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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의 아내가 되고 싶으면 그가 병사일 때 결혼하라

by 변리사 허성원 2025. 10. 28.

장군의 아내가 되고 싶으면 그가 병사일 때 결혼하라

 

서론: 격언에 담긴 전략적 원칙

"장군의 아내가 되고 싶으면 그가 병사일 때 결혼하라." 이 오래된 격언은 단순한 처세술을 넘어, 시간과 분야를 관통하는 강력하고 시대를 초월한 전략적 선택의 은유이다. 이 원칙의 핵심은 '입증되지 않은 높은 잠재력의 자산에 대한 투자'에 있다. 이는 아직 시장이나 사회가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할 때, 즉 자산(‘병사’)이 저평가되고 간과될 때, 인간의 잠재력과 미래 가치에 거는 과감한 도박을 의미한다.

이 보고서는 이 격언을 하나의 전략적 원리로 분석하며, 그 중심에 놓인 핵심적인 긴장 관계를 탐구한다. 한편으로 이 원칙은 '병사'에게서 '장군'의 모습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가진 이들에게 막대한 보상을 약속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본질적인 위험을 내포한다. 초기 신봉자의 헌신으로 이룩한 바로 그 성공이 '병사'를 새로운 우선순위와 동맹을 가진 '장군'으로 변모시키고, 자신의 기원에 대한 충성심을 희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승리와 비극의 사례들을 통해 반복적으로 증명된다.

본 분석은 조선 왕조의 냉혹한 현실 정치에서 출발하여 할리우드의 상징적인 서사를 거쳐, 최종적으로는 벤처 캐피털과 기업 전략이라는 첨예한 비즈니스 세계에 이르기까지, 이 원칙이 보편적으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입체적으로 조명할 것이다. 각 사례 연구의 핵심 동학을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한 아래의 표는, 이 여정의 길잡이 역할을 하며 성공과 실패의 패턴을 이해하는 명확한 틀을 제공할 것이다.

장군의 아내 원칙 - 비교 분석

사례 연구 영역 '병사' (초기 잠재력) '아내' (초기 신봉자/투자자) 지원의 성격 결과
태종 이방원 역사 왕위 계승 경쟁자, 이방원 왕자 원경왕후 민씨 정치 전략, 군사 자원, 가문의 권력 기반 승리적 비극: 왕 등극 성공, 그러나 신봉자 가문은 숙청됨
제리 맥과이어 영화 해고된 스포츠 에이전트, 제리 맥과이어 동료, 도로시 보이드 직업적 충성심, 정서적 안정, 신규 사업의 기반 완전한 승리: 상호 성공 및 개인적 성취
소셜 네트워크 영화 아이디어를 가진 코더, 마크 저커버그 친구이자 첫 CFO, 에두아르도 세버린 초기 자본금 ($19,000), 초기 사업 구조 수립 비극: 공동 창업자는 소외되고 지분은 무자비하게 희석됨
알리바바 비즈니스 비전을 가진 무명의 영어 교사, 마윈 소프트뱅크 (손정의) 벤처 캐피털 ($20M), 전략적 신념 전설적 승리: 세대를 초월하는 부의 창출 (3,000배 이상 수익)
라인 비즈니스 일본 시장의 개발 및 주력 운영사, 네이버 합작 투자 파트너, 소프트뱅크 시장 지배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복합적 갈등: 공동의 성공이 권력 투쟁과 지배권 다툼으로 이어짐

이 표는 서로 다른 영역의 이야기들이 실제로는 단일한 기본 전략 테마의 변주임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각 사례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활용하는 행위에서 시작된다. '아내' 혹은 '투자자'는 '병사'의 잠재력에 대해 시장이 아직 인식하지 못하는 독점적인 통찰이나 신념을 가지고 행동한다. 그들의 보상은 이처럼 합의되지 않은 초기 베팅이 옳았음이 증명될 때 발생하며, 그 위험은 그들의 판단이 틀렸을 때의 실패뿐만 아니라, 역설적으로 그들의 판단이 옳았을 때 발생하는 배신까지 포함한다.

