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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토피카

소크라테스의 알레고리들

by 변리사 허성원 2025. 11. 23.

소크라테스의 알레고리들

(* 플라톤 철학에서 소크라테스가 사용한 주요 비유(알레고리)와 그 철학적 함의를 알아본다. 플라톤이 '이성적 논증(로고스)'과 '문학적 서사(미토스)'를 어떻게 결합했는지 설명하며, 특히 『국가(Republic)』에 등장하는 태양, 선분, 동굴의 비유를 통해 존재론적 구조와 인식론적 위계를 체계적으로 다룬다. 또한, 『파이드로스』의 전차 비유를 통해 영혼의 구조와 에로스(사랑)의 역동성을 제시하고, 통치의 기술(선박, 거대한 짐승) 및 인식론적 방법론(산파술, 새장) 등 다양한 대화편 속 핵심 은유들을 포괄적으로 해설하며 소크라테스적 사유의 본질을 밝힌다. 이 알레고리들은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니라, 초월적 진리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게 하는 고도로 정교한 철학적 장치임을 강조한다.)

서론: 로고스(Logos)와 미토스(Mythos)의 철학적 공존

서양 철학의 거대한 원류를 형성한 플라톤(Plato)의 대화편들은 소크라테스(Socrates)라는 인물을 통해 전개되는 지적 탐구의 여정이다. 이 대화편들 속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엄밀한 논리적 논박(elenchus)과 더불어 풍부한 문학적 비유, 알레고리(allegory), 그리고 신화(myth)가 공존한다는 점이다. 학계에서는 오랫동안 플라톤이 이성적 논증인 '로고스'와 비유적 서사인 '미토스'를 어떻게 병존시켰는지에 대해 치열하게 논의해 왔다.1 초기 근대 학자들은 플라톤의 알레고리를 단순한 장식적이거나 교육적인 수사로 치부하여 철학적 본질에서 배제하려는 경향을 보였으나, 20세기 중반 이후의 현대 연구는 이것이 플라톤 철학의 핵심적인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고도로 정교한 철학적 장치임을 밝혀내고 있다.1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 전해지는 이 알레고리들은 형이상학적 진리, 인간 영혼의 구조, 국가의 통치 원리, 그리고 지식의 본질과 같은 추상적이고 난해한 개념들을 감각적이고 직관적인 이미지로 전환하여 청자와 독자를 진리의 세계로 인도하는 '영혼의 인도(psychagogia)' 기능을 수행한다.3 예를 들어, 눈에 보이지 않는 '선의 이데아'를 설명하기 위해 가장 가시적인 '태양'을 끌어들이거나, 영혼의 복잡한 갈등을 설명하기 위해 '두 마리 말과 전차'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식이다. 이러한 비유들은 단순히 이해를 돕는 보조 수단을 넘어, 언어로 완전히 포착할 수 없는 초월적 실재를 암시하는 독자적인 인식론적 지위를 갖는다.

여기서는 소크라테스가 구사한 주요 알레고리들을 철학적 주제별로 심층 분석한다. 특히 『국가(Republic)』, 『파이드로스(Phaedrus)』, 『향연(Symposium)』, 『테아이테토스(Theaetetus)』, 『변론(Apology)』, 『정치가(Statesman)』 등 주요 대화편에 등장하는 핵심 알레고리들을 망라하여, 그 구조적 디테일과 그것이 함축하는 철학적 의미, 그리고 현대적 해석의 지평을 포괄적으로 제시한다. 또한, 비교적 덜 알려진 소규모의 은유들까지 포함하여 소크라테스적 사유의 이미지 체계를 완벽하게 재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1장 빛의 형이상학: 존재와 인식의 구조 (『국가』 중권)

플라톤의 『국가』 6권과 7권에 걸쳐 등장하는 세 가지 알레고리—태양의 비유, 선분의 비유, 동굴의 비유—는 플라톤 철학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선의 이데아(Form of the Good)'를 설명하기 위한 거대한 삼부작(triptych)을 구성한다.3 이 세 비유는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각각 존재론적 원인, 인식론적 구조, 그리고 교육적/정치적 과정을 표상한다.

