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과 상상력 사이의 거리
_ 혁신을 ‘값비싼 취미’로 전락시키는 조직적 경직성과 전략적 비전 부재
(* 기술적 발명과 성공적인 상업적 혁신 사이에는 간극 즉 거리가 있다. 기술이 아무리 우수하여도 전략적 비전이나 조직적 실행력이 모자라면 그 혁신은 ‘값비싼 취미’로 전락하고 만다. 대표적으로 제록스 PARC는 GUI와 같은 미래 기술을 발명했음에도 기존 고마진 복사기 사업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기술을 상업화하지 못하고 핵심 경직성에 발목 잡힌 사례가 되었다. 또한 코닥은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하고도 필름 사업의 자기 잠식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시장 대응을 지연시키다 결국 몰락하는 이노베이터의 딜레마를 겪었다. 이러한 사례 분석을 바탕으로, 기업이 발명을 성장의 동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기술 자체에 투자하는 것을 넘어 생태계 전체를 예측하고 의도적인 자기 잠식을 감수하는 리더십이 필수적임을 확인한다.)
I. 서론: 발명은 존재했으나, 비전은 결여된 시대 (The Era of Invention Without Vision)
A. 보고서의 목적 및 배경: 제록스 PARC 사례의 교훈 재조명
기술만 좋으면 성공하는가? 물론 아니다.
혁신의 성공은 단순히 기술적 발명 능력(Invention)만으로 달성되지 않으며, 발명의 잠재적 가치와 그 기술이 창출할 미래 생태계를 예측하는 전략적 상상력(Strategic Imagination), 그리고 이를 현실화하는 조직적 실행력(Organizational Execution)이 필수적으로 결합되어야만 가능하다.
제록스 PARC(Palo Alto Research Center)의 사례는 이 논지를 뒷받침하는 고전적인 교훈이다.
제록스 PARC는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마우스, 이더넷, 레이저 프린팅 기술 등 미래 개인 컴퓨팅 환경의 핵심 요소를 1970년대에 발명함으로써 기술적으로는 명백히 미래를 창조했다. 그러나 제록스가 이 발명을 주도하지 못하고 결국 애플과 같은 후발 주자들에게 시장의 주도권을 내어준 근본적인 원인은 기술의 외부 유출이 아니라, 해당 발명이 미래에 무엇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전략적 비전, 즉 상상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제록스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 볼 때, PARC의 발명품들은 가치가 낮거나 무관한 것으로 치부되었으나, 애플에게는 이 기술들이 미래 산업의 청사진이자 거대한 혁명을 일으킬 도구로 재정의되었다.
제록스 PARC의 구조적 실패 사례와 코닥(Kodak)의 디지털 카메라 사례 등을 통해 혁신이 상업적 실행과 결합되지 않으면 결국 '값비싼 취미'로 전락한다는 메시지를 정리한다.
B. 핵심 논지 정의: 발명과 상상력/상업화 실행력 사이의 간극
기술적 우수성(Invention)은 기업의 생존을 결정하는 필요조건일 수 있으나 충분조건은 아니다. 기업의 성공은 기술의 잠재력(발명)을 극대화하여 거대한 시장을 창출하는 역량(상상력 및 실행)에 달려 있음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제록스와 코닥 사례에서 관찰되는 바와 같이,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시장을 주도하는 능력이었다. 이 능력의 결여는 조직적 경직성(Organizational Rigidity)과 전략적 비전 부재로 인해 발생하며, 이는 경영학 이론인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 및 '핵심 역량의 함정(Core Competency Trap)'으로 설명될 수 있다.
II. 혁신 상업화 실패의 이론적 구조: 이노베이터의 딜레마와 핵심 경직성
A.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 이론과 '이노베이터의 딜레마'
혁신 기업의 구조적 실패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가 주창한 '파괴적 혁신 이론'을 활용할 수 있다. 이 이론은 성공적인 기업들이 오히려 혁신을 수용하기 어려워하는 구조적 딜레마, 즉 '이노베이터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emma)'를 설명한다. 파괴적 혁신 기술은 종종 초기에는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낮거나 , 시장 규모가 작고 수익성이 낮다.