제1장: 왕후와 왕관: 권력과 위기의 역사적 원형

'병사'로서의 왕자: 이방원의 파란만장한 부상

조선 왕조의 여명기는 혼돈 그 자체였다. 이방원은 미래의 왕이 아니라, 수많은 왕자 중 한 명으로서 치명적인 권력 투쟁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그의 지위는 불안정했고, 그와의 동맹은 목숨을 건 도박이었다. 태조 이성계가 계비 신덕왕후 강씨의 소생인 막내아들 이방석을 세자로 책봉하면서, 신의왕후 한씨 소생의 왕자들은 권력의 핵심에서 밀려났다. 특히 이방원은 개국 과정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히 배제되었으며, 이는 훗날 벌어질 피바람의 서막이었다.

전략적 결혼: 권력의 공동 설계자, 원경왕후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원경왕후 민씨는 단순한 배우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이방원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파트너이자, 그의 왕좌를 향한 길을 설계한 공동 건축가였다. 그녀의 지원은 수동적인 내조를 훨씬 뛰어넘는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행위였다.

첫째, 그녀는 물질적, 전략적 기반을 제공했다. 남편 이방원이 "세상을 경영할 뜻"을 품고 집안 살림을 돌보지 않을 때, 그녀는 능숙하게 가정을 이끌며 이를 사실상의 정치 본부로 만들었다.1 그녀의 뛰어난 음식 솜씨는 이방원의 집에 수많은 인재와 동맹들이 모여들게 하는 중요한 매개체였다.1 더 나아가, 정도전과 같은 정적들이 왕자들의 사병(私兵)을 혁파하려 할 때, 그녀는 다가올 충돌을 예견하고 몰래 무기를 집에 숨겨두는 대담한 통찰력을 보였다.1

둘째, 그녀는 자신의 가장 강력한 자산인 가문을 동원했다. 원경왕후는 자신의 네 남동생 민무구, 민무질 등을 이방원의 핵심 측근으로 만들었다. 민씨 가문은 이방원의 가장 강력한 정치적, 군사적 자산이 되었고, 이는 그녀가 남편의 미래에 '투자'한 가장 결정적인 지분이었다.1

셋째, 그녀는 흔들리지 않는 결단력을 보여주었다. 1400년, '제2차 왕자의 난'이 발발했을 때, 이방원 측의 말이 화살을 맞고 마구간으로 돌아오자 패배를 직감한 주변인들과 달리, 그녀는 "내 직접 싸움터에 나가 공(公)과 함께 죽으리라!"고 외치며 전장으로 향하려 했다.1 이는 그녀가 역사의 방관자가 아니라, 남편과 운명을 함께하는 적극적인 행위자였음을 증명하는 일화이다.

장군의 배신: 민씨 가문의 숙청

그러나 이들의 성공은 비극의 서막이었다. 이방원이 마침내 왕위(태종)에 오르자, 그의 전략적 계산은 완전히 달라졌다. 왕좌를 향해 투쟁하던 '병사' 이방원에게는 독립적인 권력 기반을 가진 동맹이 필수적이었지만, 왕권을 공고히 해야 하는 '장군' 태종에게는 바로 그 동맹이 잠재적인 위협으로 변모했다.

권력 강화의 논리는 냉혹했다. 태종은 자신의 아들(세종)에게 안정적인 왕권을 물려주기 위해, 외척 세력이 발호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개인적인 악의가 아니라, 왕조의 안정을 위한 비정한 현실 정치의 산물이었다.1 한때 자신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었던 민씨 가문은, 이 새로운 패러다임 하에서 제거해야 할 부채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태종은 자신을 왕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아내의 네 남동생을 모두 역모로 몰아 처형했다. 가장 헌신적인 파트너였던 왕후는 이제 국가의 위협으로 규정된 남자들의 누이가 되었다. 이 사건은 원경왕후에게는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고, 한때 동지였던 부부 사이에는 돌이킬 수 없는 균열을 만들었다.1 성공은 근본적으로 전략적 지형을 바꾸어 놓는다. '병사'가 권력을 장악하는 데 필요했던 자질과 동맹은, '장군'이 권력을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종종 부채로 전락한다. 이는 초기 신봉자가 '병사'를 성공적으로 지원하는 행위 자체가, 역설적으로 미래에 자신이 배신당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내는 핵심적인 역설을 보여준다.