1.1 태양의 비유 (The Analogy of the Sun): 존재의 근원

소크라테스는 '선의 이데아'가 무엇인지 직접 정의해 달라는 글라우콘(Glaucon)의 요청에 대해, 그것을 직접 설명하는 것은 자신의 능력 밖이며 자칫하면 우스꽝스러운 결과가 될 것이라며 거절한다. 대신 그는 선의 "자식(child)"이자 선과 가장 닮은 것인 '태양'을 통해 유비적으로 설명하겠다고 제안한다.3

1.1.1 가시계와 지성계의 구조적 동형성 (Isomorphism)

이 비유의 핵심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가시계(the visible realm)'와 지성으로 파악하는 '지성계(the intelligible realm)' 사이에 구조적 대응 관계가 성립한다는 점이다. 소크라테스는 감각 중에서도 시각(sight)이 독특한 성질을 가짐을 지적한다. 다른 감각(예: 청각)은 소리와 귀만 있으면 성립하지만, 시각은 눈과 대상 외에 제3의 요소인 '빛(light)'이 없으면 성립하지 않는다. 이 빛을 공급하는 천체가 바로 태양이다.6

이러한 물리적 현상을 형이상학적 차원으로 확장하면 다음과 같은 정교한 대응표가 완성된다.

비교 범주 가시계 (Visible Realm) 지성계 (Intelligible Realm)
지배 원리 (Sovereign) 태양 (The Sun) 선의 이데아 (The Good)
매개체 (Medium) 빛 (Light) 진리와 존재 (Truth and Being)
인식 능력 (Faculty) 시각 (Sight) 지성/앎 (Knowledge/Intellect)
인식 기관 (Organ) 눈 (Eye) 영혼 (Soul/Psyche)
인식 대상 (Object) 가시적 사물 (Visible Objects) 지성적 사물/이데아 (Intelligible Objects/Forms)
존재론적 기능 사물의 생성, 성장, 영양 공급 이데아의 존재 근거, 본질 부여

 

1.1.2 존재의 저편 (Epekeina Tes Ousias)

태양이 가시적 사물들에게 '보임(visibility)'뿐만 아니라 '생성(generation)'과 '성장(growth)'을 부여하듯이, 선의 이데아는 지식의 대상들에게 '진리(truth)'뿐만 아니라 그들의 '존재(being)'와 '실재(reality)' 자체를 부여한다.2 이것은 플라톤 철학에서 가장 난해하고 심오한 대목 중 하나로 꼽힌다. 소크라테스는 이를 두고 선의 이데아가 "존재의 저편에(beyond being) 위엄과 힘에 있어 존재를 초월해 있다"고 묘사한다.5

이 구절은 후대 신플라톤주의자들, 특히 플로티누스(Plotinus)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기독교 신학에서 신의 초월성을 설명하는 부정신학(negative theology)의 철학적 토대가 되었다. 즉, 선(Good)은 모든 존재의 원인이기 때문에, 원인 그 자체는 결과물인 '존재'와 동일한 차원에 있을 수 없으며, 그보다 더 우월한 지위에 있어야 한다는 논리이다.

1.2 선분의 비유 (The Analogy of the Divided Line): 인식의 위계

태양의 비유가 존재의 원인(Why)을 설명했다면, 선분의 비유는 존재의 위계와 그에 상응하는 인식의 단계(How)를 수학적 비례로 도식화한다.8 이는 플라톤의 인식론이 단순한 이분법이 아니라, 점진적인 명확성(clarity)의 상승 과정임을 보여준다.

1.2.1 4단계 인식론적 구조의 상세 분석

소크라테스는 하나의 선분을 불균등하게 둘로 나누고(가시계와 지성계), 각각을 다시 같은 비율로 나눌 것을 제안한다. 이로써 네 개의 구간(A, B, C, D)이 생성되며, 이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실재성과 진리성이 증가하는 구조를 갖는다.8

