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문 해석 _ 박훈 변호사
(* 박훈 변호사의 천자문 해석을 옮겨왔다. 천천히 읽어볼 요량이다. 대단한 노력이 들어간 작업이니 고마운 마음으로 정독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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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 해석]
이 글은 2024. 10. 16.부터 11월27일까지 GPT가 천자문을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교육을 시키기 위해 듬성 듬성 작업을 한 결과물이다. 일관된 내 해석이 담겨 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무수한 천자문 해석을 참고하고 최대한 글자 뜻에 부합하는 뜻 풀이를 했다. 의역과 직역의 중간 쯤으로 했다는 것이다. (A4 용지 21p 분량이다.)
20대때 나름대로 천자문을 공부한 이후 처음으로 다시 봤다. 한자를 쓰지 않아 많은 글자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정약용은 이 천자문을 아동들에게 학습시킨다는 것은 가혹한 것이라면서 새로운 학습교재를 편찬한 바 있다. 사실 매우 어렵다. 중국의 역사와 고전의 문구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해석한다는 것을 불가능한 것이다. 그 해석도 한문의 특성상 중구 난방일 수밖에 없다.
그럼 내가 중국의 역사와 고전의 문구를 다 알아 해석했던가? 아니다. 중국의 역사는 조금 알아도 고전 문구는 내가 알턱이 없다. 그러나 참고문헌들이 많이 나와 있는 마당에 거기서 취사선택하는 것은 내 능력 안에 있다.
내가 이 작업을 한 것은 오로지 내 지적 호기심 때문이었다. 도대체 천자문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일관된 해석을 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천자문은 조선시대 아동 학습용이었고 1980년대만 하더라도 천자문을 줄줄외는 사람들을 그리 흔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천자문이 조선시대에도 무수한 비판을 받으면서 학습용 교재로 살아 남은 것은 한문구조 때문이라 난 생각한다.
1527년 최세진이 천자문을 비판하며 펴낸 훈몽자회(訓蒙字會)는 한문이 아니라 한자구조였다. 3,360자 한자를 나열하고 외우게 한 것이다. 그 얼마나 재미가 없었겠는가? 생각만 해도 끔찍한 한자교육이다. 한자를 안다고 한문을 해독할 수 없다. 거기에 있는 모든 한자를 다 알아도 한문을 모르면 해석 불가능하다. 이 한문 학습은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한자교육을 받지 않아 문해력이 형편없어졌다는 마타도어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다. 한자를 많이 알면 금방 해석할 수 있는 단어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소멸시효 뜻은 아는데 한문투성인이 법전 (현재도 그렇다.)에서 법조문을 인용해야 하는데 그 글자를 찾지 못해 시험을 망쳤다는 어떤 법학전문대학원생의 푸념을 쓴 글을 예전에 본 적이 있다. 그때는 웃으면서 왜 한글 전용 법전을 제공하지 않는가 그리고 왜 아직도 정식 법조문은 한글화가 되어 있지 않는가 인터넷에는 그렇게 되어있는데. 그냥 잠시 생각하고 넘어갔을 뿐이다.
그렇다고 내가 한자 교육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말은 한자다. 한자를 알면 뜻을 알면서 쓸 수 있고 그것은 언어의 특성상 더 깊은 사고를 촉발할 수도 있다. 이것은 내 경험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자를 덜 가르쳐서 문해력이 떨어졌다고 주장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문해력을 키울 수 없는 교육 구조가 문제일 뿐이라 생각한다. 난 이제 이런 한탄도 하지 않는다. 아웅다웅 해봐야 내 마음만 다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여간 양나라의 주흥사 (468-521)가 천자를 가지고 한문을 만든 천자문의 내용을 쓰면서 비판하고자 한다. 한자는 몰라도 된다. 뜻만 알면 그만이다고 본다. 8글자가 각 4글자씩 한 문장 댓구를 이루고 있어 125개로 구분했다. (해석이 분분한 것은 “김근, 천자문은 힘이 세다, 삼인, 2019년, 970p 분량”참고를 하였고 일부 따랐다. 문구 해석은 의역이 많아 전혀 따르지 않았다.)
1.
天地玄黃(천지현황) 하늘(天)은 아득하고(玄) 땅(地)은 누르며(黃),
宇宙洪荒(우주홍황) 우주(宇宙)는 넓고(洪) 거칠다(荒).
(천자문을 각잡고 해석하는 사람들은 이 문장에 엄청난 공력을 들인다. 宇는 공간을 宙는 시간을 의미한다고 주장하며 광대한 논변을 펼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난 우주와 천지를 태초의 물질로 인간과 사회, 국가의 시원을 서술한 것이라 보며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이하도 마찬가지다.)
2.
日月盈昃(일월영측) 해(日)와 달(月)은 차고(盈) 기울며(昃),
辰宿列張(진숙열장) 별자리(辰宿)는 하늘에 퍼져 있다(列張).
3.
寒來暑往(한래서왕) 추위(寒)가 오면(來) 더위(暑)는 가고(往),
秋收冬藏(추수동장) 가을(秋)에는 거둬들이고(收) 겨울(冬)에는 저장한다(藏).
4.
閏餘成歲(윤여성세) 윤달(閏)이 남아(餘) 1년(歲)을 완성(成)하고,
律呂調陽(율려조양) (악기 표준음) 6률(律-홀수관=음)과 6려(呂-짝수관=양)로 음양(陽)을 조화(調)한다.
(윤달로 1년을 조정하듯 악기 표준음인 6률과 6려로 모든 악기의 악률을 조율하듯 다스림의 중앙집권적 조화 사상을 표현하고 있다.)
5.
雲騰致雨(운등치우) 구름(雲)이 올라(騰) 비(雨)에 이르고(致),
露結爲霜(노결위상) 이슬(露)이 맺혀(結) 서리(霜)가 된다(爲).
6.
金生麗水(금생여수) 금(金)은 려수(麗水, 운남성 여강시 금사강)에서 나고(生),
玉出崑岡(옥출곤강) 옥(玉)은 곤강(崑岡, 곤륜산, 현재 코탄)에서 나온다(出).
7.
劍號巨闕(검호거궐) 명검(劍) 이름(號)은 거궐(巨闕)이다,
珠稱夜光(주칭야광) 구슬(珠)은 야광(夜光)주가 (보물이라) 칭(稱)해 진다.
(거궐은 조나라 구야자가 만든 6자루 보검 중 하나다. 밤에 빛나는 야광주를 최고를 쳤다는 것이다.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여 해석하지 않는다. 중국에서 그랬다는 것이다.)
8.
