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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토피카

새무얼 보울스의 『도덕 경제학』

by 변리사 허성원 2025. 10. 28.

 

새무얼 보울스의 『도덕 경제학』: 이기심을 넘어서는 경제 모델과 정책 설계의 새로운 패러다임



I. 서론: '보이지 않는 손'과 도덕적 전제의 재검토



1. 연구 배경 및 보울스의 문제의식

 

경제학자 새무얼 보울스가 30년 동안 동료 학자들과의 광범위한 연구와 토론, 다양한 사례 분석을 통해 집대성한 저서 『도덕 경제학 (The Moral Economy: Why Good Incentives Are No Substitute for Good Citizens)』은 현 시대의 경제적, 정치적 위기에 대한 깊은 학술적 응답입니다.1 보울스는 이 저작의 원동력을, 경제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사라질 위험에 처한 정치적 자유주의의 가치들을 되살"리기 위해 "새로운 경제 모델이 필요하다"는 절박함에서 찾았다고 강조합니다.3 이는 보울스의 연구가 단순한 경제 이론의 수정이 아닌, 19세기와 20세기 민주주의 발전을 이끌었던 노동자와 소농, 도시 빈민의 운동에서 비롯된 정치적 자유의 가치들을 오늘날의 불평등한 시장구조 속에서 재확립하려는 광범위한 정치철학적 목표를 내포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3

근 반세기 동안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보이지 않는 손'을 맹신하는 불평등한 시장구조는 불평등, 차별, 공정의 문제를 심화시켜 왔습니다.1 보울스의 핵심 논점은 경제 정책 설계의 기초로 흔히 사용되는 금전적 인센티브가 선한 행동을 유도할 수는 있지만, 이는 시민의 윤리적, 사회적 동기라는 더 근본적인 요소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4 즉, 성공적인 제도는 "선한 인센티브가 선한 시민을 대체할 수 없다"는 명제를 인정하는 토대 위에서 구축되어야 합니다.2

 

2. 주류 경제학의 행동 가정에 대한 정면 도전

 

정책 입안 및 법률 시스템 설계 과정에서, 사람들이 시민이든 직원, 사업 파트너, 잠재적 범죄자이든 간에 "완전히 이기적이고 비도덕적일 것"이라고 가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오늘날 널리 통용되고 있습니다.4 이러한 '경제적 인간(Homo economicus)' 전제는 현실성이 아닌, 정책 설계의 실패 위험을 줄이려는 '신중함(prudence)'을 근거로 삼습니다. 그러나 보울스는 이러한 비현실적인 행동 가정이 공공 정책의 기초가 되는 것은 "결코 신중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4

보울스는 행동 실험, 메커니즘 설계, 진화 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증거를 활용하여 이러한 전제를 논박하고, 정책 결정을 위한 대안적인 패러다임을 제안합니다. 이 보고서는 주류 경제학의 이론적 약점을 해부하고, 인센티브가 윤리적 가치를 잠식하는 메커니즘을 분석하며, 궁극적으로 개인의 자유와 존엄성 같은 규범적 가치를 증진하는 새로운 정책 설계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6

 

II. 주류 경제학의 근본적 전제 비판: 외생적 선호와 이기적 인간의 허점



1. 이기적 인간 (Homo Economicus) 모델의 실증적 실패

 

전통적인 경제학 및 정책 설계는 과거 사상가들의 주장, 즉 사람들이 "부정직하며 자신의 이익 말고는 어떤 다른 지향도 갖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에 의존해왔습니다.3 이에 따라 사회 제도는 개인의 이기적인 선택을 전제하여 보상과 처벌을 중심으로 고안되어야 한다고 주장되었습니다.3

그러나 보울스의 분석은 이러한 "경제학의 신성불가침한 전제로 여겨지는 '이기적 인간'이란 명제"가 현실에서 자주 실패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3 실제 사람들은 금전적 보상이나 벌금 같은 인센티브에 관계없이 "타인을 도우려는 성향이 있으며, 인간 본성의 이타심에 호소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자신의 행동을 제어하는 존재"입니다.3

