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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토피카

군자론(君子論)

by 변리사 허성원 2026. 1. 22.

군자론(君子論)

_ 유교 사상 체계에서의 군자(君子) 개념

 

1. 서론: 군자 담론의 지성사적 위치와 연구의 목적

동아시아 지성사에서 '군자(君子)'라는 표상은 단순한 어휘적 의미를 넘어, 한 문명권이 지향했던 이상적인 인간형의 총체를 담고 있는 거대한 철학적 그릇이다. 유교가 동아시아의 정신적 척추로 기능할 수 있었던 핵심 동력은 추상적인 도덕 규범을 '군자'라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인격체로 형상화해냈기 때문이다. 군자는 태생적 신분의 귀천을 넘어, 후천적인 수양과 학문적 정진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도덕적 완성자를 의미하며, 이는 폐쇄적인 혈통 중심의 귀족 사회를 개방적인 도덕 중심의 능력 사회로 전환하려 했던 공자(孔子)의 혁명적 사유가 응축된 개념이다.

본 연구 보고서는 군자 개념의 어원적 기원부터 시작하여 『논어(論語)』, 『맹자(孟子)』, 『중용(中庸)』, 『대학(大學)』 등 유교의 핵심 경전들에서 군자가 어떻게 정의되고 변주되는지를 문헌학적으로 정밀하게 분석한다. 특히 기존의 단순한 나열식 정리를 지양하고, 군자와 소인(小人)의 대비, 위기지학(爲己之學)과 위인지학(爲人之學)의 교육론적 함의, 그리고 현대 사회의 리더십 위기 속에서 군자론이 갖는 시의성 등을 입체적으로 조명함으로써, 군자라는 오래된 개념이 오늘날의 시민 의식과 리더십 구축에 어떠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는지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 군자(君子) 개념의 기원과 역사적 변용

군자라는 단어는 유교가 탄생하기 이전부터 존재했으나, 그 의미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극적인 전회를 맞이하였다. 이 변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유교 인본주의의 태동을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2.1 어원적 기원과 초기 용례: 혈통적 신분으로서의 군자

자학(字學)적 관점에서 분석할 때, '군(君)'은 '다스리다(尹)'와 '입(口)'이 결합된 글자로, 명령을 내리는 통치자를 상징한다. '자(子)'는 그 자손을 의미하므로, 군자의 본래적 의미는 '군주의 아들' 혹은 '귀족의 자제'를 뜻하는 세습적 신분 용어였다. 주(周)나라의 봉건 질서 하에서 군자는 피지배 계층인 '야인(野人)'이나 '소인(小人)'과 구별되는 지배 계층을 일컬었다. 이때의 군자는 도덕적 자질과는 무관하게, 단순히 정치적 지배권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지칭했다. 《시경(詩經)》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임이여(有斐君子)"와 같은 표현은 당시 군자가 높은 신분과 외면적 아름다움을 갖춘 귀족 남성을 지칭하는 미칭으로 사용되었음을 보여준다.

2.2 춘추전국시대와 공자의 개념 혁명

춘추전국시대라는 미증유의 혼란기는 기존의 신분 질서를 붕괴시켰다. 하극상이 빈번하고, 혈통 귀족들이 몰락하며, 평민 출신의 지식인(士)들이 부상하는 사회적 격변 속에서 공자는 군자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는 작업을 단행했다.

  • 도덕적 귀족주의로의 전환: 공자는 군자의 자격 요건을 '혈통'에서 '덕성(德性)'으로 이동시켰다. 그는 "군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전제 하에, 끊임없는 자기 수양과 학습을 통해 인격적 완성을 추구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군자라고 설파했다. 이는 당시로서는 매우 급진적인 사상으로, 인간의 가치를 외적 조건이 아닌 내면적 성취에 둠으로써 보편적 인간 평등 사상의 단초를 열었다.
  • 정치적 함의의 유지: 공자가 군자의 도덕성을 강조했다고 해서 정치적 의미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 유교의 이상은 '수기치인(修己治人)'에 있기에, 도덕적으로 완성된 군자가 정치 일선에 나아가 백성을 다스려야 한다는 정치 철학적 이상을 견지했다. 즉, 공자의 군자는 '도덕적 인격체'인 동시에 '준비된 통치 엘리트'를 의미했다.

