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에서의 주요 옵션들
개요
스타트업 투자에서는 투자자와 창업자 간 위험과 보상을 조율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옵션(option) 조항과 금융수단이 활용된다. 이러한 옵션들은 특정 조건에서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는 권리, 투자 자금을 회수하거나 추가 투자할 수 있는 권리, 또는 지분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 등을 의미한다.
이에 스타트업 재무에서 자주 등장하는 핵심 옵션들의 정의, 법적·재무적 구조, 전략적 목적, 벤처 캐피털 투자계약서(term sheet)의 주요 용어를 살펴본다. 특히 풋옵션과 콜옵션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아울러 청산 우선권(liquidation preference), 워런트(warrant), 전환사채 및 컨버터블 노트(convertible notes), 직원 스톡옵션(employee stock options) 등 관련 옵션들을 폭넓게 다루어, 이들이 시드 단계부터 엑싯(exit)까지 스타트업 자금 조달 과정에서 어떻게 기능하는지 명확히 확인한다.
풋옵션: 투자자의 주식 매도 권리 (매도청구권)
풋옵션(Put Option)은 금융 일반에서 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를 뜻한다. 스타트업 투자에서 풋옵션은 주로 투자자의 출구전략으로 활용되며, 투자자가 자신의 지분을 정해진 조건으로 회수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1][2]. 예를 들어, 벤처캐피털은 투자 후 일정 기간(예: 5년)이 지나도 IPO나 인수합병 등의 엑싯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회사에 자신이 보유한 우선주를 되사줄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이처럼 풋옵션 조항은 투자계약서 상에서 흔히 상환권(레뎀션, redemption right) 형태로 나타나며, 이는 회사로 하여금 투자자의 주식을 원금 또는 약정 수익률(이자 포함)로 되사주도록 강제하는 권리다[3]. 실제 사례로 일부 계약에서는 기업 실적이 부진하거나 일정 기간 내 상장 실패 시 투자자가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고, 회사는 통상 30일 이내에 해당 투자금을 돌려주어야 한다[4].
풋옵션의 전략적 목적은 투자자에게 다운사이드 보호장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스타트업의 성장 전망이 불투명해지거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는 풋옵션 행사로 투자금 회수를 시도할 수 있다[5]. 이는 투자자가 오랜 기간 유동성 없이 자금이 묶이는 위험을 줄여주며, 최악의 경우 투자금을 일부라도 건질 수 있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다만 현실에서는 풋옵션의 실제 행사에는 신중을 기하는데, 회사에 현금이 부족할 경우 풋옵션 행사가 회사의 파산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풋옵션은 협상 수단으로 존재하되 실제로는 발동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투자자도 평판 등을 고려해 남용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컨대 풋옵션이 지나치게 쉽게 행사되면 창업팀의 동기 부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풋옵션 조항은 스타트업과 투자자 사이에 이해상충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는데, 투자자가 회수를 원할 때 회사는 현금 유출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6]. 이 때문에 현대의 투자계약에서는 보통 X년 이후에만 행사 가능, 최대 1배수~2배수 한도 등 행사 창구와 한도를 제한하여, 투자자 보호와 창업자 경영 지속성 사이의 균형을 맞춘다.
콜옵션: 특정 지분 매수 권리 (매수청구권)
콜옵션(Call Option)은 풋옵션과 반대로 특정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즉 타인의 지분을 매수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스타트업 투자에서는 비교적 드물지만 존재하는 조항이다[7]. 예를 들어, 회사나 기존 주주가 보유 투자자의 지분을 우선적으로 사들일 수 있는 권리가 콜옵션 형태로 설정될 수 있다.
벤처투자 계약에서 콜옵션은 종종 창업자나 회사 측에 유리한 형태로 활용되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창업자 주식의 재매입 권리이다. 창업자의 초기 지분에 대해 베스팅(vesting)을 걸어두고, 창업자가 일정 기간 내 퇴사하거나 “Bad Leaver”에 해당하면 회사 측에서 해당 주식을 약정 가격에 되사갈 수 있는 권리를 두곤 한다. 이는 사실상 회사가 행사하는 콜옵션으로, 핵심 인력 이탈 시 지분 구조를 안정화하는 장치다.