이러한 전제의 위험성은 단순히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넘어섭니다. 비도덕적 이기심을 가정하고 설계된 정책은 때로는 그 가정을 실제보다 더 사실에 가깝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습니다.4 정책이 모든 인간 관계를 가격이나 벌금으로 치환할 때, 사람들은 이 제도를 자신의 행동에 대한 '사회적 신호'로 인식하게 됩니다. 이는 자신의 행동이 자발적 의사결정이 아닌 외부 요인에 의해 강제된다고 생각하게 만들며, 결과적으로 내재적 동기를 회피하고 이기적인 계산에만 집중하게 하는 문화적 결과로 이어집니다. 이처럼 이기심을 전제로 한 제도가 인간 본성의 이타적 경향을 역설적으로 '몰아내는' 악순환을 만들어내, 초기의 이기적 가정이 현실화되는 자기 충족적 예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3

 

2. 선호의 내생성 (Endogenous Preferences)의 중심 역할

 

전통적인 경제 이론은 개인의 선호(preferences)를 외생적인, 개인에게 천성적으로 주어진 특성으로 간주해 왔습니다.8 그러나 보울스는 수십 년 동안 제도의 변화, 인센티브의 도입 등 정책적 개입이 개인의 선호를 형성하고 변화시키는, 즉 선호가 내생적이라는 사실을 강력하게 주장해 왔습니다.8 따라서 개인의 선호는 인센티브와 분리될 수 없으며, 정책이 경제의 근본적인 구조를 변화시키므로 전통적인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ceteris paribus)' 가정은 성립할 수 없습니다.8

선호의 내생성에 대한 이 강조는 거시경제학의 루카스 비판(Lucas Critique)과 방법론적으로 유사한 딜레마를 야기합니다.8 루카스 비판이 정책 변화 시 행위자의 기대가 변화하여 모형의 예측력이 무력화된다고 지적했다면, 보울스는 정책 변화가 기대뿐만 아니라 행위자의 근본적인 행동 동기(사회적 선호나 가치) 자체를 변화시킨다는 점을 부각시킵니다. 이러한 논리는 정책 설계자가 개인의 외생적인 '지불 의사(WTP)'나 '수용 의사(WTA)'를 통해 선호를 발견(discern)하려 하는 전통적인 비용-편익 분석(CBA)의 방법론적 근간을 흔듭니다.9 만약 선호 자체가 정책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라면, CBA가 측정하려는 '자연화된 주체'는 허구에 불과하며, 따라서 정책 설계자는 정책의 성공을 위해 국지적인 제도와 사회적 맥락에 대한 연구를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합니다.8

다음 표는 주류 경제학 모델과 보울스의 도덕 경제학 모델의 핵심 전제를 비교하여, 이론적 패러다임의 차이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Table 1: 주류 경제학 모델 (SEM)과 도덕 경제학 (ME) 모델의 핵심 전제 비교

 

구분 주류 경제학 모델 (SEM) 도덕 경제학 (ME) - 새무얼 보울스
인간 행동 가정 완전히 이기적이고 비도덕적 (Homo Economicus), 합리적 행위자 4 이타적 성향을 가지며 타인 영향을 고려하는 존재 (사회적 선호) 3
선호의 특성 외생적(Exogenous)이며 고정됨 8 **내생적(Endogenous)**이며 제도와 인센티브에 의해 형성됨 8
인센티브와 도덕성 가산적으로 분리 가능 (Additive Separability) 11 상호작용하며 분리 불가능. 인센티브는 내재적 동기를 몰아낼(Crowd Out) 수 있음 10
정책 평가 기준 효율성(파레토 최적) 및 공정성 효율성, 공정성, 자유(Freedom), 존엄성(Dignity) 6

 

3. 시장과 도덕성의 관계 재정립

 

전통적으로 많은 사상가들은 시장의 확대가 도덕성의 쇠퇴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러나 보울스는 이러한 우려가 잘못되었음을 지적하며, 역설적인 통찰을 제시합니다. 즉, "자본주의의 역사가 길고 시장이 지배적인 사회일수록 시민적 덕성이 더 잘 관찰된다"는 것입니다.3

보울스는 19세기와 20세기 동안 무한 경쟁 체제로 확장된 시장이 비도덕적 행태를 유발한 측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과 함께 확장된 법치주의 제도, 계층 및 지리적 이동성, 직업적 이동성 등 자유주의로부터 추동된 사회적 제도들이 "시민적 덕성을 유지시키고, 사회적 질서를 보존하는 데 기여"했다고 논증합니다.3 이 분석은 시장 자체가 도덕성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설계하는 이론적 프레임—즉 이기심만을 전제하고 내재적 동기를 제거하는 정책—이 도덕성의 쇠퇴를 초래할 수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합니다.