3. 『논어(論語)』에 나타난 군자의 현상학적 분석

『논어』는 군자학(君子學)의 보고(寶庫)이다. 공자와 제자들의 문답 속에 나타난 군자의 모습은 추상적인 이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행동하고 고민하는 실존적 인간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본 장에서는 『논어』의 주요 구절들을 주제별로 범주화하여 군자의 본질을 분석한다.

3.1 내면적 본질: 인(仁)의 체화와 구현

군자의 핵심은 내면의 도덕적 에너지인 '인(仁)'에 있다. 인은 단순한 감정적 사랑을 넘어,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과 도덕적 책임감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 항구적 도덕성: 공자는 "군자는 밥을 먹는 짧은 시간(종식지간, 終食之間)에도 인을 어기지 않으며, 급박한 상황(조차, 造次)이나 위태로운 상황(전패, 顛沛)에서도 반드시 인에 의지한다"고 하였다. 이는 군자의 도덕성이 외부 환경에 따라 변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극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내면의 질서임을 시사한다.
  • 자기 갱신: 군자는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개선하려 노력한다. "잘못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과즉물탄개, 過則勿憚改)"는 가르침은 군자가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동적인 존재임을 보여준다.

3.2 가치 판단의 기준: 의(義)와 이(利)의 변증법

유교 윤리에서 군자와 소인을 가르는 가장 결정적인 분기점은 행위의 동기가 '의로움'에 있는가, 아니면 '이익'에 있는가 하는 점이다.

  • 유어의(喩於義) vs 유어리(喩於利): "군자는 의리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 이 구절은 군자가 이익을 무조건 배격한다는 뜻이 아니라, 이익과 의리가 충돌하는 결정적인 순간(견리사의, 見利思義)에 의로움을 선택하는 도덕적 결단력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 빈부(貧富)에 대한 태도: 공자는 "군자는 도를 도모하고 먹을 것을 도모하지 않는다(군자모도불모식, 君子謀道不謀食)"고 하였다. 또한 "군자는 가난하다고 해서 근심하지 않고, 도가 행해지지 않음을 근심한다"고 함으로써, 물질적 결핍보다 정신적 가치의 상실을 더 두려워하는 가치관을 제시했다.

3.3 사회적 관계의 미학: 화(和)와 동(同)

군자는 고립된 은둔자가 아니라, 사회 속에서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논어』는 군자의 사회적 관계 맺기 방식을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개념으로 압축한다.

  •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심층적 의미: "군자는 조화롭되 뇌동하지 않고(화이부동), 소인은 뇌동하되 조화롭지 못하다(동이불화)".
  • 화(和): 다양성을 인정한 상태에서의 조화를 의미한다. 마치 국을 끓일 때 물, 불, 양념 등 서로 다른 재료가 어우러져 새로운 맛을 내는 것과 같다. 군자는 자신의 주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여 더 높은 차원의 합의를 도출한다.
  • 동(同): 무비판적인 획일화를 의미한다. 소인은 권력이나 이익에 따라 자신의 의견을 굽히고 남을 맹목적으로 추종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진정한 유대감을 형성하지 못한다.
  • 주이불비(周而不比): "군자는 두루 소통하되 파벌을 짓지 않고, 소인은 파벌을 짓되 두루 소통하지 못한다". 군자는 공적인 의리(義)를 바탕으로 보편적인 연대를 추구하지만, 소인은 사적인 이익(利)을 바탕으로 배타적인 패거리를 형성한다. 이는 현대 사회의 진영 논리와 파벌주의에 대한 강력한 비판 기제로 작동한다.

3.4 언어와 행동의 경제학: 눌언민행(訥言敏行)

군자는 말과 행동의 괴리를 경계한다. 공자는 "군자는 말은 어눌하게 하고자 하고, 행동은 민첩하게 하고자 한다(눌언이민행, 訥言而敏行)"고 말했다.

  • 언행일치: 말이 행동보다 앞서는 것을 수치로 여긴다. 화려한 언변보다는 실천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는 태도이다. "교언영색(巧言令色)은 인(仁)이 드물다"는 말과 연결되어, 진실성은 말의 기교가 아니라 행동의 무게에서 나옴을 강조한다.