따라서 기존 시장을 성공적으로 지배하며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들은 합리적인 경영 판단에 따라 이 초기 기술에 대규모 자원을 배분하지 않게 된다. 이는 제록스가 GUI 대신 고마진 복사기 사업에 집중하고, 코닥이 필름의 높은 수익성을 보호하려 했던 조직적 선택을 정당화한다. 문제는 이러한 합리적 선택이 장기적으로는 혁신의 상업화를 지연시키고 궁극적인 몰락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B. 내부 역량의 함정 (Core Competency Trap) 및 핵심 경직성 (Core Rigidity)
기업의 과거 성공이 미래 성장의 발목을 잡는 현상은 '역량 함정(Competency Trap)'과 '핵심 경직성(Core Rigidity)' 개념으로 설명된다.
- 역량 함정 (Competency Trap): 이는 과거에 성공을 가져왔던 루틴과 기술 역량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경영 환경이 급격히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기술의 개량에만 의존하는 현상이다. 이는 주로 실패의 위험 부담을 지지 않으려는 보수적인 조직 문화에서 비롯된다.
- 핵심 경직성 (Core Rigidity): 기존에 기업의 성공을 이끌었던 '핵심 역량'이 새로운 사업 과제의 역량 개발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작용하는 경우이다.
- 제록스의 경직성: 제록스의 핵심 역량(대형 고성능 복사기 기술, B2B 영업망, 고마진 수익 구조)은 PARC에서 개발된 저마진의 개인용 PC 및 소프트웨어 중심 기술과 완전히 불일치했다. 기존 역량의 맹목적 추구와 새로운 과제에 부적합하게 진부화 된 기술 시스템은 제록스 조직에 경직성을 초래했으며, 이는 새로운 과제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경영 시스템과 전문 인력들 간의 갈등을 유발했다.
- 코닥의 경직성: 코닥의 성공은 화학 기반의 필름 제조 및 인화 기술에 확고히 뿌리내리고 있었다. 이러한 핵심 역량은 전자/소프트웨어 기반의 디지털 기술을 내부적으로 수용하고 실행하는 데 극심한 조직적, 문화적 갈등을 야기하며 핵심 경직성으로 작용했다.
C. 혁신 평가의 세 가지 차원: 기술적 타당성 vs. 시장 생태계 비전
제록스와 코닥의 사례는 혁신을 R&D 성과와 같은 '기술적 타당성'으로만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준다. 성공적인 투자는 첨단 기술 자체의 가능성에 대한 평가뿐만 아니라, 그 기술이 영향을 미칠 '생태계의 요소'와 '새롭게 생겨날 기회'를 바라보는 비전, 즉 전략적 상상력이 결합될 때만 가능하다.