또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구조에서는, 일정 기간 후 회사가 투자자 지분을 상환(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 조항이 붙기도 한다[1]. 예컨대 회사가 사업이 순항하여 자체 자금이 충분할 경우, 투자자에게 원금+약정이자를 주고 투자자 지분을 회수함으로써 향후 이익 배분이나 의결권 구조를 단순화하려는 전략이다.
콜옵션의 법적 구조는 계약에 따라 다양한데, 흔치 않게 다수 주주의 콜옵션 형태로 일부 소수주주 지분을 강제로 매수하는 조항이 삽입되기도 한다. 이 경우 콜옵션은 일종의 합의된 강제 매도 조건으로 작동하며, 예를 들어 Drag-Along (동반매도요구권) 조항과 결합되기도 한다. Drag-Along 권리는 일정 비율 이상의 주주가 회사를 매각할 때, 다른 소수주주들을 매각에 동참시키도록 강제할 수 있는 권리인데, 이는 결국 다수 측이 소수 측 지분을 “매수”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지므로 콜옵션과 유사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우선매수권(ROFR) 역시 엄밀히 말하면 새로운 투자 유치 시 기존 투자자가 먼저 지분을 살 수 있는 선택권으로서, 기존 주주에게 주어지는 콜옵션 성격의 권리다[8].
요컨대 콜옵션은 스타트업 투자에서 특정 상황에서 지분을 확보하거나 구조조정을 하기 위해 사용되는 옵션이다. 비록 표준적인 VC 투자조건에서는 흔치 않지만 한 번 포함되면 영향이 크므로, 어떤 조건에서 행사 가능한지를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중요하다[7]. 콜옵션은 투자자보다는 회사 또는 주요 주주 측의 권리인 경우가 많아, 전략적으로 지분 관계를 재정비하거나 투자자의 조기 exit를 정리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청산 우선권: 우선주의 Liquidity Preference
청산 우선권(Liquidation Preference)은 스타트업 투자 계약에서 거의 항상 등장하는 핵심 조항으로, 우선주 투자자가 회사 청산이나 매각 시 보통주보다 먼저 일정 금액을 배당받는 권리를 의미한다[9]. 쉽게 말해, Exit 시 배분 우선순위를 정하는 장치다. 예를 들어, 벤처캐피털이 10억 원을 투자하여 우선주를 받았다면, 훗날 회사가 매각되거나 청산될 때 먼저 10억 원 (또는 약정한 배수만큼)을 돌려받고, 남는 자산이 있으면 그 다음에야 보통주 주주들이 분배받게 된다[10]. 청산 우선권은 투자자에게 다운사이드 보호를 주며, 투자 당시 기업 가치보다 낮은 금액으로 회사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최소한 투자원금 회수를 보장받는 효과가 있다[11].
청산 우선권에는 구체적인 조건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1배 비참가적(non-participating) 청산우선권”이다[12][13]. 1배수란 앞서 예시에서 투자한 원금 10억 원의 100%를 우선 상환받는다는 뜻이며, 비참가적이란 잔여 재산 분배에 추가로 참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비참가적 청산우선권을 가진 우선주주는 자신의 투자금 × 배수(보통 1배)와 보통주로 전환했을 경우 받을 수 있는 금액 중 더 큰 금액을 선택하여 받을 수 있다[14]. 즉 회사 가치가 낮을 때는 원금 우선 회수 옵션을 택하고, 회사가 크게 성장하여 지분 가치가 올라갔을 때는 보통주로 전환하여 지분율에 따른 이익을 택하는 것이다. 이때 전환 여부 선택은 결국 투자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자동 결정되므로, 비참가적 우선주는 투자자에게 손실 방어막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일종의 내재된 옵션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편 참가적 청산우선권(participating)도 있다[15]. 참가적 우선주의 경우, 투자자가 우선 자기 투자금(예: 10억 원)을 받고도, 보통주로 전환하지 않은 채 남은 잔여 재산에도 지분율대로 추가 참여한다. 예를 들어 1배 참가적 우선주의 투자자가 10억 원 투자 후 50억 원에 회사가 매각되었다면, 먼저 10억을 받고 나머지 40억 중 지분비율에 따라 추가 분배를 받는다. 이 경우 투자자는 다운사이드뿐만 아니라 업사이드에서도 최소 두 배 이상의 이익을 확보하게 되어, 참가적 우선주는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구조로 평가된다[16]. 다만 이러한 구조는 창업자 및 보통주 입장에서는 불리하여, 대규모 Exit 시 보통주의 몫을 크게 잠식할 수 있다. 그래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1배 비참가적 우선주가 가장 일반적이며, 참가적 구조는 드물거나 설령 참가적이어도 전체 수익의 일정 배수(예: 2x 혹은 3x)로 상한을 두는(capped) 형태가 종종 사용된다[17]. 예컨대 “1x 참가형, 총 상환 한도 2x”와 같이 규정하면, 투자자는 최소 1배에서 최대 2배까지만 회수하도록 제한된다. 이를 통해 투자자 업사이드 참여를 어느 정도 보장하면서도 무제한 이익 획득은 방지하여, 창업팀의 동기 저하를 막는 절충이 이루어진다[18].