  1. 에이카시아(Eikasia, 상상/환영 - 가시계 하위):
  • 대상: 그림자, 물에 비친 상, 거울 이미지 등 실물의 복사본.
  • 상태: 인식의 가장 낮은 형태. 이미지를 실재로 착각하는 상태이다.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미디어에 의해 조작된 이미지나 편견, 소문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상태를 의미한다.11
  1. 피스티스(Pistis, 믿음/확신 - 가시계 상위):
  • 대상: 우리 주변의 동물, 식물, 인공물 등 감각적으로 지각되는 실제 사물들.
  • 상태: 상식적인 믿음의 단계. 경험적 지식을 통해 사물을 파악하지만, 이는 언제든 변할 수 있는 물리적 현상이므로 영원한 진리(Episteme)에는 도달하지 못한다.9
  1. 디아노이아(Dianoia, 추론적 사고 - 지성계 하위):
  • 대상: 수학적 대상, 기하학적 도형.
  • 방법: 가설(hypothesis)에서 출발하여 결론을 도출하는 연역적 사고. 여기서 정신은 여전히 가시적 이미지(예: 칠판에 그린 삼각형)를 보조 수단으로 사용하지만, 실제로 탐구하는 것은 그 이미지가 아니라 '삼각형 그 자체'이다.8
  • 한계: 가설 자체(예: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이다"라는 공리)의 근거를 묻지 않고 자명한 것으로 간주하고 넘어간다. 따라서 제1원리에는 도달하지 못한다.
  1. 노에시스(Noesis, 지성/직관 - 지성계 상위):
  • 대상: 이데아(Forms)들 그 자체.
  • 방법: 변증술(dialectic)을 사용한다. 가설을 절대적인 출발점이 아니라, 위로 올라가기 위한 디딤돌로 삼아 마침내 '무가설적 원리(unhypothetical first principle)'인 선의 이데아까지 상승한다. 그 후 다시 하강하며 모든 지식을 통합적으로 조망한다.8
  • 특징: 감각적 이미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순수한 사유(Logos)만으로 진행된다.

1.2.2 수학과 철학의 경계

디아노이아와 노에시스의 구분은 플라톤이 수학적 지식과 철학적 지식을 엄격히 구분했음을 보여준다. 수학자들은 원이나 삼각형을 그리며 탐구하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탐구하는 것은 감각적인 도형이 아니다.10 그러나 그들은 가설을 더 이상 묻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진다. 반면 철학자(변증가)는 이러한 가설들을 파괴하고 그 너머의 원리까지 나아간다. 이는 플라톤이 수학을 철학으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예비 단계(propadeutic)로 보았음을 시사한다.

1.3 동굴의 비유 (The Allegory of the Cave): 교육과 전향

동굴의 비유는 앞선 태양과 선분의 형이상학적/인식론적 논의를 종합하여, 인간의 교육(paideia)과 영혼의 전향(periagoge) 과정을 극적인 서사로 풀어낸다.13

1.3.1 동굴 내부의 정치학: 기만의 체계

비유의 시작은 충격적이다. 인간들은 어릴 때부터 동굴 깊은 곳에 목과 다리가 묶인 채 벽면만을 바라보고 있다. 그들 뒤에는 불(fire)이 타오르고 있고, 불과 죄수들 사이에는 담장이 있으며, 그 위로 누군가가 인형이나 모형들을 지나가게 한다.13

  • 그림자(Shadows): 죄수들이 보는 유일한 현실이다. 이는 선분의 '에이카시아' 단계에 해당하며, 정치가나 소피스트들이 만들어낸 선전(propaganda), 문화적 편견, 왜곡된 이데올로기를 상징한다.10
  • 인형 조종자들: 담장 뒤에서 인형을 들고 지나가는 이들은 여론을 조작하는 자들을 암시한다. 죄수들은 그림자가 자신들의 목소리(메아리)를 낸다고 착각하는데, 이는 감각적 현상과 실재 사이의 인과관계를 오해하는 대중의 무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1.3.2 강제된 해방과 고통스러운 등반

한 죄수가 풀려나 뒤를 돌아보게 된다. 이 과정은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이루어진다. 불빛 때문에 눈이 부시고 고통스럽다. 그는 자신이 보던 것이 허상이었고, 인형들이 더 실재적임을 깨닫는다(피스티스 단계). 그러나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거칠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억지로 끌려 올라가 동굴 밖으로 나가게 된다.15

  • 고통의 의미: 교육은 단순히 정보를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의 방향을 어둠에서 빛으로 완전히 돌려놓는 전향(conversion)이다. 이 과정은 기존의 편안한 무지를 깨뜨려야 하기에 필연적으로 고통과 저항을 수반한다.

1.3.3 동굴 외부의 적응과 관조

동굴 밖(지성계)에 나온 그는 처음에는 강렬한 태양 빛 때문에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눈이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1. 그림자와 물에 비친 상: 처음에는 실물의 그림자나 물에 비친 상을 본다. 이는 선분의 '디아노이아' 단계에 해당하며, 수학적 모형이나 가설을 통해 이데아를 간접적으로 파악하는 단계이다.13
  2. 사물 자체와 밤하늘: 점차 시선이 강화되어 사물 자체와 달, 별을 본다.
  3. 태양: 마침내 태양 자체를 직접 응시한다(노에시스). 그는 태양이 계절과 세월을 관장하고, 가시적 세계의 모든 것의 원인임을 깨닫는다.14 이것이 바로 선의 이데아를 직관하는 최고의 지적 희열이다.

