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메로스의 '일리아스' 분석 정리
개요
호메로스가 기원전 8세기경에 창작한 것으로 알려진 서사시 『일리아스』는 서양 문학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자 원류로 평가받고 있다. 총 24권, 15,693행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10년간 이어진 전설적인 트로이 전쟁의 마지막 51일간 벌어진 핵심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1 특히 이 서사시는 단순히 전쟁의 역사를 기록한 것이 아니라,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분노를"이라는 유명한 첫 구절이 명시하듯, 아킬레우스의 파괴적인 분노(Mēnis)가 어떻게 비극을 초래하고 궁극적으로 해소되는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여기서는 『일리아스』의 표면적 줄거리를 넘어, 작품에 내재된 심층적인 의미와 그 문학사적, 문화사적 의의를 다각도로 탐구한다. 첫째, 작품의 핵심 서사를 구성하는 주요 사건들을 상세히 재구성하고, 둘째, 아킬레우스와 헥토르라는 두 영웅의 대조적 성격을 통해 고대 그리스 영웅주의의 이중성을 분석한다. 셋째, 분노, 명예, 운명과 같은 핵심 주제들이 어떻게 서사를 이끌어가는지 논하고, 마지막으로 이 작품이 후대 서양 문명과 현대 문화에 미친 불멸의 유산을 고찰한다.
1부: 비극적 서사의 전개: 『일리아스』의 주요 사건 흐름
제1장: 분노의 시작: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의 갈등
『일리아스』의 이야기는 트로이 전쟁 9년째에 접어든 시점에서 시작된다. 아폴론의 사제인 크리세스가 그리스 진영에 잡힌 딸 크리세이스를 돌려받기 위해 막대한 몸값을 가지고 방문한다. 그러나 그리스 연합군 총사령관 아가멤논은 그의 제안을 거절하고 크리세스를 모욕적으로 내쫓는다. 이에 분노한 크리세스가 아폴론 신에게 복수를 간청하자, 아폴론은 그리스군에게 역병을 퍼뜨려 수많은 병사들이 죽음에 이른다.
사태 해결을 위해 그리스의 가장 뛰어난 전사인 아킬레우스가 대책 회의를 소집하고, 예언자 칼카스는 역병의 원인이 아가멤논의 오만함 때문이라고 밝힌다. 아가멤논은 신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 마지못해 크리세이스를 아버지에게 돌려보내기로 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권위가 손상된 것에 대한 보상으로 아킬레우스의 전리품인 브리세이스를 강제로 빼앗겠다고 선언한다.
이 사건은 단순히 두 영웅의 개인적 다툼을 넘어, 고대 그리스 사회의 근본적인 가치인 개인의 명예(Timē)와 공동체의 권위가 충돌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아킬레우스에게 브리세이스는 단순한 노예가 아니었다. 그녀는 전쟁에서 세운 그의 공적에 대한 상징이자 명예의 선물이었다. 따라서 그녀를 강탈당한 것은 자신의 존재 가치 전체를 부정당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이러한 아가멤논의 오만하고 왕답지 못한 행동은 아킬레우스의 파괴적인 분노를 촉발시켰고, 이 분노는 공동체에 대한 헌신을 거부하는 행동으로 이어져 그리스군 전체를 위기에 빠뜨린다. 이는 지도자의 권력 남용이 어떻게 내부 갈등을 초래하고 결국 조직 전체를 위태롭게 만드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제2장: 전쟁의 확전: 파리스와 메넬라오스의 대결부터 영웅들의 맹활약
아킬레우스가 분노하여 전투를 거부하고 자신의 병사들과 함께 진영에 머무는 동안, 트로이 전쟁의 발단이 된 장본인인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와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가 일대일 결투를 벌여 전쟁을 끝내기로 합의한다.2 그러나 결투에서 메넬라오스에게 패배하여 목숨이 위태로워지자,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개입하여 파리스를 구해내고 트로이 성 안으로 옮겨버린다. 이로써 맹약이 깨지고 결투는 무효화된다.