청산 우선권은 벤처투자 계약서의 핵심 항목으로, 실제 투자 사례에서도 큰 영향을 미친다. 예시: A투자자가 50억 원을 기업가치 200억 기준으로 투자해 25% 지분을 얻었다고 가정하자. 1배 비참가적 청산우선권 조건이라면, 향후 회사가 100억 원에 인수될 경우 A투자자는 지분율대로 받을 시 25억 원이지만, 청산우선권에 따라 투자원금 50억 원 전액을 우선 회수하게 된다 (보통주는 남은 50억을 나눔). 반면 회사가 500억 원에 큰 성공으로 매각된다면, A투자자는 25% 지분에 해당하는 125억 원을 선택하게 되므로, 청산우선권 조항이 있어도 결과적으로 지분율대로 받는 것과 같다. 1배 참가적 우선권이었다면 500억 Exit 시 A투자자는 먼저 50억 받고, 남은 450억 중 25%인 112.5억을 추가로 받아 총 162.5억을 받는 식으로 보통주의 몫보다 더 가져가는 결과가 된다. 이처럼 청산 우선권은 낮은 가격의 Exit에서는 투자자를 보호하고, 높은 가격의 Exit에서는 (참가형의 경우) 추가 이익을 보장해주는 효과가 있다. 다만 기업 가치가 크게 상승하면 대부분 투자자는 보통주 전환을 택하므로, 비참가형의 경우 결국 초기 투자자나 창업자 모두 같은 배를 타고 높은 기업가치를 지향하게 되는 장치이기도 한다.
요약하면, 청산 우선권은 스타트업 투자에서 필수적 조항으로 자리잡았으며, 투자자에게는 최소 투자금 회수권을, 창업자에게는 낮은 가치로 회사를 팔기 어렵게 만드는 견인 장치를 제공한다. 또한 투자계약서에는 어떤 이벤트를 “청산(해산)으로 간주할지(Deemed Liquidation)”도 규정되는데, 보통 회사의 주요 자산 매각, M&A, 지배권 변경 등을 모두 청산우선권이 적용되는 상황으로 정의하여 투자자 보호를 극대화한다[19][20]. 창업자로서는 청산우선권 조건을 협상할 때 배수(multiple)와 참가 여부를 특히 유의해야 하며, 표준은 1배 비참가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13].
워런트: 투자자에게 부여되는 주식 매입권
워런트(Warrant)는 약정된 가격에 미래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21]. 표면적으로는 콜옵션과 유사하지만, 부여 대상과 목적이 다르다. 워런트는 주로 투자자(또는 대출자)에게 거래의 부수적인 혜택으로 발행되며, 신주인수권부사채(BW)나 벤처대출 계약 등에 자주 등장한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이 벤처 대출(venture debt)을 받을 때, 은행이나 대출기관은 이자 수익 외에 주식으로 인한 잠재적 이익을 얻기 위해 소량의 워런트를 요구하곤 한다[22]. 워런트 보유자는 정해진 기간 내에 회사 주식을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가지며, 의무는 아니다 (원할 때만 행사)[23]. 따라서 회사 주가(가치)가 약정 가격보다 높이 상승하면 워런트 행사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취득한 후 시장 가격으로 팔아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반대로 회사 가치가 상승하지 못하면 행사하지 않으면 그만이므로, 워런트는 투자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옵션이라 할 수 있다.