1.3.4 비극적 귀환과 철학자의 사명

비유는 영광스러운 관조에서 끝나지 않는다. 해방된 자는 동굴에 남아 있는 동료들을 불쌍히 여겨 다시 내려간다(Descent). 그러나 어둠에 다시 적응하지 못한 그는 그림자 맞추기 게임에서 서툴러 조롱당한다. 동료들은 그가 "올라가더니 눈을 버려 왔다"고 비난한다. 만약 그가 죄수들을 풀어주려 한다면, 죄수들은 그를 죽이려 들 것이다.13

  • 소크라테스의 죽음 예견: 이는 역사적 소크라테스의 재판과 처형을 직접적으로 알레고리화한 것이다. 대중은 자신의 무지가 폭로되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철학자를 혐오한다.
  • 정치적 의무: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라톤은 철학자가 다시 내려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장 훌륭한 자들이 통치를 거부하면, 가장 나쁜 자들에게 지배받는 벌을 받게 된다"는 논리 하에, 철학자는 지적 희열에 안주하지 않고 공동체를 위해 봉사해야 하는 윤리적 의무를 진다.17

제2장 영혼의 지도: 심리학과 에로스의 역학 (『파이드로스』, 『향연』)

플라톤은 이성(Reason)을 중시했지만, 인간 영혼의 역동성을 설명하기 위해 욕망(Eros)과 감정(Thumos)의 역할을 결코 간과하지 않았다. 『파이드로스』의 전차 비유와 『향연』의 사다리 비유는 영혼이 어떻게 감각적 욕망에서 시작하여 신적인 진리에 도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탁월한 심리학적 모델이다.

2.1 영혼의 전차 비유 (The Chariot Allegory): 내면의 갈등 구조

『파이드로스』에서 소크라테스는 영혼을 날개 달린 전차에 비유하여 설명한다.18 이는 『국가』 4권에서 제시된 영혼의 삼분설(이성, 기개, 욕망)을 역동적인 시각적 이미지로 형상화한 것이다.

2.1.1 전차의 구성 요소와 상징

  • 마부 (Charioteer): 이성(Logos/Logistikon)을 상징한다. 그는 두 말의 균형을 잡고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해야 하는 통제자이자 지도자이다. 마부의 목표는 전차를 몰고 천상의 진리를 관조하는 것이다.19
  • 흰 말 (White Horse): 기개(Thumos)를 상징한다. "아름답고 절제되며 명예를 사랑하는" 말이다. 흰 말은 채찍 없이 말만으로도 마부의 지휘에 따르며, 이성을 도와 검은 말의 난동을 제압한다. 이는 용기, 의지력, 고귀한 분노 등을 의미한다.19
  • 검은 말 (Black Horse): 욕망(Epithymia/Appetite)을 상징한다. "비뚤어지고 육중하며, 피가 끓는" 말이다. 목이 짧고 귀가 털로 덮여 있어 말을 잘 듣지 않는다. 검은 말은 육체적 쾌락을 쫓아 난폭하게 날뛰며, 끊임없이 지상으로 내려가려 한다.19

2.1.2 영혼의 비상과 추락의 우주적 드라마

이 전차는 신들을 따라 천상의 행렬에 참여하여 '진리의 들판(Plain of Truth)'으로 향한다. 신들의 전차는 두 말이 모두 훌륭하여 쉽게 상승하지만, 인간의 전차는 검은 말의 저항 때문에 끊임없이 요동친다.4 마부가 이성을 통해 검은 말을 제어하지 못하면, 영혼은 깃털이 빠지고 날개를 잃어 지상으로 추락하게 된다. 추락한 영혼은 육체(Soma)라는 감옥(Sema)에 갇히게 되며, 이것이 바로 인간 탄생의 신화적 기원이다.

2.1.3 윤회와 철학자의 특권적 주기

추락한 영혼은 다시 날개를 얻어 천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윤회(Metempsychosis)의 과정을 겪는다. 소크라테스는 여기서 매우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다.

  • 일반 영혼: 날개를 회복하는 데 1만 년의 세월이 걸린다.
  • 철학자의 영혼: 진실을 본 기억을 가장 많이 간직하고 지상에서도 지혜를 사랑하는 삶을 산 영혼은 예외이다. 3번의 생을 연속으로 철학자로 살면, 3천 년 만에 날개를 회복하고 윤회의 수레바퀴에서 해방될 수 있다.4
    이 디테일은 플라톤에게 있어 '철학함(Philosophizing)'이 단순한 지적 활동이 아니라, 영혼의 날개를 다시 돋게 하여 신적인 상태로 복귀시키는 구원론적 수행(ascesis)임을 보여준다.