4. 군자(君子)와 소인(小人)의 비교학적 분석

『논어』는 군자의 특성을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소인과의 대비법(Contrast)을 광범위하게 사용한다. 이는 홍운탁월(烘雲托月, 구름을 그려 달을 드러냄)의 기법처럼, 소인의 행태를 통해 역설적으로 군자의 이상적인 모습을 부각시킨다. 다음의 분석 표는 『논어』의 주요 구절에 나타난 군자와 소인의 대비를 체계화한 것이다.

비교 범주군자(君子)의 태도소인(小人)의 태도관련 경전 구절 및 해석
인간관계의 원칙 화이부동(和而不同) 조화를 추구하나 뇌동하지 않음 동이불화(同而不和) 뇌동하나 진심으로 조화되지 않음 [자로편] 다양성 존중 대 획일적 추종
조직 생활 주이불비(周而不比) 보편적 유대를 맺음 비이불주(比而不周) 폐쇄적 파벌을 조성함 [위정편] 공적 연대 대 사적 결탁
타인에 대한 태도 성인지미(成人之美) 남의 장점을 북돋워 줌 성인지악(成人之惡) 남의 단점을 조장함 [안연편] 타인의 성장을 돕는 리더십
문제 해결의 주체 구저기(求諸己)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음 구저인(求諸人) 원인을 남에게서 찾음 [위령공편] 자기 성찰 대 책임 전가
심리적 상태 탄탕탕(坦蕩蕩) 마음이 평탄하고 너그러움 장척척(長戚戚) 항상 근심하고 초조해함 [술이편] 내면의 평정심 대 욕망에 의한 불안
지향하는 가치 상달(上達) 천리와 인격적 가치를 지향 하달(下達) 물욕과 세속적 이익을 지향 [헌문편] 정신적 가치 대 물질적 가치
위엄과 태도 태이불교(泰而不驕) 태연하되 교만하지 않음 교이불태(驕而不泰) 교만하되 태연하지 못함 [자로편] 진정한 자신감 대 허세
규범과 이익 회덕/회형(懷德/懷刑) 덕과 법도를 생각함 회토/회혜(懷土/懷惠) 편안한 땅과 혜택을 생각함 [이인편] 원칙 중심 대 이익 중심

이러한 비교 분석을 통해 도출할 수 있는 통찰은 다음과 같다.

  1. 독립성 대 의존성: 군자는 외부 환경이나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는 독립적인 자아를 가진 반면, 소인은 이익과 평판에 종속된 의존적 존재이다.
  2. 공공성 대 사사로움: 군자의 사고는 공동체와 타인을 향해 열려 있으나(公), 소인의 사고는 자신의 안위와 이익에 갇혀 있다(私).
  3. 능동성 대 수동성: 군자는 상황을 주도하고 책임을 지려 하지만, 소인은 상황에 끌려다니며 책임을 회피한다.

5. 군자 수양론의 체계: 위기지학(爲己之學)과 수기치인(修己治人)

유교는 군자가 되는 길을 구체적인 교육론과 수양론으로 제시한다. 이는 개인의 내면적 완성에서 시작하여 사회적 실천으로 확장되는 일관된 논리 구조를 갖는다.

5.1 학문의 목적: 위기지학(爲己之學)

공자는 학문의 본질이 '자신을 위하는 것'에 있다고 보았다.

  • 고지학자위기(古之學者爲己): "옛날의 학자는 자신을 위해 공부했다." 여기서 '자신을 위한다'는 것은 이기적인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인격을 완성하여 참된 자아를 실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군자가 추구하는 참된 배움이다.
  • 금지학자위인(今之學者爲人): "지금의 학자는 남을 위해 공부한다." 이는 남에게 보이기 위한 공부, 즉 출세나 명성, 타인의 평판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공부를 비판한 것이다. 소인의 공부는 지식을 도구화하고 자신을 상품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현대 사회의 스펙 중심 교육과 보여주기식 학습 풍토는 공자가 경계했던 '위인지학'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군자의 위기지학은 오늘날 '평생 학습'이나 '자아실현을 위한 학습'의 철학적 원형을 제공한다.