다음 표는 혁신의 성공을 위한 세 가지 필수 차원을 요약하며, 제록스와 코닥이 어느 단계에서 실패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Table 1: 혁신 성공의 세 가지 차원
| 차원 | 정의 | 제록스/코닥의 실패 지점 | 필수 역량 |
| 발명 (Invention) | 새로운 기술의 개발 및 특허 확보. (기술적 탁월성) | 성공적 (디지털 카메라, GUI 등 발명) | R&D, 엔지니어링 |
| 상상력 (Imagination/Vision) | 해당 기술이 창출할 미래 시장과 생태계를 예측하는 능력. | 심각한 실패 (기존 사업 보호로 인해 미래 시장 비전을 외면) | 전략 기획, 비전 제시 리더십 |
| 실행 (Execution/Commercialization) | 비전에 맞춰 자원 배분, 마케팅, 조직 문화 변화를 추진하는 능력. | 실패 (기존 핵심 역량에 발목 잡혀 실행력 상실) | 자원 할당, 조직 구조 개편 |
III. 기준 사례 분석: 제록스 PARC – '무관심 기반의 핵심 경직성'
A. 제록스 PARC의 성과와 혁신적 의미
PARC는 1970년대에 개인 컴퓨팅의 핵심 요소를 개발하며 기술적 측면에서 미래를 '발명'했다는 명백한 증거를 남겼다. 이 연구소는 GUI, 마우스, 이더넷,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 등 현대 IT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혁신을 탄생시켰다. 이처럼 PARC의 발명적 탁월함은 제록스의 기술적 리더십을 보여주었으나, 이러한 혁신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는 PARC가 본사 조직 문화와 지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분리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PARC의 성공은 본사와의 단절을 심화시켜 상업화 실패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본사 경영진에게 PARC는 주력 복사기 사업과 무관한, 지적인 탐험 학습(Exploration Learning)에 치중하는 조직으로 인식되기 쉬웠다. R&D 조직이 본사의 주력 사업부로부터 격리되면, 그 연구 성과는 전략적 실행 동력을 얻지 못하고 '값비싼 취미 활동'으로 전락하기 쉬운 것이다.
B. 실패의 원인 분석: "발명했지만, 그것이 무엇이 될 수 있는지 상상하지 못한" 경우
제록스 실패의 핵심은 전략적 상상력의 부재와 자원 배분 실패에 있다.
첫째, 비전 부족: 제록스 경영진은 PARC의 혁신 기술을 자사의 고마진 복사기 사업 모델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핵심 동력으로 인식하지 못했다. 개인용 컴퓨팅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에 대한 상상력이 결여되었고, 기존 수익 구조를 보존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었다.
둘째, 자원 배분 실패: PARC 기술은 저마진, 대량 생산, 개인 소비자 중심의 새로운 시장을 요구했다. 제록스는 이러한 새로운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대규모 상업화 자원을 배분하는 대신, 기존 복사기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 데 자원을 집중했다. 이는 혁신 기술이 기존 시스템과 '불일치'할 때 발생하는 전형적인 '자원 할당 실패'이다.
제록스 실패의 가장 치명적인 측면은, 기술의 잠재적 가치를 '외부'의 시각에서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애플은 PARC 기술을 복사기 기업의 기술이 아닌, '개인 컴퓨팅 혁명'의 도구로 재정의(Re-imagine)함으로써 가치를 극대화했다. 제록스는 기술의 수혜자가 될 수 있었던 유일한 기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술이 창출할 미래 생태계를 예측하는 비전을 갖지 못했다.
IV. 보충 심층 사례: 코닥 – '두려움 기반의 딜레마'
A. 1975년 디지털 카메라 발명: 기술적 선구안의 명확성
필름 및 인화지 시장에서 110년 이상 세계 1위를 지켰던 코닥(Kodak) 역시 기술적 선구안을 가지고 있었다. 1975년, 코닥의 젊은 엔지니어 스티브 새슨은 상사의 "필름이 없는 카메라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영감을 받아 세계 최초의 디지털 카메라를 발명했다. 이 발명품은 전하 결합 소자(CCD) 칩을 사용했고,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코드로 변환했으며, 이미지를 저장하기 위해 표준 카세트테이프를 사용했다. 이 장치는 약 3.6kg(8파운드) 무게의 육중한 상자였으며, 이미지 한 장을 저장하는 데 23초가 걸렸다.
이처럼 초기 파괴적 기술은 기존 기술(필름의 해상도와 편의성)보다 성능이나 편의성이 떨어졌기 때문에 , 코닥 경영진에게는 당장의 '위협적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될 여지를 주었다.
B. 경영진의 오판과 전략적 무능: '타이밍' 판단의 실패
코닥의 사례가 제록스와 구별되는 지점은, 코닥은 미래의 위협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코닥은 1981년 이미 디지털 카메라가 미래에 필름 시장을 위협할 것임을 정확하게 분석한 내부 보고서를 작성하고 회람했으며,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여러 원천 기술도 개발했다.
