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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토피카

셰익스피어와 법

by 변리사 허성원 2026. 1. 4.

셰익스피어 법학(Shakespearean Jurisprudence)

_ 영미법 체계와 현대 재판에 나타난 문학적 법리

(* 현대 미국과 영국의 법정에서 셰익스피어는 '제5의 법원(The Fifth Estate of the Realm)'이라 불릴 만큼 빈번하게 인용된다. 판사들은 판결문에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인용함으로써 딱딱한 법리에 인본주의적 숨결을 불어넣고, 복잡한 법적 쟁점을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보편적 서사로 치환한다. 실제로 『베니스의 상인』의 계약법 논쟁이나 『눈에는 눈』의 사법 재량권처럼 극 중 서사가 현대의 법적 원칙을 정립하는 중요한 도구로 활용되면서, 문학적 상상력이 법의 엄격함과 자비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셰익스피어의 텍스트는 시대를 초월하여 정의와 인권의 본질을 성찰하게 하는 핵심적인 법철학적 자산이다.)

서론: 법과 문학(Law and Literature)의 융합적 지평

법학은 규범과 논리의 체계이며, 문학은 서사와 감정의 예술이다. 그러나 이 두 영역은 '인간의 갈등을 언어로 해결하고 해석한다'는 근원적인 목표를 공유한다. 특히 영미법(Common Law)의 역사에서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위상은 단순한 극작가를 넘어선다. 그의 작품은 엘리자베스 1세와 제임스 1세 시대의 법적 과도기—봉건법에서 근대법으로, 관습법(Common Law)과 형평법(Equity)의 충돌—를 생생하게 포착하고 있으며, 이는 현대 법철학의 핵심 쟁점인 정의(Justice), 자비(Mercy), 법적 해석(Interpretation), 그리고 통치 행위(Governance)에 대한 풍부한 담론을 제공한다.

현대 미국과 영국의 법정에서 셰익스피어는 '제5의 법원(The Fifth Estate of the Realm)'이라 불릴 만큼 빈번하게 인용된다. 판사들은 판결문에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인용함으로써 딱딱한 법리에 인본주의적 숨결을 불어넣고, 복잡한 법적 쟁점을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보편적 서사로 치환한다. 2021년 미주리 대학교 법학대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연방 및 주 법원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인용된 사례는 수천 건에 달하며, 이는 단순한 장식이 아닌 법적 논증의 도구로 기능하고 있다.1

본 보고서는 셰익스피어의 주요 작품들이 현대 법률 이론과 실제 재판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적용되는지를 망라하여 분석한다. 특히 『베니스의 상인』의 계약법적 쟁점, 『눈에는 눈』의 사법 재량권과 법의 사문화 문제, 『오셀로』와 『맥베스』, 『햄릿』의 형사법 및 증거법적 함의, 그리고 『헨리 6세』의 변호사 직역에 대한 철학적 논쟁을 심층적으로 다룬다. 아울러 한국 법학계에서의 수용 양상까지 포괄하여, 셰익스피어 텍스트가 갖는 법적 보편성을 규명하고자 한다.


제1장 계약의 신성함과 형평법의 태동: 『베니스의 상인』 심층 분석

『베니스의 상인(The Merchant of Venice)』은 법과 문학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텍스트로, 근대 계약법의 성립과 '법(Law)' 대 '형평(Equity)'의 긴장 관계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1.1 샤일록의 채무 증서(Bond)와 계약법의 원칙

이 작품의 핵심인 샤일록(Shylock)과 안토니오(Antonio) 간의 '살 1파운드(a pound of flesh)' 계약은 계약의 자유와 공공 정책(Public Policy) 간의 충돌을 상징한다.

1.1.1 위약벌(Penalty Clause)과 손해배상액의 예정(Liquidated Damages)

현대 영미 계약법은 계약 위반 시의 배상 조항을 두 가지로 엄격히 구분한다.

