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 짜리에 3달러를 쓴다고? _ VC들의 합리적 비합리성
_ Paying $3 for a Dollar: The Rational Irrationality of Venture Capital
(* '1달러를 위해 3달러를 지불한다'는 명제는 직관적으로 모순이다. 합리적인 경제적 주체라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벤처 캐피털 시장에서 '1달러'는 현재의 현금 흐름이 아닌, 불확실한 미래의 잠재적 가치를 의미한다. 반면 '3달러'는 그 잠재적 가치에 접근하기 위해 현재 지불해야 하는 '입장료(Entry Ticket)'의 성격을 띤다. 이처럼 투자자들은 개별적으로는 모순된 선택을 하는 듯 보이나, 실제로는 파워 법칙에 따른 극적인 수익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높은 입찰가를 생존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 합리적 비합리성' 현상은 단순한 시장의 과열이나 투자자의 오판이 아니라, VC 산업 구조 내에 내재된 게임 이론적 필연성으로 해석된다.)
1. 서론: 가치와 가격의 괴리, 그 필연적인 역설
현대 금융 시장, 특히 비상장 주식 시장인 벤처 캐피털(Venture Capital, VC) 생태계는 전통적인 경제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들로 가득 차 있다. 효율적 시장 가설(Efficient Market Hypothesis)에 따르면 자산의 가격은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반영하여 그 본질 가치(Intrinsic Value)에 수렴해야 한다.
그러나 벤처 캐피털의 세계에서는 투자자들이 명백히 1달러의 가치를 지닌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3달러, 혹은 그 이상의 가격을 지불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크리스 파이크(Chris Paik)의 에세이 "1달러를 위해 3달러 지불하기: 벤처 캐피털의 합리적 비합리성(Paying $3 for a Dollar: The Rational Irrationality of Venture Capital)"은 이러한 현상을 단순한 시장의 과열이나 투자자의 오판으로 치부하지 않고, VC 산업 구조 내에 내재된 게임 이론적 필연성으로 해석한다.
이런 크리스 파이크의 통찰을 기초로, 벤처 캐피털리스트들이 왜 자신의 더 나은 판단(better judgment)을 거스르면서까지 모멘텀을 쫓을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일단 이 '게임'에 진입하면 왜 구조적으로 입찰을 멈출 수 없는지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합리적 비합리성(Rational Irrationality)'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개별 행위자의 합리적인 생존 전략이 집단적인 비합리적 시장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규명한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생성형 AI(Generative AI) 붐과 인프라 투자 경쟁을 이 이론의 실증적 사례로 분석하며, 불확실성 하에서의 의사결정 메커니즘을 해부한다.
단순한 현상의 나열을 넘어, 벤처 캐피털의 자금 조달 구조, 펀드 매니저의 대리인 문제(Agency Problem), 파워 법칙(Power Law)에 기반한 수익 모델, 그리고 혁신 경제의 본질적인 불확실성이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3달러'라는 가격표를 정당화하는지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2. 합리적 비합리성의 정의와 메커니즘
2.1 개념의 정립: 1달러와 3달러의 경제학
'1달러를 위해 3달러를 지불한다'는 명제는 직관적으로 모순이다. 합리적인 경제적 주체라면 1달러의 기대 수익을 가진 자산에 1달러 미만을 지불하여 차익을 얻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벤처 캐피털 시장에서 '1달러'는 현재의 현금 흐름이 아닌, 불확실한 미래의 잠재적 가치를 의미한다. 반면 '3달러'는 그 잠재적 가치에 접근하기 위해 현재 지불해야 하는 '입장료(Entry Ticket)'의 성격을 띤다.
이러한 가격 괴리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벤처 캐피털이 다루는 자산의 특수성에 기인한다.
- 희소성(Scarcity): 자본은 넘쳐나지만(Commoditized), 세상을 바꿀만한 혁신적인 스타트업(Outlier)은 극도로 희소하다.
- 접근권(Access): 상장 주식과 달리, 벤처 투자는 돈이 있다고 해서 아무나 투자할 수 없다. 최고 수준의 창업자는 투자자를 선별하며, 이 선택받은 소수만이 투자 기회를 얻는다. 따라서 '3달러'에는 지분 가치뿐만 아니라, 그 배타적 클럽에 들어가는 멤버십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 옵션 가치(Option Value): 투자자들은 현재의 1달러를 사는 것이 아니라, 그 1달러가 미래에 1,000달러가 될 수 있는 '확률적 권리'를 산다.
