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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토피카

죄수의 딜레마와 탄핵 표결

by 변리사 허성원 2024. 12. 12.

죄수의 딜레마와 탄핵 표결

 

두 명의 범인이 체포되어 서로 다른 방에 격리되어 조사를 받는다.
이들의 자백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둘 다 죄를 자백하지 않으면 모두 6개월의 징역에 처해진다.
둘 중 하나만이 죄를 자백하면 그는 즉시 풀려나고 나머지 한 사람은 10년을 복역해야 한다.
그리고 둘 다 자백하면 둘 모두 5년의 징역을 살게 된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
결론은 두 사람 모두 자백하게 된다는 것이다.
상대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죄수의 딜레마'라고 한다.

14일에 국회에서 2차 탄핵 소추안 표결이 있다.
지난 주에 가결에 필요한 200표 중 5표가 부족하여 부결되었다. 
여당에서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고, 겨우 몇 사람만이  표결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오늘 2차 표결이 있다. 결론이 어떻게 날까?

지금 표결에 참가하여 탄핵에 찬성하겠다는 여당 의원들이 몇 명 있지만
그들만으로는 탄핵 가결이 불투명하다.
넉넉히 10명 이상은 가결에 참가해야만 낙관할 수 있을 텐데,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여러 언론 등에서는 탄핵 가결을 낙관하고 있다.

그건 바로 '죄수의 딜레마'를 믿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여당 의원들은 탄핵에 찬성할 수도 반대할 수도 없는 '죄수의 딜레마'에 서 있다.

국가와 정의라는 공익의 관점에서는 탄핵 찬성이 옳다.
당 내에서 당대표를 위시한 여러 명이 계엄의 부당성을 이미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현 정권의 유지와 차기 정권까지 고려하여 찬성표를 쉽게 던지지는 못한다.
국가의 이익보다 논 앞의 당리당략이 그들의 손이 오그라들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죄수의 딜레마가 그들 앞에 있다.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탄핵을 거부하면,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일단 적어도 당익 혹은 사익을 지킬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의원이 당을 배신하여 찬성표를 던지고, 그 때문에 탄핵이 가결된다면,
탄핵에 거부한 의원들은 입장이 영 불편해진다.
탄핵은 이루어졌으니 정권은 잃게 되고,
자신들이 양심과 정의라는 공익을 저바리면서까지 지키고자 했던 작은 이익마저도 잃게 된다.
무엇보다도 민심을 저버린 '내란 동조자'라는 낙인을 피할 수 없으니, 정치생명마저도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인생에서는 가끔 결정적인 선택의 순간을 맞게 된다.
그 때 그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하고 어느쪽에 서있는가는 그 삶의 향방을 결정짓게 된다.
우리가 아는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을 낙인으로 인해 자신과 가족들에게 부끄러움을 안고 비굴하게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

그들은 중대한 결정의 기로에 서있다.
무엇보다 그들이 기억하여야 할 것이 있다. 민의의 대변자인 국회의원이라는 점이다. 
헌법에서는 그들의 의무를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46조 ②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

탄핵을 부결시키는 것이
'국가이익'과 '양심'에 따른 것인지
반드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것이다. 

여하튼 조금이라도 상식을 가진 의원이라면, 탄핵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여길 것이다.
그렇다면
앞장 서서 탄핵을 찬성하는 쪽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
아마도 그 때문에 적잖은 수의 의원들이 탄핵 찬성으로 마음이 기울어졌을 것으로 여겨진다.
아마 표결이 임박해지면 자신들의 생각이 바뀌었음을 스스로 밝히게 될 것이다. 
무기명 투표이므로 스스로 밝히지 않으면 알 수 없기 때문에, 증거를 남겨야 한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되어가든..
'죄수의 딜레마'가 가동되는 메커니즘을, 운동 경기를 즐기듯 지켜볼 수 있겠다. 

 

**
12명의 의인이 있었다.
그 덕분에 다행히도 탄핵은 의결되었다.

너무도 고마운 사람들이다.
이제 그들 앞의 정치 행로는 순탄치 않겠지만, 그들의 바른 뜻은 길고 높게 이어지리라 믿는다.

최소한 30명 정도의 이탈자 아니 정상적인 사고력을 가진 자들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역시 그들은 도저히 구제받을 수 없는 유전자를 가진 자들이다.

입법기관을 구성하는 국회의원으로서,
내란죄가 국기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엄중한 범죄인지에 대해 인식이 없는 집단이다.
오직 그들 눈앞의 사익과 당리당략만이 그들의 관심거리이다.
정말 새우와 같은 인간들이며 새우와 같은 집단이다.

내란죄에 동조한 정당은 해산만이 갈 길이다.

 

새우 같은 인간들이 적지 않다. 내장(배짱)도 없고, 등뼈(줏대)도 없고, 머리 속에는 쓰레기와 거짓말만 가득 찬 그런 인간들.. 그런데 쓸데없이 비싸서 돈이 많이 들어간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찬성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9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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