  1. 손해배상액의 예정(Liquidated Damages): 계약 위반으로 발생할 실제 손해를 합리적으로 추산하여 미리 정한 금액. 이는 법적으로 유효하다.
  2. 위약벌(Penalty Clause): 채무 이행을 강제하기 위해 실제 손해보다 과도하게 설정된 징벌적 금액. 이는 계약법의 보상적(Compensatory) 원칙에 위배되므로 영미법상 원칙적으로 무효이다.2

샤일록의 계약은 안토니오가 3,000 다카트를 기한 내 상환하지 못할 경우 신체의 일부를 절단한다는 내용으로, 전형적인 '위약벌'에 해당한다. 이는 금전 채무 불이행에 대해 신체적 훼손이라는 비례성을 상실한 제재를 가하는 것으로, 현대 법원의 관점에서는 '비양심적 계약(Unconscionable Contract)'으로서 무효(Void ab initio)이다. 그러나 셰익스피어 시대의 관습법 법원은 계약 문언의 엄격한 해석(Strict Construction)을 중시했기에, 샤일록은 이러한 법실증주의적 태도에 기대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었다.3

[표 1] 위약벌과 손해배상액의 예정 비교 및 『베니스의 상인』 적용

구분 위약벌 (Penalty Clause) 손해배상액의 예정 (Liquidated Damages) 『베니스의 상인』 적용
목적 계약 이행의 강제 (공포심 유발) 손해액 입증의 곤란 구제 및 신속한 배상 살 1파운드 절단은 이행 강제를 위한 극단적 수단임
비례성 실제 손해와 무관하게 과도함 예상 손해와 합리적 비례 관계 유지 3,000 다카트 채무와 생명 위협 간의 불비례
법적 효력 영미법상 무효 (Void) 유효 (Valid) 및 집행 가능 현대적 관점에서는 무효이나, 극 중 베니스 법정은 유효성 전제
관련 판례 Leasing Service Corp. v. Justice Truck Rent-A-Center 샤일록의 계약은 전형적인 위약벌로 인용됨

1.1.2 현대 판례 분석: Leasing Service Corp. v. Justice (2d Cir. 1982)

미국 제2연방항소법원은 Leasing Service Corp. v. Justice 사건에서 상업용 리스 계약의 위약금 조항이 적법한지 판단하면서 『베니스의 상인』을 직접 인용했다.

"3세기 이상 전, 셰익스피어는 『베니스의 상인』에서 '살 1파운드'를 착취하는 계약의 해악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다. 그 이후로 법원은 '비양심성(unconscionability)' 법리를 통해 억압적인 계약 문제와 씨름해왔다." 5

이 판결에서 법원은 리스 장비가 파손되었을 때 잔여 리스료 전액을 즉시 청구하고 장비 가치까지 공제하는 계약 조항이 샤일록의 '살 1파운드' 요구와 유사한 징벌적 성격을 띤다고 보았다. 이는 문학 작품이 추상적인 법리인 '비양심성'을 구체화하고, 과도한 위약금 조항을 무효화하는 역사적·윤리적 근거로 활용된 대표적 사례이다.

1.2 특정 이행(Specific Performance)과 인권

샤일록이 요구한 구제 수단(Remedy)은 금전 배상이 아닌 계약 내용 그대로의 이행, 즉 '특정 이행'이었다. 현대 민법과 영미법에서 특정 이행은 토지나 예술품처럼 대체 불가능한 목적물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그러나 사람의 신체나 노무를 강제하는 특정 이행은 헌법상 신체의 자유와 노예제 금지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6

안토니오가 파산하여 금전 배상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샤일록은 대체 집행이 불가능한 '신체'를 요구한다. 이는 채권·채무 관계가 인간의 생명권보다 우선할 수 있는가에 대한 법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포셔(Portia)의 판결은 이러한 극단적 법실증주의가 초래할 수 있는 살인 행위를 막기 위해, 역설적으로 더 지독한 문자주의(Literalism)를 동원한다.

1.3 법(Law)과 형평(Equity)의 충돌과 융합

『베니스의 상인』은 16~17세기 영국 법조계의 최대 화두였던 '관습법 법원(King's Bench, Common Pleas)'과 '형평법 법원(Chancery)' 간의 관할권 다툼을 반영한다.

  • 관습법(Common Law): 선례와 문언의 엄격한 적용 중시 (샤일록의 입장: "I stand for judgment", "I crave the law")
  • 형평법(Equity): 구체적 타당성, 양심, 자비 중시 (포셔의 입장: "The quality of mercy is not strained")

1.3.1 포셔의 판결 전략과 법적 함의

포셔는 4막 1장 재판 장면에서 처음에는 샤일록에게 '자비(Mercy)'를 베풀 것을 호소한다. 이는 형평법의 이념인 '양심에 따른 정의'를 구현하려는 시도이다. 그러나 샤일록이 이를 거부하고 "법대로"를 외치자, 포셔는 관습법적 엄격주의로 태세를 전환한다.