2.1.4 에로스의 재해석: 광기(Mania)로서의 사랑

소크라테스는 사랑(Eros)을 단순한 욕망이 아니라 '신적인 광기'로 재해석한다. 지상에서 아름다운 육체를 볼 때, 영혼은 천상에서 보았던 '미의 이데아'를 상기(Anamnesis)하며 전율한다.20 이때 날개 돋는 자리가 가려워지고 열이 나는 현상이 바로 사랑의 열정이다. 검은 말은 이를 육체적 성교로 해소하려 하지만, 흰 말과 마부는 이를 억제하고 그 에너지를 진리에 대한 열망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즉, 에로스는 영혼을 다시 천상으로 쏘아 올리는 강력한 추진력이다.

2.2 디오티마의 사다리 (Diotima’s Ladder of Love): 욕망의 승화

『향연』에서 소크라테스는 만티네이아의 여사제 디오티마(Diotima)에게서 전수받은 에로스의 비밀을 이야기한다.24 이 비유는 사랑의 대상이 어떻게 감각적인 것에서 정신적인 것으로, 마침내 절대적인 것으로 단계적으로 상승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아리스토파네스가 제시한 '잃어버린 반쪽 찾기'라는 낭만적 사랑관을 넘어서는 형이상학적 사랑론이다.

2.2.1 사랑의 상승 단계 (Scala Amoris) 상세

사다리는 다음과 같은 정교한 6단계로 구성된다.25

  1. 하나의 아름다운 육체: 사랑의 시작점이다. 특정 개인의 육체적 아름다움에 끌려 그와 함께 아름다운 담론을 낳고자 한다.
  2. 모든 아름다운 육체: 한 육체의 아름다움이 다른 육체의 아름다움과 본질적으로 같음을 깨닫는다. '육체의 아름다움'이라는 보편적 형상을 사랑하게 되며, 특정 대상에 대한 배타적 집착이 줄어든다.26
  3. 영혼의 아름다움: 육체의 아름다움보다 마음(영혼)의 아름다움을 더 귀하게 여긴다. 육체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덕이 있는 사람을 사랑하며, 그를 훌륭하게 만들 교육적 담론을 낳는다.26
  4. 법과 제도의 아름다움: 개인을 넘어 사회적 관습, 법률, 제도 속에 깃든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이는 시민을 훌륭하게 만드는 질서의 아름다움이다.
  5. 지식(학문)의 아름다움: 다양한 학문 체계가 가진 지적 아름다움을 사랑하게 된다. 앎에 대한 순수한 열망의 단계이다.26
  6. 아름다움 그 자체 (Form of Beauty): 마침내 사다리의 끝에서, 생성되지도 소멸하지도 않으며, 어떤 측면에서도 추하지 않은 절대적이고 단일한 '미의 이데아'를 직관한다. 이는 상대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모든 아름다운 것들이 나누어 가진 원천으로서의 아름다움이다.26

2.2.2 비유의 해석학: 폐기인가 통합인가?

전통적인 해석은 이 사다리를 상위 단계로 올라가면서 하위 단계를 버리는(kicking away the ladder) 과정으로 보았다. 그러나 최근의 학제적 연구24는 이를 통합적인 과정으로 재해석한다. 미의 이데아를 깨달은 자는 개별적 사물들을 무가치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이데아의 빛 아래서 개별자들을 더 풍부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다. 플라톤이 소크라테스라는 구체적인 개인을 평생 사랑하며 그를 통해 철학을 전개한 것은, 그가 '개별자에 대한 사랑'을 완전히 버리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이는 동굴의 비유에서 철학자가 다시 동굴로 내려오는 모티브와도 일맥상통한다.


제3장 정치적 알레고리: 민주주의 비판과 정의의 문제 (『국가』)

플라톤은 아테네 민주주의의 혼란, 선동가들의 득세, 그리고 스승 소크라테스의 부당한 죽음을 목격하며, 정치 권력의 본질과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강력하고 도발적인 이미지들을 동원했다.

