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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習_아테나이칼럼285

[허성원 변리사 칼럼] #32 길들임에 대해 길들임에 대해 업무상 미팅을 가져 보면 저쪽 조직의 문화가 보인다. 최근의 한 회의에서는 상대방 팀원들이 매우 소극적이었다. 의사 표명이 분명하지 않고 작은 사안에서조차 결정을 미뤘다. 아마도 일일이 최고결정권자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아야 하는 입장인 듯하다. 이런 소극적인 조직 분위기는 드물지 않다. 대체로 윗사람이 카리스마가 강하고 머리가 좋으며 엄격한 성격의 소유자인 경우이다. 오류를 허용하지 않는 뛰어난 윗사람 아래에서 일하는 부하들은 모든 게 너무나 조심스럽다. 엄정한 질책을 지속적으로 경험한 조직원들은 언제나 자신들의 능력 부족과 오류투성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자신감을 잃고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러면 오직 전능한 윗사람의 판단과 지시에 의존하게 된다. 이는 일.. 2021. 7. 17.
[허성원 변리사 칼럼] #28 천리마에게 쥐를 잡게 하다 천리마에게 쥐를 잡게 하다 가끔 상식 이하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해대는 정치인들이 있다. 그런 장면을 볼 때면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들에게는 최소한의 기초 상식 시험이라도 치르게 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푸념을 하곤 했다. 비록 그렇게 말은 하면서도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거나 그게 실현될 거라고 믿은 적은 없다. 그런데 그런 주장이 최근 한 정당의 대표 경선 과정에서 실제로 공약으로 제시되었다. ‘공천 자격시험제’라는 것이다. 당의 공천 후보들에 대해서는 자료해석 능력, 독해 능력, 표현력, 엑셀을 포함한 컴퓨터 활용능력 등에 관련하여 한 해에 몇 차례 시험을 보아 일정 수준의 역량을 보유하게 한다는 것이다. 충분히 그 필요를 공감할 수 있는 말이다. 정부의 업무나 활동을 감사하고 평가하려면 최소한의 자료.. 2021. 6. 21.
[허성원 변리사 칼럼] #26 성인을 만나지 못한 기린이 슬프다 성인을 만나지 못한 기린이 슬프다 나는 무리 중에서는 봉황이 가장 빼어나고, 달리는 무리 중에서는 기린이 가장 빼어난 짐승이다. 그래서 재능이 뛰어난 젊은이를 '기린아'라 부른다. 가공의 상서로운 동물 '기린(麒麟)'은 사슴의 몸과 소의 꼬리에 뿔이 하나로서, 인(仁)을 머금고 의(義)를 품으며(含仁懷義) 성인의 출현을 예고한다. 신성한 일각수라는 점에서 서양의 상상 속 동물 유니콘(Unicorn)과 닮았다. 이 고귀한 동물이 사람에게 잡혔다. 노애공(魯哀公)이 대야(大野)에서 사냥을 할 때(BC481년) 숙손씨의 마부가 잡아왔는데, 상서롭지 못하다 여겨 죽여버렸다. 공자가 그 말을 듣고 탄식하며 말했다. "기린이 나타나는 것은 밝은 임금의 출현을 위함인데, 그 때가 아닌 때에 나와서 해꼬지를 당하는구나.. 2021. 5. 29.
[허성원 변리사 칼럼] #25 나뭇잎을 흔들려면 그 밑동을 쳐라 나뭇잎을 흔들려면 그 밑동을 쳐라 지게를 져본 적이 있는가. 어릴 때 농사일을 돕느라 지게로 짐을 져서 날라 본 적이 있다. 무거운 짐을 지고 일어서려면 허리를 숙여야 하는데, 그러면 짐이 머리를 넘어 앞으로 쏟아질 판이라 혼자 일어설 수조차 없다. 동료의 입장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도우면 좋겠는가. 그 방법은 의외로 매우 간단하다. 조력자가 뒤에서 지게를 사정없이 앞으로 밀어주면 된다. 뒤에서 미는 힘이 느껴지면 지게꾼은 반사적으로 뒤로 뻗대게 되고, 그러다 자신도 모르는 새 일어서게 된다. 뒤에서 미는 힘과 앞에서 뻗대는 힘의 합력이 벌인 물리학적 효과의 마술이다. 이런 실전 노하우들을 ‘일머리’라 부른다. “주목왕(周穆王)의 마부인 조보(造父)가 밭일을 하고 있을 때, 한 부자가 수레를 타고 지나가.. 2021.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