제2장: 스크린 속 우화: 영화 속 신념과 균열

영화는 현실의 복잡한 역학 관계를 압축하여 강력한 우화로 제시한다. '장군의 아내 원칙' 역시 할리우드를 통해 이상적인 성공 신화와 냉혹한 경고의 이야기, 두 가지 극단적인 형태로 그려졌다. 이 두 서사는 초기 신봉자의 믿음이 어떻게 한 개인의 구원으로 이어지거나, 혹은 무자비한 성장의 제물로 바쳐지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신념의 도약: 흔들림 없는 지지에 대한 이상적 서사

이상화된 할리우드 서사에서, '아내'의 역할은 주인공이 외적인 성공을 넘어 내적인 자아를 실현하도록 돕는 촉매제이다. 그들의 믿음은 계산적이지 않으며, 그 보상은 물질적인 것을 초월한 상호 구원의 형태로 나타난다.

영화 **<제리 맥과이어>(1996)**에서 도로시 보이드(르네 젤위거)는 이 원칙의 이상적인 화신이다. 잘나가던 스포츠 에이전트 제리 맥과이어(톰 크루즈)가 회사의 비인간적인 방침에 회의를 느끼고 작성한 제안서 때문에 하루아침에 해고당했을 때, 모든 동료가 그를 외면한다. 하지만 유일하게 그의 비전에 감화된 도로시는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그의 곁에 남는다.4 그녀의 지지는 단순히 낭만적인 감정을 넘어선 직업적인 투자였다. 그녀는 제리의 위태로운 1인 에이전시의 행정적 기반을 제공하며, 그의 직업적 위기에 도덕적, 정서적 토대를 마련해준다. 그녀는 제리가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을 때, 그의 가능성에 자신의 경력 전체를 걸었다.6

영화 **<록키>(1976)**의 애드리안 페니노(탈리아 샤이어)는 정서적 닻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녀를 만나기 전, 록키 발보아는 목표 없이 살아가는 삼류 복서이자 사채업자의 하수인에 불과했다.8 수줍고 내성적인 애드리안의 조용하고 꾸준한 믿음은, 그가 스스로를 '동네 건달'이 아닌 진정한 경쟁자로 인식하게 만드는 동기를 부여한다. 그녀의 사랑은 챔피언과의 대결을 단순한 돈벌이가 아닌, 잃어버린 자존감을 되찾을 기회로 받아들이게 하는 결정적인 촉매제였다.9 그녀는 화려한 파이터가 아닌, 상처받은 한 남자로서의 록키를 믿었고, 그 믿음이 그를 일으켜 세웠다.

창업자의 추방: <소셜 네트워크>의 경고

반면, <소셜 네트워크>(2010)는 이 원칙의 가장 어둡고 현실적인 측면을 파고드는 냉혹한 경고의 서사이다. 이 영화는 성공이 어떻게 초기 동맹을 파괴하고, 우정을 비즈니스적 부채로 전락시키는지를 법정 드라마의 형식으로 해부한다.

영화의 초반, 마크 저커버그(제시 아이젠버그)는 사회적으로 고립된 천재 코더로, 그의 친구 에두아르도 세버린(앤드류 가필드)은 그의 잠재력을 알아본 최초의 신봉자이다. 세버린은 '더 페이스북'이라는 아이디어에 초기 자본금 $1,000달러를, 이후 서버 비용으로 $18,000달러를 투자하며 사업의 재무적 기반을 닦는다.10 그는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법인을 설립하고 은행 계좌를 개설하는 등, 저커버그가 제품 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토대를 마련했다.12

전환점은 냅스터의 창업자 숀 파커(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등장과 함께 찾아온다. 파커는 실리콘밸리의 '빅 리그'가 가진 매혹적인 비전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는 저커버그에게 수익화보다 무조건적인 성장을 우선시하는 비전을 제시하며, 광고 유치 등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던 세버린을 성장의 장애물로 여기게 만든다.10