"이 채무 증서에는 피 한 방울도 주라고 되어 있지 않다.... 살을 떼어내되 피를 흘리면 너의 재산은 몰수될 것이다." (4.1.306-308)

현대 법학자들은 이 판결을 두고 격렬한 논쟁을 벌인다.

  1. 비판적 견해: 계약상 권리(살을 취할 권리)는 그 권리 실현에 필수적인 수단(피를 흘리는 것)을 묵시적으로 포함(Implied Powers)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 해석이다. 따라서 포셔의 판결은 억지 궤변(Quibble)이다.3
  2. 옹호적 견해: 이 판결은 '목적론적 해석(Purposive Interpretation)'의 일환이다. 계약의 목적이 살인은 아니었으며, 공서양속에 반하는 계약 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법관이 재량권을 발휘하여 문언을 좁게 해석(Strict Construction against the drafter)한 것이다.7

1.3.2 현대적 적용: United States v. Bary (2020)

2020년, 알카에다 테러리스트 아델 아브델 바리의 코로나19 관련 조기 석방(Compassionate Release) 심리에서 연방지법 루이스 캐플런(Lewis Kaplan) 판사는 포셔의 '자비 연설'을 인용했다.

바리는 1998년 미 대사관 폭탄 테러에 연루되어 수감 중이었으나, 비만과 천식으로 코로나19 감염 시 사망 위험이 높았다. 검찰은 그의 테러 전력을 들어 석방을 반대했으나,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

"자비의 본질은 강요되는 것이 아니다... 지상의 권력은 자비가 정의를 누그러뜨릴 때 신의 권력과 가장 흡사해진다(And earthly power doth then show like God's When mercy seasons justice)." 1

판사는 바리의 죄가 무겁지만, 그가 이미 형기의 대부분을 복역했고, 전염병이라는 불가항력적 상황에서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법의 이념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엄격한 양형 기준(Sentencing Guidelines)과 인도주의적 고려 사이에서 고민하는 현대 사법부가 셰익스피어의 텍스트를 통해 '형평(Equity)'의 논리를 보강한 결정적 사례이다.


제2장 사법적 재량과 통치의 윤리: 『눈에는 눈(Measure for Measure)』

『눈에는 눈』은 법의 집행, 사법적 재량(Judicial Discretion), 그리고 통치자의 도덕성을 다룬 셰익스피어의 가장 법학적인 작품이다.

2.1 사문화된 법(Desuetude)의 부활과 적법절차

비엔나의 공작 빈센티오(Vincentio)는 오랫동안 혼전 성관계를 금지하는 법을 집행하지 않다가, 대리인 안젤로(Angelo)를 통해 이를 갑자기 엄격하게 적용한다. 이로 인해 클라우디오(Claudio)는 연인 줄리에타와 합의하에 관계를 맺고도 사형 선고를 받는다.

이 상황은 법학에서 '사문화(Desuetude)'의 문제를 제기한다.

  • 법적 쟁점: 오랫동안 집행되지 않아 국민들이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Reliance)를 형성한 법규를, 예고 없이 갑자기 집행하는 것이 '적법절차(Due Process)'에 부합하는가?
  • 현대적 함의: 미국 대법원은 Poe v. Ullman 등의 사건에서 사문화된 법의 갑작스러운 적용이 헌법적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음을 논의해왔다. 『눈에는 눈』은 법의 효력이 단순한 제정이 아니라, 일관된 집행(Enforcement)에서 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안젤로의 법 집행은 법적 안정성을 해치는 '자의적 통치'로 간주될 수 있다.8

2.2 심판의 윤리: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안젤로는 "법은 법이다"라며 기계적 법 적용을 고수하지만, 정작 자신은 클라우디오의 누이 이사벨라(Isabella)에게 구명을 대가로 성상납을 요구한다. 이는 사법권의 타락과 위선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2.2.1 켄지 요시노(Kenji Yoshino)와 소니아 소토마요르(Sonia Sotomayor) 청문회

저명한 법학자 켄지 요시노는 『눈에는 눈』을 분석하며 세 가지 재판 모델을 제시했다.