크리스 파이크의 논지에 따르면, VC들은 이러한 구조적 환경 속에서 모멘텀을 쫓도록 강요받는다.1 이는 그들이 어리석어서가 아니라, 게임의 규칙 자체가 가격 경쟁력을 무시하고서라도 '승자' 딜(Deal)에 참여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2.2 구조적 강제성: 멈출 수 없는 입찰 경쟁
보고서의 핵심 분석 대상인 "구조적으로 입찰을 멈출 수 없는 상태(structurally unable to stop bidding)"는 벤처 캐피털의 펀드 라이프사이클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1 VC 펀드는 통상 10년의 만기를 가지며, 첫 3~4년 내에 약정된 자금의 대부분을 투자해야 하는 의무(Deployment Mandate)를 가진다.
표 1: VC 펀드의 구조적 압박 요인 분석
| 요인 (Factor) | 설명 (Description) | 행동 유인 (Behavioral Incentive) |
| 투자 기한 (Deployment Period) | 펀드 결성 후 3~4년 내 자금 소진 의무 | 시장이 과열되어 있어도(3달러 상황) 자금을 집행해야 함. 기다림은 옵션이 아님. |
| 대리인 문제 (Agency Problem) | GP(운용역)는 LP(출자자)의 자금으로 투자 | 실패 시 손실은 LP가 부담하지만, 성공 시 이익(Carry)은 공유함. 고위험 베팅을 유도. |
| 관리 보수 (Management Fee) | 운용자산(AUM)의 약 2%를 매년 수취 | 펀드 규모를 키우는 것이 GP의 안정적 수입원. '핫한' 딜에 참여해야 다음 펀드 조성이 가능. |
| 평판 리스크 (Reputation Risk) | 딜 소싱 능력이 곧 경쟁력 | 가격이 비싸다고 투자를 철회하면 '딜을 따내지 못한' 무능한 투자자로 낙인찍힐 위험. |
이 표에서 볼 수 있듯이, VC는 시장 상황이 비합리적이라 하더라도 투자를 멈출 수 없는 구조적 굴레에 갇혀 있다. 만약 2021년과 같은 유동성 파티 속에서 "지금은 거품이다"라고 선언하고 투자를 멈춘다면, 그 VC는 다음 펀드를 결성하지 못해 시장에서 퇴출당할 것이다. 따라서 생존을 위해 시장의 비합리적 가격(3달러)을 수용하는 것이 개별 GP에게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이것이 바로 '합리적 비합리성'의 핵심이다.
3. 게임 이론적 관점에서의 벤처 입찰 전쟁
벤처 캐피털의 투자는 단순한 자산 매입이 아니라, 다자간 게임(Multi-player Game)의 양상을 띤다. 여기서 발생하는 가격 결정 메커니즘은 경매 이론(Auction Theory)과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로 설명될 수 있다.
3.1 승자의 저주와 내쉬 균형
경매 이론에서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는 경매에서 낙찰받은 사람이 실제 가치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함으로써 사실상 손해를 보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VC 시장에서 승자의 저주는 '필요악'으로 재정의된다.
모든 VC가 특정 스타트업(예: OpenAI)이 1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 누군가는 1.5달러, 2달러, 3달러를 부르게 된다. 이때 1달러라는 '이성적 가격'을 고수하는 투자자는 딜에서 배제된다(Deal lost). 파워 법칙(Power Law)이 지배하는 벤처 시장에서 딜을 놓치는 것(Missing out)은 잘못된 가격에 투자하는 것보다 훨씬 치명적이다. 100배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기회비용은 무한대에 가깝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게임의 내쉬 균형(Nash Equilibrium)은 모든 참여자가 자신의 사적 정보를 무시하고 시장의 모멘텀에 따라 높은 가격을 입찰하는 지점에서 형성된다. "다른 사람들이 3달러를 낼 의향이 있다면, 나도 3달러를 내야 한다"는 논리가 지배하게 되며, 이는 집단적인 가격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3.2 신호 보내기(Signaling)와 정보의 비대칭성
스타트업의 가치는 불확실성 속에 있다. 초기 단계 기업은 재무제표나 현금흐름이 없기 때문에, 기업의 가치는 투자자들의 '믿음'과 '평판'에 의해 형성된다. 여기서 3달러를 지불하는 행위는 강력한 신호(Signal)로 작용한다.