영화는 세버린의 34% 지분이 어떻게 0.03%라는 무의미한 숫자로 희석되는지를 법률적, 절차적으로 꼼꼼하게 묘사한다. 이는 새로운 법인 구조를 만들고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숀 파커의 조언 아래 저커버그가 주도한 계획적인 움직임이었다. 이는 태종이 민씨 형제들을 제거한 행위의 현대적, 합법적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세버린이 자신이 공동 창업한 회사에서 체계적으로 축출되었음을 깨닫는 잔인한 장면에서 펼쳐진다.11

이 두 유형의 영화는 중요한 차이를 드러낸다. 도로시와 애드리안의 지지는 제리와 록키가 더 나은 인간이 되도록 돕는 내재적 동기에 초점을 맞춘다. 그들의 성공은 이러한 내적 변화의 부산물이며, 관계 자체가 최우선 목표이다. 반면, <소셜 네트워크>에서 저커버그의 목표는 페이스북이라는 독립된 개체의 외재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간관계는 회사의 규모와 가치 평가에 종속된다. 프로젝트의 가치가 개인적 관계의 가치를 능가하는 순간, 그 관계는 폐기 가능한 것이 되며, 이것이 바로 결정적인 균열의 지점이다. 배신은 단발적인 행위가 아니라, 점진적인 전략적 재조정의 결과로 나타난다. '병사'가 성장함에 따라 그의 조언자 그룹과 영향력의 범위는 확장된다. 한때 유일하게 중요했던 초기 신봉자의 목소리는 이제 수많은 목소리 중 하나가 되며, 더 야심 차고 무자비한 길을 제시하는 새로운 목소리에 의해 잠식될 수 있다.

제3장: 벤처 캐피털리스트의 승부수: '병사'에 대한 제도화된 투자

'장군의 아내 원칙'은 현대 비즈니스, 특히 벤처 캐피털(VC)의 세계에서 하나의 핵심적인 투자 철학으로 제도화되었다.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행위 자체가 바로 이 격언의 본질을 체계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VC와 액셀러레이터는 수많은 미증명의 창업가와 아이디어('병사들')에게 소규모의 베팅을 한다. 대부분이 실패할 것을 알지만, 그중 하나가 유니콘이나 데카콘('장군')으로 성장하여 다른 모든 손실을 만회하고도 남을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15 이 투자는 재무제표가 아닌, 창업팀의 비전과 회복탄력성, 그리고 실행 능력에 대한 믿음에 기반한다.17

사례 연구 I: 전설적 승리 - 소프트뱅크와 알리바바

VC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성공 사례는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과 알리바바의 마윈의 만남이다. 2000년, 손정의가 만난 마윈은 기술 천재가 아닌, 설득력 있는 비전을 가진 무명의 영어 교사였다. 손정의는 그의 사업 계획서가 아니라 "그의 눈빛에서 나오는 동물적인 감각"과 열정에 매료되었다고 전해진다.18

손정의는 마윈에게 2,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실적이나 데이터가 부재한 상태에서 오직 창업가의 잠재력에만 베팅한 순수한 형태의 '병사'에 대한 투자였다.19 이 단 한 번의 투자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투자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알리바바가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서 소프트뱅크는 3,000배가 넘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고, 이는 전 세계 비즈니스계에 '장군의 아내 원칙'이 얼마나 폭발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를 각인시킨 사건이 되었다.19

사례 연구 II: 국내의 데카콘 - 본엔젤스와 배달의민족

이 원칙은 글로벌 거인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성공적으로 재현되었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초창기 수많은 경쟁 속에서 막 비상하려던 스타트업이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액셀러레이터인 본엔젤스는 이들의 잠재력을 초기에 간파하고 시드 라운드에서 3억 원을 투자했다.15 이는 회사가 가장 자금과 신뢰가 필요했던 결정적인 시점에 이루어진 중요한 지원이었다. 약 10년 후, 우아한형제들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되면서 본엔젤스는 이 작은 베팅으로 1,000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두며 약 3,000억 원에 가까운 투자금을 회수했다. 이 사례는 '장군의 아내 원칙'이 특정 지역 생태계에서도 가치 창출을 위한 반복 가능한 모델임을 명확히 보여준다.15

