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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토피카34

마부와 교수 _ 이태준 * 보이는 대로, 아는 대로, 타인의 일을 섣불리 판단하지 마라. 섣부른 판단이나 섣부른 단정을 경계하라는 가르침. 마부와 교수 _ 이태준 ​ 하필 그 여학교 문 앞에서였다, 자갈을 실은 두 마차가 그 경사진 길을 올라가다 앞의 말이 쿵하고 나가동그라진 것은. ​마부야 으레 하는 순서로 땀 배인 등허리에서 그 말 가죽에 알른달른 닳은 물푸레 채찍을 뽑아 드는 수밖에 없었다. '이 놈의 말이 그만 죽고 싶은가…….' 암만 죄기어도(패다) 넘어진 동물은 입에 거품만 뿜을 뿐, 일어서기는 커녕 가로 박힌 눈알이 주인을 바로 쳐다보지도 못한다. 나중에는 멍에를 부려 놓고도 족치어 보나 매가 떨어질 때마다 네 굽만 움죽움죽하여 보일 뿐, 그 이상 매도 타지 않는다. 마부는 화가 밀짚 벙거지에까지 올려 뻗친 듯 그.. 2023. 10. 26.
잘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이 무료하게 산다 _ 즉문즉설 법륜스님 “저는 잘하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못 찾은 채, 방황하면서 하루하루를 무료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언가에 흥미를 갖고 열정적으로 탐구하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열정적으로 탐구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하는 그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그런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을 하니까 생각처럼 되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겁니다. 특별히 잘하는 게 없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질문자가 잘하는 것이 아주 많이 있습니다. 자기 손으로 밥 잘 먹잖아요. 자기 발로 잘 걷잖아요. 그런데 왜 잘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까? 제가 국가대표 선수와 달리기 시합을 하면 이길 수 없습니다. 제가 국가대표 선수와 수영 시합을 한다면 역시 이길 수 없습니다. 제가 가수와 노래 대결을 하면 아무리 .. 2023. 10. 14.
죽음, 독화살의 비유 죽음은 걱정할 거리가 못 된다. 우리가 살았을 때는 죽음은 없고, 죽음이 왔을 때는 우리가 없다. _에피쿠로스 ** 독화살의 비유 (여러 버전이 있어 대충 끌어모아 나름대로 정리해보았다) 부처님의 제자 중 존자 마라구마라(말룽카, 말룽꺄붓따, 말룬키아풋타Malunkyaputta, 만동자)가 부처님에게 물었다. "세존이시여, 세상은 영원한가요, 영원하지 않은가요? 세상은 무한한가요, 유한한가요? 영혼과 육체는 하나인가요, 다른 것인가요? 여래는 죽으면 사라지나요, 죽은 후에도 존재하나요? 이들이 궁금하여 도저히 수행에 집중할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대답을 듣지 못하면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부처님은 조용히 눈을 감고 있다가 말씀하셨다. “마라구마라여, 내가 이야기를 하나 들려 주마. 어떤 사람이 사냥 .. 2023. 9. 22.
뚱보의 생존(Survival of the Fattest) 뚱보의 생존(Survival of the Fattest) 덴마크 코펜하겐 항구에 특이한 조각품이 설치되어 있다. 덴마크 조각가로서 사회운동가이기도 옌스 갈쉬요트(Jens Galschiøt)의 '뚱보의 생존(Survival of the Fattest)'이라는 작품이다. 살이 많이 찐 거구의 여성이 야윌대로 야윈 아프리카 소년의 어깨 위에 올라타 있다. 살찐 여인은 정의의 여신 디케처럼 눈을 감은 상태로 한 손에는 저울을 들고, 다른 손에는 디케 여신의 칼을 대신하여 긴 막대기를 잡았다. 이 조각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다. "나는 한 사람의 등에 올라타 있다. 그는 짐이 무거워 가라앉으려 한다. 나는 이 사람을 도울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 다만 그의 등에서 내려오고 싶지는 않다."(I'm.. 2021.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