果珍李柰(과진이내) 과실(果) 중에 오얏(李)과 능금(柰)이 보배이고(珍),
菜重芥薑(채중개강) 나물(菜) 중에는 겨자(芥)와 생강(薑)이 중하다(重).
9.
海鹹河淡(해함하담) 바닷물(海)은 짜고(鹹) 민물(河)은 담박하며(淡),
鱗潛羽翔(인잠우상) 비늘 있는 물고기(鱗)는 물 속으로 잠기고(潛) 깃 있는 새(羽)는 공중을 난다(翔).
(천자문 해석에서 또 거대한 해석이 이루어지는 문구다. 난 지배계급의 신분상 위계질서를 표현한 것이라 본다. 다른 계급은 넘을 수 없는 벽이니 분수를 알고 살아라는 뜻으로 새긴다. 극단적 반민주주의자, 엘리트주의자인 플라톤이 쓴 국가론 핵심이 이것이다.)
10.
龍師火帝(용사화제) 룡사龍師 복희씨와 화제火帝(炎帝) 신농씨가 있고,
鳥官人皇(조관인황) 조관鳥官 금천씨와 인황人皇 헌원씨가 있다.
(이하에서는 중국 신화적 고대사를 서술하며 자화자찬 한다.)
11.
始制文字(시제문자) 비로소(始) 글자(文字)를 만들었고(制),
乃服衣裳(내복의상) 이에(乃) 윗옷(衣)과 아래옷(裳)을 입었다(服).
(복희, 신농, 금천, 헌원이 중국 문명을 창시했다는 뜻이다.)
12.
推位讓國(추위양국) 자리(位)를 미루고(推) 나라(國)를 사양한(讓) 이는,
有虞陶唐(유우도당) 유우(有虞-순임금)와 도당(陶唐-요임금)이다.
(유우와 도당은 순과 요가 지배했다고 주장하는 지명 명칭이다.)
13.
弔民伐罪(조민벌죄) 백성(民)은 위로하고(弔) 죄인(罪)을 벌한(伐) 이는,
周發殷湯(주발은탕) 주나라(周) 발(發) 무왕과 은나라(殷, 商나라) 시조 탕왕(湯)이다.
14.
坐朝問道(좌조문도) 조정(朝)에 앉아(坐) 도(道)를 묻고(問),
垂拱平章(수공평장) 옷을 드리우고(垂) 두 손을 모으고 있어도(拱) 고르며(平) 밝게(章) 다스려진다.
(無爲之治를 역설하는데 노자의 영향이 강한 문구다. 있을 수 없는 허위 이데올로기다. 노자와 장자의 사상은 수행 사상이지 정치사상일 수가 없다. 중국 지배계급의 허위 의식은 이렇게 형성되어 있다. 공자는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할 뿐 통용될 수 없는 비현실적 정치사상이었던 것은 마찬가지다. 한때 우리나라 현실 정치인들이 중국 고사를 인용하는 것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구역질나는 행위였다고 난 생각한다.)
15.
愛育黎首(애육려수) 인민(黎首-검은머리)을 사랑(愛)으로 기르고(育),
臣伏戎羌(신복융강) 오랑캐(戎羌)를 신하로 삼아(臣) 복종시킨다(伏).
(애육! 사랑으로 기른다는 무위정치의 하위 버전이다. 무위를 할 수가 없으니 사랑으로 한다는 것인데 지금보면 매우 기분 나쁜 표현이나 사랑이 있으니 그나마 폭력정치보다 낫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오랑캐는 사랑이 아니라 굴복시켜 부려 먹어야 하는 족속들이다.)
16.
遐邇壹體(하이일체) 멀거나(遐) 가깝거나(邇) 한 몸이 되어(壹體),
率賓歸王(솔빈귀왕) 손님(賓)을 거느리고(率) 왕(王)에게 귀의한다(歸).
17.
鳴鳳在樹(명봉재수) 우는(鳴) 봉황(鳳)이 나무(樹)에 있고(在),
白駒食場(백구식장) 흰(白) 망아지(駒)는 마당(場)의 풀을 먹는다(食)
(봉황 즉 현자들, 군자들 그러니까 공부한 엘리트들이 왕에게 몰릴 것을 희망하고 그들이 백구를 타고 왔다는 것이다. 통치 기반이 단단해졌다는 것이다.)
18.
化被草木(화피초목) (천자의)교화(敎化)가 풀(草)과 나무(木)에도 입혀지고(被),
賴及萬方(뇌급만방) 신뢰함(賴)이 모든 곳(萬方)에 미친다(及).
(14번 18번까지 중국에서 현재를 지배하는 중화사상이며 태평성대 천자의 성은이 만방이 뻗어 있다는 자화자찬이다.)
19.
蓋此身髮(개차신발) 모두(蓋)에게는 이(此) 몸(身)과 터럭(髮)이 있으며,
四大五常(사대오상) 사대(四大)인 천지군친 (天地君親)과 오상(五常)인 인의례지신(仁義禮智信)이 있다.
(이 문구도 거대한 해석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몸과 터럭이 있다는 것은 실존하는 기반이 있다는 것이며, 정신적인 사대와 오상으로 지배를 하고 지배받다는 뜻으로 난 새긴다. 사대를 유물론적으로 해석해 지수화풍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20.
恭惟鞠養(공유국양) 길러주심(鞠養)을 공손히(恭) 생각하면(惟),
豈敢毁傷(개감훼상) 어찌(豈) 감히(敢) 훼손하고(毁) 다치겠는가(傷).
21.
女慕貞烈(潔)(여모정렬) 녀자(女)는 뜻이 곧고(貞) 절개가 굳센(烈) 것을 흠모하고(慕),
男效才良(남효재량) 남자(男)는 재주가 있고(才) 선량한(良) 이를 본받는다(效).
(석봉천자문은 烈 되어 있는데 다른 천자문에는 개끗할 결潔로 되어 있어 이 글자를 쓰는 천자문도 많다. 그러나 105번에 紈扇圓潔(환선원결)이 있어 烈 이 맞다고 본다. 여자의 정조와 남자의 재능을 구분을 하는 여성 비하의 시작 글이다)
22.
知過必改(지과필개) 허물(過)을 알면(知) 반드시(必) 고치며(改),
得能莫忘(득능막망) 능함(能)을 얻으면(得) 잊지(忘) 말라(莫).
23.
罔談彼短(망담피단) 상대방(彼)의 단점(短)을 말하지(談) 말고(罔),
靡恃己長(미시기장) 자기(己)의 장점(長)에 의지하지(恃) 말라(靡).
24.