따라서 코닥의 실패는 '기술 인지'의 실패가 아니라, '타이밍' 판단의 실패였다. 경영진은 디지털 기술이 주류 시장에 침투하는 속도를 과소평가하고, 고마진의 필름 시장이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오판했다. 이러한 오판은 기술의 우위를 점하고도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을 상실함으로써 결국 생존이 좌우된다는 교훈을 남겼다.
C. 코닥의 딜레마: 자기 잠식(Cannibalization)에 대한 두려움
코닥의 가장 큰 문제는 비즈니스 모델의 구조적 의존성이었다. 코닥의 수익은 필름, 현상, 인화지, 화학제품 유통이라는 소모품 기반의 생태계에 절대적으로 의존했다. 디지털 카메라는 이 전체 생태계를 불필요하게 만드는 ‘내부의 적’이었다.
코닥은 단기적인 수익(필름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미래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디지털 생태계)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거나 억제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는 '이노베이터의 딜레마' 중 자기 잠식에 대한 두려움(Fear of Cannibalization)이 조직의 상상력과 실행력을 마비시킨 대표적인 사례이다. 기술적 리더십에도 불구하고, 기존 사업의 수익 구조를 지키려는 조직적 관성이 새로운 비전의 실행을 완전히 막아섰다.
D. 몰락과 특허 매각: 혁신의 비극적 종말
코닥은 변화를 거부하고 적절한 상업화 전략을 실행하지 못함으로써 몰락의 길을 걸었다. 2011년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구조조정을 단행한 코닥은 2012년 결국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파산 과정에서 코닥은 자사의 지적 재산을 매각하여 자금을 확보해야 했는데, 이때 코닥이 발명하고 소유했던 디지털 이미지 관련 특허 1,100여 개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삼성 등 IT 기업 연합이 5억 2,500만 달러에 공동 인수했다.
이 사건은 코닥이 엄청난 자원을 투입해 발명한 지적 재산(IP)의 가치를 스스로 실현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코닥은 '발명'에는 성공했으나 '상업화'와 '비전 실행'에 실패함으로써, 결국 그 발명의 가치 회수 권한을 경쟁사들에게 넘겨주었다. 이는 혁신이 상업화되지 못했을 때 발명가(기업)가 치르는 가장 값비싼 대가이며, 혁신이 궁극적으로 '값비싼 취미'로 끝났음을 증명하는 비극적인 종결이다.
V. 발명과 상상력 간극의 비교 분석 및 전략적 교훈
A. PARC와 코닥의 혁신 실패 메커니즘 비교
제록스와 코닥은 혁신 상업화 실패라는 공통점을 가지지만, 그 실패의 메커니즘에는 미묘한 차이가 존재한다. 제록스는 발명한 기술에 대한 전략적 무관심 속에서 핵심 역량의 경직성이 발현되었고, 코닥은 발명된 기술의 위협을 명확히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잠식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실행을 회피했다.