 

III. 인센티브의 그림자: 동기의 몰아내기 효과 (The Crowding Out Effect)



1. 몰아내기 메커니즘의 정의 및 작동 원리

 

보울스의 핵심적인 비판은 인센티브와 도덕적 동기의 관계가 전통적인 경제학이 가정하는 것처럼 "가산적으로 분리 가능(additively separable)"하지 않다는 점입니다.11 즉, 물질적 인센티브(벌금이나 보상)의 도입이 개인의 기존 도덕적 성향에 독립적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보울스는 인센티브가 내재적 동기를 약화시키거나 "몰아낸다(crowd out)"고 주장합니다.8 이 몰아내기 효과는 단순히 선한 행동에 대한 내적 만족감을 금전적 보상이 대체하는 것을 넘어섭니다. 인센티브는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는 데 필수적인 윤리적, 도덕적 규범 자체를 침식시킵니다.8 이러한 인센티브는 행위자들에게 그들의 행동을 순전히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고려하고, 사회적 책임이나 도덕적 견해를 무시해도 좋다는 '사회적 신호(Social Cue)'를 보냅니다.11 벌금은 사회적 규범 위반에 대한 '가격(Price)'으로 인식되어, 도덕적 의무가 단순한 금전적 계산으로 대체됩니다.7

 

2. 실증적 증거 분석: 하이파 어린이집 사례와 Titmuss의 헌혈 논쟁

 

몰아내기 효과의 가장 유명한 실증적 증거는 이스라엘 하이파 어린이집 사례입니다. 이 보육원에서 늦게 아이를 찾아가는 부모들에게 벌금(물질적 인센티브)을 부과하자, 역설적으로 지각하는 부모의 수가 증가했습니다.11 이 벌금은 지각의 부정적인 외부효과(교사에게 미안함)를 내면화하도록 만들기보다, 지각할 수 있는 '가격'으로 기능했습니다. 이로 인해 부모들은 더 이상 사회적 동기(죄책감)에 의해 행동을 제어하지 않고, 금전적 비용과 편익을 계산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사회적 동기가 홀로 작용했을 때보다 벌금이 도입된 후 더 비효율적인 결과가 발생했습니다.7

보울스는 또한 리처드 티트머스(Richard Titmuss)가 유료 헌혈 시장의 윤리적 비용을 지적하며 자발적 헌혈 시스템의 우월성을 주장했던 역사적인 논쟁을 확장합니다.12 당대의 노벨상 수상자인 케네스 애로우(Kenneth Arrow)와 로버트 솔로우(Robert Solow) 같은 주류 경제학자들이 티트머스를 경험적 근거 부족으로 비판했지만 12, 보울스는 행동경제학적 근거를 동원하여 티트머스의 통찰, 즉 금전적 인센티브가 이타적 헌혈 동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을 재조명합니다.

 

3. 인센티브의 목표와 결과의 괴리

 

정책 설계자가 인센티브를 순수하게 효율성을 위한 도구로 설계하더라도, 수용자들은 이를 다른 방식으로 인지할 수 있습니다. 인센티브는 때때로 "내 행동이 자율적인 의사결정에 의해서가 아니라 외부에서 강제되는 요인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구실이 됩니다.3

인센티브가 종종 개인의 경제적 이득 추구 및 통제와 관련될 때, 행위자들은 이를 자율성 침해나 외부의 강제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4 이러한 정책의 의도(Intention)와 수용자의 인지(Perception) 사이의 괴리는 자발적인 행동을 회피하게 만들고, 이기적 계산만이 남게 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3 따라서 인센티브가 선호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기 위해서는, 정책 설계 시 인센티브가 전달하는 사회적 신호와 행위자가 이를 통제 수단으로 해석할 가능성을 심도 깊게 고려해야 합니다.

