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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習_아테나이칼럼285

[허성원 변리사 칼럼] #62 훔친 죄가 하나라면 잃은 죄는 열이다 훔친 죄가 하나라면 잃은 죄는 열이다 기술탈취에 관한 뉴스를 종종 접하게 된다. 최근 한 대기업이 하청 중소기업으로부터 기술 자료를 받아 자신의 특허로 등록받은 일로 거액의 과징금을 물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처럼 기술탈취는 주로 우월적 지위의 큰 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부정하게 입수하여 유용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큰 기업은 납품 거래 등을 위해 승인도면, 매뉴얼, 설비 목록 등의 기술 자료를 요구한다. 기술이란 것은 일단 전해지고나면 정보의 성질상 결코 탄력적으로 원상복귀될 수 없다. 매사가 뜻대로 순조로우면 다행이지만, 계약 등은 성사되지 않았는데, 제공된 기술을 상대가 임의로 사용하거나 다른 기업에 유출하여 유용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피해 기업은 계약 실패의 실망에 배신감까지 얹어 고통을 .. 2022. 2. 25.
[경남시론] 호루라기 부는 사람 호루라기 부는 사람 2012년 인도 뭄바이의 한 교회에 있는 예수상의 발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역 주민들은 기적이라 여겼다. 그 물은 질병을 치료하는 성수가 되었고, 사람들은 신의 은총에 감사하며 앞 다투어 받아 마셨다. 그런데 그에 대해 의문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에다마루쿠(Sanal Edamaruku)라는 합리적 회의론자는 동상 뒤쪽의 벽을 지나가는 화장실의 하수관이 막혀 고인 물이 모세관현상에 의해 동상으로 새어나온 것임을 밝혀냈다. 그는 TV에 출연하여 그 사실을 폭로하면서, 헌금 벌이에 눈먼 교회가 진실을 외면하였음도 비난하였다. 교회는 그를 신성모독을 이유로 제소하여 징역형이 내려졌고 거기다 광신도들의 살해 협박도 끊이지 않아, 결국 그는 고향을 떠나 핀란드로 이민을 가고 말았다.. 2022. 2. 23.
[허성원 변리사 칼럼] #61 닷 섬 들이 박 닷 섬 들이 박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 “위왕이 내게 큰 박의 씨앗을 주기에 그걸 심었더니 다 자라서 닷 섬 들이나 되는 열매가 열렸다네. 물을 담으면 무거워서 혼자 들 수가 없고, 쪼개어 바가지를 만들면 평편하여 뭘 담을 수도 없었네. 그래서 크기만 크고 쓸모가 없어 부숴버렸다네.” 이에 장자가 대답했다. “그대는 큰 것을 쓰는 데 서투르구려. 그 ‘닷 섬 들이 박’을 큰 술잔 같은 배로 만들어 강이나 호수에 띄울 생각은 어찌 하지 않았소?” 장자 소요유에 나오는 오석대호(五石大瓠, 닷 섬 들이 박) 에피소드이다. 한 섬이 쌀 두 가마이니 그 크기가 가히 짐작이 간다. 다루기가 적잖이 버겁겠지만 그것은 주어진 가용 자원이다.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사용하는 주인의 깜냥에 달려있다. 혜자는 쓸모.. 2022. 2. 11.
[허성원 변리사 칼럼] #60 도서관에서 음식을 먹으면 안되는 이유 도서관에서 음식을 먹으면 안 되는 이유 “도서관에서 음식을 먹지 말아 주세요. 개미들이 들어와 책읽기를 배워 너무 똑똑해지게 됩니다. 지식은 권력이며,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죠. 그러면 개미들이 사악해져서 세계를 정복하려들게 됩니다.” 미국의 어느 도서관에 붙어 있는 안내문이라고 한다. 참 유쾌한 설득 아이디어다. 그 유쾌함을 잠시라도 누렸다면 안내문의 취지에 반하는 행동을 굳이 하려들지는 않을 듯하다. "잠깐만! 하드디스크는 잘 지우셨나요?" 일본의 한 자살명소에 붙어 있는 팻말이다. 절망에 빠져 삶을 스스로 정리하러온 사람이 저 팻말을 보고나면 어떤 생각이 들까. 단 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컴퓨터에 저장된 내용이 걱정되어 뜨끔한 마음이 들거나, 그래서 잠시나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면, 하다못해 .. 2022.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