사례 연구 III: 위기 속의 투자 - IMM인베스트먼트와 크래프톤

'병사'에 대한 투자가 항상 창업 초기에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죽음의 문턱에 선 '병사'의 회복탄력성에 베팅하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IMM인베스트먼트가 2009년 크래프톤(당시 블루홀)에 처음 투자했을 때, 회사는 창업 3년 차에 '죽음의 계곡(데스밸리)'에 빠져 있었다. 초기 투자금은 소진되었고, 엔씨소프트와의 대규모 소송까지 겹쳐 폐업 직전의 위기에 몰려 있었다.24

이 상황에서 IMM을 비롯한 VC들은 회사의 재무 상태가 아닌, 장병규 의장을 비롯한 핵심 경영진의 '맨파워'에 주목했다. 그들은 극심한 압박 속에서도 기업가 정신을 잃지 않는 리더십의 능력을 믿고 투자를 결정했다.24 이는 마치 첫 전투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었지만 여전히 싸울 의지를 보이는 병사의 잠재력을 믿는 것과 같았다. 이 투자는 크래프톤이 위기를 극복하고 훗날 '배틀그라운드'라는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는 발판이 되었다.

사례 연구 IV: 기업의 이혼 - 네이버, 소프트뱅크, 그리고 라인 사태

가장 복잡하고 현재진행형인 사례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라인을 둘러싼 갈등이다. 이는 성공적인 파트너십이 어떻게 외부 요인과 결합하여 통제권 다툼으로 변질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현대판 비극이다.

초기 파트너십, 즉 '결혼' 단계에서 네이버는 일본 시장에서 메신저 '라인'을 탄생시키고 성공시킨 주역이었다.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네이버는 2019년 일본의 거대 통신 기업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라인과 야후재팬을 통합하는 합작회사(JV)를 설립했다.25

그러나 이 '결혼'의 계약 조건부터 힘의 불균형이 내재되어 있었다. 합작회사의 지주회사인 A홀딩스의 이사회는 양사가 지분을 동등하게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소프트뱅크 측이 3대 2로 과반을 차지했다. 이는 당시 소프트뱅크의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페이'와의 경쟁에서 라인이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는 등, 네이버가 협상에서 다소 불리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감수한 조건이었다.26 창조자인 네이버는 이미 파트너에게 상당한 주도권을 내준 상태였다.

결정적인 변수는 '국가'라는 제3의 행위자의 등장이었다. 2023년, 네이버 클라우드 서버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일본 정부에게 개입할 완벽한 명분을 제공했다.28 일본 총무성은 데이터 주권과 국가 안보를 이유로 라인야후에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이는 사실상 네이버에게 지분을 매각하라는 노골적인 압박이었다.26

한때 파트너였던 소프트뱅크는 이제 일본 정부와 보조를 맞추며 네이버의 지분을 인수하고, 네이버가 일군 회사의 완전한 통제권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라인의 압도적인 성공(일본 내 9,600만 명 사용자)은 역설적으로 라인을 단순한 기업이 아닌, 일본의 전략적 국가 자산으로 만들었다. 이로 인해 비즈니스 파트너십은 지정학적 문제로 비화되었고, 네이버는 자신이 창조한 제국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25

이 비즈니스 사례들은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첫째, 기업의 성장에서 '아내'는 단일 개체가 아니라 연속적인 신봉자들의 계열일 수 있다. 엔젤 투자자('첫 번째 아내')가 씨앗을 뿌리고, VC('두 번째 아내')가 성장을 지원하며, 공개 시장('세 번째 아내')이 성숙을 이끈다. 각 단계는 새로운 파트너와의 만남이자, 기존 지배력의 희석을 의미한다. 둘째, 라인 사태는 이 역학 관계에 '국가'라는 강력한 변수가 개입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병사'가 국가적으로 중요한 '장군'으로 성장하면,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계약상의 파트너십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초기 신봉자는 파트너의 배신뿐만 아니라, "외국 기업이 소유하기에는 너무 중요해진" 자신의 창조물이 국가에 의해 수용되는 궁극적인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결론: 초기 신념의 영원한 계산법

