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와 테슬라, 길을 내는 자
우리의 모든 것, 이제 여러분들의 것입니다.
엘론 머스크가 며칠 전(2023. 11. 22.) X(전 트위터)에 이런 말을 올렸다. "오리지널 로드스터의 모든 설계 및 엔지니어링 정보를 오픈 소스로 완전히 공개합니다. 우리의 모든 것, 이제 여러분들의 것입니다(Whatever we have, you now have)." 테슬라의 가장 상징적인 제품인 로드스터의 모든 기술 정보를 공개한다는 말이다. 그 과감하고도 파격적인 결정과 행동은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대단한 뉴스다. 그런데 업계나 언론의 반응은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아마도 그들의 놀라운 공유와 개방 정책을 일찍이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오픈 소스 선언이 과연 실제로 실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해보고 싶어 테슬라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다. 대충 둘러보아도 오리지널 로드스터의 내부 작동을 파악하는데 필요한 대부분의 실질적인 정보가 잘 공개되어 있음을 인정해야겠다. 일반적인 유지 보수에서부터 복잡한 수리까지 가능한 서비스 매뉴얼, 차량 설계의 공학적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부품 매뉴얼, 전체적인 작동 및 제어 회도도, 차량의 이론적인 작동 원리, 사용자 매뉴얼, 툴박스 정보 등에 이르기까지 아무런 저항 없이 폭넓게 접근할 수 있었다.
다만 정보 이용에 있어서의 주의사항을 언급하고 있다. 공개된 정보가 로드스터 애호가들을 위해 우호적인 취지로 제공된 것이란 점, 로드스터의 설계 단계에서 연구 및 개발을 위해 생성된 것이므로 제조나 유지보수용으로 쓸 수 없고 또 실제 생산 모델이나 판매 부품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을 수 있다는 점, 테슬라의 외부 인력의 창작에 기초한 권리가 별도로 존재할 수 있다는 점, 이 정보의 이용에 관한 모든 법률과 안전 프로토콜을 준수할 책임이 사용자에게 있다는 점 등 일반적이지만 그렇다고 가벼이 여길 수 없는 내용들이다.
테슬라와 로드스터
테슬라의 여러 모델 중에서 왜 하필 로드스터일까. 아마도 그의 상징성 때문일 것이다. 로드스터는 테슬라에게 뿐만 아니라 전기 자동차 역사에서도 의미가 매우 크다. 2003년에 설립된 테슬라 자동차(그 이듬해에 일론 머스크가 최대 주주로 합류)가 2008년에 최초로 대중 시장에 출시한 전기 스포츠카 전기차가 바로 로드스터이다. 당시 로드스터는 약 400km의 상당히 넉넉한 주행 거리에다 4초 이내에 100km/h까지 가속할 수 있는 놀라운 성능을 보여주었다. 처음 내놓은 차량이 그것도 스포츠카가 내연기관 차량에 뒤지지 않는 성능으로 시장 안착에 성공하였고, 이 덕분에 테슬라는 모델S, 모델X, 모델3 등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자금, 인력 등 추진 동력을 수월하게 확보하여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현재 테슬라는 시가총액은 약 1100조원으로 나스닥 7위에 올라있다.
로드스터는 그 성능과 스타일에서 고성능 내연기관 자동차가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하였다. 동시에 환경친화적인 전기차의 시대가 도래하였음을 세상에 전 세계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시켰다. 덤으로 테슬라 자동차라는 괴물 신인의 등장을 요란스레 알리면서 그 브랜드 파워까지 굳건히 자리잡게 해주었다. 거기다 일론 머스크가 기발한 이벤트를 벌여 로드스터의 이름을 또 한 번 세상의 주목 받도록 한 적이 있다. 2018년 2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는 화성 궤도를 향해 우주선 팔콘 헤비를 발사하였는데, 우주선 팔콘 헤비의 앞머리에는 빨간색 로드스터가 탑재되어 있었고, 로드스터의 운전석에는 우주복을 입은 마네킹 '스타맨'이 자리하였다. 그렇게 하여 로드스터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우주를 비행하는 스포츠카가 되었다.