信使可覆(신사가복) 약속(信)은 실천(復)할 수 있게(可) 해야 하며(使),
器欲難量(기욕난량) 자기 그릇, 기량(器)은 남이 헤아리기(量) 어렵도록(難) 해야 한다(欲).
25.
墨悲絲染(묵비사염) 묵자(墨)는 실(絲)이 물드는 것(染)을 슬퍼했고(悲),
詩讚羔羊(시찬고양) 시경(詩)은 고양편(羔羊)을 찬미했다(讚).
(일종의 인간 본성론이다. 묵자는 환경 우위론자였다. 환경에 따라 흰실의 본성이 여러 가지 색으로 물드는 것을 보고 한탄했다는 것이다. 난 인간 본성론을 믿지 않는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유기물의 본성이 있다면 그것은 생존 본능 뿐이라 생각한다. 다만 인간의 신체 조건상 공통되는 특성은 있다고 본다. 시경의 고양편은 양가죽을 입고 어슬렁 거리며 퇴근하는 관료들을 묘사한 것이라 하는데 태평성대를 의미한다고 한다. 왜 묵자와 댓구를 이루었는지 모르겠지만 슬픔과 찬양의 댓구 형식만 중요하다고 본다. 千字 가지고 말을 조합하려니 오죽 어려워겠는가 싶다.)
26
景行維賢(경행유현) 밝은(景) 행실(行)은 현자(賢)의 벼리(維)이고,
克念作聖(극념작성) 능히(克) 생각(念)할 줄 알면 성인(聖)이 된다(作)
27.
德建名立(덕건명립) 공덕(德)을 세우면(建) 명예(名)가 세워지고(立),
形端表正(형단표정) 용모(形)가 단정하면(端) 바름(正)이 겉으로 드러난다(表).
28.
空谷傳聲(공곡전성) 빈(空) 골짜기(谷)에도 소리(聲)가 전해지고(傳),
虛堂習聽(허당습청) 빈(虛) 집 대청(堂)에서도 익히(習) 들린다(聽)
(관직에 나아가려는 자들의 품행 조심을 26번부터 28번까지 쓴 것이다. 28번은 신독愼獨개념이다.)
29.
禍因惡積(화인악적) 재앙(禍)은 악(惡)을 쌓음(積)으로 인(因)한 것이고,
福緣善慶(복연선경) 복(福)은 선행(善)에 따른 경사(慶)로 말미암은(緣) 것이다.
30.
尺璧非寶(척벽비보) 1척(尺)되는 구슬(璧)은 보배(寶)가 아니고(非),
寸陰是競(촌음시경) 짧은 시간(寸陰)을 다툰다(競)
31.
資父事君(자부사군) 아버지(父)를 바탕(資)으로 하여 임금(君)을 섬기니(事),
曰嚴與敬(왈엄여경) 공경함(敬)과 더불어(與) 엄숙함(嚴)이라 이른다(曰)
(효를 바탕을 충을 하라는 것인데 아버지와 임금의 뜻이 다르게 되면 효와 충의 충돌 문제가 발생한다. 일본 사무라이들의 주군에 대한 충성과 쇼군에 대한 불충의 문제는 항상 흥미진진한 소재거리였다. 주군에 대한 충성을 하고 쇼군에 대한 불충의 속죄가 바로 자결 문화의 바탕이다. 아버지를 죽인 임금을 살해하고 자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32.
孝當竭力(효당갈력) 효(孝)에는 마땅히(當) 힘(力)을 다하고(竭),
忠則盡命(충칙진명) 충(忠)에는 곧(則) 목숨(命)을 다한다(盡).
33.
臨深履薄(임심이박) 깊은 곳(深)에 림하듯(臨), 얇은 곳(薄)을 밟듯이(履) 하며,
夙興溫凊(숙흥온청) 일찍(夙) 일어나서(興) 겨울에는 따뜻하게(溫), 여름에는 시원하게(凊) 모신다.
34.
似蘭斯馨(사란사형) 난초(蘭)와 같이(似) 이렇게(斯) 향기롭고(馨),
如松之盛(여송지성) 무성함(盛)에 있어(之) 소나무(松)와 같다(如).
(관료로 들어간 현자, 군자의 이데올로기의 표본이다. 권력에 나아가는 것이 공부의 유일한 목적인데 그 진흙탕에 들어가 싸우면서 난초와 같은 향기를 뿜어내고 소나무 같은 절개를 지킨다는 것은 허상 중의 허상이다.)
35.
川流不息(천류불식) 냇물(川)의 흐름(流)에는 쉼(息)이 없고(不),
淵澄取映(연징취영) 연못(淵)은 맑아(澄) 빛(映)을 간직한다(取).
(지배권력에 들어간 관료의 근면과 인품을 강조하는 것인데 열심히 일하라는 것이다.)
36.
容止若思(용지약사) 용모(容)와 행동(止)은 생각(思)하듯(若)이 하고,
言辭安定(언사안정) 언사(言辭)를 조용하고 바르게(安定) 한다.
37.
篤初誠美(둑초성미) 처음(初)이 독실하면(篤) 참으로(誠) 아름답고(美),
愼終宜令(신종의령) 마침(終)을 신중히 하여(愼) 마땅히(宜) 아름답게 한다(令).
38.
榮業所基(영업소기) 영화로운(榮) 사업(業)의 기초(基)가 되는 바(所)이고,
籍甚無竟(적심무경) 그 쌓음(籍)이 대단하여(甚) 끝(竟)이 없다(無).
(지배권력에 들어가 성공한 관료 즉 군자 또는 현자의 모습을 36번부터 38번까지 묘사한 것이다.)
39.
學優登仕(학우등사) 배움(學)이 넉넉하면(優) 벼슬(仕)에 오르며(登),
攝職從政(섭직종정) 직무(職)를 잡아(攝) 정사(政)에 종사한다(從).
(공부를 하는 목적이 관직이라는 점을 명백히 하는 문구다. 공부는 세상을 경영하는 경세가 經世家가 되는 것이 목적이지 지식탐구나 수양 목적이 아니였다. 이것은 동아시아 문화권의 전통적인 관념이었고 오랫동안 지속된다. 현재는 많이 탈색되었다. 공부를 나나 너나 모두 하게 된 시대의 반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마지막 세대가 아마도 내가 속한 이른바 386세대일 것으로 난 생각한다. 이들의 높은 권력지향성을 설명하는 방식 중 하나다.)
40.