- 시장에 대한 확신: "우리는 이 회사가 너무나 거대해질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현재의 밸류에이션(3달러)은 중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보낸다.
- 창업자에 대한 어필: 창업자는 자신의 지분 가치를 높게 쳐주는 투자자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것은 최고의 창업자를 유인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다.
이러한 신호 효과는 후속 투자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유명 VC가 3달러에 투자했다는 사실 자체가 해당 스타트업의 가치를 사후적으로 정당화하며, 다음 라운드 투자자는 5달러, 10달러를 지불할 명분을 얻게 된다. 이는 거품이 꺼지기 전까지는 자기 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으로 작동한다.
4. 파워 법칙과 포트폴리오 이론의 왜곡
벤처 캐피털 수익 모델의 근간은 파워 법칙이다. 즉, 전체 포트폴리오 중 상위 1~2개 기업이 나머지 실패한 기업들의 손실을 모두 만회하고도 남을 수익을 창출한다는 원칙이다. 이 원칙은 '3달러 지불'을 합리화하는 가장 강력한 수학적 도구로 사용된다.
4.1 무한대 수익률의 환상
만약 어떤 스타트업이 미래의 구글이나 아마존이 될 가능성이 1%라도 있다면, 그 기대값(Expected Value)은 천문학적이다.
수식으로 표현하자면:
E(V) = 'P(Success)' x 'Payoff'
여기서 'Payoff'가 수천 배에 달한다면, 초기 투자 비용(Entry Price)이 1달러인지 3달러인지는 최종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해진다.
- 1달러 투자 후 1,000배 회수 = 1,000달러
- 3달러 투자 후 1,000배 회수 (실질 333배) = 1,000달러
VC들은 "성공만 한다면 진입 가격은 '우수리 오차(rounding error)'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논리는 3달러 지불을 정당화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맹점이 있다. 바로 모든 스타트업이 구글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시장이 과열되면 VC들은 '보통의 좋은 기업(Good Companies)'에게도 '위대한 기업(Great Companies)'에 적용해야 할 밸류에이션을 적용하는 오류를 범한다. 즉, 10배 성장에 그칠 기업에 100배 성장을 기대하며 3달러를 지불함으로써, 펀드 전체의 수익률을 훼손하게 된다.
4.2 잘못된 긍정(False Positive)과 잘못된 부정(False Negative)
VC의 두려움은 '잘못된 투자로 돈을 잃는 것(Type I Error)'보다 '대박 기업을 놓치는 것(Type II Error)'에 있다.
- Type I Error (Overpaying): 3달러를 냈는데 회사가 망함. → 손실은 투자 원금에 한정됨 (1x 손실).
- Type II Error (Missing Out): 비싸다고 투자 안 했는데 회사가 100조 원이 됨. → 손실은 무한대 (기회비용).
이 비대칭적인 손익 구조는 VC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Yes"를 외치게 만든다. 구조적으로 입찰을 멈출 수 없다는 파이크의 지적은 바로 이 비대칭성에서 기인한다.1 3달러를 지불하는 것은 100조 원짜리 복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보험료인 셈이다.
5. 생성형 AI와 인프라: 현대판 3달러 현상의 정점
현재 이 '합리적 비합리성'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분야는 생성형 AI(Generative AI)와 그 기반 인프라 시장이다. 오픈AI(OpenAI)의 밸류에이션 논의와 관련된 최근의 보도들은 이 현상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5.1 7,500억 달러의 밸류에이션: 숫자의 비현실성
최근 오픈AI는 7,500억 달러(약 1,000조 원) 규모의 밸류에이션으로 자금 조달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는 수익성도 아직 증명되지 않은 스타트업에게 부여된 가치로는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왜 이러한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불하려 하는가?
- 플랫폼 전환(Platform Shift): 투자자들은 AI를 인터넷, 모바일 이후의 차세대 플랫폼으로 인식한다. 이 플랫폼의 지배자가 된다면 7,500억 달러조차 싸다고 믿는다.
- 인프라 비용의 전가: AI 모델 개발에는 수십조 원의 GPU 및 데이터센터 비용이 든다. 투자금의 대부분은 기술 개발이 아닌 엔비디아(NVIDIA)와 같은 하드웨어 공급업체로 흘러 들어간다. VC들은 사실상 "하드웨어 벤더에게 지불할 돈"을 스타트업에 주입하고 있는 셈이다.