| 특성 | 제록스 PARC (컴퓨팅) | 코닥 (디지털 이미지) |
| 발명 시기 | 1970년대 초 (GUI, 마우스, 이더넷) | 1975년 (세계 최초 디지털 카메라) |
| 핵심 사업 방어 대상 | 고마진의 복사기 및 인쇄 시장 | 고마진의 필름 및 인화지 시장 |
| 실패 메커니즘 | 혁신 기술을 내부적으로 수용하지 못하고 외부(Apple)로 유출. (무관심 기반의 핵심 경직성) | 혁신 기술의 위협을 인지했으나(보고서 존재), 자기 잠식 우려로 상업화 지연/거부. (두려움 기반의 딜레마) |
| 이론적 근거 | 핵심 경직성 (Core Rigidity), 자원 할당 실패 | 이노베이터의 딜레마 (The Innovator's Dilemma) |
| 결과 | 경쟁사(Apple)가 발명을 기반으로 새로운 산업 생태계 창조. | 기업 몰락 후, 발명된 기술(특허)을 경쟁사 연합에 매각. |
B. 거시적 비전의 부재: C-Level의 상상력 한계
이러한 개별 기업의 실패는 당시 거대 기술 기업 리더들의 거시적 시장 상상력이 얼마나 부족했는지를 보여주는 더 큰 그림의 일부이다. 예를 들어, DEC(Digital Equipment Corporation) 회장이었던 켄 올센은 1977년에 "개인이 집에 컴퓨터를 갖고 있을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발언한 사례는 , 제록스나 코닥의 내부적 자원 배분 실패를 넘어선, 최고 경영진 차원의 비전 부재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이러한 실패는 단순히 기술적 예측의 문제를 넘어선다. 이는 기술이 가져올 사회적, 경제적 파급 효과와 시장 규모의 잠재적 탄력성을 예측하는 전략적 비전의 부재이다. 리더십의 근본적인 상상력 부족은 기존의 성공 공식에 집착하게 만들고, 결국 조직적 경직성을 심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 된다.
C. 기술 투자를 넘어선 생태계 투자 전략의 중요성
제록스와 코닥의 사례는 투자자 및 경영진이 혁신적인 기술에 접근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한다. 혁신에 대한 투자는 '기술' 자체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그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될 **'생태계'**와 **'새롭게 생겨날 기회'**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 투자여야 한다.
예를 들어,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전자잉크 기술에 투자했을 때, 그들은 단순히 기술의 성능 향상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대신, 전자잉크를 통해 성능이 좋아진 전자책 기기와 이를 중심으로 활성화될 콘텐츠 유통 생태계 전체를 바라보며 투자에 나섰다. 이는 제록스와 코닥이 각자의 기술(GUI, 디지털 이미지)을 기존 시장에 끼워 맞추려고 시도하다 놓친 '생태계 상상력'의 성공적인 구현 방식이다.
VI. 전략적 종합 및 결론: 혁신을 값비싼 취미가 아닌 성장 동력으로
A. 혁신을 성공적으로 상업화하는 기업의 필수 역량
제록스와 코닥의 몰락은 혁신 실패가 단순히 R&D 부서의 책임이 아니라, 최고경영진(C-Level)과 최고전략책임자(CSO)의 최우선 전략 과제임을 시사한다. 리더십은 기존 사업 보호라는 단기적 이익보다 미래의 성장 동력을 중시하는 '가치 판단의 전환'을 이끌어야 한다.
성공적인 혁신 기업의 사례로 구글의 문화가 제시된다. 구글은 성공 시에는 포상을 하지만 실패는 잊게 해 직원들이 두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독려하며, 엉뚱하면서도 야심찬 아이디어를 제안하도록 요구받는다. 이는 코닥이 자기 잠식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혁신을 억압하고 실행을 마비시켰던 상황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혁신의 실행력은 기존 수익 구조의 잠식과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 즉 두려움을 극복하는 조직 문화에서 비롯된다.
B. 조직적 경직성을 타파하고 '핵심 역량의 함정'을 피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언
제록스와 코닥이 경험한 구조적 실패를 피하고, 발명을 성공적인 혁신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적 조치가 요구된다.
- 혁신 조직의 독립성 확보: 파괴적 혁신 과제는 기존 핵심 사업부의 성과 측정 및 자원 배분 논리에서 완전히 분리된 독립적인 조직(Spin-out Unit)에서 수행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핵심 역량의 경직성 이 새로운 성장을 억누르는 것을 방지하고, 파괴적 기술에 필요한 자원을 효과적으로 할당할 수 있다.