이 장면은 고대 그리스 신들이 인간의 운명에 얼마나 직접적으로 개입하는지를 보여준다. 신들은 인간의 비극을 좌우하는 초월적 존재이면서도, 파리스의 심판과 같은 사적인 감정으로 인해 행동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존재로 묘사된다. 이는 고대 그리스인들의 세계관을 반영하며, 인간의 삶이 신들의 변덕스러운 의지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통념을 보여준다.2 결투 이후 본격적인 전면전이 시작되고, 그리스의 디오메데스와 트로이의 아이네이아스, 헥토르 등 여러 영웅들이 맹활약을 펼친다. 이 과정에서 아테나, 헤라, 아폴론 등 올림포스의 신들도 각자의 편을 들어 인간의 전쟁에 참여한다.7
제3장: 파트로클로스의 죽음과 아킬레우스의 복귀
아킬레우스가 전장에서 빠진 사이 그리스군은 전세가 밀려 바닷가의 함선들까지 불타기 시작한다. 이를 본 아킬레우스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동료인 파트로클로스는 그리스군을 돕기 위해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고 전장으로 나간다. 파트로클로스는 뛰어난 용맹을 보이며 트로이군을 격퇴하지만, 결국 트로이의 영웅 헥토르의 손에 죽임을 당하고 만다.6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은 아킬레우스에게 엄청난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며 그의 분노를 아가멤논에 대한 사사로운 감정에서 헥토르에 대한 순수한 복수심으로 전환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이 비극적 사건은 아킬레우스로 하여금 자신의 분노가 공동체의 위기를 외면하는 이기적인 감정이었음을 깨닫게 만든다. 그는 복수를 통해 친구의 명예와 자신의 명예를 함께 회복하려는 의지를 갖게 된다. 이로써 아킬레우스는 '철없는 소시민'의 모습에서 한 단계 성장하여 진정한 영웅으로서의 비극적 운명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3
제4장: 비극적 종결: 아킬레우스와 헥토르의 최후 결투
복수심에 불타는 아킬레우스는 어머니 테티스가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에게 부탁하여 만든 새로운 갑옷을 입고 전장으로 돌아온다. 그는 트로이군을 압도적으로 제압하며 학살을 이어가고, 마침내 트로이 성벽 아래에서 헥토르와 최후의 결투를 벌인다. 헥토르는 자신의 운명을 예감하면서도 가족과 조국을 위해 용감하게 맞서 싸우지만, 결국 아킬레우스의 손에 죽임을 당하고 만다.6
아킬레우스는 헥토르의 시신을 모욕하며 자신의 전차에 매달아 트로이 성벽 주위를 끌고 다닌다. 이 행위는 그의 분노가 극에 달해 이성을 잃고 비인간적인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12 이는 영웅의 위대함 이면에 존재하는 파괴적이고 잔혹한 본성을 드러내며, 복수가 가져오는 비극성을 극적으로 강조한다.
제5장: 연민과 화해의 끝: 프리아모스의 간청과 헥토르의 장례식
아들의 시신을 되찾기 위해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가 아킬레우스의 막사를 찾아가 무릎 꿇고 간청한다. 프리아모스는 아킬레우스에게 자신의 아버지 펠레우스를 생각하며 연민을 베풀어달라고 호소한다.
프리아모스의 비통한 모습에 아킬레우스는 깊은 공감과 연민을 느낀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와 죽은 친구 파트로클로스를 떠올리며 슬픔을 나누고, 마침내 그의 분노는 해소된다. 아킬레우스는 헥토르의 시신을 정중히 돌려주며 12일간의 휴전을 약속한다. 이 장면은 『일리아스』의 진정한 주제가 단순한 복수가 아닌, 인간적인 연민과 화해에 있음을 보여준다. 아킬레우스는 프리아모스와의 만남을 통해 고통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파괴적인 분노를 초월한 성숙한 영웅으로 완성된다.3 작품은 헥토르의 장례식으로 비극적이지만 엄숙하게 끝을 맺는다.12
2부: 인간과 신의 초상: 인물 및 주제 심층 분석
제1장: 고뇌하는 영웅들: 아킬레우스와 헥토르의 대조적 고찰
『일리아스』의 두 핵심 인물인 아킬레우스와 헥토르는 서양 영웅주의의 두 가지 이상적인 모습을 극명하게 대조하며 보여준다.6
아킬레우스: 고립된 영광과 파괴적 분노
아킬레우스는 ‘가장 뛰어난 그리스인’이자 신의 아들로서 초인적 능력을 지녔으며, 공동체에 대한 책임보다는 개인적인 명성과 영광(kleos)을 추구한다.6 그의 분노는 이기적이며 파괴적인 힘을 지니지만, 그는 자신의 운명(불멸의 명성과 이른 죽음)을 알고 이를 스스로 선택하는 초월적인 면모를 보인다.