5.2 수양의 확장: 수기(修己)에서 치인(治人)으로

군자의 수양은 개인의 밀실에서 끝나지 않고 반드시 광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수기치인(修己治人)**이라 한다. 『논어』 「헌문」편에서 자로(子路)와의 문답은 이 과정을 단계적으로 보여준다.

  1. 수기이경(修己以敬): 경건함(敬)으로써 자신을 닦는다. 이는 내면적 도덕성의 확립 단계이다.
  2. 수기이안인(修己以安人): 자신을 닦아 주변 사람들(가족, 친구, 동료)을 편안하게 한다. 수양의 효과가 가까운 관계망으로 확장되는 단계이다.
  3. 수기이안백성(修己以安百姓): 자신을 닦아 백성 전체를 편안하게 한다. 이는 군자가 정치적 리더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최상의 단계이다. 공자는 이것이 요(堯) 임금과 순(舜) 임금조차도 어려워했던 경지라고 말했다.

이러한 구조는 리더십의 원천이 기술이나 권력이 아니라, 리더 자신의 도덕적 인격에서 나오는 감화력(德治)에 있음을 역설한다.

6. 『맹자』, 『중용』, 『대학』에 나타난 군자관의 심화

공자 사후, 유교 경전들은 군자의 개념을 더욱 정교하게 이론화하고 심리적, 형이상학적 깊이를 더했다.

6.1 『맹자(孟子)』: 대인(大人)과 호연지기

맹자는 군자를 '대인'이라 칭하며, 인간의 선한 본성을 적극적으로 확충하는 존재로 그렸다.

  • 대체(大體)와 소체(小體): 맹자는 "마음(心)이라는 큰 체(대체)를 따르는 자는 대인이 되고, 이목구비의 감각적 욕망(소체)을 따르는 자는 소인이 된다"고 하였다. 군자는 감각적 유혹에 굴복하지 않고 이성적 사유(思)를 통해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 존재이다.
  • 호연지기(浩然之氣): 군자는 의(義)를 지속적으로 실천(집의, 集義)함으로써 내면에 '지극히 크고 강한 기운'인 호연지기를 기른다. 이 기운을 가진 군자는 천만 명의 적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는 대장부의 기개를 가진다.
  • 항산(恒産)과 항심(恒心): 맹자는 일반 백성은 경제적 안정(항산)이 없으면 도덕적 마음(항심)이 무너지지만, 선비(군자)는 항산이 없어도 항심을 지킬 수 있다고 보았다. 이는 군자의 도덕적 자율성을 강조한 것이다.

6.2 『중용(中庸)』: 신독(愼獨)과 시중(時中)

『중용』은 군자의 내면세계와 행동 원리를 더욱 철학적으로 심화시켰다.

  • 신독(愼獨): "군자는 홀로 있을 때 삼간다." 남들이 보지 않는 은밀한 곳에서도 도리에 어긋남이 없도록 스스로를 경계하고 감시하는 태도이다. 이는 도덕의 기준을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양심과 하늘(天)에 두는 것으로, 진정성(誠)의 핵심 실천 방법이다.
  • 시중(時中): "군자는 때에 맞게 중용을 지킨다(군자이시중, 君子而時中)." 군자는 고정된 교조주의자가 아니다. 상황의 변화와 때(時)에 따라 가장 적절하고 올바른 도(道)를 찾아 실천한다. 이는 원칙을 지키되 현실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고도의 지혜를 의미한다.

6.3 『대학(大學)』: 수양의 로드맵 (3강령 8조목)

『대학』은 군자가 걸어가야 할 길을 체계적인 프로세스로 정립하였다.

  • 3강령: 명명덕(明明德, 밝은 덕을 밝힘), 신민(新民, 백성을 새롭게 함), 지어지선(止於至善, 지극한 선에 머무름). 이는 군자의 수양 목표가 개인의 완성을 넘어 사회적 쇄신에 있음을 천명한다.
  • 8조목: 격물(格物)→치지(致知)→성의(誠意)→정심(正心)→수신(修身)→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
  • 사물의 이치를 탐구하고(지적 영역), 뜻을 성실히 하며 마음을 바르게 하고(정서/의지 영역), 몸을 닦아(실천 영역) 가정과 국가, 천하로 나아가는 이 단계는 군자의 삶이 통합적이고 확장적인 구조를 가짐을 보여준다.