  1. 공감(Empathy) 모델: 공작 빈센티오 (초기). 법의 엄격함보다 인간적 이해를 우선시하여 법질서의 이완을 초래함.
  2. 응보(Retribution) 모델: 안젤로. 인간의 나약함을 고려하지 않는 기계적 법 적용. "눈에는 눈"의 구약적 정의.
  3. 형평(Equity) 모델: 에스칼루스(Escalus). 법의 원칙을 지키되 구체적 사정에 따라 유연성을 발휘함.

이 분석은 2009년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 인준 청문회 당시 "판사에게 공감 능력이 필요한가?"라는 논쟁과 맞물려 큰 주목을 받았다. 요시노는 안젤로의 실패를 통해, 인간적 이해가 배제된 법 해석은 폭력이 될 수 있으며, 진정한 정의는 법규와 공감 사이의 아리스토텔레스적 중용(Golden Mean)을 찾는 데 있음을 역설했다.9

2.3 양형(Sentencing)의 형평성

안젤로가 "도둑이 떼로 몰려다닌다고 해서 도둑 하나를 봐줄 수는 없다"고 말하는 대목은 현대 양형 이론에서도 자주 인용된다. 피고인이 "남들도 다 하는데 왜 나만 처벌하느냐"는 '선별적 기소(Selective Prosecution)' 항변을 할 때, 법원은 안젤로의 논리를 인용하여 위법의 평등은 인정되지 않음을 확인한다. 그러나 동시에, 안젤로 자신이 같은 죄를 범했다는 사실은 "깨끗한 손(Clean Hands)" 원칙—형평법상 구제를 청구하는 자는 스스로 흠결이 없어야 한다는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그의 판결 권위를 근본적으로 훼손한다.8


제3장 변호사의 사회적 존재론: 『헨리 6세 제2부』

3.1 "가장 먼저 할 일은 변호사들을 다 죽이는 것이다(Let's kill all the lawyers)"

『헨리 6세 제2부』 4막 2장에 등장하는 이 대사는 셰익스피어의 대사 중 가장 널리, 그리고 가장 잘못 인용되는 구절이다.

3.1.1 텍스트의 맥락: 잭 케이드의 반란

이 대사를 외치는 '도살자 딕(Dick the Butcher)'은 잭 케이드(Jack Cade)가 이끄는 폭력적인 반란군의 일원이다. 잭 케이드는 자신이 왕이 되면 "모든 기록을 불태우고", "내 입이 곧 의회가 될 것"이라고 선언하는 전제주의적 선동가이다. 이들에게 변호사는 타도 대상 1순위이다. 왜냐하면 변호사는 법 지식을 통해 개인의 재산권과 자유를 옹호하고, 무지몽매한 폭동과 독재를 저지하는 '체제의 수호자'이기 때문이다.11

3.1.2 현대적 재해석과 사법적 인용

법조계는 이 대사를 변호사 직역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최고의 찬사로 해석한다.

  • 존 폴 스티븐스(John Paul Stevens) 대법관의 견해:
    1985년 Walters v. National Association of Radiation Survivors 사건의 반대의견에서 스티븐스 대법관은 이 대사를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설파했다."셰익스피어는 변호사를 제거하는 것이 전체주의 정부로 가는 첫걸음임을 통찰력 있게 깨달았다.... 잭 케이드의 추종자들은 그들의 혁명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법의 수호자들을 제거해야 함을 알았던 것이다." 13
  • 베릴 하웰(Beryl Howell) 판사의 판결:
    2017년 Perkins Coie v. Department of Justice 사건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특정 로펌의 고용을 제한하려 하자, 하웰 판사는 이 대사를 인용하며 행정명령을 무효화했다."법치주의의 수호자인 변호사를 제거하는 것은 더 큰 권력을 향한 길에 있는 주요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12

이 판결들은 셰익스피어의 텍스트가 현대 민주주의 헌정 질서에서 변호사의 공적 기능—권력에 대한 견제와 인권 옹호—을 정당화하는 강력한 헌법적 논거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4장 형사법의 심연과 증거의 함정: 4대 비극의 법리

4.1 『오셀로』: 정황 증거(Circumstantial Evidence)와 확증 편향

『오셀로』는 잘못된 증거 판단이 어떻게 사법적 비극(Miscarriage of Justice)을 초래하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법 교과서와 같다.