스타트업에서 워런트는 크게 두 가지 맥락에서 사용된다. 첫째, 투자 유치 시 딜 스위트너(sweetener)로 활용된다. 예컨대, 투자자가 스타트업에 자금을 투자하면서 보통주나 우선주 외에 소량의 워런트를 추가로 받는 경우가 있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 추가적인 업사이드 기회를 얻는 것이며,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현 시점에서는 낮은 기업가치로 주식을 더 주지 않고도 투자 유치를 성사시키는 sweetener 역할을 한다[24]. 둘째, 벤처 대출에서 많이 활용된다. 스타트업은 기술개발이나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은행이나 전문 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때, 담보나 보증이 부족한 대신 일정한 워런트 지분을 제공하여 대출기관이 회사 성공 시 지분가치 상승의 일부를 공유하도록 한다[22]. 이는 대출기관 입장에서 고위험 스타트업에 돈을 빌려주면서 얻는 추가 보상이며, 실제로 스타트업 부채 금융의 관행으로 자리잡았다.
워런트의 법적 구조는 회사와 투자자 간 계약(Warrant Agreement)으로 정해진다. 워런트 행사시에는 신주가 발행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그만큼 지분 희석이 발생하므로 회사로서는 행사 가능 기간, 행사 가격 등을 신중히 정한다[23]. 일반적으로 워런트는 행사 기간이 길게(예: 5~10년) 설정되어 투자자에게 오랜 기간 옵션을 보유하도록 하고, 행사가격(strike price)은 투자 시점의 주식 평가 가치와 비슷하거나 약간 높게 설정된다. 워런트는 양도 가능한 증권으로 분류되기도 하여, 경우에 따라 투자자가 제3자에게 워런트를 양도하거나 매각할 수도 있다 (상장사의 경우 워런트가 증권시장에 상장되기도 하지만, 비상장 스타트업에서는 보통 제한적 유통만 가능).
워런트와 스톡옵션은 모두 옵션의 일종이지만, 대상과 목적에서 구분된다[25]. 스톡옵션은 다음 절에서 다루겠지만, 주로 임직원 인센티브로 부여되는 반면, 워런트는 외부 투자자나 채권자에게 투자 조건의 일부로 제공된다. 따라서 워런트는 스타트업이 자본이나 부채를 조달할 때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한 당근으로 쓰이며, 결과적으로 회사의 미래 가치 상승에 투자자도 추가 지분으로 보상받도록 하는 장치이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워런트로 인한 잠재 희석을 고려해야 하지만, 당장의 현금 유입이나 투자 유치에 도움이 된다면 수용할 수 있는 조건이기도 한다.
전환사채와 컨버터블 노트: 지분으로의 전환 옵션
스타트업의 초기 단계 투자에서는 전환사채(Convertible Bond)나 컨버터블 노트(Convertible Note)가 자주 사용된다. 이들은 처음에는 부채이지만 나중에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증권이다[26]. 쉽게 말해, 투자자가 먼저 회사에 대여(혹은 투자)한 금액에 대해 채권 형태로 증서를 받고, 추후 회사가 더 큰 에쿼티 투자 라운드를 하거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해당 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는 구조다. 이러한 전환 가능한 채권은 투자자에게 채권의 안전성과 주식의 업사이드를 모두 제공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내재 옵션을 포함하고 있다[27]. 실제로 투자자들은 이러한 전환권 (conversion option)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동일한 상황에서 일반 채권보다 낮은 이자율을 받아들이기도 한다[28].
컨버터블 노트는 스타트업 시드 단계에서 많이 쓰이는 형태로서, 전환사채의 일종이지만 통상 단기 만기와 자동 전환 조건을 가진다. 일반적으로 컨버터블 노트 계약에는 다음과 같은 주요 조건이 있다[29][30]:
· 이자율(Interest): 노트는 채권이므로 연 이자율이 정해져 있다. 다만 스타트업은 현금이 부족하므로 이자는 현금 지급 대신 원금에 가산(복리)되어 나중에 전환 시 더 많은 주식을 받는 형태로 반영된다[31].
· 만기(Maturity): 컨버터블 노트는 보통 18~24개월 정도의 만기를 가지며, 만기 시까지 전환 이벤트(다음 투자 라운드 등)가 발생하지 않으면 투자자가 상환을 요구하거나, 자동으로 일정 가격에 주식으로 전환하는 조항이 포함된다[32].