存以甘棠(존이감당) 팥배나무(甘棠)를(以) 남겨두고(存),
去而益詠(거이익영) 떠나가니(去) 이에(而) 더욱(益) 노래한다(詠)
(시경에 나오는 지방관료를 잘했다고 평가받은 소공의 섬서성 통치때의 선정을 묘사한 것이다. 퇴임할 때 팥배나무로 기념식수를 했다고 한다. 공부해서 성공한 관료의 예시를 든 것이다.)
41.
樂殊貴賤(악수귀천) 음악(樂)은 귀함(貴)과 천함(賤)이 다르고(殊),
禮別尊卑(예별존비) 예도(禮)는 높음(尊)과 낮음(卑)이 구별된다(別).
(공부한 관료가 다 같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교양이 충만해야한다는 것이다. 한때 이나라 서구 클래식 열풍이 분적이 있었다. 반대로 이른바 전통문화에 집착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 콤플렉스의 발현이라 난 본다.)
42.
上和下睦(상화하목) 윗사람(上)은 온화하고(和) 아랫사람(下)은 공손하며(睦)
夫唱婦隨(부창부수) 남편(夫)이 선창하면(唱) 아내(婦)는 따른다(隨).
(여기서 그 유명한 부창부수가 등장한다. 천자문 댓구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문구다. 해석하고 말고도 없는 문구다)
43.
外受傅訓(외수부훈) 밖(外)으로는 스승(傅)의 가르침(訓)을 받고(受),
入奉母儀(입봉모의) 안(入)으로는 어머니(母)의 법도(儀)를 받든다(奉).
(남자는 밖으로 나가 교육을 받고, 여자는 10살 이후에는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안 살림살이를 배워야 한다는 뜻이다. 철저하게 여성들의 교육을 봉쇄한 것이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의미가 이것이다. 똑똑한 여성들은 참을 수 없는 존재다. 여성 진출이 늘어나면 남녀 갈등이 증폭되는 것은 어느나라에서나 벌어지는 현상이다. 이는 기득권 남성이 여성을 같은 인간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근대 서구의 우생학도 여기에 기여한바가 크다.)
44.
諸姑伯叔(제고백숙) 모든(諸) 고모(姑)와 백숙부(伯叔)는,
猶子比兒(유자비아) (조카가) 자식(子)과도 같음(猶)이 자기 아이(兒)에 견준다(比).
(가족간의 상부상조를 강조하는 것이다. 전란 시기에 이것은 유용한 안전장치 중 하나로 아니 유일한 안전장치로 작동한다. 동아시아의 이런 전통은 국가를 통한 사회보험 도입을 더디게 한 요소이기도 하다.)
45.
孔懷兄弟(공회형제) 깊게(孔) 품는(懷) 형(兄)과 아우(弟)는,
同氣連枝(동기연지) 기운(氣)이 같고(同) 가지(枝)처럼 이어져 있다(連).
46.
交友投分(교우투분) 벗(友)을 사귀어(交) 정분(分)을 의탁하며(投),
切磨箴規(절마잠규) 자르고(切) 갈듯이(磨) 경계하고(箴) 바로잡는다(規).
47.
仁慈隱惻(인자은측) 인자함(仁慈)과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隱惻)을,
造次弗離(조차불리) 잠깐 동안(造次)이라도 떠나서는(離) 안 된다(弗).
48.
節義廉退(절의렴퇴) 절개(節), 의리(義), 청렴(廉), 물러남(退)은,
顚沛匪虧(전패비휴) 엎드러지고(顚) 자빠져도(沛) 이지러지지(虧) 않는다(匪).
(절의렴퇴가 군자의 가장 큰 덕목이라는 것이다. 역시 허위 이데올로기다. 이는 실상은 그렇지 않다라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49.
性靜情逸(성정정일) 성품(性)이 고요하면(靜) 감정(情)이 편안해지고(逸),
心動神疲(심동신피) 마음(心)이 동요하면(動) 정신(神)이 피곤해진다(疲).
50.
守眞志滿(수진지만) 참됨(眞)을 지키면(守) 뜻(志)이 충만해지고(滿),
逐物意移(축문의이) 외물(物)을 쫓으면(逐) 뜻(意)이 옮겨간다(移).
51.
堅持雅操(견지아조) 맑은(雅) 지조(操)를 굳게(堅) 지키면(持),
好爵自縻(호작자미) 좋은(好) 벼슬(爵)이 저절로(自) 얽혀든다(縻).
(군자의 상은 이상이지 현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지조를 지킨다고 누가 벼슬을 줄 것인가? 중국의 반란자들은 이런 점들을 지적하며 반란하나 정권을 잡으면 그 허위 의식이 얼마나 가면을 잘 만들어 내는지 금방 알게된다. 똑같이 한다.)
52.
都邑華夏(도읍화하) 화하(華夏)에서 도읍한 곳(都邑)은, (중국을 지칭한다. 하나라에서 유래)
東西二京(동서이경) 동쪽(東, 락양)과 서쪽(西, 장안=시안)의 두(二) 서울(京)이다. (서주와 동주다.)
(이하부터는 중국 신화가 아니라 역사의 서술이다. 주나라부터 시작한다.)
53.
背邙面洛(배망면락) (락양은) 북망산(邙)을 등지고(背) 락수(洛)를 마주하며(面),
浮渭據涇(부위거경) (장안은) 위수(渭)에서 배 띄워(浮) 경수(涇)에 의거한다(據).
54.
宮殿盤鬱(궁전반울) 궁전(宮殿)의 넓고 큰 모습(盤)이 화려하며(鬱),
樓觀飛驚(누관비경) 루관(樓觀)의 높이 솟은 모습(飛)은 놀랍다(驚).
55.
圖寫禽獸(도사금수) 날짐승(禽)과 들짐승(獸)을 베껴(寫) 그리고(圖),
畵綵仙靈(화채선령) 신선(仙)과 신령(靈)을 그려(畵) 채색했다(彩).
56.
丙舍傍啓(병사방계) 병사(丙舍)는 옆으로(傍) 문이 열려있고(啓),
甲帳對楹(갑장대영) 갑장(甲帳)은 기둥(楹)을 마주했다(對).
57.
肆筵設席(사연설석) 대자리(筵)를 늘어놓아(肆) 술자리(席)를 베풀고(設),
鼓瑟吹笙(고슬취생) 비파(瑟)를 타며(鼓) 생황(笙)을 분다(吹).
58.
陞階納陛(승계납폐) 낮은 섬돌(階)에 오르고(陞) 높은 섬돌(陛)에 드니(納),
弁轉疑星(변전의성) 관 고깔(弁)의 움직임(轉)이 별(星)과 같다(疑).
59.