5.2 크리스 파이크의 경고: "소프트웨어의 종말"
크리스 파이크는 그의 다른 에세이인 "소프트웨어의 종말(The End of Software)"과 "무한한 코드의 여명(The Dawn of Infinite Code)"을 통해, AI가 코딩 비용을 '0'으로 수렴시키고 있음을 지적한다.2
- 공급 과잉: 누구나 AI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면, 소프트웨어 자체의 희소성은 사라진다.
- 해자(Moat)의 붕괴: "메시징은 해자가 아니라 기능일 뿐이다(Messaging is a Moat, Not a Business)"라는 그의 주장처럼 2, 기술적 장벽이 낮아지면 스타트업은 방어력을 상실한다.
여기서 모순이 발생한다. 기술적 장벽이 무너지고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0으로 수렴하는 시점(1달러의 가치 하락)에, VC들은 역사상 가장 비싼 가격(3달러 이상의 투자)을 지불하고 있다. 이는 '합리적 비합리성'의 극치다. 펀더멘털 가치는 위협받고 있는데, 모멘텀과 기대감만으로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이다.
6. 심리적 요인과 행동경제학적 분석
구조적 요인 외에도 인간의 심리적 편향은 이 현상을 가속화한다. '합리적 비합리성'은 단순히 수학적 계산의 결과가 아니라, 집단 심리의 산물이기도 하다.
6.1 FOMO (Fear of Missing Out)와 사회적 증거
VC 업계는 좁은 커뮤니티다. 누가 어떤 딜에 들어갔는지가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유명 VC가 특정 딜에 관심을 보이면, 다른 VC들은 자신의 분석을 중단하고 그저 그 딜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선다(Herd Behavior).
이 과정에서 '사회적 증거(Social Proof)' 편향이 작동한다. "세쿼이아(Sequoia)가 투자했다면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라는 믿음이 개별적인 가치 평가(Due Diligence)를 대체한다. 이는 정보 비대칭이 극심한 상황에서 뇌가 선택하는 효율적인, 그러나 위험한 지름길(Heuristic)이다.
6.2 과신(Overconfidence)과 투기적 거품
쉐인크만(Scheinkman)과 시옹(Xiong)의 연구에 따르면, 자산 가격의 거품은 투자자들의 '과신'과 '공매도 제한(Short-sale Constraints)'이 결합될 때 발생한다.3
- 과신: 각 투자자는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은 정보를 가지고 있거나, 더 나은 타이밍에 빠져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 공매도 불가능: 비상장 시장에서는 주가가 비싸다고 해서 공매도를 칠 수 없다. 오직 '매수' 포지션만 존재한다. 따라서 시장 가격은 가장 낙관적인 투자자의 의견에 의해 결정된다. 비관론자는 시장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가격 결정 과정에서 배제된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벤처 시장이 필연적으로 고평가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가장 낙관적인(혹은 가장 비합리적인) 입찰자가 가격(3달러)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7. 벤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부작용
'3달러 지불하기' 현상은 개별 펀드에는 합리적일지 몰라도, 전체 생태계에는 심각한 왜곡을 초래한다.
7.1 자본 효율성의 저하와 좀비 기업의 양산
과도한 자본 유입은 스타트업의 규율을 해친다. 1달러만 필요한 회사에 3달러를 주면, 회사는 그 돈을 효율적으로 쓰기보다 마케팅 태우기, 인력 과잉 채용 등에 낭비하게 된다. 이는 높은 소각률(Burn Rate)로 이어지고, 시장이 얼어붙었을 때 생존 불가능한 구조를 만든다.
또한, 높은 밸류에이션은 다음 라운드 투자를 어렵게 만든다(Valuation Overhang). 100억 가치로 평가받은 회사가 실적을 내지 못하면, 다음 투자자는 50억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 이 '다운 라운드(Down Round)'는 창업자와 초기 투자자의 지분을 희석시키고 사기를 꺾기 때문에, 회사는 억지로 밸류를 유지하려다 결국 파산하거나 좀비 기업이 된다.
7.2 도시 계획과의 유비: 공급과 수요의 왜곡
이 현상은 도시 계획에서의 주택 시장 논쟁과 유사한 면이 있다.4 시장주의자(YIMBY)들은 공급을 늘리면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 주장하지만, 벤처 시장에서는 공급(자본)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자산(스타트업 지분)의 가격이 폭등한다. 이는 주택 시장의 투기적 수요와 닮았다. 정부(여기서는 LP)가 자금을 쉽게 공급할수록, 시장은 새로운 균형점을 낮은 가격이 아닌 더 높은 가격에서 찾게 된다. 이 순환 고리는 외부의 충격(금리 인상 등)이 오기 전까지는 멈추지 않는다.
