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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토피카

[읽은책] 수사학의 힘 _ 브루투스와 안토니우스의 연설 _ 김용규 '설득의 논리학'

by 변리사 허성원 2023. 8. 3.

수사학의 힘 _ 브루투스와 안토니우스의 연설

 

(** 수사학의 힘에 관해 김용규의 저서 '설득의 논리학' 중의 내용으로부터 배울 점을 정리해본다.
책에서는 셰익스피어의 '율리우스 카이사르'에서 발췌한 브루투스의 연설과 안토니우스의 연설을 가지고 다양한 수사학적 기법들을 설명한다. 각 수사법들이 광고에서 쓰인 사례들을 예시하여 이해를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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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_ 카이사르의 죽음

기원전 44년 3월15일. 카이사르는 원로원에 들어서는 순간 마르쿠스 브루투스를 포함한 14명의 원로원 의원들에 의해 23곳에 찔려 죽었다.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셰익스피어의 '율리우스 카이사르'에 따르면,  "브루투스 너마저!(Et tu Brute!)"였다.

많은 불길한 징조가 있었다. 암사자가 거리에서 새끼를 낳고, 무덥에서 시케가 솟구치고, 며칠 째 한밤중에 천둥번개가 치고.. 특히 가이사르의 아내 칼푸르니아는 심한 흉몽을 꾸고, 오늘만이라도 집에 있으라고 애원했다. 브루투스를 데리러 찾아온 데키무스는 망설이는 카이사르에게 이렇게 말한다.

"원로원 의원들께서 오늘 카이사르 각하께 왕관을 바치기로 결정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각하께서 부인의 꿈이 마음에 걸려 원로원에 참석치 않을 거라는 전갈을 전해 듣는다면 그들의 마음이 바뀌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되는군요. 또 어떤 이는 이렇게 쑥덕거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카이사르의 부인이 악몽을 꾸지 않을 때까지 원로원 회의를 미뤄 둡시다!'하고요. 각하를 염려하는 마음에 경망스레 아뢰는 저를 부디 용서하십시오."

그가 말을 끝맺자 카이사르가 몸을 홱 돌려 칼푸르니아에게 소리쳤다. "당장 원로원에 입고 갈 예복을 준비해요. 힘도 못 쓰는 늙은이들이 감히 카이사르를 겁쟁이로 내모는 꼴을 멍하니 전해 듣고만 있을 순 없잖소?"

카이사르의 암살 소식에 군중들이 이유를 말하라고 거칠게 항의한다. 이에 브루투스가 군중들 앞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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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투스의 연설

로마인들이여! 동포들이여! 친구들이여!
나의 이유를 들어주시오.
듣기 위해서 조용히 해주시오. 나의 명예를 생각하고 나를 믿어주시오. 믿기 위해서 나의 명예를 생각해주시오. 여러분이 현명하게 나를 판단해주시오. 현명하게 판단하기 위해 여러분의 지혜를 일깨워주시오.
만일 여러분 중에 카이사르의 친구가 있다면,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소. 카이사르에 대한 브루투스의 사랑도 그이의 것만 못하지 않다고. 왜 브루투스가 카이사르에게 반기를 들었느냐고 묻거든, 이것이 나의 대답이오.

내가 카이사르를 덜 사랑했기 때문이 아니라 로마를 더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여러분은 카이사르가 죽고 만인이 자유롭게 사는 것보다 카이사르가 살고 만인이 노예처럼 죽임당하는 것을 원하시오?

카이사르가 나를 사랑한 만큼 나는 그를 위해 울고, 카이사르에게 행운이 따랐던 만큼 나는 그것을 기뻐하고, 카이사르가 용감했던 만큼 나는 그를 존경하오.
그러나 그가 야심을 품었던 까닭에 그를 죽인 것이오.

그의 사랑에는 눈물이 있고, 그의 행운에는 기쁨이 있고, 그의 용기에는 존경이 있고, 그의 야심에는 죽음이 있소.

여러분 중에 노예가 되길 원하는 비굴한 사람이 있소? 있으면 말하시오. 나는 그에게 잘못을 저질렀소.
여러분 중에 로마인이 되길 원하지 않는 야만적인 사람이 있소? 있으면 말하시오. 나는 그에게 잘못을 저질렀소.
여러분 중에 조국을 사랑하지 않는 비열한 사람이 있소? 있으면 말하시오. 나는 그에게 잘못을 저질렀소.

나는 이제 말을 멈추고 대답을 기다리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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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투스의 연설은 정말 대단하다. 이 연설을 듣고 설득되지 않을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의 뜻대로 로마의 청중들은 열광했다. 모두들 카이사르를 폭군으로 매도하고 브루투스의 결단과 결행을 칭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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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투스의 연설에 나온 수사학적 기법 _ 김용규

셰익스피어의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수사법을 통한 설득이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고전이다.
카이사르를 암살한 브루투스는 흥분한 로마 시민들의 마음을 이 연설 하나로 자기 편으로 돌려놓았다.

