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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 세상살이/지혜로운삶

상아젓가락이 나라를 망친다 _ 상저옥배(象著玉杯)

by 변리사 허성원 2016. 10. 30.

상아젓가락이 나라를 망친

_ 상저옥배(象著玉杯) 상아 젓가락과 옥 술잔

 

 

옛날 은(殷)나라의 주(紂)왕이 상아로 젓가락을 만들게 하였다.
이에 주왕의 숙부인 기자(箕子)가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며 말했다. 

“상아젓가락을 질그릇에 얹어 쓸 수는 없습니다.
반드시 뿔이나 옥으로 만든 잔을 쓰게 될 것이고, 
상아젓가락과 옥잔에는 콩국이나 콩잎은 어울리지 않으니,
쇠고기, 코끼리 고기 혹은 표범의 태를 담아 먹게 될 것입니다. 
런 귀한 음식을 먹을 때
베옷과 모옥은 어울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비단옷을 입고 구중의 고대광실을 짓게 될 것입니다. 
나는 그 결말이 무서워 이 시초를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5년이 지난 후, 주왕은 고기밭과 포락(砲烙)을 만들고,
술찌게미 언덕을 오르며 주지(酒池)에서 놀다가 결국 망하고 말았다.
기자는 상아젓가락 하나를 보고 그것이 천하의 화가 될 것임을 알았다.
그래서 '작은 것의 의미를 볼 줄 아는 것을 밝음(明)이라 한다'
(
見小曰明)

'한비자(韓非子)' 유로편(喩老篇)

昔者紂為象箸而箕子怖, 以為象箸必不加於土鉶, 必將犀玉之杯,
象箸玉杯必不羹菽藿, 必旄象豹胎, 旄象豹胎必不衣
而食於茅屋之下,
則錦衣九重, 廣室高臺. 吾畏其卒, 故怖其始.
居五年, 紂為肉圃, 設砲烙, 登糟丘, 臨酒池, 紂遂以亡.
故箕子見象箸以知天下之禍. 故曰 見小曰明.
_ 韓非子 喻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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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기() :  주(紂)왕의 愛妃,  포락지형(之刑), 지육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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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주왕의 친척이다. 주왕이 상아 젓가락을 쓰기 시작하자 기자는 “그가 상아로 만든 젓가락을 사용했으니 틀림없이 옥으로 만든 잔을 사용할 것이고, 옥으로 만든 잔을 사용한다면 틀림없이 먼 곳의 진기하고 괴이한 물건들을 차지하려 할 것이다. 수레와 말 그리고 궁실의 사치가 점점 이렇게 되어 돌이킬 수 없을 것이다.”라고 탄식했다.

주왕이 제멋대로 쾌락에 빠지자, 기자가 충고했으나 듣지 않았다. 누군가가 “떠나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기자는 “신하된 자가 간언했는데도 듣지 않는다고 떠나면 이는 군주의 잘못은 드러내고 자신은 인민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니 나로서는 차마 그렇게 못하겠소.”라 하고는 머리를 풀어헤치고 미친 척하여 노예가 되었다. 드디어 숨어서 스스로 슬퍼하면서 거문고를 연주하니, ‘기자조()’로 전해지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권38. 송미자세가 [卷三十八. 宋微子世家] - 한글 번역문 (사기: 세가(번역문), 2013. 5. 1., 사마천, 김영수)

箕子者, 紂親戚也. 紂始為象箸, 箕子歎曰:「彼為象箸, 必為玉桮;為桮, 則必思遠方珍怪之物而之矣. 輿馬宮室之漸自此始, 不可振也.」紂為淫泆, 箕子諫, 不聴. 人或曰:「可以去矣.」箕子曰:「為人臣諫不聴而去, 是彰君之悪而自説於民, 吾不忍為也.」乃被髪詳狂而為奴. 遂隠而鼓琴以自悲, 故傳之曰箕子操.

[네이버 지식백과] 권38. 송미자세가 [卷三十八. 宋微子世家] - 한자 원문 (사기: 세가, 2013. 5. 1., 사마천, 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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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미지저(見微知著) :
미미한 조짐만을 보고도(見微) 일어날 결과를 안다(知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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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의 볼 수 있는 것을 밝음(明)이라 하고,
부드러움을 지키는 것을 강함(强) 이라 한다.