8. 결론: 비합리성 속의 합리적 생존법
크리스 파이크의 "1달러를 위해 3달러 지불하기"는 벤처 캐피털 산업의 치부를 드러내는 동시에, 그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정교한 이론이다. VC들은 바보가 아니다. 그들은 1달러짜리 자산에 3달러를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그 3달러가 '미래의 독점적 지위'를 사기 위한 콜 옵션(Call Option)의 프리미엄임을 인지하고 게임에 참여한다.
이 보고서의 분석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 현상의 본질: 벤처 투자의 고평가 현상은 일시적 버블이 아니라, 희소 자원을 획득하기 위한 경쟁적 경매 시스템의 필연적 결과다.
- 구조적 원인: 펀드의 만기 구조, 관리 보수 중심의 인센티브, 파워 법칙에 의존하는 수익 모델이 GP들로 하여금 가격 불감증을 갖도록 강제한다.
- 지속 가능성: 이 모델은 유동성이 풍부하고 기술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높을 때만 작동한다. 현재의 AI 붐은 이 모델을 극한으로 시험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0으로 수렴하는 시대에 인프라 비용만으로 천문학적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는 것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다.
- 시사점: 투자자들은 '합리적 비합리성'의 게임에 참여하되, 자신이 지불하는 프리미엄이 '혁신의 대가'인지 아니면 단순한 '광기의 비용'인지를 끊임없이 자문해야 한다. 3달러를 지불하고 100달러를 벌 수도 있지만, 음악이 멈추면(Liquidity Crunch) 그 3달러는 휴지 조각이 될 수 있음을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벤처 캐피털은 본질적으로 미래를 낙관하는 산업이다. 그 낙관이 비합리적인 가격으로 표현되는 것은 혁신을 촉진하는 연료가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원을 잘못 배분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구조적으로 멈출 수 없는" 이 입찰 전쟁에서 승리하는 유일한 방법은, 역설적이게도 남들보다 더 빨리, 더 과감하게 3달러를 지불하고, 남들보다 먼저 그 자산이 100달러가 되었음을 증명하거나 혹은 0원이 되기 전에 빠져나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것이 바로 벤처 캐피털이라는 게임의 냉혹한 현실이자, 합리적 비합리성의 진짜 얼굴이다.
주요 참고 자료 및 인용 출처:
- 핵심 텍스트: Paik, C. "Paying $3 for a Dollar: The Rational Irrationality of Venture Capital".1
- 관련 이론 및 데이터:
- OpenAI Funding & Valuation.1
- Scheinkman & Xiong, "Overconfidence and Speculative Bubbles".3
- Schwartz, "Regulating for Rationality".5
- Market Urbanism & Supply/Demand Analogy.4
- Paik's related essays: "The End of Software", "Messaging is a Moat, Not a Business".2
(본 보고서는 크리스 파이크의 에세이와 제공된 리서치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으며, 벤처 캐피털 업계의 전문적인 용어와 경제학적 이론을 활용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참고 자료
- Gemini 3 Flash , ChatGPT app store , StackOverflow survey results , 12월 23, 2025에 액세스, https://tldr.tech/tech/2025-12-18
- essays - Chris Paik, 12월 23, 2025에 액세스, https://cpaik.com/essays-content
- Speculation, Trading and Bubbles April 4, 2013 - CUNY Graduate Center, 12월 23, 2025에 액세스, https://www.gc.cuny.edu/sites/default/files/2021-07/Scheinkman-seminar-paper.pdf
- Market Urbanists and YIMBYs, what do you oppose/not like about Left Urbanism? What would it take for you to change your views? : r/urbanplanning - Reddit, 12월 23, 2025에 액세스, https://www.reddit.com/r/urbanplanning/comments/1pd4jpy/market_urbanists_and_yimbys_what_do_you_opposenot/
- REGULATING FOR RATIONALITY - Stanford Law Review, 12월 23, 2025에 액세스, http://www.stanfordlawreview.org/wp-content/uploads/sites/3/2015/06/67_Stan_L_Rev_1373_Schwartz.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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