셰익스피어는 대문호답게 이 짤막한 연설문 안에 이른바 열거법(enumeration), 대구법(parellelism), 도치법(inversion), 반복법(repetition), 문답법(catechism, 설의법(interrogation)이라고 부르는 다양한 수사법을 모두 사용했다. 
그 수사적 기법들이 광고에서 활용된 사례를 예시한다.

- 열거법

"로마인들이여동포들이여친구들이여!"

      "슈렉을 더 자연스럽게, 더 세밀하게, 더 생생하게!"(HP), "날씬하고, 똑똑하고, 미인인 데다 싱글입니다"(소니), "밝은 비츠 부드러운 빛"(필립스), "꿈, 사랑, 감동의 색동날개"(아시아나), "길이여, 세상이여, 숨을 죽여라!"(현대자동차), "힘차기, 빠르게, 안전하게"(대우자동차).

- 대구법 : 유사한 두 가지 문장 구조를 반복하는 기법.

"나의 이유를 들어주시오. 듣기 위해서 조용히 해주시오나의 명예를 생각하고 나를 믿어주시오믿기 위해서 나의 명예를 생각해주시오여러분이 현명하게 나를 판단해주시오현명하게 판단하기 위해 여러분의 지혜를 일깨워주시오."

    "10년을 생각하면 기술이지만, 100년을 생각하면 철학입니다"(쌍용자동차), "차이는 인정한다. 차별은 도전한다"(KTF), "잠수하시겠습니까? 방수하시겠습니까?"(삼화페인트), 친구는 역시 옛 친구, 맥주는 역시 OB"(OB맥주), "손끝에는 정성을, 가슴에는 정열을"(러전모방), "김치 맛이 달라지면 김치냉장고도 달라져야 합니다"(LG), "세종대왕은 문맹 없는 나라를 만드셨습니다. 세진은 컴맹 없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세진컴퓨터).

- 도치법 :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소카이사르에 대한 브루투스의 사랑도 그이의 것만 못하지 않다고."

      "떠나라, 열심히 일한 당신!"(현대카드), "함께 즐겨요 피자헛", "울어라 암탉! 나와라, 여자 대통령!"(숙명여대), "함께 가요, 희망으로"(삼성), "달려라, 당신의 발이 깊은 숨을 몰앗쉴 때까지"(아디다스).

- 반복법 :

"그의 사랑에는 눈물이 있고, 그의 행운에는 기쁨이 있고, 그의 용기에는 존경이 있고, 그의 야심에는 죽음이 있소."

       "세계를 가깝게, 미래를 가깝게"(데이콤), "세계가 인정하는 기술, 세계가 인정하는 품질"(삼성), "전통 100년, 도전 100년"(두산), "앞선 기술, 앞선 품질"(벽산), "평생 친구, 평생 은행"(신협), "누군가는 다른 길을 가야합니다. 누군가는 다른 꿈을 꿔야 합니다"(명지대), "누가 깨끗한 시대를 말하는가! 누가 깨끗한 소주를 말하는가!"(청색시다, "아침마다 힘을 주는 뉴스가 있습니다. 아침마다 힘을 주는 우유가 있습니다"(서울우유), "내 사랑만큼 큰 것이 있다. 내 꿈만큼 큰 것이 있다"(개벽TV), "겨울이 두려워지는 차가 있습니다. 겨울이 기다려지는 차가 있습니다"(쌍용차).

- 문답법 : 질문을 던지고 그에 답하며 강조

"왜 브루투스가 카이사르에게 반기를 들었느냐고 묻거든이것이 나의 대답이오. 내가 카이사를 덜 사랑했기 때문이 아니라 로마를 더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이럴 때 필요한 것 뭐? 스피드!"(엑스피드), "왜 엄마들은 자녀에게 라면 끓여주기를 미안하게 생각할까? 기름 때문입니다"(빙그레), "결혼이란? 서로를 올려주는 것"(스카이), "결혼이란? 반은 버리고 반은 채우는 것"(선우), "컬러 있는 남자가 좋다! 넌? 컬러 있는 여자가 좋다!"(삼성전자).

- 설의법 : 특정한 대답을 겨냥하여 질문하는 기법

"여러분은 카이사르가 죽고 만인이 자유롭게 사는 것보다 카이사르가 살고 만인이 노예처럼 죽임당하는 것을 원하시오?"

     "관광 수입 세계 1위, 미국엔 디즈니랜드가 있습니다. 관광 수입 세계 2위 프랑스에는 유로 디즈니가 있습니다. 우리에겐 무엇이 있습니까?"(롯데월드), "앞에서 이끄는 사람과 그 뒤를 따르는 사람, 당신은 누구입니까?"(현대차), "숨이 멎는다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벤츠), "사랑을 기다리고만 있을 것인가?"(닥스), "컴퓨터를 제조하지 않는 기업이 컴퓨터의 역사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인텔), "세균을 키우는 에어컨을 사시겠습니까? 세균을 잡는 에어컨을 사시겠습니까?"(센추리)

** (브루투스의 연설에 설득된 청중들 앞에 안토니우스가 브루투스에 이어 연단에 오른다)

안토니우스의 연설

나는 카이사르의 장례식에 조의를 표하러 왔습니다. 카이사르는 나의 친구였고, 진실했고 공정했습니다. 그런데 브루투스는 그를 야심가라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브루투스는 인격이 높으신 분입니다. 
카이사르는 많은 포로들을 로마로 데려왔습니다. 그 배상금은 모두 국고로 귀속되었습니다. 이것이 카이사르가 야심가다운 것입니까? 가난한 사람들이 굶주려 울면 카이사르도 함께 울었습니다. 야심이란 좀 더 냉혹한 마음에서 생기는 겁니다. 그런데 브루투스는 그를 야심가라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브루투스는 인격이 높으신 분입니다.

