 보여주고도 상처받지 않을 자존감이나 내성을 의미한다. 아시아 사람들은 이 점에 약하다. 약점은 원래 위험한 것이기에, 남이 그것을 알고 공격하면 치명적이다. 그래서 내 약점을 보여줄 때는 상대방을 깊이 믿는다는 의미다. 아시아 사람들은 체면의 문화이기에, 없어도 있는 척, 몰라도 아는 척한다. 그래서 질문도 잘 하지 않고 감추는 것이 많고,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고, 안전을 추구하여 위험을 회피한다. 숨기는 게 많고 위험에 도전하지도 않는 리더를 원하는 조직은 없다.

비전 제시 역량, 따뜻함, 투명성과 도전정신 등의 관점에서 우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황대표의 말씀에 충분히 수긍이 간다. 다만 지금은 세계 경제의 주도권이 서구 사람에게 있기에 리더의 덕목에 대한 평가도 저들의 관점이다. 나 개인보다는 우리, 직선적이기보다는 은근한 우회적 표현, 끈기와 참을성 등과 같은 동양적 가치는, 저들에게 당장은 불편하고 잘못된 것처럼 보일지라도, 나름의 역사적 이유를 가지고 진화하여 우리 유전자에 정착되었고, 우리의 고속 성장에 기여하여 왔다. 그러니 쉬이 실망하여 우리의 잠재적 역량을 마냥 구박할 일은 아니다. 어느 가치를 따를 지는 선택의 문제이고, 알고 있는 약점은 애써 극복하여야 할 과제일 따름이다.

1사분면 : 중요하고 우호적, 존경 대상. 2사분면 : 중요도 낮으나 우호적, 동정 대상. 3사분면 : 중요도 낮고 비우호적, 무시 대상. 4사분면 : 중요도 높으나 비우호적, 경계 대상.

한중일 출신이 구글에서 더 올라가지 못하는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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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최고 수출품은 CEO”

영어, 교육열, 갈등조절능력..
"블룸버그 역시 거대한 인구학적 특성이 만들어 낸 환경이 인도 학생들을 단순한 천재가 아닌 ‘사회성 천재’로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인도계 리더 중 독재자형이 드물다는 의미다."

 

치열한 경쟁 속 몸에 밴 혁신 리더십… “인도 최고 수출품은 CEO”[인사이드&인사이트]

“인도의 최고 수출품은 인도 경영자들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미국 대기업을 속속 장악하고 있는 인도계 경영자 열풍을 두고 내린 진단이다. 지난달 30일 ‘컴퓨터 공룡’…

www.donga.com

 

** 'Deference to Authority'와 관련하여 짧은 칼럼을 썼던 게 있다.

나는 나의 욕망을 욕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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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한 성적으로 하버드대에 가는 한국학생의 낙제비율이 가장 높다는 것을 아십니까?”
한국 시각장애인 최초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강영우(66) 박사는 11일 서울 강남구 현대해상 건물에서 열린 ‘글로벌 리더’를 주제로 한 초청강연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이같이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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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박사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 하버드대에 입학한 한국학생 비율은 전체 학생 1천600명 중에 6%나 됐다.미국수학능력시험(SAT) 성적이나 내신성적도 매우 우수했다.
그러나 같은 해 낙제한 학생 중에서 한국학생 비율은 10명 중 9명이나 될 정도로 가장 높았다고 한다.
강 박사는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가를 조사한 학교 측은 원인이 한국학생들에게는 ‘장기적 목표’(longterm goal)가 없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학생과 학부모 모두 대학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목표로 하다보니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는 목표가 사라져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01211800045 

 

“한국학생들 하버드 낙제비율 가장 높아, 이유는”

 ”우수한 성적으로 하버드대에 가는 한국학생의 낙제비율이 가장 높다는 것을 아십니까?”  한국 시각장애인 최초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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