"장군의 아내가 되려면 병사일 때 결혼하라"는 격언은 역사, 허구, 그리고 비즈니스의 영역을 넘나들며 통찰과 신념에 기반한 가치 창출의 근본적인 전략임을 증명했다. 조선의 왕실에서부터 할리우드 스튜디오, 실리콘밸리의 이사회에 이르기까지, 이 원칙은 미증명의 잠재력을 꿰뚫어 보고 과감히 투자하는 행위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 보고서의 분석을 통해 드러난 핵심은 이 원칙이 가진 양면성, 즉 성공의 역설이다. '병사'에서 '장군'으로의 여정은 단순한 성장이 아닌, 근본적인 변모의 과정이다. 초기 신봉자가 촉발시킨 바로 그 성공이, 기존의 가치와 우선순위를 가진 '병사'를 완전히 새로운 존재인 '장군'으로 재탄생시킨다. 이 새로운 존재는 더 이상 초기의 신봉자와 양립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원경왕후는 남편이 왕이 된 순간부터 정적이 되었고, 에두아르도 세버린은 페이스북이 세상을 정복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제거 대상이 되었으며, 네이버는 라인이 일본의 '국민 메신저'가 된 순간부터 통제권을 위협받기 시작했다.

결국 이 원칙을 따르는 것은 잠재력을 알아보는 예리한 안목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 그것은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이해, 권력이 개인과 관계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개인의 충성심을 압도하는 제도와 국가의 비정한 논리에 대한 통찰을 필요로 한다. 무엇보다, 이 길을 선택하는 것은 세상이 그 가치를 인정하기 전에 무언가를 믿는 행위에 수반되는 심오한 위험을 감수할 용기를 요구한다. 그 보상은 세상을 바꿀 만큼 거대할 수 있지만, 그 대가는 자신의 모든 것을 잃는 것일 수도 있다는 냉혹한 계산법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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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왕비로 보는 조선왕조 | 윤정란 - 알라딘,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0078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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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영화 명대사] 17. 록키 (Rocky, 1976),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andykim2020.tistory.com/17
  9. 록키가 애드리안이랑 처음 데이트하는 거 오늘 다시 보니까 진짜 소름 돋고/거의 성추행 수준이던데. 걔는 그냥 가고 싶어 하는데 록키는 안 보내주잖아. : r/movies - Reddit,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www.reddit.com/r/movies/comments/7lc1au/rockys_1st_date_with_adrian_comes_off_as_really/?tl=ko
  10. 소셜 네트워크 - 나무위키,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namu.wiki/w/%EC%86%8C%EC%85%9C%20%EB%84%A4%ED%8A%B8%EC%9B%8C%ED%81%AC
  11. 괴짜 천재의 까칠함은 현재진행 중 - 한겨레21,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h21.hani.co.kr/arti/culture/culture/28517.html
  12. 에드와도 새버린 - 오늘의AI위키, AI가 만드는 백과사전,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wiki.onul.works/w/%EC%97%90%EB%93%9C%EC%99%80%EB%8F%84_%EC%83%88%EB%B2%84%EB%A6%B0
  13. 소셜 네트워크 질문 - 에두아르도 세버린 vs 션 파커? : r/movies - Reddit,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www.reddit.com/r/movies/comments/18wy17b/the_social_network_question_eduardo_saverin_or/?tl=ko
  14. 에두아르두 사베린 - 나무위키,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namu.wiki/w/%EC%97%90%EB%91%90%EC%95%84%EB%A5%B4%EB%91%90%20%EC%82%AC%EB%B2%A0%EB%A6%B0
  15. 스타트업 투자로 1,000배 수익이 가능하다고? - 래버리지,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www.leverage.partners/e27d4f04-c53c-4629-a322-d7de2ea18307
  16. 초기 스타트업 성공의 열쇠: 창업팀의 역량과 협업 - 주주,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zuzu.network/resource/blog/team-capabilities-collaboration/