4.1.1 "눈에 보이는 증거(Ocular Proof)"의 역설

오셀로는 이아고(Iago)에게 데스데모나(Desdemona)의 부정에 대한 "눈에 보이는 증거"를 요구한다. 이아고가 제시한 것은 데스데모나의 손수건이 카시오(Cassio)에게 있다는 '정황'뿐이었다. 증거법상 정황 증거는 간접 사실을 통해 요증 사실을 추론하는 것으로, 합리적 의심(Reasonable Doubt)을 배제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해야 한다.

그러나 오셀로는 손수건이라는 물적 증거의 '진정성(Authenticity)'이나 '취득 경위(Chain of Custody)'를 따지지 않고, 오직 자신의 질투심을 정당화하는 확증으로만 받아들인다. 이아고는 "질투하는 자에게는 공기처럼 가벼운 것(trifles light as air)도 성경만큼이나 강력한 확증(confirmations strong as proofs of holy writ)이 된다"고 독백하는데, 이는 현대 수사학이나 증거법에서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최고의 문구로 꼽힌다.14

4.1.2 United States v. Clancy (6th Cir. 2020) 사례 분석

2020년 제6연방항소법원은 무장 강도 사건인 United States v. Clancy 판결문 서두에서 『오셀로』 1막 3장을 인용했다.

"도둑맞고도 웃는 자는 도둑에게서 무언가를 훔치는 것이다(The robb'd that smiles steals something from the thief)." 16

이 사건에서 피고인 클랜시는 상점을 털려다 피해자의 반격으로 총상을 입고 도주했고, 이후 병원에서 피 묻은 옷이 발견되어 체포되었다. 법원은 이 대사를 인용하며, 피해자가 수동적으로 당하지 않고 반격하여 범인을 검거하게 된 상황을 문학적으로 묘사했다. 또한, 피 묻은 옷과 총상이라는 '정황 증거'가 오셀로의 경우와 달리 합리적 추론 과정을 거쳐 유죄의 증거로 채택되었음을 보여준다.

4.2 『맥베스』: 범의(Mens Rea)와 공모(Complicity)

『맥베스』는 범죄적 마음, 즉 '범의'의 형성과 실행의 심리학을 다룬다.

4.2.1 교사(Solicitation)와 공동정범(Accomplice Liability)

레이디 맥베스(Lady Macbeth)는 직접 던컨 왕을 살해하지 않았지만, 맥베스의 살인을 부추기고(Incitement), 구체적 계획을 세우고, 실행을 독려하며, 사후 처리를 돕는다.

  • 미국 모범형법(Model Penal Code) 적용: 레이디 맥베스는 단순한 방조범(Aider and Abettor)을 넘어, 범죄 실현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 공동정범(Co-conspirator) 또는 교사범으로 처벌받게 된다. 그녀가 맥베스의 남성성을 조롱하며 살인을 강요하는 장면은 범죄 의사 지배(Dominion over criminal intent)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교사 행위이다.17

4.2.2 죄책감과 자연법적 처벌

"맥베스는 잠을 죽였다(Macbeth does murder sleep)"는 대사는 범죄가 초래하는 내면적 붕괴를 상징한다. 법학적으로 이는 형벌의 목적이 단순한 응보(Retribution)에 그치지 않고, 범죄자의 도덕적 붕괴와 사회적 고립이라는 자연적 결과까지 포괄함을 시사한다. 도스토옙스키적 죄의식이 구원으로 이어진다면, 맥베스의 죄의식은 파멸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형벌의 억제(Deterrence) 효과에 대한 심리학적 통찰을 제공한다.18

4.3 『햄릿』: 정신이상 항변(Insanity Defense)

햄릿의 '가장된 광기(Antic Disposition)'는 형법상 책임능력 판단의 난제를 제시한다.

4.3.1 맥노튼 규칙(M'Naghten Rule)과의 비교

1843년 확립된 맥노튼 규칙은 피고인이 (1) 정신 질환으로 인해 자신의 행위의 본질을 모르거나 (2) 그것이 나쁜 짓임을 모를 때에만 면책된다고 규정한다.

