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랑규선(螳螂窺蟬)
** 유향(劉向)의 설원(說苑) 정간(正諫)
오(吳)나라 왕이 형(荊)나라를 치려하면서, 신하들에게 말했다. "감히 나를 말리려 간하는 자는 죽이리라."
신하 중에 소유자라는 자가 있어, 왕에게 간하고 싶었으나 감히 그러지는 못하고, 활을 가지고 후원을 돌아다니며 이슬에 옷이 젖었다. 그러한지 사흘째 아침이 되자 오왕이 물었다. '너는 어찌 그렇게 힘들게 옷을 적셔 다니느냐?' 이에 대답하였다.
"후원에 나무가 한 그루 있고, 그 위에 매미가 앉아 있습니다. 매미는 높은 곳에 앉아 슬피 울며 이슬을 마십니다. 그런데 그 뒤에 사마귀가 노리고 있는지를 모릅니다. 사마귀는 몸을 굽혀 엎드려 매미를 잡으러 합니다만, 참새가 그 가까이에서 노리고 있는 줄을 모릅니다. 참새는 목을 늘어뜨려 사마귀를 쪼려 하면서, 그 아래에 활이 노리고 있음을 모릅니다. 이 세 놈은 모두 눈앞의 이로움을 취하려 할 뿐 그 뒤에 도사린 위험을 돌아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왕은 "훌륭한 말이로다"라고 말하고는, 전쟁을 그만두기로 하였다.
吳王欲伐荊,告其左右曰:「敢有諫者,死!」舍人有少孺子者,欲諫不敢,則懷丸操彈,遊於後園,露沾其衣,如是者三旦,吳王曰:「子來何苦沾衣如此?」對曰:「園中有樹,其上有蟬,蟬高居悲鳴飲露,不知螳螂在其後也!螳螂委身曲附,欲取蟬而不顧知黃雀在其傍也!黃雀延頸欲啄螳螂而不知彈丸在其下也!此三者皆務欲得其前利而不顧其後之有患也。」吳王曰:「善哉!」乃罷其兵。_ 유향(劉向)의 설원(說苑) 정간(正諫)
** 장자(莊子) 산림(山木)
장자가 조릉의 숲을 거니는데 기이한 까치 한 마리가 남쪽에서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 날개 너비는 일곱 자나 되고 눈의 크기는 한 치나 되었는데, 장자의 이마를 스치고 밤숲으로 날아갔다. 장자가 말했다.
"무슨 새일까. 날개가 크지만 잘 날지 못하고, 눈도 큰데 잘 보질 못하는구나."
그러면서 겉옷을 걷어부치고 재빨리 걸어가 활을 잡고 가만히 있었다. 그때 매미 한 마리가 보였다. 깊은 그늘에 앉아 자신의 몸조차 잊고 있었다. 그리고 사마귀 한 마리가 잎사귀에 숨어 매미를 잡으려, 그 형체조차 잊고 있고, 기이한 까치는 그 틈에 사마귀를 잡으려 그 상황을 잊고 있었다. 장자는 깜짝 놀라 말했다.
"아~ 만물은 서로 물고 물려 있구나. 이로움과 해로움이 서로를 불러오는 것이로다."
장자가 활을 버리고 달아나자, 산지기가 쫒아와 (밤 도둑질을 한 줄 알고) 꾸짖어댔다.
장자는 돌아와 사흘 동안 불편한 마음으로 지냈다. 이에 인저(藺且)가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요즘 어찌하여 심기가 그토록 불편하신지요?" 이에 장자가 말했다.
"나는 눈앞에 보이는 것을 지키느라 내 몸을 잊어버렸고, 흐린 물을 보려다가 맑은 연못을 잃어버린 것이지. 내가 선생님에게서 듣기로 '속세에 들어가면 속세에 따르라'고 하였는데, 이번에 나는 조릉에서 노닐다가 내 몸을 잊었고, 기이한 까치는 내 이마를 스치고 밤 숲으로 날아가 그 진실을 잊었고, 산지기는 나를 도둑으로 여겼다네. 그래서 나는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일세."
莊周遊於雕陵之樊,覩一異鵲自南方來者,翼廣七尺,目大運寸,感周之顙而集於栗林。莊周曰:「此何鳥哉,翼殷不逝,目大不覩?」蹇裳躩步,執彈而留之。覩一蟬,方得美蔭而忘其身;螳螂執翳而搏之,見得而忘其形;異鵲從而利之,見利而忘其真。莊周怵然曰:「噫!物固相累,二類相召也。」捐彈而反走,虞人逐而誶之。
莊周反入,三日不庭。藺且從而問之:「夫子何為頃間甚不庭乎?」
莊周曰:「吾守形而忘身,觀於濁水而迷於清淵。且吾聞諸夫子曰:『入其俗,從其(俗)[令]。』今吾遊於雕陵而忘吾身,異鵲感吾顙,遊於栗林而忘真,栗林虞人以吾為戮,吾所以不庭也。」 _ 장자(莊子) 산림(山木)
** 당랑규선(螳螂窺蟬)
당랑포선(螳螂捕蟬), 당랑박선(螳螂搏蟬), 당랑재후(螳螂在後 _ 韓詩外傳)이라고도 한다.
설원과 장자의 에피소드는 거의 같은 내용이지만, 가르치고자 하는 점은 실질적으로 동일하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는 듯하다.
설원에서는 '눈에 보이는 이로움을 취하려하다 그 뒤에 도사린 위험을 알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말하고 있다.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다 큰 위험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계하라는 가르침이다.
장자에서는 '만사가 서로 물고 물려 있어, 이로움에는 반드시 해로움이 함께 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좋은 일에는 나쁜일이 뒤따른다는 가르침이다. 화에는 복이 기대어 있고, 복에는 화가 엎드려있다(禍兮福之所倚화혜복지소의 福兮禍之所伏복혜화지소복 - 老子)는 말과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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