· 전환 조건(Conversion): 가장 일반적인 전환 조건은 Qualified Financing이라고 불리는 다음 투자 유치가 있을 때다[29]. 예를 들어 “다음 투자 라운드에서 200만 달러 이상이 조달되면 본 노트 원금+이자가 자동으로 주식 전환”과 같이 규정된다. 이때 어떤 종류의 주식으로 전환되는지도 정해지는데, 보통 새로 발행되는 우선주와 동일한 조건의 주식을 받게 된다.
· 할인율(Discount): 노트 투자자는 나중에 주식으로 바꿀 때 일정 할인율을 적용받는다[30]. 예컨대 20% 할인 조건이 있다면, 다음 라운드에서 새로운 투자자들이 주식을 주당 1만원에 매입할 때 노트 보유자는 주당 8천원(20% 할인된 가격)으로 전환이 이루어진다. 그 결과 동일한 금액으로 더 많은 주식을 받게 되어, 초기 투자 위험을 감수한 보상으로 업사이드가 주어진다[30].
· 밸류에이션 캡(Valuation Cap): 노트 계약에는 종종 전환가치 상한선을 정해둔다[33]. 이는 만약 다음 투자 라운드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더라도, 노트 보유자는 미리 정해둔 낮은 가치 기준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한도(캡)를 두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밸류에이션 캡이 50억 원이라면, 설령 다음 라운드가 100억 가치로 투자받더라도 노트 투자자는 50억 기준 가격으로 주식 전환이 이루어져 더 큰 지분율을 확보한다. 할인율과 캡이 함께 있는 경우, 전환 시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이 적용되도록 (더 낮은 가격 기준을 택해) 계산한다[34][35]. 이처럼 캡과 할인은 컨버터블 노트에 업사이드 옵션을 부여하는 핵심 조항이다.
컨버터블 노트의 전략적 활용 목적은, 초기 스타트업의 가치평가를 뒤로 미루면서 빠르게 자금을 조달하는 데 있다. 창업 초기에 명확한 기업가치를 산정하기 어렵거나 투자자·창업자 간 밸류에이션 합의가 어려울 때, 컨버터블 노트를 이용하면 일단 빚 형태로 투자금을 받고 추후 큰 투자 라운드에서 주식으로 전환함으로써 그때 정해진 시가를 기준으로 지분을 나눌 수 있다. 이는 법적·절차적으로 간소하고 (보통 주식 투자는 이사회 승인, 주주협의 등이 필요하지만 노트 발행은 비교적 단순), 시간을 절약하며 비용도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36]. 투자자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의 위험을 감수하는 대가로 할인/캡을 통해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고, 만약 회사가 충분히 성장하지 못해 다음 라운드가 불발되면 만기 시 채권자 지위로 상환을 요구하거나 협상을 통한 지분 전환을 할 수 있으므로 일종의 안전장치도 된다[37]. (물론 스타트업에 현금이 없으면 실제 상환은 어려워 협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컨버터블 노트와 유사한 개념으로 SAFE(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도 있다. SAFE는 Y Combinator가 고안한 투자계약 형태로, 부채가 아닌 계약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컨버터블 노트와 동일하게 미래 주식으로 전환되는 구조다. SAFE는 이자도 없고 만기도 없어 회계상 부채로 잡히지 않으며, 투자자에게 할인과 캡 옵션을 부여하여 나중에 주식 배정을 약속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미국을 비롯해 국내 초기 투자에서도 SAFE가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이는 법률 구조가 더 간단하고 만기 협상 문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SAFE 투자도 결국 다음 라운드 때 주식을 받는 옵션이므로, 대규모 후속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영원히 주주로 등재되지 못할 위험도 있다.
요약하면, 전환사채와 컨버터블 노트는 스타트업 초기 투자에 있어서 유연함과 신속함을 제공하는 수단이다. 투자자에게는 주식으로의 전환 옵션이 핵심 가치이며, 창업자에게는 초기 기업가치 희석에 대한 부담을 더 나은 시점으로 유예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전환 증권에는 여러 내재 파생요소(옵션)이 존재하므로, 회계적으로는 복잡한 평가와 처리가 필요하기도 하다[38]. 그러나 실무적으로는 초기 스타트업의 표준적인 투자 방법 중 하나로 확고히 자리잡았고, 적절한 할인율과 캡 비율 설정이 투자자와 창업자 간 공정한 합의의 열쇠가 된다.