3.1 국가의 선박 비유 (The Ship of State): 전문가주의의 옹호

『국가』 6권에서 소크라테스는 국가를 배에, 통치자를 선장에 비유하며 아테네식 직접 민주주의의 구조적 결함을 신랄하게 비판한다.17

  • 선주 (The Shipowner): 아테네 시민(Demos)을 상징한다. 그는 덩치가 크고 힘이 세지만, "귀가 잘 안 들리고 눈도 어두우며 항해술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다".17 이는 대중이 가진 잠재력(힘)과 무지(무능)를 동시에 보여준다.
  • 선원들 (The Sailors): 정치가와 선동가(Demagogues)들이다. 그들은 항해술을 배운 적도 없으면서 서로 조타키를 잡겠다고 싸운다. 그들은 선주(대중)에게 약(아편)을 먹이거나 술을 먹여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배의 자원을 탕진하며 선상 파티를 벌인다.29 그들은 항해술을 '가르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전문 지식을 가진 자들을 배척한다.
  • 진정한 항해사 (The True Navigator): 철학자(Philosopher)이다. 그는 배를 올바로 몰기 위해 별과 바람, 계절과 하늘(천문학, 기상학)을 연구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권력 다툼에 몰두한 선원들에게 그는 "별만 쳐다보는 쓸모없는 수다쟁이(stargazer)"로 조롱받는다.28

이 비유는 통치(Ruling)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반적인 활동이 아니라, 의술이나 항해술처럼 전문적인 지식(Techne)이 필요한 영역임을 역설한다. 다수결이나 힘의 논리가 아니라, 국가의 올바른 방향(Good)을 아는 지혜를 가진 자가 다스려야 한다는 '철학인 통치론(Philosopher King)'의 핵심 근거가 된다.

3.2 거대한 짐승의 비유 (The Great Beast): 소피스트 비판

『국가』 6권의 또 다른 비유에서 소크라테스는 대중(Populace)을 거대하고 힘센 짐승에, 소피스트(Sophist)를 그 짐승의 조련사에 비유한다.30

  • 조련사의 '지혜': 소피스트들은 짐승(대중)이 언제 화를 내고 언제 기뻐하는지, 어떤 소리를 내면 진정되는지를 관찰하여 그것을 '지혜'라고 가르친다. 그들은 짐승의 기분을 맞추는 기술(knack)을 가르칠 뿐이다.
  • 윤리적 상대주의의 위험: 소피스트들은 짐승이 좋아하는 것을 '선(Good)', 싫어하는 것을 '악(Bad)'이라고 부를 뿐, 실제로 무엇이 정의롭고 훌륭한지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한다.31 이는 여론조사에 의존하여 대중의 비위를 맞추는 데 급급한 현대의 포퓰리즘 정치인과 그들을 자문하는 정치 컨설턴트들에 대한 예리한 비판으로 읽힐 수 있다. 플라톤은 대중의 욕망을 '정의'로 포장하는 위험성을 이 비유를 통해 경고한다.

3.3 기게스의 반지 (The Ring of Gyges): 사회계약설의 원형

『국가』 2권에서 글라우콘은 소크라테스에게 정의(Justice)가 그 자체로 좋은 것임을 증명해 보라며 리디아의 목동 기게스의 전설을 인용한다.32 이는 현대의 '투명인간' 사고실험과 유사하다.

  • 내용: 기게스는 지진으로 갈라진 땅속에서 거인의 시체와 함께 반지를 발견한다. 이 반지의 보석받이를 안쪽으로 돌리면 투명해지는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된 그는, 왕궁으로 들어가 왕비를 유혹하고 왕을 살해하여 왕권을 찬탈한다.34
  • 윤리적 도전: 글라우콘은 "만약 정의로운 사람과 불의한 사람에게 각각 이 반지를 준다면, 둘 다 결국에는 남의 물건을 훔치고, 원하는 사람과 성교하며, 사람을 죽이는 등 불의를 저지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인간은 처벌의 두려움이나 평판 때문에 정의를 지키는 척할 뿐, 본성적으로는 자신의 이익(Egoism)을 추구한다는 것이다.32
  • 소크라테스의 응답: 『국가』 전체는 이 강력한 도전에 대한 응답이다. 소크라테스는 정의가 단순히 외적인 보상 때문이 아니라, 영혼의 건강과 조화를 위해 내재적으로 좋은 것임을 증명하려 한다. 불의한 독재자는 겉으로는 성공한 듯 보이나, 내면의 영혼은 욕망(검은 말)이 이성을 지배하여 질서가 파괴되고 병들어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가장 불의한 자가 가장 불행하다"는 역설을 제시한다.35

제4장 인식론적 난제와 방법론: 『테아이테토스』와 『변론』

『테아이테토스』와 『변론』에서 소크라테스는 지식의 본질을 탐구하고 자신의 철학적 정체성을 규명하기 위해 독창적인 은유들을 사용한다.