헥토르: 공동체와 가족을 위한 헌신적 영웅성
헥토르는 트로이의 왕자이자 핵심 전사로서, 공동체와 가족을 위해 싸우는 '인간적인' 영웅이다. 그는 필멸의 존재로서의 한계를 인식하고, 사랑하는 가족(아내 안드로마케, 아들 아스티아낙스)을 지키기 위해 고뇌하고 희생한다. 그의 용맹함은 공동체적 가치에서 비롯되며, 그의 죽음은 트로이의 몰락을 예고하는 비극적 상징이다.
이 두 영웅의 충돌은 개인의 명예와 공동체의 가치라는 서양 문화의 근본적인 두 가지 가치관을 탐구한다.6 아킬레우스는 초인적인 영광이라는 이상적 영웅상을, 헥토르는 현실적인 헌신이라는 인간적 영웅상을 대표한다. 작품은 이들의 비극적 운명을 통해 영웅주의의 본질에 대한 심도 있는 질문을 던진다.
| 인물 | 소속 진영 | 역할 | 주요 관계 및 동기 |
| 아킬레우스 | 그리스군 | 그리스 제일의 무사, 프티아의 왕자 | 어머니 테티스(여신), 친구 파트로클로스, 갈등 상대 아가멤논, 복수 대상 헥토르. 개인의 명예와 영광 추구. |
| 헥토르 | 트로이군 | 트로이의 왕세자, 최고 전사 | 아버지 프리아모스, 아내 안드로마케, 아들 아스티아낙스. 공동체와 가족의 수호. |
| 아가멤논 | 그리스군 | 연합군 총사령관, 미케네의 왕 | 아킬레우스의 명예를 훼손하며 갈등 촉발. 권위와 개인적 욕심이 주 동기. |
| 파트로클로스 | 그리스군 | 아킬레우스의 가장 가까운 친구 |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전환시키는 결정적 역할. 그리스군 구원을 위해 희생. |
| 프리아모스 | 트로이군 | 트로이의 왕, 헥토르의 아버지 | 아들의 시신을 되찾기 위해 아킬레우스에게 간청하며 연민과 화해를 이끌어냄. |
| 안드로마케 | 트로이군 | 헥토르의 아내 | 전쟁의 비극적 희생자. 가족의 사랑과 전쟁의 잔혹함을 대조적으로 보여줌. |
| 파리스 | 트로이군 | 트로이의 왕자, 헥토르의 동생 | 헬레네를 데려와 전쟁의 원인을 제공한 인물. |
<표 1: 주요 인물 및 관계 요약> 6
| 구분 | 아킬레우스 | 헥토르 |
| 추구하는 가치 | 초인적인 명성과 영광 (kleos) | 공동체와 가족의 보존, 인간적 헌신 |
| 주요 동기 | 개인의 명예 훼손에 대한 분노, 친구의 죽음에 대한 복수 | 조국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려는 의무감 |
| 공동체와의 관계 | 공동체의 위기를 외면하는 고립된 영웅, 최종적으로 연민을 통해 화해 |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헌신적 지도자 |
| 운명에 대한 태도 | 자신의 운명(이른 죽음)을 알고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받아들임 | 피할 수 없는 운명과 한계를 고뇌하며 맞섬 |
<표 2: 아킬레우스와 헥토르의 가치관 비교> 6
제2장: 운명과 명예의 드라마: 핵심 주제 탐구
『일리아스』의 서사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분노, 명예, 그리고 운명의 복잡한 상호작용이다. 이 세 가지 개념은 단순히 개인의 감정이나 가치를 넘어 고대 그리스 사회의 세계관을 반영하는 철학적 층위를 형성한다.
- 분노(Mēnis): 이 서사시의 첫 단어인 Mēnis는 단순한 개인적 격노를 넘어선, 신적인 차원의 분노를 의미한다. 아킬레우스의 분노는 작품 전체의 서사를 이끄는 원동력이자, 파괴와 비극의 근원이 된다. 그러나 이 분노는 결국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을 통해 복수심으로 전환되고, 프리아모스와의 만남을 통해 인간적 연민으로 승화되면서 작품을 완성하는 중요한 서사적 장치로 기능한다.
