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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習_아테나이칼럼/아버지

너무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니었음을..

by 변리사 허성원 2023. 4. 29.
2022년 4월 29일 페이스북 게재글
(이 글을 올리고 나서 열흘 후에 아버지는 떠나셨다.)
 

무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니었음을..

 
아버지를 돌볼 간병인이 필요하여 알음알음으로 물어서 좋은 분을 모셔왔다.
성격이 밝고 부지런한 데다, 아버지를 기막히게 잘 다루신다.
아버지는 고집이 세고, 야간에 잠을 주무시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손이 많이 가는.. 보통 껄끄러운 노인이 아니다.
그런 분을 능숙하게 잘 돌보면서 아무런 군소리도 없었다. 우리 걱정을 싹 덜어주어 정말 고맙게 생각했다.
 
그런데 이 분이 코로나에 덜컥 걸려버리신 거다.
다른 분으로 대체되었다.
이 새로운 분도 나름 능숙하게 잘 하시는 베테랑인데..
아버지는 그 전의 간병인을 너무 찾으시면서 새 간병인을 탐탁지 않게 여기시고 비교하신다.
저러다 제대로 몽니를 부리면 감당하기 어렵다. 신경이 많이 쓰인다.
 
차라리 처음 간병인이 마음에 차지 않는 부실한 분이었다면..
간병인을 바꾸어도 저렇게 아쉬워하지 않고.. 오히려 반겼을지도 모르는데..
그래서 첫 사람이 너무 잘하면 그건 결코 좋은 게 아니다.
뒷 사람이 웬간히 잘해서는 표가 나지 않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노인네의 마음을 심히 상하게 할 수 있다.
 
첫 간병인은 대충 까칠한 사람을 구했어야 하는 건데..
점차 발전적으로 되어가는 전략을 짰어야 하는 건데..
 
부부 사이도 마찬가지겠지. 그래서 나는 대충..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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