그리고 이번의 '오픈 소스 선언'을 통해, 로드스터는 그 모든 기술 정보가 메이커에 의해 적극적으로 오픈 소스로 공개된 역사상 최초의 차량이 되었다. 경쟁사의 제품을 분해하는 등 역추적하여 기술을 분석해내는 소위 역설계(Reverse engineering)는 불법이 아니기에, 산업현장에서는 널리 활용되어 세상 기술의 평탄화에 큰 기여를 하여왔다. 하지만 이 방법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되고, 그렇게 해서는 온전한 정보를 충분히 얻지 못하므로 항상 부정확과 불확실이라는 미흡함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메이커가 스스로 옷을 벗고 모든 것을 다 보여주었으니, 모르긴 해도 업계의 관련 엔지니어들은 지금 세상 곳곳에서 요란스런 기술 파티를 즐기고 있을 것이다.
특허는 이미 공개했었다
테슬라의 기술 공개 정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약 10년 전인 2014년 초에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특허 공개를 선언하였다. “우리가 보유한 모든 특허는 여러분들의 것입니다(All Our Patent Are Belong To You).” 당시 매우 충격적인 발표였다. 특허라는 것은 기술의 독점을 통한 시장 지배력을 보장하는 권리가 아닌가. 그런데 전기차 분야에서 가장 선도적인 기업이 오랫동안 애써 모은 많은 특허의 권리 행사를 포기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후속 기업들의 추격을 효과적으로 따돌리면서 독야청청할 수 있는 그 절호의 무기를 스스로 포기한다니, 그것은 우리가 아는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결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에 대해 일론 머스크는 이런 멋진 말로 설명하였다.
"우리가 함께 배를 타고 있다고 생각하자. 배에는 몇 개의 구멍이 나있어 물을 퍼내야 한다. 우리가 가진 양동이의 디자인이 매우 뛰어나다. 이것으로 우리가 남들보다 물을 잘 퍼낼 수 있다 하더라도, 그 양동이 디자인을 함께 써야 하지 않겠는가."
자동차 업계의 신생아에 불과한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가 기라성 같은 수많은 선배 기업들조차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던 지구의 기후 위기를 걱정하고 나선 것이다. 그들은 지구의 급격한 기후 변화를 억제하기 위해 화석연료 차량을 조기에 종식하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전기차의 확산이 신속히 이루어져야 함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역설하며, 앞서 행동으로 솔선하여 실천하려 하였다. 그것도 지구의 침몰을 구할 수 있는 좋은 '특허 양동이'들을 먼저 확보해두었으니, 그것들을 모든 인류가 공유하도록 함으로써 위기 극복에 앞장서겠다고 한다. 그동안 화석연료 차량으로 자동차 시장을 쥐락펴락 지배력을 누려왔던 수많은 오랜 자동차 기업들의 떨떠름한 입장이 눈에 그려질 것이다.
특허 공개와 오픈 소스는 어떻게 다른가
10년 전의 특허 공개와 이번의 오픈 소스 선언은 어떻게 다를까? 이 둘은 타인에게 자신의 기술을 사용하도록 허용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특허'와 '기술 정보'라는 형태의 차이로 인해 그 법률적 의미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특허는 기술의 배타적 독점권이다. 즉 특허 기술을 남들이 사용하는 것을 금지할 수 있는 권리이다. 권리가 미치는 범위가 논이나 밭의 영역을 정하는 지적도처럼 명확히 규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특허권은 특정의 타겟에만 유효한 전쟁 무기와 같다. 그래서 특허를 공개하였다는 말은, 남들이 내 특허기술을 무단으로 이용하였을 때 즉 특허권의 타겟에 들어왔을 때에도, 무기를 써서 공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는 뜻이다.
그래서 특허 공개는, 주인이 있는 남의 밭에 주인이 정한 조건에 따라 주인의 묵인 하에 농사를 지어먹을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리고 특허는 '기술의 사상'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 '사상'은 개괄적인 기술 개념이기 때문에, 실무자들이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구체적인 기술 정보는 특허에 충분히 개시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작동원리, 제조 공정, 제어 방법 등과 같이 설계나 현장에서 당장 필요한 실질적인 기술은 특허 명세서에서는 대개 가려져 있다.
한편 '오픈 소스'는 한마디로 비밀로 유지된 정보를 널리 공개하는 것이다. 기업의 '비밀 정보'는 설계 도면, 데이터, 작업 매뉴얼, 현장 노하우 등의 형태로 존재한다. 이들 정보는 내가 그것을 비밀로 지키고 있을 때에 한하여 '영업비밀'로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만약 그런 기술적 정보를 공개하여 비밀 상태를 해제한다는 것은, 길에서 전단지를 부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비밀'이란 워낙 휘발성이 강한 것이라, 일단 공개된 후에는 누구의 것도 아니며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다.