 

IV. 새로운 규범 경제학의 청사진: 자유, 존엄성, 그리고 제도 설계



1. 규범 경제학 재정립의 필요성

 

보울스는 경제학이 안고 있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경제 활동의 작동 방식에 대한 중요한 도덕적 딜레마를 인지하고 소통하기 어렵게 만드는 "시대착오적인 이론적 구조"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합니다.6 따라서 경제학의 윤리적 관점을 재정립하기 위해서는, 최근의 학문적 발전(행동경제학, 철학, 심리학)과 일치하며 널리 공유된 도덕적 직관, 특히 **자유(freedom)와 존엄성(dignity)**의 가치에 공명하는 새로운 규범 경제학이 필요합니다.6

 

2. 보울스가 제시하는 네 가지 핵심 아이디어

 

보울스는 이러한 새로운 규범 경제학의 토대가 될 네 가지 근본적인 변화를 제안합니다.6

Table 2: 보울스가 제시하는 새로운 규범 경제학의 네 가지 기본 아이디어

 

번호 핵심 아이디어 (The Four Key Ideas) 주요 내용 및 규범적 의미 전통적 접근의 한계
1 효용의 이중적 사용 금지 효용(Utility)을 경제적 행동 예측의 기초와 윤리적 결과 평가의 기초로 동시에 사용할 수 없으며, 개념적 분리가 필요함. 예측과 평가에 하나의 개념(Utility)을 혼용하여 윤리적 모호성을 유발함.
2 상호 비교 가능한 웰빙 개념 정립 개인의 웰빙과 바람직한 결과(desiderata)를 효율성과 공정성을 넘어 자유와 존엄성 등 광범위한 사회적 가치로 확장하여 정의해야 함.6 평가 기준이 파레토 효율성 및 제한된 공정성 개념에 국한됨.
3 '도덕성 부재 구역' 부정 및 사적 권력의 인정 경제를 "도덕성 부재 구역(morality free zone)"으로 보는 가정을 포기해야 함. 완전 경쟁 균형에서도 사적 행위자(예: 고용주)의 설명되지 않는 권력 행사(unaccountable exercise of power)가 타인의 자유와 존엄성을 제한하고 민주적 원칙을 위반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함.6 계약이 완전(complete)하다고 가정하여 권력 행사를 무시함.
4 선호의 내생성에 대한 관심 선호의 평가를 회피하는 '자유주의적 중립성'과 제도 설계에서의 '무제한 선호' 가정을 포기해야 함. 제도가 우리의 가치를 형성하는 방식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함.6 선호를 개인의 사적인 영역으로 간주하고 그 본질을 평가하지 않음.

특히 세 번째 아이디어는 시장 시스템의 규범적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룹니다. 기존 경제학은 완전한 계약을 전제함으로써 시장을 '권력 없는' 도덕성 부재 구역으로 묘사했지만, 보울스는 고용 계약과 같이 현실에서 만연한 불완전 계약 하에서는 사적 행위자가 통제 불가능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이는 피고용인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등 직접적인 규범적 침해를 일으킨다고 지적합니다.6 따라서 시장은 단순히 효율적 교환의 장소가 아닌, 권력 관계와 윤리적 문제가 작동하는 공간으로 재정의되어야 합니다.

네 번째 아이디어는 정책 설계의 목표를 변화시킵니다. 정책은 선호를 외생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사회적 선호나 이타심과 같은 긍정적인 가치를 강화하고 이기적인 선호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의도적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합니다.