직원 스톡옵션: 인재 유치를 위한 지분매수권
스톡옵션(Stock Option), 정확히는 주식매수선택권은 스타트업이 임직원에게 부여하는 옵션으로, 정해진 가격에 일정 수량의 회사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39]. 본질적으로 콜옵션의 한 형태이며, 기초자산이 자신의 회사 주식이라는 점만 다르다. 직원들은 스톡옵션을 통해 향후 회사의 가치 상승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직원에게 행사가격 5,000원으로 10,0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면, 훗날 회사의 주식 가치가 주당 50,000원으로 상승하여 IPO나 M&A를 맞이할 때 그 직원은 주당 5천원에 매수하여 즉시 5만원에 처분함으로써 주당 4만5천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실제로는 IPO 시 락업(lock-up) 기간 등을 거쳐 매도하지만, 개념적으로는 그렇다).
스타트업이 직원 대상 스톡옵션 제도를 활용하는 목적은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함과 동시에, 모든 팀원이 회사 성장에 동기부여를 갖도록 하기 위함이다. 스타트업은 자금과 인력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초기에는 충분한 현금 보상을 제공하기 어렵다. 대신 미래의 지분 가치를 공유하겠다는 약속으로 현재 보상 패키지를 보완하는 것이다. 직원 입장에서는 옵션을 통해 사실상 공동 창업자와 비슷한 주인 의식을 갖게 되고, 회사의 성공이 자신의 경제적 보상과 직결되므로 동기 부여가 극대화된다.
스톡옵션의 구조는 일반적으로 행사가격(strike price), 베스팅 일정(vesting schedule), 만료기간(expiration)으로 요약된다. 행사가격은 해당 직원이 나중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가격으로, 부여 시점의 주식 평가 가치와 동일하거나 그보다 높게 정하는 것이 보통이다 (한국 상법상 행사가격은 부여 시 시가 이상이어야 한다[40]. 다만 벤처기업의 경우 일부 예외 규정으로 시가 이하 설정도 가능). 베스팅은 직원이 일정 기간 근속하거나 성과 목표를 달성할 경우 옵션이 점진적으로 vest(확정)되는 것으로, 흔히 4년 베스팅(매년 25%씩, 최초 1년은 클리프) 등의 형태를 취한다[41]. 예를 들어 4년 베스팅, 1년 클리프의 경우, 직원이 1년을 채워야 첫 25%가 확보되고 이후 매달 또는 매분기 일정 비율씩 나머지 75%가 4년차까지 확보된다. 이 과정을 통해 직원들이 장기 재직하도록 유인하는 효과가 있다. 만료기간은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최대 기간으로, 일반적으로 부여일로부터 10년 이내 등으로 정해지며, 그 전에 행사하지 않으면 옵션은 소멸된다. 또한 직원이 회사를 떠날 경우 보통 짧은 유예기간(예: 3개월) 내에만 이미 베스트된 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하여, 퇴사자가 오래 지나서까지 지분을 확보하지는 못하게 한다.
스톡옵션은 법률적으로는 회사 정관과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부여된다. 한국의 경우 비상장 스타트업은 발행주식 총수의 10~20% 한도 내에서 스톡옵션을 발행할 수 있으며, 상법에 따라 정관에 근거 조항을 두고 주총 특별결의로 부여한다. 이때 벤처투자 계약에서는 투자 유치 직전에 스톡옵션 풀(stock option pool)을 설정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는 투자 후 즉시 지분 희석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일정 지분을 옵션 목적으로 비워두는 것으로, 예컨대 투자 전 지분의 15%를 옵션 풀로 확보해 두면 투자자의 지분율 계산 시 이 풀을 사전에 차감하여 평가한다. 이렇게 하면 투자 직후 회사가 새로 스톡옵션을 부여해도 투자자의 지분 희석은 풀 내에서 상쇄되므로 보호되는 효과가 있다. 물론 옵션 풀을 넓게 잡을수록 창업자의 지분 희석이 선반영되므로, 옵션 풀 규모 역시 투자 협상의 중요한 요소다.