4.1 산파술 (The Midwife / Maieutics): 교육의 본질

『테아이테토스』에서 소크라테스는 자신을 산파(Midwife)에 비유한다. 그의 어머니 파이나레테(Phaenarete)가 훌륭한 산파였던 것처럼, 자신은 육체가 아닌 '남자의 영혼'이 지혜를 낳는 것을 돕는다고 말한다.36 이 비유에는 몇 가지 중요한 함의가 있다.

  • 불임(Barrenness): 산파는 아이를 낳을 나이가 지나야만 자격을 얻는다. 마찬가지로 소크라테스 자신은 지혜에 대해 '불임'이다. 그는 지식을 주입하는 스승이 아니라, 상대방이 스스로 지식을 낳도록 돕는 조력자일 뿐이다. 이는 소크라테스의 "나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무지의 지(docta ignorantia)와 연결된다.36
  • 진위 판별(Testing): 산파의 가장 중요한, 그리고 소크라테스가 강조하는 기능은 태어난 아이가 건강한 아이인지, 아니면 '거짓된 허깨비(phantom)'나 '바람 알(wind-egg)'인지를 판별하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혹독한 논박(elenchus)을 통해 상대방의 아이디어(정의)를 검증한다.38
  • 고통과 정화: 이 검증 과정에서 상대방은 자신의 생각이 부정되는 산고(aporia)를 겪지만, 이를 통해 거짓된 지식에서 벗어나는 정화(catharsis)를 경험하게 된다.

4.2 마음의 모델: 밀랍 서판과 새장

소크라테스는 '거짓 판단(false judgment)'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설명하기 위해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인지 모델을 제시한다. 비록 이 모델들은 대화 내에서 기각되지만, 기억과 지식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담고 있다.

4.2.1 밀랍 서판의 비유 (The Wax Tablet)

소크라테스는 우리 마음속에 밀랍 서판이 있다고 가정한다.40

  • 기억의 메커니즘: 지각이나 생각은 도장(signet ring)을 찍듯이 밀랍에 자국을 남긴다. 자국이 남아 있는 한 우리는 그것을 기억하고 안다고 말한다.
  • 오류의 원인: 밀랍의 질이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밀랍이 너무 물러서 자국이 금방 지워지고(망각), 어떤 이는 너무 딱딱해서 잘 찍히지 않는다(학습 부진). 오류는 현재의 지각을 밀랍의 잘못된 자국(기억)에 잘못 연결할 때 발생한다. 예를 들어, 멀리서 오는 테아이테토스를 보고 소크라테스의 기억 자국과 연결하는 경우이다.42
  • 한계: 이 모델은 지각적 오류는 설명하지만, "11+1=12"와 같은 추상적 지식의 오류나, 이미 알고 있는 개념들 사이의 혼동을 설명하는 데 한계를 보여 기각된다.

4.2.2 새장의 비유 (The Aviary)

지식을 '가지는 것(possessing, 잠재적 소유)'과 '하고 있는 것(having/holding, 현재적 사용)'을 구분하기 위해 마음을 새장에 비유한다.40

  • 지식의 포획과 사용: 지식을 배우는 것은 야생의 새를 잡아 새장에 넣는 것(소유)이고, 지식을 사용하는 것은 필요할 때 새장 안에서 특정 새를 다시 잡는 것(사용)이다.
  • 오류의 설명: 앎의 새를 잡으려다 실수로 무지의 새를 잡았을 때 거짓 판단이 발생한다는 가설이다.
  • 무한 퇴행의 문제: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잡은 새가 무지의 새인지를 알기 위해 또 다른 지식(새)이 필요한가?"라는 반론을 제기한다. 이는 지식을 판별하기 위해 상위 지식이 필요하고, 그 상위 지식을 위해 또 다른 지식이 필요한 무한 퇴행(infinite regress)의 문제에 봉착하여 결국 기각된다.40 이는 플라톤이 단순한 경험주의적 지식 모델을 넘어서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4.3 등에의 비유 (The Gadfly): 사회적 정체성

『변론』에서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설명하며 자신을 '등에(Gadfly)'로, 아테네를 '혈통은 좋지만 덩치가 커서 둔한 말'로 묘사한다.43

  • 각성의 기능: 말(아테네)은 덩치가 커서 게으르고 잠들기 쉽다. 등에는 끊임없이 말을 쏘아대며 깨어 있게 한다. 소크라테스는 시민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그들이 물질적 풍요에 취해 도덕적 나태함에 빠지지 않고, '영혼을 돌보도록' 자극한다.43
  • 신의 선물: 그는 자신의 이러한 귀찮고 고통스러운 행위가 신(Apollo)이 아테네에 내린 선물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그를 죽이는 것은 도시 자체를 깊은 잠에 빠뜨리는 자해 행위라는 것이다.46 이 비유는 철학자가 사회 내에서 환영받지 못하지만 필수적인 '비판적 양심'의 역할을 수행함을 천명한다.