  17. 벤처캐피탈 투자성공 우수사례,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www.kvca.or.kr/files/download.html?a_gb=board&a_cd=5&file=%EC%B0%BD%ED%88%AC%EC%82%AC+%EC%A0%9C%EC%B6%9C%EC%96%91%EC%8B%9D1.hwp&name=%EC%B0%BD%ED%88%AC%EC%82%AC+%EC%A0%9C%EC%B6%9C%EC%96%91%EC%8B%9D1.hwp
  18. 내수 절벽을 맞닥뜨린 한국 VC, 해외로의 돌파구가 있을까?,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www.romanceip.xyz/vc_korea_to_global/
  19. 소프트뱅크 그룹 - 나무위키,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namu.wiki/w/%EC%86%8C%ED%94%84%ED%8A%B8%EB%B1%85%ED%81%AC%20%EA%B7%B8%EB%A3%B9
  20. [이슈인사이트]소프트뱅크, 20년 만에 알리바바와 헤어지나…쿠팡도? - 비즈니스플러스,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www.businessplus.kr/news/articleView.html?idxno=22268
  21. [분석-글로벌성공기업] [소프트뱅크 그룹] 일본 최대 IT 기업소프트뱅크 그룹 ... 공격적인 투자로 AI 기업으로 전환 선언,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www.businessreport.kr/news/articleView.html?idxno=47922
  22. 알리바바-쿠팡 투자한 소뱅, 韓 유통 생태계 교란 부채질? - 조선비즈 - Chosunbiz,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biz.chosun.com/distribution/2024/05/30/X4NEF3KQ4VEIBD76AM2H4XWGWA/
  23. 창업멤버만 보고 200억 베팅…제2 배민·토스 찾는 투자금 6.7조 - 한국경제,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1080261601
  24. VC 대표 7인이 답한다 "내 인생 최고의 투자는?"[긱스] - 모바일한경,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plus.hankyung.com/apps/newsinside.view?aid=202207085274i&category=&sns=y
  25. [일본에 배신 당한 네이버]① 글로벌 성공 간절했던 '이해진의 꿈' 물거품 되나… 日 소프트뱅크와 합작이 부메랑으로 - 조선일보,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biz.chosun.com/it-science/ict/2024/05/09/H7ACRXFJRBDURKS2IXVT7KUOCY/
  26. 소프트뱅크에 라인 경영권 넘겼던 네이버의 '차선' [마켓톡톡] - 더스쿠프,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www.thescoop.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1937
  27. 日은 협상 중 개입, 韓은 그간 네이버 입장 존중...라인사태 5가지 진실 - 조선일보,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4/05/14/CFQXIVE7URBQDLEYHKVZVJY6WA/
  28.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 네이버 지분 매각 압박 논란 (r1040 판) - 나무위키,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namu.wiki/w/%EC%9D%BC%EB%B3%B8%20%EC%A0%95%EB%B6%80%EC%9D%98%20%EB%9D%BC%EC%9D%B8%EC%95%BC%ED%9B%84%20%EB%84%A4%EC%9D%B4%EB%B2%84%20%EC%A7%80%EB%B6%84%20%EB%A7%A4%EA%B0%81%20%EC%95%95%EB%B0%95%20%EB%85%BC%EB%9E%80?rev=1040
  29.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 네이버 지분 매각 압박 논란 - 나무위키,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namu.wiki/w/%EC%9D%BC%EB%B3%B8%20%EC%A0%95%EB%B6%80%EC%9D%98%20%EB%9D%BC%EC%9D%B8%EC%95%BC%ED%9B%84%20%EB%84%A4%EC%9D%B4%EB%B2%84%20%EC%A7%80%EB%B6%84%20%EB%A7%A4%EA%B0%81%20%EC%95%95%EB%B0%95%20%EB%85%BC%EB%9E%80
  30. 라인야후-네이버, 지분 갈등 '현재 유지'...네이버 “기존 입장 고수” - 더퍼블릭,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www.thepublic.kr/news/articleView.html?idxno=256946
  31. 당장 지분 매각 없다지만…네이버·소뱅, 긴 기싸움 예고 - 한국무역협회, 10월 28, 2025에 액세스, https://www.kita.net/board/totalTradeNews/totalTradeNewsDetail.do?no=84738&siteId=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