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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 세상살이/지혜로운삶

상유이말(相濡以沫) _ 물거품으로 서로 적셔주다

by 변리사 허성원 2021. 6. 13.

상유이말(相濡以沫)
_ 물거품으로 서로 적셔주다

 

샘이 마르면,
물고기들은 바닥에 드러난 곳에 모여,
서로 물기를 뿜어주고, 물거품으로 서로 적셔주기도 하지만,
강이나 연못에서 서로 잊고 지내던 때보다 더 나을 리 없다.
마찬가지로
요임금을 기리면서 걸임금을 그르다 하지만,
둘 다 잊고 도에 따르며 사는 것만 못하다.

泉涸,魚相與處於陸,相呴以濕,相濡以沫,不如相忘於江湖,與其譽堯而非桀也,不如兩忘而化其道.
_ 莊子 大宗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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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유이말(相濡以沫) :
서로가 어렵고 절박한 상황에서 도움을 나누는 우정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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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때 서로 돕는 정은 매우 귀한 가치이지만,
애초 그런 도움을 주고받을 필요가 없는 삶이 더 낫다는 가르침이다.

인의예지를 삶의 중심으로 삼으면,
그것을 지키고 배우며 가르치는 데에 삶의 무게를 오로지 실어야 한다.
장자의 눈에는, 그건 마치 바닥이 드러난 물웅덩이의 물고기들이 서로 물거품으로 적셔주며 삶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서의 물고기들은 인의예지와 사람이다.
만약 인의예지를 잊고 도에 따르며 산다면,
물고기가 넓은 강이나 호수에서 자유로이 노닐며 사는 모습과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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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삶도 상당 부분 그와 유사한 것 같다.
직장, 비즈니스, 인간관계, 주거환경, 소비문화 등.
그 환경들이 주는 물거품으로 연명하며,
그 환경들을 살려 유지하기 위해 내 생명의 물거품으로 그들을 적셔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들을 잊고 벗어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라는 것이
진정한 장자의 가르침이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