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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習_아테나이칼럼/천리마리더십

[허성원 변리사 칼럼]#97 크세노폰의 '승마술에 관하여'

by 변리사 허성원 2023. 2. 1.

크세노폰의 '승마술에 관하여'

 

'승마술에 관하여(On Horsemanship)'는 말을 다루는 기술에 관한 작은 책이다. 저자 크세노폰(430354 BC)아나바시스’, ‘소크라테스의 추억등의 저서를 남긴 소크라테스의 제자로서, 키루스 대왕의 페르시아 전쟁에 용병으로 참전하였고,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고대 그리스 때의 글인데도 놀라울 정도로 구체적이고 통찰적인 인식을 보여준다. 주요 내용을 뽑아 정리해보았다.

책은 말을 고르는 상마법에서부터 시작한다. 신체의 여러 구조를 보고 좋은 말인지 혹은 좋은 말로 자랄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발굽, 발굽소리, 무릎관절, , , 콧구멍, 이마, 꽁무니 등 심지어는 고환 크기까지 그 평가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강조하는 말은 이것이다.지금 보기 좋은 말보다 장래 좋아질 말을 고르라.’

성숙한 말을 고를 때는 특히 태도를 중시한다. '능력이나 경험 부족은 용납하되, 태도 불량은 용납하지 말라'고 한다. 하인이나 병사도 마찬가지이지만, 반항하거나 명령을 듣지 않는 말은 결정적인 때에 반역자로서 행동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폭, 게으름, , 사람에 대한 적의, 혹은 간지름증을 가진 말도 선택해서는 안 된다. 능력 등의 부족은 훈련으로 바로잡을 수 있지만, 나쁜 태도는 고쳐지지 않는다.

조련은 계획에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 말의 현재 상태에 맞춰 학습목표를 단계적으로 정하고 기록하며 조련하여야 한다. 배고픔, 갈증, 파리 쫒기 등을 적절히 해소해주어야 사람을 좋아하고 따르게 된다. 마구간은 주인이 자주 볼 수 있는 곳에 지어, 말의 안전한 보금자리와 주인의 잦은 접촉을 통해 정서 안정과 유대감을 높이도록 한다. 말구유는 안전해야 한다. 먹이를 도둑맞으면 극도로 예민해질 수 있다. 먹이의 안전은 모든 생명체의 기본권이다.

기수는 분노, 음주 등 정서가 불안정한 상태로 말에 접근하거나 타서는 안 된다. 말은 기수의 분노 등을 전투 상태와 구분하지 못하여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지를 수 있다. 그리고 말이 무서워하는 물건이나 장애물이 있다면, 기수가 솔선수범하여 직접 만지거나 먼저 뛰어넘어 두려움을 해소시켜 주어야 한다. 특히 완력으로 통제하려해서는 안 된다. 폭력은 공포심만 키워줄 뿐이다. 그런 고통이 반복되면 두려운 상황이 다시 생겼다고 여겨 공포심이 돌발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말을 탈 때는 의자에 앉듯 걸터앉아서는 안 된다. 그러면 말은 자신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할 뿐 아니라 기수를 짐짝으로 간주하게 된다. 이는 군주와 백성의 관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백성을 무시하고 그 위에 군림하려는 군주는 존중 받지 못한다. 탈 때는 두 다리에 힘을 주고 넙적다리로 말을 꽉 조이는 소위 기마자세를 취하라는 말이다. 기마자세는 자세가 안정되어 전투 상황에서 창던지기 등의 동작에 유리하다. 그리고 전투에 나갈 때는 말의 넙적다리를 기수의 넙적다리로 보호하여야 한다. 기수가 자신의 몸을 말의 방패로 제공하라는 말이다. 말의 부상은 기수를 심각한 위험에 빠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말이 말을 듣지 않아 부득이 벌을 가하여야 한다면, 체벌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 하는 것이 좋다. 이왕 체벌할 때는 기억에 각인되도록 강하게 매질하고, 옳은 행동을 했을 때는 확실히 보상하여야 한다. 신상필벌을 지키라는 말이다. 예를 들어 재갈을 물 때 좋은 일이 생긴다면 말은 재갈 물기를 즐겨할 것이며, 명령에 따르고 난 후에 휴식이 주어질 것으로 기대되면, 달리기, 뛰어넘기 등을 주저 없이 실행할 것이다.

말이 다른 말 특히 암말 앞에서 뽐내려고 할 때는 목을 높이 치켜들고 머리를 둥글게 하며, 발은 자연스럽게 들어 올리고 꼬리를 위로 쳐올려 강하게 보이려 한다. 그럴 때 가장 멋지게 보일 수 있는 자세를 유도하고, 즐겁게 달리고 고상하고 강렬한 외모를 보일 수 있도록 도와주어, 말의 자부심을 최대한 세워주어야 한다. 말에게 강제로 일을 시키면 말은 이해하지 못하면서 따르게 된다. 그건 마치 무용수가 매를 맞으며 춤추는 것처럼 추하다. 스스로의 의지로 행동할 때 가장 아름답고 똑똑하다. 말의 명예는 곧 주인의 명예이다.

이상 요약한 바와 같이, 말을 잘 다루는 법의 요체는 말과 사람이 상호 신뢰하여 완벽한 호흡을 맞추도록 하는 데 있다. 그래서 기수와 말의 관계는 군주와 백성 혹은 리더와 조직원의 관계와 사실상 동일하다. 위 내용에서 말을 백성이나 조직원으로 대체하여 보면, 그 가르침들은 인간관계나 조직관리에도 그대로 온전히 적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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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세노의 '승마술에 관하여'는 2017년 그리스 여행 때 김상근 교수의 강의를 들었었다.
그 때 들은 인상이 
워낙 강렬해서, 기회가 나면 책을 구해 찬찬히 읽어보고 내 나름대로 제대로 정리해봐야지 하고 숙제로 남겨두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우리말로 번역된 것을 찾을 수가 없었다. 리디북스에서 거칠게 편집된 영문 판본은 있었다. 이는 무료로 제공되었다. 이 책의 내용을 기초로 김상근 교수의 강의 내용을 참조하여 정리해 보았다.

** 크세노폰 (c. 430–354 BC)

"그리스 역사가. 소크라테스의 제자였다. BC 401년 페르시아왕의 동생 키로스가 일으킨 전쟁에 참전해 겪은 일을《아나바시스》에 썼다. 이후 스파르타 왕의 호의를 얻어 스킬루스에 살며 저술에 전념했다.《소크라테스의 추억》등 그의 작품은 아티카 산문의 모범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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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요약
https://athenae.tistory.com/1244

 

승마술(기마술, On Horsemanship)에 관하여 _ 크세노폰

'승마술'(기마술, On Horsemanship)에 관하여 _ 크세노폰 소작품집 '승마술에 관하여'는 말을 다루는 법에 관한 책이다. 그래서 속지 않고 말을 사는 법, 좋은 말을 고르는 법, 훈련시키는 법, 관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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