 

V. 정책 설계의 패러다임 전환: 보완성과 제도적 대응



1. 입법자의 딜레마와 시민적 덕성의 필수성

 

정책 입안자 또는 입법자들은 핵심적인 딜레마에 직면합니다. 즉, 자율적인 참여를 강제하지 않으면서도, 완전히 이기적인 개인들 사이에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메커니즘을 설계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하는 문제입니다. 오랜 기간의 경제 이론 연구 끝에, 이론가들은 이기적 인간을 전제하고 비강제적인 참여를 요구하는 메커니즘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불가능성 정리(Impossibility Result)에 도달했습니다.11

이러한 불가능성은 중대한 함의를 갖습니다. 만약 사회가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원하면서도 개인의 자유와 존엄성 침해(강제)를 피하려면, 이기심을 초월하는 동기, 즉 시민적 덕성(Civic Virtue)에 의존해야만 합니다. 보울스는 경제적 불안정성으로부터 정치적 자유주의의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표명했는데 3, 이는 결국 선한 시민 없이는 효율성을 달성하기 위해 강제적인 수단을 사용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정치적 자유를 위협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정책 설계의 최우선 과제는 시민의 이타심과 사회적 선호를 '끌어들이는(Crowd In)' 것입니다.

 

2. 보완성 전략: '끌어들이기 효과 (Crowding In)'

 

불가능성 정리에 직면한 입법자의 의무는 인센티브와 사회적 선호가 상보적으로 작동하도록 보장하는 것입니다. 보울스는 성공적인 정책은 인센티브와 도덕적 메시지를 결합하여, 둘 사이의 보완성(complementarities)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8

몰아내기 효과와 반대로, 인센티브가 친사회적 행동에 대한 지원으로 명확하게 전달되거나, 반사회적 행동을 하는 소수의 무임승차자(free-riders)를 제재하는 것으로 해석될 때, 인센티브는 내재적 동기를 몰아내는 대신 실제로 증진(enhancing)시킬 수 있습니다.9 인센티브를 통제나 경제적 강제(coercion)가 아닌, 공동체의 가치를 지지하는 수단으로 프레이밍하는 것이 이 전략의 핵심입니다.

 

3. 정책 설계 및 연구를 위한 실천적 제언

 

이러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제학자들의 연구 접근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학자들은 단순히 거시적인 경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을 넘어, 인센티브와 개인의 정체성(identity)의 상호작용을 밝히기 위해 "국지적인 제도(local institutions)와 사회적 맥락(social context)을 연구해야 하며, 비전통적인 데이터(untraditional data)"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8

보울스는 또한 주류 경제학자들이 시장 기능에 필수적이라고 여겨온 제도적 조치들에 대해 경고합니다. 예를 들어, 사유재산권의 강화, 시장 경쟁의 확대, 그리고 금전적 인센티브의 광범위한 사용 같은 정책들은 의도와 달리 자기 이익을 증진시키고 협력적인 시민 문화를 유지하는 사회적 수단을 약화시킬 수 있는 의도치 않은 문화적 결과를 초래합니다.4 따라서 정책 설계는 인센티브의 직접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그것이 사회적 가치와 선호 형성에 미치는 장기적인 문화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VI. 결론 및 학술적 의의: 『도덕 경제학』의 파급 효과



1. 학술적 의의 및 영향력

 

새무얼 보울스의 『도덕 경제학』은 경제학계의 기본 전제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금전적 인센티브를 기반으로 하는 정책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중요한 저서로 평가받습니다.10 그의 작업은 윤리적, 도덕적 동기를 경제적 분석의 중심으로 끌어들임으로써, 행동 경제학, 정치 경제학, 그리고 진화 생물학을 아우르는 학제 간 통합의 모범을 보여줍니다.2 보울스는 산타페 연구소의 행동 과학 프로그램을 이끌며 학문적 경계를 넘나드는 연구를 수행해 왔으며, 그의 방법론은 미시경제학을 불평등이나 기후 변화 같은 현대의 가장 시급한 문제들에 적용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2

특히 보울스는 국제적인 협력 프로젝트인 CORE(Curriculum Open-access Resources for Economics)를 통해 대학 교육 개혁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이는 학생들이 경제학 이론을 통해 현실 세계의 문제, 특히 증가하는 불평등과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경제학의 힘을 재정립하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2

 

2. 총평 및 향후 과제

 

『도덕 경제학』은 상호 호혜적인 결과를 창출하기 위해 시민의 사회적 선호에 주목해야 한다는 강력하고 세밀한 분석을 제공하는 필수적인 독서물로 간주됩니다.10 이 책은 순전히 이기심을 전제로 한 제도를 통해 상호 이익을 달성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깊이 있게 조명합니다.

