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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習_아테나이칼럼/칼럼29

[경남시론] 자신보다 뛰어난 부하를 가졌는가 자신보다 뛰어난 부하를 가졌는가 가끔 놀라울 정도로 디테일에 강한 경영자들을 만난다. 회사 경영에 관해 모든 분야를 철저히 파악하고 깊이 관여하는 타입의 경영자이다. 모든 업무적 문제에서 항상 결정적인 솔루션을 제시하고 기술 지식에도 탁월하며, 심지어는 세무나 노무 혹은 특허와 같은 전문가 영역에서도 탁견을 자랑한다. 은퇴해도 좋을 나이임에도 모든 일을 일일이 열정적으로 챙기고 때론 젊은 직원들을 따끔하게 가르친다. 어떻게 그런 초인적인 능력과 열정을 유지할 수 있는지 한 분께 여쭈어봤다. 창업 초기부터 사람이 부족하여 직접 팔 걷어 부치고 뛰어다니다 보니 어느새 사통팔달의 만능 실무자가 되어 있더라고 한다. 그러다 결국 자신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없고 딱히 믿고 맡길 사람도 없어, 회사가 커졌어도 어.. 2020. 9. 11.
[경남시론] 탈출(脫出)하지 말고 탈입(脫入)을 하라 탈출(脫出)하지 말고 탈입(脫入)을 하라 '쇼생크 탈출'은 주인공 앤디의 탈옥을 다룬 영화이다. 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사는 앤디의 수감 중에 겪는 희망과 절망, 우정, 복수 및 탈옥 등을 잘 그려낸 걸작이다. 앤디는 조그만 조각용 손망치로 벽에 굴을 뚫고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 감쪽같이 탈출한다. 감옥을 벗어나 빗속에서 양팔을 들어 만세 부르는 장면이 압권이다. 그는 친구 레드에게 멕시코의 지와타네호에 가서 삶을 끝내고 싶다고 말하곤 했고, 결국 그곳에 정착한다. 이 영화에는 2명의 다른 출감자가 있다. 수감생활 50년의 브룩스와 40년의 레드이다. 이들은 가석방 결정에 따라 감옥을 나오지만, 갈 곳이 없었다. 끝내 브룩스는 목을 매어 삶을 마감하고, 레드는 친구 앤디가 있는 곳으로 간다. 구속에서 벗어나.. 2020. 7. 20.
[경남시론] 부러운가? 항우를 깨우지 마라 부러운가? 항우를 깨우지 마라 초패왕 항우는 일찍이 진시황이 회계산을 유람하는 모습을 보며, 호기롭게 소리쳤다. “저 자의 자리를 뺏어 대신 차지하리라!”(彼可取而代也!). 한고조 유방도 함양에서 부역하는 동안 진시황의 행차를 볼 기회가 있었다. 그도 행차를 보면서 숨을 크게 쉬며 말했다. “오호라! 대장부라면 응당 저렇게 되어야지!”(嗟乎 大丈夫當如此也!). 초한쟁패의 맞수인 두 영웅은 모두 진시황을 부러워한다는 점에서 서로 닮아있다. 하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적잖은 차이가 있다. 진시황의 자리를 빼앗아 대신 차지하겠다는 항우의 말은 얼핏 보면 그의 기세처럼 거침없는 대장부의 호방함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그것은 힘의 논리이고, 상대의 성취에 대해 아무런 존중이 없다. 그저 탈취의 대상일 뿐이다. 탈.. 2020. 5. 28.
[경남시론] 쿠이말로(Cui Malo)! 누가 가장 불리한가? 쿠이말로(Cui Malo)! 누가 가장 불리한가? 2차 대전 때의 사진 한 장이 있다. 병사들이 서로 간격을 두고 멀찍이 떨어져 이동하고 있고, 그 중 한 병사는 당나귀를 업었다. 왜 업었을까? 당나귀를 너무도 아껴서일까? 그건 아니다. 그들이 지나가는 곳은 지뢰밭이다. 누가 지뢰를 밟으면 전 부대에 치명적이다. 당나귀는 네 발을 가졌으니 더 위험하다. 중요한 수송수단이라 버리고 갈 수 없으니 선발된 한 병사가 부득이 업은 것이다. 우리의 사회나 조직에는 어디나 '당나귀'가 있다. 조직의 안전을 심대히 위협하지만 버리거나 피할 수 없는 짐이다. 반드시 조직 내 누군가는 원하든 원치 않든 떠맡아야 한다. 대체로 조직의 리더나 강한 사람이 맡지만 때로는 오히려 약한 사람이 덤터기 쓰기도 한다. ‘당나귀’를 .. 2020.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