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레일리(Benjamin Disraeli)와 글래드스턴(William E. Gladstone)
디즈레일리(1804-81)와 글래드스턴1809-98)은
모두 19세기 영국의 유명한 정치가로서
각자 보수당과 자유당(노동당)의 대표였으며,
모두 영국의 총리를 역임한 적이 있는 선의의 정적이었다.
어느 한 여성이
디즈레일리와 글래드스톤을 각각 만나볼 수 있는 행운은 가졌다.
누군가가 그 둘을 비교하여 말해달라고 했다.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글래드스턴의 옆자리에 앉아 식사를 한 후,
나는 그가 영국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디즈레일리의 옆자리에서 식사를 한 후에는,
내가 영국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여담 하나 더
누군가가 디즈레일리에게 불운과 재앙의 차이에 대해 물었다.
디즈레일리가 답했다.
"글래드스턴이 테임즈강에 빠지면 그건 불운이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를 다시 건져낸다면 그것은 재앙이다."
** 나의 경험
어제(2018. 8. 25) 은퇴한 70대 정치인 두 명(한 분은 전 국회의장, 한 분은 전 도의회 의장)을 만났다.
같은 모임에서였지만, 각자와 시간차를 두고 짧지 않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 두 사람에게서 확연히 다른 느낌을 받았다.
한 분은 끝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그의 인맥, 업적, 지금 하고 있는 일, 자식들, 재산 등.. 온갖 주제에 대해 쉬지않고 함께 앉은 사람들에게 한 마디라도 더 들려주고자 노력했다.
그가 이루고 가진 것을 훤히 알게되고 좀 부러운 면도 있었지만, 그의 인격에 대해서는 조금도 부러운 마음이 들지가 않았다.
다른 한 분은 '질문'을 많이 했다. 구체적인 질문으로 함께 한 사람들에게 시종 말하게 하여 '남의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를 깊이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특히 상대의 이름과 직업 등을 제대로 외우려 무척 노력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30분도 채 되지 않는 대화 중에 처음 본 내 이름을 의식적으로 근 10번 정도는 반복하여 말하면서 기억하고자 하는 정성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그에 대해 별로 알게 된 것은 없었지만, 나의 이야기에 그토록 관심을 가지고 묻고 진중하게 들어준 고위 인사는 처음이다. 그의 인격을 무게를 묵직하게 가슴에 품고 돌아왔다.
한 사람은 자신의 우월성을 강요하려 했는데,
다른 한 분은 한참 어린(?) 나를 자신과 함께 중대사를 토론하는 귀중한 동반자로 여기게 해주었다.
어제 나의 경험은 디즈레일리와 글래드스턴의 이야기와 등치된다.
**
'大智若愚'(위대한 지혜는 마치 어리석은 듯하다)라는 가르침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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