햄릿은 폴로니어스를 찌를 때 그를 쥐(rat)라고 불렀지만, 직후 "내가 찌른 것이 왕인가?"라고 묻는다. 또한 그는 자신의 행동을 치밀하게 계획하고(연극을 통한 양심 확인), 논리적으로 변명한다. 따라서 법의 관점에서 햄릿은 '법적 정신이상(Legal Insanity)' 상태가 아니며, 완전한 형사 책임을 져야 한다. 그의 광기는 전략적 위장이거나 심리적 고뇌일 뿐, 인지 능력의 상실(Cognitive Incapacity)은 아니기 때문이다.20


제5장 현대 재판 절차와 셰익스피어적 수사학

미국 판사들은 민사 소송 절차(Civil Procedure)에서도 셰익스피어를 빈번히 인용하여 법적 쟁점을 명쾌하게 정리한다.

5.1 당사자 적격과 명명(Naming): 『로미오와 줄리엣』

  • 사건: Sigma Financial Corp. v. Gotham Insurance Co. (2016)
  • 쟁점: 원고가 소송 당사자를 잘못 지정하여 소장을 수정하려 함.
  • 판결: 앤드류 길포드(Andrew Guilford) 판사는 소장 수정을 허가하며 다음과 같이 썼다."사랑에서는 장미가 다른 이름으로 불려도 여전히 향기로울지 모르지만(a rose by any other name may smell just as sweet), 소송에서는 정확한 당사자를 지명하는 것이 모든 것을 의미한다(naming precisely the right party can mean everything)." 1
    이는 시적 은유를 비틀어 법적 절차의 엄격성(Strict Proceduralism)을 강조한 재치 있는 판결이다.

5.2 과도한 항변과 신빙성 탄핵: 『햄릿』

  • 인용 구절: "부인이 너무 많이 항변하는군요(The lady doth protest too much, methinks)."
  • 적용: 피고인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지나치게 장황한 변명을 늘어놓거나, 불필요한 이의 제기를 반복할 때, 법원은 이 구절을 인용하여 피고인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음을 우회적으로 꼬집는다. 이는 진실한 진술은 간결하다는 법정의 경험칙을 반영한다.1

5.3 쌍방 과실과 기각: 『로미오와 줄리엣』

  • 사건: LaFondfx, Inc. v. Kopelman (2017)
  • 쟁점: 원고와 피고 모두가 불성실한 태도로 소송을 지연시키고 상대를 비방함.
  • 판결: 법원은 양측 모두의 청구를 기각하며 머큐시오의 저주를 인용했다."두 집안 모두에게 저주를!(A plague o' both your houses!)"
    이는 사법 자원을 낭비하는 소모적인 소송전에 대한 법원의 피로감과 경고를 강력하게 전달하는 표현이다.1

제6장 한국 법조계와 셰익스피어: 수용과 전망

한국 법학계에서도 셰익스피어는 법적 상상력의 원천으로 주목받고 있다.

6.1 안경환 교수의 『법, 셰익스피어를 입다』

안경환 전 서울대 법대 교수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법과 문학'의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분석한 선구자이다. 그는 셰익스피어가 아버지의 파산과 자신의 사업 과정에서 수많은 소송을 겪으며 법의 생리를 체득했고, 이를 작품 속에 녹여냈다고 분석한다. 한국 법조인들에게 셰익스피어는 영미법의 정신적 뿌리를 이해하고, 법적 형식논리 너머의 인간적 고뇌를 성찰하게 하는 인문학적 텍스트로 기능한다. 특히 사법연수원이나 로스쿨의 '법과 문학' 강의에서 『베니스의 상인』과 『눈에는 눈』은 필수적으로 다루어지는 주제이다.23

6.2 셰익스피어 4대 비극과 한국의 법적 담론

한국의 영문학자들과 법학자들은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통해 '복수와 정의', '광기와 책임', '인종 차별과 법적 보호' 등의 주제를 논의한다. 예를 들어 『오셀로』의 흑인 장군 설정은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는 한국 사회에서 이주민의 법적 지위와 차별 문제를 성찰하는 기제로 활용되기도 한다.26 또한 『햄릿』의 복수는 사적 제재(Vigilantism)와 공적 형벌권 사이의 긴장을 다루는 형사정책적 논의의 소재가 된다.