여러분은 루페르칼리아 축제 때 내가 세 차례나 카이사르에게 왕관을 바쳤는데도, 그가 전부 거절한 것을 보았습니다. 이것이 야심입니까? 그런데 브루투스는 그를 야심가라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브루투스는 확실히 인격이 높으신 분입니다.
나는 브루투스의 말을 반박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내가 아는 것을 이야기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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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스의 연설은 브루투스에 설득되었던 청중들의 생각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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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어법 : 전하려는 내용을 오히려 반대로 표현함으로써 더욱 강조하는 기법이다.
브루투스의 위선적 행위를 지적하고 곧바로 "그럼에도 브루투스는 인격이 높으신 분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반어법이다.

     "꼭 011이 아니어도 좋습니다"(SK텔레콤), "아직도 썸씽스페셜은 많은 분들께 드리지 못합니다"(썸씽스페셜), "너무 귀한 클럽을 손보이게 되어 대단히 죄송합니다"(지아크골프).

* 예증법(논증적 수사)

"카이사르는 많은 포로들을 로마로 데려왔습니다. 그 배상금은 모두 국고로 귀속되었습니다. 이것이 카이사르가 야심가다운 것입니까? 가난한 사람들이 굶주려 울면 카이사르도 함께 울었습니다. 야심이란 좀 더 냉혹한 마음에서 생기는 겁니다. .. 여러분은 루페르칼리아 축제 때 내가 세 차례나 카이사르에게 왕관을 바쳤는데도, 그가 전부 거절한 것을 보았습니다. 이것이 야심입니까?"

- 예증법은 강력한 대중적 설득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안토니우스의 연설은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설득력을 갖게 되었다.
연설이 끝나자 불과 차 한 잔 마실 시간 전에 "브루투스 만세, 만세, 만세!"라고 외치던 로마 시민들이 삽시에 바뀌었다. "복수다. 찔러 죽여라!" 반역자들은 한 놈도 살려두지 말자!"라고 앞다퉈 부르짖었다. 이것이 논증적 수사의 힘이다.

- 16세기 독일 카르투지오 수도회의 수사이자 인문학자인 그레고어 라이슈(Gregor Reisch)가 1503년 출간한 '철학 헌장'에는 '수사학 여인의 풍유'라는 판화가 실려 있다. 그림의 한 가운데에 설득의 여신 페이토(Peito)를 연상케 하는 '수사학의 여인'이 아리스토텔레스, 세네카 등 각 분야에서 뛰어난 학자들에 둘러싸여 낭만적인 자태로 앉아 있는데, 입에 꽃과 칼을 물고 있다. 그녀가 가진 두 가지 무기인데, 꽃은 문예적 수사를, 칼은 논증적 수사를 의미한다. 둘이 모이면 무적이지만, 그중에서도 후자가 더 강하다. 그래서 안토니우스가 브루투스를 이겼다.

** 생략삼단논법

- 삼단논법 : 통상 두 개의 전제와 한 개의 결론으로 이루어진다.
- 생략삼단논법은 전제 중 일부 혹은 때로는 결론까지도 생략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실천적 삼단논법'이라 불렀다. 그는 '수사학'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가령 도리에우스가 승리의 대가로 월계관을 받았다는 결론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그는 올림피아에서 승리자였다"라는 말로 충분할 뿐이다. 여기에 '올림피아에서 승리자는 월계관을 받는다'라는 전제를 덧붙일 필요가 없다. 이런 사실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 전제의 생략이 논증을 결코 약화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강화한다., 누구나 아는 진부한 내용을 언급하는 데에서 오는 싫증을 덜어냄으로써 자연스러운 맛까지 살려낸다.

"말을 잘 들었으니 아이스크림 사줄게" -> '말을 잘 들으면 상을 준다. 너는 말을 잘 들었다. 그러므로 아이스크림을 사준다.'

"너를 가질 수 있었다. 따라서 너를 잃을 수도 있으리라" -> "가질 수 있는 건 잃을 수도 있다. 나는 너를 가질 수 있었다. 그 때문에 나는 너를 잃을 수도 있다."

 

** 도치, 대구, 열거, 반복.. 복합 수사법

아름다움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보인다면
놀라움이 아니다.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면
위대함이 아니다. 언제나 꿈꿀 수 있다면
오직 소수에게만 허용된 주거 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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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0WsH6hbE8Ww&t=593s

https://www.youtube.com/watch?v=TICp7_Oxr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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