右通廣內(우통광내) 오른편(右)에는 광내(廣內, 궁중도선서관)가 통하고(通),
左達承明(좌달승명) 왼편(左)에는 승명(承明, 서적과 사서 교열)에 이른다(達).
60.
旣集墳典(기집분전) 이미(旣) 삼분(墳, 삼황에 대한 책)과 오전(典, 오제에 대한 책)을 모았고(集),
亦聚群英(역취군영) 또한(亦) 여러(群) 영웅(英)를 모았다(聚).
(53번부터 60번까지 장황하게 궁궐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책을 모았다는 것은 책의 유통을 통제했다는 뜻이다.)
61.
杜藁鍾隸(두고종예) (글씨는) 두조(杜 후한 초 인물)의 초고(稿 초서)와 종요(鐘, 후한 말 위나라 인물)의 례서(隸)이고,
漆書壁經(칠서벽경) 옻나무 진액(漆)으로 쓴(書) 벽 속(壁)의 경서(經)이다.
(두조의 초서와 종요의 예서, 한무제 때 공자 사당에서 죽간 서경을 얻었음을 서술한 것이다.)
62.
府羅將相(부라장상) 장수(將)와 정승(相)이 관부(府)에 (좌우) 나열되어 있고(羅),
路挾槐卿(노협괴경) 삼괴(槐)와 구경(卿)이 대궐 길(路)을 끼고 있다(挾).
(삼괴와 구경은 삼정승과 아홉신하를 뜻한다. 삼정승에 해당하는 표시로 회화나무 세그루를 심었다. 창덕궁에서도 이를 따르는 회화나무가 있다. 그러나 회화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나무가 아니다. 그래서 대용으로 쓰는 것이 느티나무다. 이로 인해 ‘괴’는 우리나라에서는 느티나무와 회화나무를 동시에 지칭하는 난맥상이 있다.)
63.
戶封八縣(호봉팔현) 여덟(八) 현(縣)의 민호(戶)를 봉하고(封),
家給千兵(가급천병) 집(家)마다 천 명(千)의 병사(兵)를 줬다(給).
(한나라 창립 후 공신들 제후 책봉 내역을 서술한 것이다. 실제보다 과장되어 있다.)
64.
高冠陪輦(고관배련) 높은(高) 관(冠)을 쓰고 가마(輦)를 모시고(陪),
驅轂振纓(구곡진영) 수레(轂)를 몰며(驅) 갓끈(纓)을 떨친다(振).
(공신 책봉된 제후행차 묘사한 것이다. 고관대작의 위세다.)
65.
世祿侈富(세록치부) 대대로(世) 록(祿)이 사치하고(侈) 부유하니(富),
車駕肥輕(거가비경) 수레(車)에 멍에 씌운 말(駕)이 살찌고(肥) 가볍다(輕)
(63번, 64번에서 예를 든 한나라 개국공신들의 부유함을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이제 위에서 말한 허위 이데올로기를 벗어버리고 군자의 적나라한 욕망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66.
策功茂實(책공무실) 공(功)을 책정하는(策) 것을 잘하여 실적(實)을 무성하게(茂) 하고,
勒碑刻銘(늑비각명) (공을) 비석(碑)을 쪼아(勒) 명문(銘)을 새겨(刻) 길이 남긴다.
(지배계급의 흥망성쇠는 엘리트를 자처하는 사람들의 공을 잘 책정해서 실적을 복돋고, 이를 비석에 새겨 명예롭게 하는 것에 있다는 이른바 관료 군자의 욕망의 극치를 표현하고 있다. 이제 허위적 이데올로기는 온데간데 없다. 이하 67번부터 71번까지는 구체적인 사례를 예시로 저자가 글로 비석을 새기고 있다.)
67.
磻溪伊尹(반계이윤) 반계(磻溪)의 강태공과 (주 문왕때) 신야의 이윤(伊尹)이 (상나라 탕왕때),
佐時阿衡(좌시아형) 시대(時)를 돕고(佐) 아형(阿衡, 상나라 재상 칭호)을 맡았다.
68.
奄宅曲阜(엄택곡부) 문득(奄) 곡부(曲阜)에 자리잡으니(宅) (주공, 노나라),
微旦孰營(미단숙어) 단(旦,주공)이 아니면(微) 누가(孰) 다스리겠는가(營).
69.
桓公匡合(환공광합) 환공(桓公, 제나라 소백)은 바르게 하고(匡) 규합하여(合)
濟弱扶傾(제약부경) 약자(弱)를 구제(濟)하고 기우는 나라(傾)를 도왔다(扶). (환공이 서주의 양왕 왕위를 구제했다는 것이다).
70.
綺回漢惠(기회한혜) 기리계(綺)가 한나라(漢) 혜제(惠)를 회복시키고(回) (진 출신 기리계가 한 고조 설득함),
說感武丁(열감무정) 부열(說, 상나라 재상)이 무정(武丁, 상나라 고종)을 감동시켰다(感).
71.
俊乂密勿(준예밀물) 준걸(俊)이 다스림(乂)에 빈틈없고(密) 부지런하여(勿),
多士寔寧(다사식녕) 많은(多) 선비(士)들이 이(寔)에 편안해졌다(寧).
(67번부터 70번까지의 위의 사례들 결과 많은 선비들이 관직에 북적거렸다는 뜻이다.)
72.
晋楚更覇(진초갱패) 진나라(晉)와 초나라(楚)는 이어서(更) 으뜸이 됐고(覇),
趙魏困橫(조위곤횡) 조나라(趙)와 위나라(魏)는 연횡(橫)에 곤궁해졌다 (困).
(이하부터는 중국 다시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이 장면은 춘추오패 시대 묘사)
73.
假途滅虢(가도멸괵) 길(途)을 빌려(假) 괵나라(虢)를 멸하고(滅),
踐土會盟(천토회맹) 천토(踐土)에 모여(會) 맹약했다(盟). (춘추시대)
74.
何遵約法(하준약법) 소하(何, 이름)는 약법삼장(約法)을 좇았고(遵),
韓弊煩刑(한폐번형) 한비자(韓)는 번거로운(煩) 형벌(刑)로 죽었다(弊).
(한고조가 멸망한 진나라 세력가들에게 약속한 약법삼장을 승상 소하가 잘 지켰다는 것과 한비자의 비참한 죽음을 서술한 것이다. 약법삼장은 “사람은 죽인자는 사형, 사람을 다치게 한자와 도독질 한 자는 각기 그에 해당하는 형벌을 받는다.”세가지 극히 단촐한 법령으로 이것만 시행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글쎄다 믿을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세금 문제가 전혀 없는 약속이라니. 한비자는 진시황의 통일 직전 사람으로 韓나라 왕족이다. 중국 최초로 법치사상을 완성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동문수학한 진시황이 오른팔 이사의 모함을 받고 죽는다. 한비자의 법치사상은 군주의 변덕에 의존하는 덕치의 폐해를 적나라게 지적을 하면서 제도의 완비와 제도의 운용의 술을 논하고 군주도 여기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시에는 매우 급진적인 사상이었다.)