결론: 법의 영혼을 깨우는 셰익스피어

본 연구를 통해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현대 법률과 재판에서 단순한 문학적 장식이 아니라, 법적 추론의 원천(Source of Legal Reasoning)이자 법철학적 난제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는 텍스트로 기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1. 계약과 정의의 변증법: 『베니스의 상인』은 형식적 법치주의가 초래할 수 있는 야만성을 경계하고, 계약의 이행이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현대 민법의 대원칙(신의성실, 공서양속)을 문학적으로 선취했다.
  2. 재량과 공감의 중용: 『눈에는 눈』은 법관에게 요구되는 것이 기계적 판결이 아니라, 법규의 객관성과 인간에 대한 공감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지혜임을 역설하며, 현대 양형 이론과 법관 인사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3. 변호사의 사명: 『헨리 6세』의 "변호사를 죽이자"는 역설은 법치주의가 무너진 사회의 참상을 예고하며, 변호사가 권력에 맞서 시민의 자유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임을 증명하는 헌법적 잠언이 되었다.
  4. 증거와 심리의 과학: 『오셀로』와 『맥베스』는 인간의 내면 심리가 어떻게 사실 인식을 왜곡하고 범죄로 이어지는지를 분석함으로써, 현대 증거법과 형법이 견지해야 할 신중함과 엄격한 입증 책임의 필요성을 웅변한다.

법은 인간의 삶을 규율하지만, 그 법을 만들고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다. 셰익스피어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복잡성과 모순을 가장 깊이 있게 탐구한 작가이기에, 그의 작품은 "인간학으로서의 법학"을 지향하는 모든 법률가들에게 영원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판결문에 인용된 셰익스피어의 문장들은 차가운 법전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법이 지향해야 할 정의와 자비의 이상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참고 문헌 및 데이터 출처

 

분류 작품명 주요 법적 주제 관련 판례/개념 출처 ID
계약법 베니스의 상인 위약벌, 특정 이행, 형평법 United States v. Bary, Leasing Service Corp. v. Justice 1
형사법/윤리 눈에는 눈 사법적 재량, 사문화된 법, 공감 소니아 소토마요르 청문회, 양형 이론 9
법조 윤리 헨리 6세 제2부 변호사의 사회적 역할 Walters v. Nat'l Assoc., Perkins Coie v. DOJ 11
증거법 오셀로 정황 증거, 확증 편향 United States v. Clancy, 합리적 의심 1
정신/책임 햄릿, 맥베스 정신이상 항변, 범의(Mens Rea) 맥노튼 규칙, 공모/교사 이론 17
소송 절차 로미오와 줄리엣 당사자 적격, 소송 태도 Sigma Financial Corp., LaFondfx, Inc. 1
한국 법학 종합 법과 문학 연구 안경환 교수 연구, 4대 비극 논문 23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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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중고] 법, 셰익스피어를 입다 - 알라딘, 1월 4, 2026에 액세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88220377
  25. [중고샵] 에세이, 셰익스피어를 만나다 | 안경환 | 홍익출판사 - 예스24, 1월 4, 2026에 액세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4334624
  26. Shakespeare Review - 한국셰익스피어학회 논문 : 학술저널 - DBpia, 1월 4, 2026에 액세스, https://www.dbpia.co.kr/journal/publicationDetail?publicationId=PLCT00001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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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Article III Judges and Shakespeare - "First, Let's Kill All the Lawyers" | Cowles Thompson, 1월 4, 2026에 액세스, https://www.cowlesthompson.com/resources/practice/appellate-litigation-attorneys/article-iii-judges-and-shakespeare-first-lets-kill-all-the-lawyers/
  31. Right to Counsel: Importance of Defense Lawyers in Pop Culture - Stephen Lee Law, 1월 4, 2026에 액세스, https://www.stephenleelaw.com/modern-detection/right-to-counsel-importance-defense-lawyers-pop-culture
  32. United States v. Clancy, No. 19-6367 (6th Cir. 2020) - Justia Law, 1월 4, 2026에 액세스, https://law.justia.com/cases/federal/appellate-courts/ca6/19-6367/19-6367-2020-11-1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