실전 사례로, 많은 글로벌 스타트업들의 초기 핵심 직원들이 스톡옵션을 통해 막대한 보상을 받은 것이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구글, 페이스북, 우버 등의 초기 직원들은 낮은 급여 대신 받은 스톡옵션으로 수십억 원대 이상의 자산을 형성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쿠팡, 카카오 등 테크 기업들이 스톡옵션을 적극 활용하여 인재를 모으고, 기업 공개(IPO) 시에 직원들의 옵션 행사가 활발히 이루어진 사례가 있. 다만 모든 스톡옵션이 높은 가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회사의 성장 여부에 따라 옵션의 가치도 결정되기 때문에,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은 회사의 성공에 직접적으로 연계된 리스크와 보상을 함께 부담한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스톡옵션의 취지이자 장점이다 – 회사가 성장하면 모두가 혜택을, 회사가 실패하면 종이쪼각이 되는 공동 운명체가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워런트 vs 스톡옵션을 비교해보면: 직원 대상 스톡옵션은 주식과 별개로 부여되는 파생상품이며 주로 인적자본 유치 목적이고, 워런트는 투자 또는 금융 거래의 부속 조건으로 금융 투자자에게 발행된다는 차이가 있다[25]. 두 경우 모두 행사가 이뤄지면 신주 발행으로 이어져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으므로, 회사는 fully-diluted 기준의 지분관리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42].
옵션 종류별 비교
아래 표는 앞서 설명한 스타트업 투자 관련 옵션들을 핵심 특징별로 비교한 것이다:
| 옵션 종류 | 권리 내용 (기본 개념) | 행사 주체 | 주요 목적 및 활용 시기 (효과) |
| 풋옵션 (Put Option) | 정해진 가격에 자신의 주식을 매도 요구할 권리 | 투자자 (주로 VC 등) | 다운사이드 보호 – 일정 기간 내 엑싯 실패 시 투자금 회수 안전장치. 회사의 성과 부진 시 투자자가 출구를 확보함. |
| 콜옵션 (Call Option) | 정해진 가격에 타인의 주식을 매수할 권리 | 회사 또는 기존 주주 | 지분 재조정 및 통제 – 핵심 인력 이탈 시 지분 환매, 혹은 주주간 합의 하에 지분 구조 정리. 드물지만 존재. |
| 청산 우선권 (Liquidation Pref.) | 회사 청산/매각 시 우선 배분 받을 권리 (보통 1배수) | 투자자 (우선주 주주) | 투자금 우선 회수 – 엑싯 단계에서 투자자에게 원금 또는 일정 배수 보장. 낮은 가치 매각 시에도 투자자 손실 방지 효과. |
| 워런트 <br(Warrant) | 약정 가격에 추후 신주 매입할 수 있는 권리 | 투자자 또는 대출기관 | 딜 sweetener – 투자 유치나 벤처대출 시 부여되어 투자자에게 업사이드 옵션 제공. 회사 가치 상승 시 추가 이익을 공유하는 장치. |
| 전환사채/노트 (Convertible Note) | 채권 -> 주식 전환 권리 (내재된 콜옵션) | 투자자 (채권자) | 신속한 자금 조달 – 시드 단계에서 기업가치 산정을 유예하면서 자금을 확보. 후속 투자 시 자동 지분 전환으로 업사이드 참여. |
| 직원 스톡옵션 (Employee Stock Option) | 일정 가격에 자사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 | 임직원 (피고용인) | 인센티브 보상 – 채용 및 유지 수단. 회사 성장 시 경제적 이익 공유를 통해 동기 부여. 엑싯 시 보상 실현 (주가 상승분 이익). |
맺음말
스타트업의 투자 계약과 지분 구조에는 이처럼 다양한 옵션 조항들이 숨어 있으며, 각각의 기능과 영향력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풋옵션과 콜옵션 같은 조항은 창업자와 투자자 간 권리 균형을 맞추고, 청산 우선권이나 전환증권 등은 성공과 실패 시의 재무 결과를 크게 좌우한다. 직원 스톡옵션은 인적 자본 확보 전략의 핵심으로서 스타트업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한다. 이러한 옵션들은 스타트업이 성장 단계별로 직면하는 불확실성을 관리하고, 이해관계자들의 리스크와 보상 구조를 설계하는 도구다.
결론적으로, 스타트업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 옵션 조항의 의미와 작동 방식을 명확히 숙지해야 한다. 그래야만 투자계약서 협상에서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고, 장기적으로 회사의 거버넌스와 재무 건전성을 지킬 수 있다. 옵션 조항은 적절히 활용하면 윈윈(win-win)을 만들 수 있지만, 잘못 합의하면 한쪽에 치우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이러한 투자 옵션들에 대한 깊은 이해는 성공적인 자금 조달과 엑싯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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