75.
起翦頗牧(기전파목) 백기(起)와 왕전(翦)과 염파(頗)와 이목(牧)은 (전국시대 진과 조나라 4명의 장수들),
用軍最精(용군최정) 군사(軍) 운용(用)이 가장(最) 정묘했다(精).
76.
宣威沙漠(선위사막) 위엄(威)을 사막(沙漠)에 떨치고(宣),
馳譽丹靑(치예단청) 초상을 건물 단청에 그려(丹靑) 명예(譽)를 널리 전했다(馳)
(한나라때 서역 정벌을 시도한 것과 공신들의 초상을 단청에 그린 것을 서술한 것이다. 위의 네장군 업적을 칭송하는 것이라 주장하는 해석도 있으나 역사적 사실에 반하는 것이다.)
77.
九州禹跡(구주우적) 아홉(九) 주(州)는 우임금(禹 하나라 우왕)의 발자취(跡)이고,
百郡秦幷(백군진병) 일백(百) 군(郡)은 진나라(秦)가 아우른다(幷). (진나때 봉건제 폐지 군현제 실시)
78.
嶽宗恒岱(악종항대) 오악(嶽) 중에서 항산(恒)과 대산(岱)이 으뜸(宗)이고
禪主云亭(선주운정) 선(禪)은 운운산(云) 또는 정정산(亭)에서 주최했다(主) (태산 제사를 封, 아래 제사를 禪이라 불렀다.)
(이하부터 81번까지는 중국 지리를 서술한다.)
79.
雁門紫塞(안문자색) 관문은 안문雁門(산서성 태원시), 성벽은 자새紫塞(만리장성)이고,
雞田赤城(계전적성) 역참은 계전雞田(감숙 무위시), 성벽은 적성赤城이다.(충칭=중경시)
80.
昆池碣石(곤지갈석) 못은 곤지(昆池, 시안시), 산은 갈석(碣石, 산서성 장치시)이고,
鉅野洞庭(거야동정) 늪은 거야(鉅野, 태산동쪽), 호수는 동정(洞庭, 동정호, 호남 악양시)이다.
81.
曠遠綿邈(광원면막) 먼 곳까지(遠) 탁 트여(曠) 널리(邈) 이어져 있고(綿, 원래글자:이을 緜),
巖岫杳冥(암수묘명) 바위(巖)와 산봉우리(岫)가 아득하고(杳) 희미하다(冥).
(중국이 넓다는 표현이다.)
82.
治本於農(치본어농) 다스림(治)의 근본(本)은 농사(農)로 하여(於),
務玆稼穡(무자가색) 때맞춰(玆) 심고(稼) 거둠(穡)에 힘쓰게 한다(務).
(장면이 전환하여 경제적 기반인 농사에 대해 서술)
83.
俶載南畝(숙재남묘) 비로소(俶) 앞(南) 이랑(畝)을 일구고(載),
我藝黍稷(아예서직) 나(我)는 기장(黍)과 피(稷)를 심는다(藝).
(제사 지내는 것처럼 농사짓는다는 뜻)
84.
稅熟貢新(세숙공신) 익은 곡식(熟)으로 부세하며(稅) 새것(新)을 종묘에 올리고(貢),
勸賞黜陟(권상출척) 상(賞)주거나 다른 방법을 권하고(勸) 진부한 방법은 내치고(黜) 좋은 방법은 추켜 올린다 (陟).
(추수후 재배방법과 노력에 대한 대한 평가)
85.
孟軻敦素(맹가돈소) 맹자(孟軻, 어릴적 이름)는 소양(素)을 기르는 데 부지런히 힘썼고(敦),
史魚秉直(사어병직) 사어(史魚, 사관 어)는 곧은(直) 지조를 간직했다(秉).(논어, 위령공편)
(다시 허위 의식 가득한 것과 실용적인 군자론, 처세술로 돌아온다. 85번부터 97번까지다. 90번부터 97번까지는 현재에도 쓸만하다.)
86.
庶幾中庸(서기중용) 거의(庶幾) 치우침 없이(中) 알맞으려면(庸),
勞謙謹勅(노겸근칙) 근로하고(勞) 겸손하고(謙) 삼가고(謹) 경계해야(勅) 한다.
(군자의 중용의 도를 말하고 있다.)
87.
聆音察理(영음찰리) 소리(音)를 들어(聆) 그 이치(理)를 살피고(察),
鑑貌辨色(감모변색) 모습(貌)을 비춰보아(鑑) 기색(色)을 분별한다(辨).
88.
貽厥嘉猷(이궐가유) 그분에게 (임금)(厥) 아름다운(嘉) 계책(猷)을 남겨주니 (드리니)(貽),
勉其祗植(면기지식) 그 (계책을)(其) (받아) 공경함(祗)과 세우기(植)에 힘쓴다(勉).
(계책이 있으면 임금에게 보이고 다시 계책을 받아 잘 시행하라는 뜻)
89.
省躬譏誡(성궁기계) 자신(躬)에게 나무랄 것(譏)나 경계할 것(誡)이 있는지를 살피고(省),
寵增抗極(총증항극) 영화로운 은총(寵)이 더하면(增) 극도에 이르는 것을(極)을 막는다(抗).
(겸손, 경계하여 영화로움이 극도에 이르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처세술)
90.
殆辱近恥(태욕근치) 위태로움(殆)과 욕됨(辱)으로 부끄러움(恥)에 가까워지면(近),
林皐幸卽(임고행즉) 숲(林)과 언덕(皐)으로 기꺼이(幸) 나아간다(卽).
(영화로운 생활이 끝났으면 깨끗하게 물러나야 한다는 처세술)
91.
兩疏見機(양소견기) 두명의 (兩) 소씨(疏, 한나라 소광과 소부)는 기미(機)를 보고(見),
解組誰逼(해조수핍) (관복의) 인끈(組)을 풀어버리니(解) 누가(誰) 핍박하리오(逼).
(위 당부한 처세술의 예시로 한나라 때 소광과 소부의 예를 든 것이다.)
92.
索居閒處(삭거한처) 홀로(索) 살아(居) 한가로이(閑) 머무르며(處),
沈黙寂寥(침묵적료) 말 없이(沈) 잠잠하고(默) 고요히(寂) 숨어 산다(寥).