지금 로드스터의 사용자 매뉴얼, 제어 회로도 등은 이미 전 세계에 뿌려져 비밀의 봉인이 해제되었다. 그 정보는 요리 레시피나 배추 농사짓는 법과 같이 당장 그대로 갖다 써서 결과를 볼 수 있는 매우 현실적인 쓸모를 가진 것들이라는 점에서, 특허 정보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 정보들은 이미 세상에 뿌려졌기에 이제 주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든 입수하여 자유로이 이용하면 그 이용자가 그에 한해 주인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특허 공개는 농사지을 땅은 빌려주되 농사짓는 방법은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이라 한다면, 이번의 오픈 소스 선언은 어느 땅에서 농사를 짓든 따지지도 않고 누구든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있도록 세세히 안내한 매뉴얼을 준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어느 쪽이 더 강도 높은 기술 공개인가를 단정해서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특허 공개가 비교적 추상적인 공개라고 한다면 오픈 소스화는 훨씬 구체적이며 당장 써먹을 수 있어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차이는 있다.
그들은 진정 이타적인가
기술 공개는 매우 이타적인 행동이다. 지속가능한 지구의 미래를 위해 전기차를 확산시켜야 하고, 그를 위해 기술을 공개한다는 일론 머스크의 좋은 뜻은 진심일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우리의 진정한 경쟁자는 소량 생산하는 타사 전기차가 아니라, 매일 온 세계의 공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양의 가솔린 자동차다." "나는 다른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 진출할 것을 권한다. 그게 옳은 일이다. 그들이 시장에 참여하고 계속 반복하여 개선하여 더욱 더 좋은 전기차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인류의 이동수단에 대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는 지금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길 원한다."
하지만 그저 이타적이기만 한 기업은 존재할 수 없다. 기업의 이익 추구는,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우길지 몰라도, 그것 없이는 기업 그 자체도 존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기업이든 그들의 이타적 행동에는 반드시 이기적인 전략이 그 이면에 숨어있을 것이니, 일부 행위만을 보고 순진하게 평가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테슬라의 경우에도 그들의 기술 공개 정책이 추구하는 공익적 순정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 정책에는 필시 모종의 전략적 목표와 예상 이익이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대충 예상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가속화이다. 테슬라가 설립된 지 20년을 넘겼지만 전기차의 시장점유율은 아직 신차 시장의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그들의 기대를 상상해보면 매우 실망스런 수준일 것이다. 거기다 최근 전기차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그 틈을 타 하이브리드 차량이 부활하고 있다. 이 분위기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의 기술 공개는 전기차 산업 전반의 성장을 촉진하는 영양제 역할을 어느 정도 해낼 것으로 여겨진다. 기존 자동차 회사들은 그 정보들을 통해 작든 크든 문턱을 쉽게 넘거나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산업 표준의 주도권이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더디다 하더라도, 최근 중국의 전기차 생산 및 수출 규모는 상상 이상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실 이미 올해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자동차 수출 세계 1위에 올랐다. 그 대부분을 전기차가 차지하고 있으니, 자칫 하다가는 전기차의 산업 표준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의 마음은 바빠질 것이다. 산업 표준 주도권은 충전 인프라, 법적 규제 대응, 협력 파트너십 등 밸류체인 등 해당 산업의 모든 분야에서 대단한 영향을 미치기에, 그냥 맥없이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셋째는 제품 생태계의 안정이다. 공개된 테슬라의 기술과 설계를 적용한 제품이나 부품이 보편화되면, 세계 전기차 생태계는 테슬라에 더욱 의존하게 되어, 기술 개발, 생산 규모의 확대 등 협력 관계를 확장할 수 있다. 그리고 테슬라는 자신의 제품에 호환성을 갖춘 부품의 조달이 용이하므로 제품 생산의 융통성과 경제성이 높아지고 아울러 시장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넷째는 기업 이미지의 강화다. 대범한 기술 공개 정책은 테슬라의 크고 높은 비전을 세상에 알려 테슬라가 지구 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긍정적인 기업이라는 기업 이미지를 정착시키게 된다.
다섯째는 전기차 자체가 테슬라의 진정한 핵심역량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와 관계 기업들의 행보를 볼 때, 테슬라가 추구하는 그들의 진정한 핵심역량은 전기차 그 자체보다는 전 세계 차량들의 자율 운전 환경 구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미래에 다가올 자율운전 시장의 주도권을 노리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전기차는 그저 그들의 자율운전을 구현하기 위한 하드웨어 요소에 불과하다.
