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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習_아테나이칼럼/칼럼29

[경남시론] 호루라기 부는 사람 호루라기 부는 사람 2012년 인도 뭄바이의 한 교회에 있는 예수상의 발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역 주민들은 기적이라 여겼다. 그 물은 질병을 치료하는 성수가 되었고, 사람들은 신의 은총에 감사하며 앞 다투어 받아 마셨다. 그런데 그에 대해 의문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에다마루쿠(Sanal Edamaruku)라는 합리적 회의론자는 동상 뒤쪽의 벽을 지나가는 화장실의 하수관이 막혀 고인 물이 모세관현상에 의해 동상으로 새어나온 것임을 밝혀냈다. 그는 TV에 출연하여 그 사실을 폭로하면서, 헌금 벌이에 눈먼 교회가 진실을 외면하였음도 비난하였다. 교회는 그를 신성모독을 이유로 제소하여 징역형이 내려졌고 거기다 광신도들의 살해 협박도 끊이지 않아, 결국 그는 고향을 떠나 핀란드로 이민을 가고 말았다.. 2022. 2. 23.
[경남시론] 행운의 여신을 잡아라 행운의 여신을 잡아라 새해가 밝았다. 이맘때는 누구나가 행운을 주고받으며 빌기에 행운의 수요와 유동량이 엄청날 것이다. 그러니 행운의 분배를 관장하는 행운의 여신은 얼마나 바쁘겠는가. 그래서인지 그 행운이란 게 공정하게 골고루 분배되는 것 같지가 않다. 내 몫이라도 제대로 챙기려면 행운과 행운의 여신에 대해 좀 제대로 알아 둘 필요가 있겠다. 로마 신화에서 행운의 여신은 포르투나(Fortuna)와 오카시오(Occasio)가 있다. 포르투나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의 운명(fortune)에 관계하며, 그리스 신화의 티케(Tyche)에 대응한다. 이들은 운명의 바퀴를 돌려 인간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눈을 가리고 둥근 공 위에 서서 재물을 뿌려주기도 한다. 이들이 점지하는 운명이나 뿌려주는 재물은 순.. 2022. 1. 1.
[허성원 변리사 칼럼] #47 도산서원의 '쥐구멍의 지혜' 도산서원의 '쥐구멍의 지혜' 퇴계 이황 선생을 모신 도산서원(陶山書院)에는 본관인 전교당의 한편에 관리자들이 거처하는 고직사(庫直舍)가 있고, 그곳에는 곡식 등을 보관하는 곳간이 여러 개 있다. 그 곳간들의 문짝에는 특이한 것이 있다. 문이 닫히면 아래쪽에 크지도 작지도 않은 구멍이 생긴다. 그것은 쥐구멍인 동시에 고양이 구멍이라고 해설가가 설명한다. 쥐가 들락거리며 곡식을 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동시에, 쥐를 잡는 고양이도 들락거리며 제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는 말이다. 잠시 갸우뚱 혼란이 오는 듯 했지만, 금세 그 대단한 지혜에 무릎을 치게 된다. 쥐는 천성적으로 먹을거리만 있는 곳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든 반드시 쥐구멍을 만들어 침투하기 마련이다. 하물며 나무와 흙으로 지은 곳간이라면.. 2021. 10. 23.
[허성원 변리사 칼럼] #46 이끄는가 보좌하는가 지키는가 받드는가 이끄는가 보좌하는가 지키는가 받드는가 논공행상(論功行賞)은 공(功)을 논하여 상(賞)을 시행하는 일이다. 전쟁에서 승리하거나 정변 등으로 권력을 잡았을 때 상을 베풀어 공신들의 충성심을 고취시키고 권력의 유지와 강화를 도모한다. 그러나 논공행상이 공정과 적정에 실패하면 신뢰가 무너지고 분란이 일으켜 오히려 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스타트업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실적이 오르고 투자가 넉넉히 유치되면 경영자는 그동안 고생해온 팀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베풀어야 한다. 다들 나름 기대한 바가 있을 것이고 사람마다 능력, 역할, 기여가 모두 달라 차등이 불가피하니 경영자들의 머리가 아프지 않을 수 없다. 고민하는 그들에게 진문공(晉文公, 재위 BC636~628년)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진문공은 제환공(齊桓.. 2021. 10.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