見小曰明 守柔曰强(견소왈명 수유왈강 ) _ 노자 5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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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저옥배(象著玉杯)'의 고사는
사기(史記) 송미자세가(宋微子世家)에도 나온다.

유사한 성어
견미지저(見微知著) : 작은 것을 보고 장래 나타날 것을 예측하다
견상여빙(見霜知冰) : 서리를 보고 얼음 얼 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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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학실중(愛鶴失衆)

학을 사랑하여 무리를 잃어버리다. 작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잃는 어리석은 행위를 비유하는 말이다. 춘추시대 위나라 의공은 학을 아주 좋아해 학을 많이 길렀다. 조정의 많은 신하가 매일 왕의 학을 돌봐야만했다.

연나라에서 이 얘기를 듣고 수십 마리의 진귀한 학을 보내주었다. 의공은 매우 기뻐하며 이 학들을 높은 벼슬아치나 탈 수 있는 화려한 수레에 싣고 온 나라를 돌아다니며 백성에게 자랑했다.

이렇게 의공이 허세를 부리고 있을 때 오랑캐가 위나라를 침입했다. 의공은 백성을 징발해 싸움터로 보내고자했지만 백성은 모두 비웃으며 말했다. “학이 높은 벼슬아치만 타는 수레에 탔으니 학도 벼슬을 한 셈이다. 학을 보내 싸우게 하면 되지 않겠는가. 우리는 먹지 못해 싸울 힘도 없다.”

의공은 하는 수 없이 직접 군대를 이끌고 전쟁터로 갔으나 병사들 역시 어리석은 군주를 위해 싸울 뜻이 없었다. 의공은 마침내 전장에서 죽고 위나라는 멸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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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저옥배(象著玉杯)'의 고사는 '디드로 효과(Diderot Effect)'로 설명할 수 있다. 

'디드로 효과(Diderot Effect)'는 고급 물건 하나를 구입하면, 그에 어울릴 만한 물건을 계속하여 구매하게 되어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18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가 에세이 《나의 오래된 가운을 버림으로 인한 후회 Regrets on Parting with My Old Dressing Gown》에 수록한 일화에서 유래되었다. 그는 친한 친구로부터 붉은 가운을 선물 받았는데, 선물 받은 것을 기뻐하면서 세련된 가운을 서재에 걸어놓고 보니 서재 안의 다른 가구들이 너무 초라해 보였다. 가구들이 가운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그는, 의자, 책상 등 다른 가구들을 하나씩 가운과 어울릴만한 것들로 새로 구입했고, 결국 서재 안의 모든 가구들을 새로 들이게 되었다. 하지만 그로 인한 지출은 그가 감당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비용이었고, 그는 예전의 낡은 가운에 대해서는 철저히 자신이 주인이었는데, 선물 받은 새 가운에 대해서는 지배를 당했다고 묘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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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조선"

기자의 예견대로 주왕은 날이 갈수록 음탕한 생활에 빠졌다. 기자가 충고했으나 듣지 않았다. 주위에서는 기자에게 차라리 떠나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했으나 기자는 “신하된 자가 자신의 충고를 듣지 않는다 하여 떠나버리는 것은 군주의 잘못을 부추기는 꼴이 되고, 나 자신도 백성들의 기쁨을 뺏게 되니 차마 그럴 수 없다”며 머리를 풀어헤치고 미친 척하다가 잡혀서 노예가 되었다.

미친 척하다가 감옥에 갇혀서 화를 피한 기자는 훗날 주 무왕이 은나라를 정벌하여 멸망시키고 주나라를 건국한 다음에야 감옥에서 석방되었다. 무왕이 기자를 조선에 봉하고 그에게 통치의 이치를 묻자, 기자는 ‘홍범구주로 통치의 요체를 설파했는데 이것이 『상서』 「홍범()」 편이라고 한다.

한편, 기자는 망국의 한을 담은 <맥수가()>를 지었다고 전한다.

기자가 조선에 봉해졌다는 기록 때문에 기자조선의 실체에 관해 오랫동안 논쟁이 끊이지 않았고, 이 문제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특히 일본 식민사학에 의해 기자조선이 철저하게 부정됨으로써 고조선 연구의 한 고리를 잃은 측면도 있어, 향후 이 문제에 관한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고조선 문제에 대한 논의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지식백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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