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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習_아테나이칼럼/천리마리더십

[허성원 변리사 칼럼] #1 인류의 위대한 발명, 천리마

by 변리사 허성원 2020. 8. 23.

인류 최고의 발명, 천리마

 

인류 최고의 발명은 무엇일까? 어떤 발명이 인류 문명에 가장 큰 기여를 하였을까. 많은 것들이 떠오르지만 쉽게 선정하기 어렵다. 세계의 저명한 과학 기술인들의 온라인 저널인 '에지'의 운영자인 존 브룩만은 그 소속의 지식인들에게 동일한 질문을 하고, 선정 이유를 포함한 답변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지난 2천 년 동안의 위대한 발명'이라는 이름의 이 이 책에는 110명의 지식인이 선정한 121가지의 발명이 게재되어 있다.

게재된 발명들은 대체로 수긍이 간다.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전기, 전등, 전기모터, 컴퓨터 등이 있고, 비행기, 돋보기, 거울, 피임약, 미적분, 지동설, 알파벳, 인도 숫자 등도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지목된 것은 '인쇄기계'이다. 지식을 저장하고 널리 확산시킨 인쇄술의 공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 인쇄기계를 지지한 지식인은 전체의 10% 미만이다. 다른 지식인들은 인쇄기술이 아닌 다른 발명을 제시하였다. 이것은 지금 이 대단한 인류 문명이 한두 기술이나 노력에 의해 이룩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의 수많은 성취들에 의해 뒷받침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발명을 가능하게 한 사회 구조'가 위대한 발명으로 제시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인간 본성에 내재된 창의성을 자극하여 새로운 발명이 끝없이 창출되게 만든 시스템의 위대함을 간파한 것이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특허제도'이다. 특허제도는 발명자에게 자신의 발명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창작이라는 불씨에 기름을 부어 기술과 산업의 발전이라는 큰 불꽃을 일으키게 한다. 찬란한 과학 기술과 물질 문명이 이토록 가속적으로 성장한 것은 사실상 전적으로 특허제도의 공로라 할 것이다.

한편, 더글러스 러쉬코프라는 평론가는 흥미롭게도 '지우개'를 최고의 발명으로 제시하였다. ‘지우개’에는 컴퓨터의 'Del'키, 화이트 수정액 등 인간의 실수를 고칠 수 있는 것들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지우개가 최고의 발명으로 꼽힌 이유가 가슴에 와닿는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처럼 되돌아가서 지우고 다시 시작할 수 없었다면 과학적 모델도 없었을 것이고 정부, 문화, 도덕도 없었을 것이다. 지우개는 우리의 참회소이자, 용서하는 자이며, 타임머신이기도 하다."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는 가축 '말'에 관련된 발명들이다. 121가지의 위대한 발명 중에는 무려 4가지가 포함되어 있다. 바로 '말의 가축화', '쟁기', '등자와 가슴걸이', '건초' 등이다. 말과 관련하여 이토록 많은 아이템이 위대한 발명으로 추천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

'말의 가축화'와 '쟁기'는 인류에게 '마력(馬力)'이라는 에너지를 제공하여 효율적인 농업과 물류의 혁명을 가져다주었다. 이를 통해 정착 문명과 농경사회가 탄생하고, 나아가서는 국가의 형성을 가능케 한 공로가 대단히 크다. '등자'란 말 탄 사람의 발을 받쳐주는 발걸이이다. 이 덕분에 기수는 안정되게 말을 타고 이동하며 정보를 전할 수 있고, 그대로 활을 쏘거나 칼을 휘두르는 등의 기마전도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등자는 원거리 이동 및 정보 교류와 기사계급 탄생에 중대한 기여를 한 셈이다. 끝으로 '건초'는 부피와 중량을 최소화 말의 식량이다. 보존 및 운반이 용이하기에 장기간 장거리 이동을 가능하게 하여, 대륙 간의 문물 교류와 정복전쟁의 확대에 기여하였다.

이처럼 말과 관련된 발명들은 말이 에너지, 이동수단 및 통신수단과 같은 사회 기간망 기능을 가능하게 하였다. 그래서 인류 문명의 발전에 어느 동물들보다 중대한 비중을 차지하였고, 많은 고전들에서도 말 중에서 가장 우수한 말 즉 천리마가 자주 언급된다. 천리마를 여하히 찾아내고 여하히 다룰 것인가를 논하며 군주 등과 같은 리더들의 리더십을 닦는 거울로 삼았다. 리더들의 거울이 된 ‘천리마’가 진정으로 위대한 발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이 연재 칼럼은 고전 속 천리마를 통해 이 시대의 리더들이 배워야할 가르침을 찾아보고자 한다.




*천리마리더십 칼럼 목록 

[허성원 변리사 칼럼]#1 인류의 위대한 발명, 천리마
[허성원 변리사 칼럼]#2 천리마를 가졌는가
[허성원 변리사 칼럼]#3 백락을 가졌는가
[허성원 변리사 칼럼]#4 백락을 만났는가
[허성원 변리사 칼럼]#5 백락이 있은 후에 천리마가 있다
[허성원 변리사 칼럼]#6 소금수레를 끄는 천리마를 보았는가
[허성원 변리사 캄럼]#7 천리마 감정법과 노마 감정법
[허성원 변리사 칼럼] #8 그림을 보고 천리마를 찾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