- 명예(Timē)와 권력: 고대 그리스 영웅 사회에서 명예는 전리품(Geras)을 통해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사회적 존경을 의미했다. 아가멤논이 아킬레우스의 전리품인 브리세이스를 강탈한 것은 곧 아킬레우스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였기에, 이는 공동체 전체를 위기로 몰고 간 돌이킬 수 없는 갈등을 초래했다. 이는 개인의 명예와 권력의 충돌이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6
- 운명(Moira)과 자유 의지: 『일리아스』에서 운명은 신들조차 거스를 수 없는 절대적인 힘으로 작용한다.2 그러나 작품은 운명론적 세계관 속에서도 인간의 주체적인 선택이 결정적인 의미를 지닌다는 역설을 제시한다. 아킬레우스는 두 가지 운명(전쟁터에서 명성을 얻고 일찍 죽는 것 vs. 고향으로 돌아가 평범하게 오래 사는 것)을 알고도 명예를 선택한다.12 이 선택은 인간이 자신의 의지로 비극적인 운명을 영광으로 승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며, 운명에 대한 수동적인 복종을 넘어선 능동적인 삶의 태도를 강조한다.
제3장: 비극적 서사의 정수: 전쟁이 개인과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
『일리아스』는 영웅들의 영광스러운 전투를 묘사하면서도, 그 이면에 존재하는 전쟁의 참상과 비극을 감추지 않는다. 수많은 영웅들의 죽음과 그들의 가족이 겪는 고통은 전쟁의 비인간성을 강조한다.
특히 헥토르와 그의 아내 안드로마케, 그리고 아들 아스티아낙스의 작별 장면은 전쟁이 가족 관계를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안드로마케는 이미 아킬레우스에 의해 아버지와 오빠들을 잃었으며, 남편 헥토르의 죽음 이후 아들마저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하는 전쟁의 비극적 희생자로 그려진다.
이러한 묘사는 영웅들의 개인적 영광이 무고한 사람들의 희생 위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전쟁은 영웅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 노예, 평범한 병사 등 모든 계층에 영향을 미치는 총체적인 비극임을 강조한다.6 작품은 이 비극을 통해 인간이 본능적으로 추구하는 평화와 안식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6
3부: 작품의 원천과 형식: 구전 전통과 역사적 배경
제1장: 호메로스와 구전 서사시 전통의 특징
호메로스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존재하지만, 고대 문헌들은 그를 기원전 9~8세기경 활동했던 맹인 가객으로 묘사하며 그의 작품이 구전 전통을 통해 전승되었음을 시사한다.16 『일리아스』는 구전 시인들이 암기와 즉흥적 창작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사용했던 문학적 장치들을 특징으로 한다.2
작품에는 반복적인 구절, 인물의 특징을 나타내는 고정 형용어(epithet, 예: '발 빠른 아킬레우스'), 그리고 장대한 비유(simile) 등이 풍부하게 사용된다.2 이러한 형식적 특성들은 구전 서사시가 오랜 시간 동안 구술로 전승되어온 흔적을 보여준다. 이 작품이 기원전 8세기경 알파벳의 도입과 함께 문자로 정착되면서,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그리스 신화와 영웅 전설이 체계적으로 보존될 수 있었고, 이는 서양 문학의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제2장: 신화와 역사의 교차점: 트로이 전쟁의 실체
『일리아스』의 배경인 트로이 전쟁은 기원전 12세기 초 후기 청동기 시대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1 이 서사시는 약 400년에 걸친 '그리스 암흑기' 동안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온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2
19세기 독일의 아마추어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의 발굴을 통해 트로이라는 도시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19 최근의 고고학적 발굴에서는 기원전 1600~1200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투석용 돌과 화살촉, 불탄 건물 잔해, 서둘러 매장된 인골 등이 발견되어, 『일리아스』의 서사시가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실제 역사적 사건에 기반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20
이러한 발견은 『일리아스』가 단순히 전쟁 이야기를 넘어, 수백 년간 구전된 역사적 기억을 바탕으로 창조된 서사시임을 시사한다. 이 작품은 실제 역사적 사건을 신과 영웅이 등장하는 신화적 서사로 재구성함으로써,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자신들의 정체성을 부여하고 집단적 기억을 형성하는 토대가 되었다.
제3장: 신들의 개입: 고대 그리스인의 세계관
『일리아스』에 등장하는 신들은 지혜와 전쟁의 여신 아테나, 태양과 예언의 신 아폴론, 바다의 신 포세이돈 등 인간과 유사한 감정을 지니고 있으며, 인간들의 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전세를 좌우한다.2 이들은 각자 자신의 편을 들고 인간 세계의 복수에 동참하며, 때로는 이기적인 감정으로 인해 갈등을 겪기도 한다.