(물러났으면 안빈낙도하는 삶을 살아라는 처세술)
93.
求古尋論(구고심론) 옛것(古)을 구하여(求) 의론(論)을 찾으며(尋),
散慮逍遙(산려소요) 근심(慮)을 흩어버리고(散) 노닐며(逍) 돌아다닌다(遙).
(물러났으면 공부는 하되 욕망을 억제하고 칩거하라는 처세술)
94.
欣奏累遣(흔주루견) 기쁨(欣)이 모여들며(奏) 더러움(累)이 떠나가고(遣),
慼謝歡招(척사환초) 근심(慼)이 물러나며(謝) 즐거움(歡)이 나타난다(招).
(물러났으면 마음을 비우라고 재차 서술하고 있다. 공부의 목적이 관직이 나가는 것이었으니 관직에 물러나면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욕망을 누르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다.)
95.
渠荷的歷(거화적력) 개천(渠)의 연꽃(荷)은 또렷하고(的) 분명하며(歷),
園莽抽條(원망추조) 동산(園)의 풀(莽)은 가지(條)가 뻗는다(抽).
(연꽃이나 풀에 마음을 주고 안빈낙도하는 삶을 살아가는 즐거움을 찾으라는 뜻)
96.
枇杷晩翠(비파만취) 비파나무(枇杷)는 늦도록(晩) 푸르고(翠),
梧桐早凋(오동조조) 오동나무(梧桐)는 일찍(早) 시든다(凋).
(늦가을의 정취 풍경을 보면서 새로운 의미를 깨닫고 욕망을 누르라는 뜻)
97.
陳根委翳(진근위예) 묵은(陳) 뿌리(根)는 시들어(委) 마르고(翳),
落葉飄颻(낙엽표요) 낙엽(落葉)은 불어오르는 바람(颻)에 나부낀다(飄).
(자신이 묵은 뿌리임을 자각하고 하나의 거름의 될 낙엽에 의미를 두라는 뜻)
98.
遊鯤獨運(유곤독운) 노니는(遊) 곤어(鯤)는 홀로(獨) 옮겨다니다가(運),
凌摩絳霄(능마강소) 솟구쳐(凌) 진홍색(絳) 하늘(霄)에 가까이한다(摩).
(이제 장면이 전환되어 큰 뜻을 품고 공부를 하면서 시대를 잘 만나 출세하라는 뜻이다.)
99.
耽讀翫市(탐독완시) 글 읽기(讀)를 즐겨(耽) 저잣거리(市)에서 (책을) 살펴보니(翫),
寓目囊箱(우목낭상) 눈길(目)을 보내면(寓) (책을) 상자(箱)에 담듯(囊) 했다.
(한나라때 공부를 잘한 왕충 전설적인 이야기로 공부를 잘하려면 책에 눈길을 주면서 잘 외우라는 뜻이다. 왕충은 논형 論衡이라는 책을 썼다.)
100.
易輶攸畏(이유유외) (말을) 쉽고(易) 가벼이(輶) 하는 바(攸)를 두려워하니(畏),
屬耳垣牆(속이원장) 귀(耳)가 원장(垣牆, 울타리)에 닿아 있다(屬).
(다시 처세술로 돌아와 공부를 하되 말조심하라는 것이다. 권력자의 눈치를 잘봐야 출세했으니 당연한 처세술이다.)
101.
具膳飱飯(구선손반) 반찬(膳)을 갖추고(具) 밥(飯)을 먹으니(餐),
適口充腸(적구충장) 입에(口) 맞게(適) 배(腸)를 채운다(充).
(공부를 할때는 먹는 것을 단촐하게하여 정신을 산만하게 하지 말라는 뜻)
102.
飽飫烹宰(포어팽재) 배부르면(飽) 삶은(烹) 고기요리(宰)조차 물리고(飫),
飢厭糟糠(기염조강) 굶주리면(飢) 지게미(糟)와 겨(糠)도 배불리 먹는다(厭).
(장면이 전환하여 인간 본성론 문제를 제기한다.)
103.
親戚故舊(친척고구) 친족(親)과 외척(戚)과 오랜(故) 친구(舊)는,
老少異糧(노소이량) 늙고(老) 젊음(少)에 따라 식사(糧)를 달리한다(異).
(음식을 대접할 때 그들에게 적합한 음식을 대접하라는 것이다.)
104.
妾御績紡(첩어적방) 안사람(임금의 처첩)(妾御)은 길쌈하고(績紡),
侍巾帷房(시건유방) 휘장 친(帷) 방(房)에서 수건(巾)으로 시중을 든다(侍).
(여자는 길쌈 노동을 하면서 남편의 시중을 잘 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105.
紈扇圓潔(환선원결) 흰 비단(紈) 부채(扇)는 둥글고(圓) 깨끗하며(潔),
銀燭煒煌(은촉위황) 은촛대(銀)의 촛불(燭)은 휘황하다(煒煌).
(다시 장면 전환하여 낙향 후의 생활을 서술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90번에서 97번까지 쓴 그런 내용이 아니다. 흰 비단 부채 은촛대가 있는 낙향한 집 풍경이다. 이는 대단한 권력자가 권력을 여전히 권력을 놓지않은 상태에서의 은퇴 풍경으로 볼 수 있다. 어쭙잖은 권력자의 위에서 본 낙향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저자는 아마 이렇게 은퇴하고 싶은 욕망을 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106.
晝眠夕寐(주면석매) 낮(晝)에 졸고(眠) 저녁(夕)에 자니(寐),
藍筍象牀(남순상상) 대나무(筍)로 엮은 가마(籃)와 상아(象) 장식의 평상(牀)이다.
107.
絃歌酒讌(현가주연) 현악기를 타고(絃) 노래하며(歌) 술(酒)로 잔치하고(讌),
接杯擧觴(접배거상) 잔(杯)을 주고받으며(接) 잔(觴)을 든다(擧).
108.
矯手頓足(교수돈족) 손(手)을 들고(矯) 발(足)을 구르니(頓),
悅豫且康(열예차강) 기쁘고(悅) 즐거우며(豫) 또(且) 편안하다(康).
(낙향 후 생활이 즐겁다는 표현을 여기까지 하고 있다. 낙향 생활이 아니라는 주장이 있으나 낙향후 친구들 불러 노는 장면들이라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이리 해석하든 저리 해석하든 뭐에 상관있으라 마는)
109.
