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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 세상살이/지혜로운삶

뜻이 너무 지극하여 제대로 아끼는 법을 잃어버리다 _ 의유소지 애유소망(意有所至 愛有所亡)

by 허성원 변리사 2017. 7. 23.

뜻이 너무 지극하여 오히려 사랑하는 바를 잃다
_ 의유소지 애유소망(意有所至 愛有所亡)

 

을 매우 아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광주리로 말똥을 받고, 대합 그릇으로 오줌을 받아내었다.
어쩌다 등에가 말 등에 붙어 있어 불시에 때렸다.
그러자 말이 놀라서, 재갈을 물어뜯고 머리를 들이받으며 가슴을 걷어찼다.
그 뜻은 너무 지극하여,
제대로 아끼는 법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러니 어찌 조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夫愛馬者(부애마자) 以筐盛矢(이광성시) 以蜄盛溺(이신성뇨)
適有蚊蝱僕緣(적유문맹복연) 而拊之不時(이부지불시)
則缺銜毁首碎胸(즉결함훼수쇄흉)
意有所至(의유소지) 而愛有所亡(이애유소망) 可不愼邪(가불신야)
_ 장자(莊子) 인간세(人間世)

 

[筐(광) 광주리. 盛(성) 성하다, 담다. 矢(시) 화살, 똥. 蜄(신) 큰 (대합)조개,
溺 빠질 익, 오줌 뇨. 
蚊(무) 모기. 蝱(맹) 등애. 適(적) 맞다, 마침. 僕(복) 종, 붙다.
緣(연) 인연, 까닭, 겉. 
拊(부) 어루만지다, 악기를 타다, (가볍게) 치다.
缺(결) 없어지다, 빠지다. 銜(함) 재갈. 毁(훼) 헐다, 손상하다. 碎(쇄) 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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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년 전의 이 고사가 현대에도 그대로 재현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요즘 사람들이 자녀들을 키우는 모습을 보면 말을 아끼는 사람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아이들에게 별로 의미 없는 명품 옷과 고급 환경 등으로 과도하게 베풀며 키우고, 그러다 아이를 너무도 아끼는 욕심에서, 아이의 역량은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강요하며 이끌거나, 아이가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힘든 정서적 자극을 가한다. 

아이는 좌절하거나 반발하고, 그리하여 아이의 역량을 억압하거나 장래를 망친다. 더욱 나아가서는 말에게 가슴을 걷어 차이듯 큰 상처를 입고, 부모 자식 간의 관계를 돌이킬 수 없이 망가뜨린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아이에 대한 애정이 크면 클수록 잘못된 결과가 더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장자는 이러한 사람의 심성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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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집착..

사랑은 상대의 취향에 따라 애정을 배푼다면,
집착은 자신의 욕구에 따라 애정을 배풀며,
사랑은 상대의 행복을 바라지만,
집착은 자신의 만족을 충족시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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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 지락(至樂)편에는 다음과 같은 유사한 이야기가 있다.

공자가 말한다.

"너는 이런 이야기를 듣지 못하였느냐? 옛날 바다 새가 노나라 가까이에 머물자, 노나라 왕은 이를 잡아 들여 궁전에 모셔 놓고, 구소(九韶, 순임금의 궁중 음악)를 연주하여 즐겁게 해주고, 태뢰(太牢, 나라 제사에 쓰는 고기)를 갖추어 대접하였다. 그러나 새는 어지러워하며 근심에 차 슬퍼하였다. 고기 한 점 먹지 않고 술 한 잔 마시지 않더니 사흘 만에 죽어버렸다. 
이는 자신이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길렀기 때문이며, 새를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새를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른다는 것은, 마땅히 깊은 숲에 둥지를 틀게 하여, 땅에서 노닐고 강과 호수에서 떠다니며 미꾸라지나 피라미를 잡아먹고 무리를 따라다니다 머물고, 스스로 자유로이 살아가게 하는 것이다. 새는 사람의 말조차 듣기 싫어하는데, 어찌 시끄러운 음악소리를 들리려 하였는가. 함지(
咸池, 요임금 때의 음악)나 구소(九韶)의 음악을 동정(洞庭)의 들판에서 연주를 한다면, 새는 그것을 듣고 날아가버릴 것이고 짐승은 듣고 달아날 것이며 물고기는 듣고 물속으로 들어가버릴 것이다. 사람들만이 그것을 듣고자 둘러싸고서 구경할 것이다. 물고기는 물속에 있어야 살지만 사람은 물속에 있으면 죽는다. 그러니 물고기와 사람이 서로 다르듯이, 좋아하고 싫어함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성인들은 사람의 능력을 한 가지로 보지 않고 각자의 일을 동일하게 보지 않았다.

명분은 실질에 맞추어야 하고(名止於實), 옳음은 타당함을 갖추어야 한다(義設於適). 이를 일컬어 조리에 막힘이 없어야 복을 지닐 수 있다(條達而福持)'고 하는 것이다."

<且女獨不聞邪?昔者海鳥止於魯郊,魯侯御而觴之於廟,奏九韶以為樂,具太牢以為善。鳥乃眩視憂悲,不敢食一臠,不敢飲一杯,三日而死。此以己養養鳥也,非以鳥養養鳥也。夫以鳥養養鳥者,宜栖之深林,遊之壇陸,浮之江湖,食之鰍鰷,隨行列而止,委蛇而處。彼唯人言之惡聞,奚以夫譊譊為乎!咸池、九韶之樂,張之洞庭之野,鳥聞之而飛,獸聞之而走,魚聞之而下入,人卒聞之,相與還而觀之。魚處水而生,人處水而死,故必相與異,其好惡故異也。故先聖不一其能,不同其事。名止於實,義設於適,是之謂條達而福持> _ 장자(莊子) 지락(至樂)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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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를 절대 잃어버리지 않는 법!

 

열쇠를 잃어버린다는 것은 매우 곤란한 일이다. 그래서 그것을 잃지 않기 위해 그 자물쇠에 채워둔다면, 열쇠는 본래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 '愛有所亡'의 고사와 유사하다,

'애착' 혹은 '잃지않음'에 집착하면.. 해당 '존재'가 해야 할 본연의 가치를 지킬 수 없다.

우리가 소유한 물건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과도히 아끼거나 잃지 않으려는 우리의 집착이, 그 물건이나 사람의 진정한 활용성이나 잠재력을 죽이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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