끝으로 평화주의의 실현이다. 테슬라는 특허를 공개한 이후 특허 취득 건수가 대폭 줄었다. 싸울 일이 없으면 전쟁무기도 그다지 필요하지 않으니,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한 조직과 비용을 감축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특허 분쟁이 다른 기업들에 비해 매우 적게 발생하고 있다. 무장해제를 선언한 평화주의자를 상대로 싸우자고 덤벼드는 기업도 절로 줄어드는 셈이다.
성을 쌓을 것인가 길을 낼 것인가
기술 공개 정책이 테슬라만의 유일한 것은 아니다. 드물긴 하지만 공익적인 관점에서 그런 정책을 시행하는 기업들이 가끔 존재한다. 예를 들어 일본의 다이킨은 자신들의 독점 제품에 대해 2011년도부터 단계적으로 특허를 공개하여 왔다. 다이킨의 에어컨용 냉매인 R-33은 다른 냉매에 비해 지구의 오존층을 훨씬 적게 파괴하고 에너지 효율도 높기 때문에, 지구온난화 억제의 관점에서 그 냉매가 널리 사용되도록 하기 위해 특허 공개 정책을 취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거의 모두 폐쇄적이다. 가능한 한 강력한 금성철벽의 성을 쌓아 자신들의 기술을 지키려 노력하는 것이 기업의 일반적이고도 당연한 속성이다. 그런 폐쇄적인 기업의 대표적인 예가 애플이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수년간의 수십억달러의 손해배상을 걸고 특허전쟁을 벌였지만, 그외에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의 IT 공룡뿐만 아니라 온갖 크고 작은 기업들과 수많은 분쟁을 치렀고 지금도 많은 분쟁을 수행하고 있다. 사나운 강아지 콧잔등 성할 날 없는 법이다. 폐쇄 정책은 부득이 많은 분쟁을 감수하여야 한다.
"성을 쌓는 자 망하고 길을 내는 자 흥한다." 돌궐의 장수 톤유쿠크가 한 말이다. 애플과 같은 폐쇄적인 정책은 성을 쌓는 것이고, 테슬라와 같은 개방 정책은 길을 내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기술의 성을 쌓아 자신의 기술을 강하게 보호하는 폐쇄형 기업들은 망하고, 특허와 기술을 마구 개방하는 개방형 기업은 흥하게 될까? 폐쇄 정책은 비난받고 개방 정책은 칭송받아야 할까?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각 기업들이 처한 산업 환경, 시장 특성 혹은 장기적인 비전 등에 따라 그들에게 가장 적합한 전략을 선택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애플의 경우 그 제품의 사이클이 짧고 경쟁이 치열하다. 그래서 자칫 잠깐만 방심하면 시장 주도권을 놓치고 순식간에 되돌릴 수 없는 마이너리티로 추락할 수 있다. 노키아, 블랙베리 등을 업계에서 쫓아낸 주범이 바로 그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선두 주자의 입장에서 그들을 뒤따르는 패스트 팔로워의 추격을 어떻게 해서든 늦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초반부터 강력하고도 민감한 기술 보호 정책으로 추격자를 압박하는 것이다. 테슬라의 입장은 그와 많이 다르다. 전기차의 산업 환경이나 시장 반응의 변화는 비교적 더디고 둔감하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동조자들을 확보하여야만 좀더 빠르고도 폭넓은 시장 변화를 이끌 수 있다. 그래서 많은 동조자들 유인하기 위해 자신의 핵심 역량인 특허와 정보를 내놓고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두 가지 기업이 있다. 성을 쌓는 기업과 길을 내는 기업이다. 성을 쌓는 기업은 흔히 존재하지만, 길을 내는 기업은 매우 귀하다. 길을 내는 기업은 퍼스트 무버로서 업계를 리드하고, 웬만한 도전에도 강건히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강자이다. 그들은 파격적인 결정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면서 산업 환경을 극적으로 변화시키고, 고귀한 비전을 내세워 세상을 좀 더 전향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끈다. 테슬라가 바로 그런 기업이다. 그 테슬라는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그의 인간적인 면에서의 여러 논란이나 호불호를 떠나, 적어도 그의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큰 길을 내고 있다.
(* 이 글은 더칼럼니스트에 231130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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