분석의 깊이와 통찰력은 탁월하지만, 보울스의 실질적인 정책 권고는 문제 분석의 철저함에 비하여 실행 방안의 구체성이나 '철저함(thoroughness)'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도 존재합니다.16 이는 앞으로 정책 입안자들이 인센티브와 도덕적 메시지의 상보성을 실제로 어떻게 설계하여 시민적 덕성을 효과적으로 '끌어들일'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제도적 및 규제적 틀을 개발해야 하는 과제를 남깁니다. 성공적인 정책 설계는 이타심과 윤리적 가치를 경제 시스템의 외부에 있는 '좋은 것'으로 치부하지 않고, 이를 효율성 및 자유 보존을 위한 필수적인 구성 요소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

참고 자료

  1. 도덕경제학 | 새뮤얼 보울스 - 알라딘,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34218689
  2. Berkeley Talks transcript: Economist Samuel Bowles on why good incentives are no substitute for good citizens,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news.berkeley.edu/2019/08/05/berkeley-talks-transcript-samuel-bowles-moral-economy/
  3. [50대의 서가] 새뮤얼 보울스 '도덕경제학' - 인천일보,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203227
  4. Samuel Bowles / The Moral Economy: Why Good Incentives are No Substitute for Good Citizens | Department of Philosophy,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philosophy.stanford.edu/events/samuel-bowles-moral-economy-why-good-incentives-are-no-substitute-good-citizens
  5. The Moral Economy: Why Good Incentives are No Substitute for Good Citizens - YouTube,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www.youtube.com/watch?v=ArMc4rN8Ee0
  6. Professor Sam Bowles: “Moral Economics” - YouTube,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www.youtube.com/watch?v=Kq37CjgVRPM
  7. The Trouble with Incentives - New Rambler Review,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newramblerreview.com/book-reviews/economics/the-trouble-with-incentives
  8. The Devil Is in the Details: Implications of Samuel Bowles's The Moral Economy for Economics and Policy Research - Sites@Duke Express,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sites.duke.edu/rachelkranton/files/2021/12/Kranton-JEL-review-of-Bowles-The-Moral-Economy.pdf
  9. The Moral Economy: Why Good Incentives Are No Substitute for Good Citizens,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09578494_The_Moral_Economy_Why_Good_Incentives_Are_No_Substitute_for_Good_Citizens
  10. The Devil Is in the Details: Implications of Samuel Bowles's The Moral Economy for Economics and Policy Research,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www.aeaweb.org/articles?id=10.1257/jel.20171463
  11. Incentivizing Wisely - Samuel Bowles, The Moral Economy. Why Good Incentives Are No Substitute for Good Citizens (New Haven/London, Yale University Press 2016) | European Journal of Sociology / Archives Européennes de Sociologie | Cambridge Core,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www.cambridge.org/core/journals/european-journal-of-sociology-archives-europeennes-de-sociologie/article/incentivizing-wisely-samuel-bowles-the-moral-economy-why-good-incentives-are-no-substitute-for-good-citizens-new-havenlondon-yale-university-press-2016/65C6D36480B9BEDDAA43503322E6E21E
  12. Incentivizing Blood Donation: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to Test Titmuss' Hypotheses - PubMed Central,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3920088/
  13. The Price of Blood? Historical Issues in Blood Donation - History & Policy,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historyandpolicy.org/policy-papers/papers/the-price-of-blood-historical-issues-in-blood-donation/
  14. The Moral Economy – review of a compelling new field of economics | Ed Mayo's Blog,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edmayo.wordpress.com/2017/08/09/the-moral-economy-review-of-a-compelling-new-field-of-economics/
  15. ENDORSEMENTS - Simon D. Halliday,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imondhalliday.com/microeconomics/bowleshalliday_final_2022.pdf
  16. 'The Moral Economy: Why Good Incentives are No Substitute for Good Citizens.' reviewed by Michael Klenk - Marx & Philosophy Society,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marxandphilosophy.org.uk/reviews/8233_the-moral-economy-review-by-michael-kle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