- 의도적인 자기 잠식 (Planned Cannibalization) 수용: 기업은 경쟁사가 먼저 시장을 파괴하기 전에, 스스로 혁신 기술을 시장에 도입하여 기존 수익을 잠식하는 '의도적인 자기 잠식' 전략을 수용해야 한다. 이는 코닥이 놓쳤던 '시장 주도' 기회를 확보하고, 결과적으로 기술보다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생존을 결정한다는 원칙을 이행하는 유일한 길이다.
- 특허 관리의 전략적 전환: 발명된 특허 포트폴리오를 단순히 방어적 자산이 아닌,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무기로 인식해야 한다. 코닥이 파산 시 특허를 매각한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초기 단계부터 특허를 활용하여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거나 경쟁사를 견제하는 데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C. 미래 전망: 혁신과 위기의 반복 예측
기술 발전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지고 기업의 평균 수명이 단축되는 현대 산업 환경에서 , 혁신과 위기의 순간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전기차 등 모든 주요 산업에서 반복될 것이다. 새로운 기술을 발명하는 기업은 지속적으로 '발명과 상상력 사이의 간극'이라는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최종적으로, 제록스와 코닥의 사례는 모든 혁신 기업에게 다음과 같은 중요한 경고를 던진다: 발명은 곧 혁신이 아니며, 기술적 천재성은 시장의 비전과 조직의 실행력 없이는 결국 희소성 높은 특허 리스트나 단지 '값비싼 취미'에 불과할 뿐이다. 미래를 선도하는 기업은 발명 능력을 넘어, 그 미래를 어떻게 상업화하고 조직 전체를 변화시킬지에 대한 전략적 상상력과 의지를 증명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참고 자료
- 코닥이 디지털 카메라를 발명하고도 망한 충격적인 이유! - YouTube, 12월 6, 2025에 액세스, https://www.youtube.com/watch?v=PViyQNyUjVs
- 성장과 혁신 | Harvard Business 경제경영 총서 | 클레이튼 크리스텐슨.마이클 E. 레이너, 12월 6, 2025에 액세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69343359
- 전자부품 중소기업의 기술학습: - 탐험학습과 활용학습 - KOASAS, 12월 6, 2025에 액세스, https://koasas.kaist.ac.kr/bitstream/10203/17434/1/2005-097.pdf
- 3-12세 어린이를 위한 디지털 카메라 - Storypie, 12월 6, 2025에 액세스, https://mystorypie.com/learn/ko/invention/digital-camera/
- 뛰어난 신기술이 상업화에 실패하는 이유 - Daum, 12월 6, 2025에 액세스, https://v.daum.net/v/20160719131236421
- 미국 주식 투자를 위한 이노베이터의 딜레마와 기업 투자, 12월 6, 2025에 액세스, http://epreview.yes24.com/preview/viewer/viewer.html?ebookcode=1947544
- [LUXMEN 칼럼]직장 선택이 참 어려운 이유 - 럭스맨 - 매일경제, 12월 6, 2025에 액세스, https://luxmen.mk.co.kr/news/all/5843638

**
<팟캐스트>
https://athenae.tistory.com/449107
발명과 상상력 사이의 거리
발명과 상상력 사이의 거리_ 혁신을 ‘값비싼 취미’로 전락시키는 조직적 경직성과 전략적 비전 부재(* 기술적 발명과 성공적인 상업적 혁신 사이에는 간극 즉 거리가 있다. 기술이 아무리 우
athenae.tistory.com
'學而 > 토피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누구에게도 사과하지 않겠다. 정부는 이런 범죄가 가능토록 한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_ 사기꾼의 변명 (1) | 2025.12.09 |
|---|---|
| 성인과 죄인 _ 조진웅 사례를 보고 (1) | 2025.12.07 |
| 왜 일론 머스크 등은 극단적으로 리스크를 선호하는가 (0) | 2025.12.06 |
| 호루스의 눈 _ 이집트 신화 (0) | 2025.12.06 |
|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Cosmos)』 (1) | 2025.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