7. 군자 사상의 현대적 재해석과 의의

21세기 디지털 문명과 자본주의 사회에서 2500년 전의 군자론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오늘날의 복잡한 사회 문제와 리더십의 위기 속에서 군자의 덕목은 새로운 대안적 가치로 재조명되고 있다.

7.1 현대적 리더십의 원형(Archetype)

현대 경영학과 리더십 이론에서 강조하는 덕목들은 공자의 군자론과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

  • 진정성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 『중용』의 '신독'과 '성(誠)' 사상은 리더가 내면의 진실성을 바탕으로 조직을 이끄는 진정성 리더십의 핵심이다. 겉과 속이 다르거나 위선적인 리더는 장기적인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의 교훈은 현대 기업 경영의 필수 요소이다.
  •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 자신을 닦아 남을 편안하게 한다는 '수기안인'의 정신은 군림하는 리더가 아니라, 봉사하고 헌신함으로써 구성원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서번트 리더십과 맥을 같이한다.
  • 포용적 리더십: '화이부동'의 자세는 다양성이 중시되는 글로벌 조직에서 필수적이다. 서로 다른 배경과 의견을 가진 구성원들을 획일화하지 않고 조화롭게 이끄는 능력은 현대 군자가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이다.

7.2 성숙한 시민 의식의 모델

민주주의 사회에서 군자는 더 이상 특권층이 아니라, 성숙한 시민 의식을 가진 개인을 의미한다.

  • 현대판 신독(愼獨): 익명성이 보장되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예절,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의 공중도덕 준수, 환경 보호를 위한 자발적 실천 등은 현대 사회에서 '신독'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 공공성(Publicness)의 회복: '견리사의(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함)'의 태도는 개인의 이익 추구가 공동체의 선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시민적 책무성을 일깨운다. 이는 님비(NIMBY) 현상이나 집단 이기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윤리적 토대가 된다.
  • 평생 학습자(Lifelong Learner): 급변하는 지식 정보 사회에서 외부의 강요나 스펙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배우는 '위기지학'의 태도는 현대인이 지향해야 할 삶의 방식이다.

8. 결론: 21세기 군자의 탄생을 위하여

본 연구를 통해 확인한 군자(君子)는 박제된 고전 속의 유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되고 변화하는 실천적 지성인의 표상이다. 공자는 혈통의 굴레를 벗겨내고 그 자리에 도덕과 학문이라는 사다리를 놓음으로써, 누구나 노력하면 군자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논어에서 맹자, 중용, 대학에 이르기까지 유교 경전들은 군자의 길을 집요하게 탐구했다. 그 길은 **인(仁)**으로 내면을 채우고, **의(義)**로 행동을 규율하며, **예(禮)**로 타인과 조화를 이루고, **지(智)**로 사리를 분별하는 과정이었다. 또한, 화이부동으로 다양성을 포용하고, 수기치인으로 개인의 완성을 공동체의 번영으로 연결시키는 거대한 프로젝트였다.

오늘날 우리가 군자론을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정신적 빈곤을 겪고, 소통의 도구는 발달했으나 불통과 갈등은 심화되는 이 시대에, 군자는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리고 **"어떻게 타인과 공존할 것인가"**에 대한 오래된 미래의 해답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익보다 의로움을 먼저 생각하고, 다름을 인정하되 원칙을 잃지 않으며, 홀로 있을 때에도 자신을 속이지 않는 '현대적 군자'들의 출현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더욱 건강하고 품격 있게 만드는 첩경이 될 것이다. 군자는 완성된 명사가 아니라, 끊임없이 되어가는 동사임을 기억해야 한다.

참고 문헌 및 주석

본 보고서는 제공된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주요 논거와 인용은 해당 자료의 ID를 본문 내에 표기하여 근거를 명확히 하였다. 주요 인용 출처는 다음과 같다:

  • : 군자의 어원 및 공자의 재해석
  • : 논어의 주요 구절 및 군자-소인 대비
  • : 수기치인 및 자로와의 문답
  • : 맹자의 대인/소인론 및 대체/소체론
  • : 중용의 신독 사상
  • : 대학의 3강령 8조목
  • : 군자 리더십의 현대적 적용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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