嫡後嗣續(적후사속) 적자(嫡)는 뒤(後)를 계속 이어(嗣續),
祭祀蒸嘗(제사증상) 증제(蒸, 겨울제사)와 상제(嘗, 가을) 제사를 지낸다.
(장면 전환하여 제사 문제를 언급한다. 이후부터 125번 끝까지는 잡다한 내용이다.)
110.
稽顙再拜(계상재배) 이마(顙)를 조아려(稽) 두 번(再) 절하니(拜),
悚懼恐惶(송구공황) 송구하고(悚懼) 두렵고 황송하다(恐惶).
111.
牋牒簡要(전첩간요) 문서(牋)와 편지(牒)는 간결하며(簡) 긴요하고(要),
顧答審詳(고답심상) (받은 편지를) 두루 살펴보고(顧) 답장을 함(答)할때는 자세히(詳) 살핀다(한다)(審).
(문서와 편지 쓰기 요령을 쓰고 있다. 예로부터 글은 간결하게 써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112.
骸垢想浴(해구상욕) 몸(骸)이 더러우면(垢) 목욕(浴)을 생각하고(想),
執熱願涼(집열원량) 뜨거운 것(熱)을 잡으면(執) 시원하기(涼)를 바란다(願).
(인간본성론 문제다.)
113.
驢騾犢特(려라독특) 나귀(驢)와 노새(騾)와 송아지(犢)와 소(特)가,
駭躍超驤(해약초양) 놀라서(駭) 뛰고(躍) 뛰어오르며(超) 달린다(驤).
(가축들이 전시에 동원되지 않고 평화롭게 뛰어노는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114.
誅斬賊盜(주참적도) 역적(賊)과 도둑(盜)은 베고(誅斬),
捕獲叛亡(포획반망) 배반하여(叛) 도망하면(亡) 포획한다(捕獲).
(평화를 지키려면 내부 단속을 잘해야 한다는 뜻이다.)
115.
布射僚丸(포사료환) 려포(布)는 활쏘기(射)에 능했고 웅의료(僚)는 롱환(丸, 저글링)을 잘했으며,
嵇琴阮嘯(혜금완소) 혜강(嵇)은 거문고(琴)를 잘 탔고 완적(阮)은 휘파람(嘯)을 잘 불었다.
(이하부터는 일상 생활의 기예를 서술하고 있다.)
116.
恬筆倫紙(념필륜지) 몽념(恬)은 붓(筆)을 만들었고 채륜(倫)은 종이(紙)를 만들었으며,
鈞巧任釣(균고임조) 마균(鈞)은 기교(巧)가 있었고 임공자(任)는 낚시(釣)를 만들었다.
117.
釋紛利俗(석분리속) 어지러움(紛)을 풀어(釋) 세속(俗)에 이로우니(利),
竝皆佳妙(병개가묘) 아울러(竝) 모두(皆) 아름답고(佳) 오묘하다(妙).
(위의 8명의 기술이 생활을 풍요롭게 했다는 뜻으로 쓴 것으로 보인다.)
118.
毛施淑姿(모시숙자) 모장毛嬙과 서시西施는 (월왕 구천의 미인들) 자태(姿)가 정숙(淑)하고,
工嚬姸笑(공빈연소) 솜씨 좋게(工) 찡그리고(嚬) 곱게(姸) 웃었다(笑).
(여러 해석이 있으나 솔직히 이 문장이 왜 있는지 알길이 없다. 그저 모장과 서시의 아름다움이 최고라는 뜻으로 새긴다.)
119.
年矢每催(년시매최) 세월은(年) 화살처럼(矢) 늘 (每) 재촉하고(催),
羲暉朗曜(회휘낭요) 태양(羲)의 빛 (暉)은 밝게(朗) 빛난다 (曜).
(위 118번의 구절과 관련하여 해석하는 것이 있으나, 일반적인 세월의 무상함을 묘사한 것으로 새긴다.)
120.
璇璣懸斡(선기현알) 선기옥형(璇璣玉衡 천문도구다)은 매달려(懸) 돌고(斡),
晦魄環照(회백환조) 그믐달(晦) 검은 부분(魄)은 순환하며(環) 밝아진다(照).
(생성과 발전, 소멸이다. 끊임없는 순환구조는 당시의 상식이었다.)
121.
指薪修祐(지신수우) 장작(섶)(薪)을 손가락으로 집어 넣듯(指) 복(祐)을 닦으면 (修),
永綏吉邵(영수길소) (후대의) 편안함(綏)이 길어지고(永) 길함(吉)이 높아진다(邵).
(장작은 육신을, 복은 장작의 불길을 말한다. 육신이 사라져도 선행을 하면 후대에 길이 복을 받는다는 뜻으로 새기고 있다. 집단에서 후대로 이어지는 영생불멸 사상은 동아시아의 고대 전통적 관념이다. 이를 현대의 국가사상으로 승격시킨 나라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122.
矩步引領(구보인령) 법도(矩)있게 걸음(步)을 바로 하며 옷깃(領)을 당겨(引) 단정하게 하고,
俯仰廊廟(부앙랑묘) 랑묘(廊廟=조정)에 조아리고(俯) 우러른다(仰).
(조정일을 단정한 법도로 심사숙고하여 처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근'의 해석을 따른다.)
123.
束帶矜莊(속대긍장) 띠를(帶 관대)를 차고(束) 긍지(矜)와 엄숙함(莊) 속에,
徘徊瞻眺(배회첨조) 조금씩 걸으며 (徘徊) 여기저기 보고(瞻) 바라보며(眺) 생각한다.
(대부분의 해석은 “예복을 잘 차려 있고 밖에 나가면 여러사람들이 우러러 쳐다본다”로 해석하고 있으나 난 ‘김근’의 해석을 따른다. 관료의 고뇌하는 모습을 묘사했다고 보는 것이 훨씬 정합성이 있는 해석으로 봤다.)
124.
孤陋寡聞(고루과문) 고루(固陋)하고 듣고 배운 것이 적으면 (寡聞)면
愚蒙等誚(우몽등초) 어리석고(愚) 몽매함(蒙)과 똑같이(等) 꾸짖음(誚)을 받는다.
(배운자가 고루한 생각을 고집하고 배움이 적음을 알지 못하는 것은 배우지 못한 자와 같은 것이다라는 뜻이다.)
125.
謂語助者(위어조자) 말을 돕는 것((助詞者=어조사)을 이르는 것(謂)에는
焉哉乎也(언재호야) 언재호야가 있다.
(이런 어조사 즉 허사를 강조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글쎄다 한문에서 허사는 허사일 뿐이라 생각한다. 한문의 뜻 글자가 허사에 있을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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