이처럼 신들은 인간적이지만, 그들조차도 '운명'(Moira)이라는 알 수 없는 초월적 힘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인다.2 이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세계를 신들의 변덕과 함께, 인간과 신 모두의 이해를 초월하는 거대한 운명적 힘이 지배하는 곳으로 인식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세계관은 인간의 삶이 신들의 의지에 영향을 받으면서도, 동시에 그 안에서 자신의 운명을 선택하고 맞서는 영웅들의 존재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4부: 불멸의 유산: 현대에 미친 영향
제1장: 서양 문학 및 예술의 토대
『일리아스』는 서양 문학의 서사시 전통을 확립했으며,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를 비롯한 수많은 후대 서사시와 문학 작품에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특히 『아이네이스』의 경우, 개인의 명예를 위해 싸운 『일리아스』의 영웅들과 달리, 아이네이아스는 신이 정해준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고난을 극복한다는 점에서 로마적 가치관을 반영하며 『일리아스』와는 다른 새로운 영웅상을 제시했다.23
또한, 『일리아스』의 서사는 르네상스 시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회화, 조각, 연극, 영화 등 다양한 예술 장르에서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다.25 이는 트로이 전쟁이라는 고대 서사가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과 갈등을 담고 있기 때문에 시대를 초월하여 끊임없이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제2장: 현대적 재해석과 활용
『일리아스』는 단순한 전쟁 이야기를 넘어 현대의 다양한 분야에서도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의 갈등은 권위주의적 리더십이 어떻게 공동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현대 조직 관리 및 리더십 교육에서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6 리더가 자신의 권위를 과신하거나 부하의 공로를 무시할 때 조직이 어떻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또한, 전쟁의 희생자로 묘사되는 여성(헬레네, 안드로마케, 브리세이스 등)의 역할은 현대 페미니즘 비평의 중요한 논의 주제가 되었다. 작품은 당시 여성들이 전쟁의 객체로 그려지면서도, 동시에 공동체의 지속성을 지키는 주체적 역할을 수행했음을 보여주며 여성의 역사적 역할을 재조명하는 데 기여한다.
나아가 전쟁의 잔혹한 비극적 측면을 강조하는 『일리아스』는 반전(反戰) 및 평화 운동의 철학적 배경으로도 활용된다.6 작품은 전쟁의 비인간성을 강조하면서도, 아킬레우스와 프리아모스의 만남처럼 인간이 평화와 화해를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제3장: 인간 본성에 대한 보편적 통찰
궁극적으로 『일리아스』의 불멸의 가치는 작품이 다루는 보편적인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에 있다. 영웅의 분노와 복수, 그리고 최종적인 연민에 이르는 아킬레우스의 여정은 시대를 초월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과 고뇌를 심도 있게 탐구한다.6
이 작품은 개인의 명예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 공동체를 위한 헌신의 가치, 그리고 삶과 죽음, 운명과 자유 의지 사이의 긴장 관계 등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질문들을 제기한다. 이러한 주제들은 고대 서사시가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닌,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이유다. 『일리아스』는 인간의 본성, 사회적 갈등, 그리고 문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오늘날까지도 계속해서 논의되고 있다.6
Works cited
- 세계문학기행: Program 3 호메로스의 『일리어드』, accessed September 9, 2025, http://kocw-n.xcache.kinxcdn.com/data/document/2021/konyang/kimjason0824/3.pdf
- 일리아스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accessed September 9, 2025, https://ko.wikipedia.org/wiki/%EC%9D%BC%EB%A6%AC%EC%95%84%EC%8A%A4
- 불멸의 명성을 얻는 영웅 - 브런치스토리, accessed September 9, 2025, https://brunch.co.kr/@63096fb5cc54430/28
- [알라딘서재][일리아스] 아킬레우스의 성장 : 분노에서 공감으로 그리고 죽음과 불멸의 가치에 관하여, accessed September 9, 2025, https://blog.aladin.co.kr/winter_tiger/popup/11951082
- [요약] 일리아스(일리아드) 줄거리 - 썼다 지웠다 - 티스토리, accessed September 9, 2025, https://writing-and-unwriting.tistory.com/11
-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작품 분석 - 미래와 소통, accessed September 9, 2025, https://smmi.tistory.com/entry/%ED%98%B8%EB%A9%94%EB%A1%9C%EC%8A%A4%EC%9D%98-%EC%9D%BC%EB%A6%AC%EC%95%84%EC%8A%A4-%EC%9E%91%ED%92%88-%EB%B6%84%EC%84%9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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