제5장 우주적 정의와 종말론: 에르의 신화 (『국가』 10권)

『국가』의 대미를 장식하는 '에르의 신화(Myth of Er)'는 단순한 사후 세계 이야기가 아니라, 우주의 작동 원리와 인간의 자유의지를 결합한 거대한 형이상학적 알레고리이다.47

5.1 필연의 방추 (Spindle of Necessity)

에르는 전사했다가 12일 만에 되살아나 사후 세계를 목격한다. 그는 우주 전체를 관통하는 빛의 기둥과 그 중심에 있는 '필연의 방추'를 본다.

  • 우주론적 구조: 이 방추는 8개의 동심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행성들의 궤도), 각 궤도 위에는 세이렌이 앉아 한 가지 음을 내며 '천구의 음악(Music of the Spheres)'을 만든다.
  • 운명의 세 여신: 필연(Ananke)의 딸들인 라케시스(과거), 클로토(현재), 아트로포스(미래)가 이 방추를 돌리며 우주의 운명을 관장한다.48

5.2 삶의 선택과 자유의지

가장 중요한 장면은 영혼들이 다음 생을 선택하는 순간이다. 라케시스는 영혼들에게 제비뽑기 순서를 주지만, 어떤 삶을 살 것인지는 전적으로 영혼의 '선택'에 달렸다.

  • 잘못된 선택: 첫 번째로 순서를 뽑은 한 영혼은 생각 없이 가장 강력한 독재자의 삶을 선택한다. 그러나 그는 곧 그 삶에 끔찍한 운명(자식을 잡아먹는 등)이 포함되어 있음을 깨닫고 통곡한다. 그는 자신의 선택을 탓하지 않고 운명과 신을 원망한다.47
  • 오디세우스의 선택: 반면, 가장 마지막 순서였던 오디세우스의 영혼은 명예욕과 야망에 지쳐,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평범한 시민의 삶'을 찾아내고 기뻐한다.
  • 책임의 소재: 여기서 플라톤은 선언한다. "선택은 선택한 자의 몫이며, 신에게는 책임이 없다(Aitia helo menou theos anaitios)." 이 유명한 구절은 인간의 운명이 신의 자의적 결정이 아니라, 인간 스스로의 지혜와 선택에 달려 있음을 강조하며 도덕적 책임을 인간에게 귀속시킨다.49 이는 철학이 사후의 운명까지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기술임을 역설한다.

제6장 통치의 기술과 기타 알레고리

6.1 『정치가』의 직조술 (Weaving)

『정치가』에서 소크라테스(혹은 엘레아의 손님)는 정치술을 정의하기 위해 처음에는 '양치기' 비유를 든다. 그러나 인간은 양과 달리 스스로 생각하는 존재이기에 양치기 모델은 기각된다. 대신 제시된 것이 '직조술(Weaving)'의 알레고리이다.51

  • 왕실의 직조 (Royal Weaving): 정치가는 직조공과 같다. 국가는 기개 있고 용감한 성격(날실, 뻣뻣함)과 절제 있고 온건한 성격(씨실, 부드러움)의 시민들로 구성된다. 이 두 성격은 자연 상태에서는 서로 적대적이다.
  • 조화의 기술: 진정한 정치가는 교육과 법, 그리고 인간적인 유대를 통해 이 상반된 성격들을 잘 엮어서(intertwine) 튼튼하고 아름다운 국가라는 직물을 짜내야 한다.52 한쪽이 너무 강하면 국가는 전쟁광이 되어 파멸하고, 반대쪽이 강하면 노예가 되어버릴 수 있다. 이는 다양성 속의 통일(Unity in Diversity)을 추구하는 고도의 정치적 기술을 상징한다.

6.2 소규모 은유들 (Minor Allegories)

플라톤의 대화편 곳곳에는 덜 알려졌지만 중요한 은유들이 숨어 있다.54

  • 장인(Artisan)의 비유: 『알키비아데스 II』와 『크라틸로스』 등에서 소크라테스는 통치자나 입법자를 구두 수선공(cobbler), 직조공, 목수 등에 비유한다. 이는 정치와 언어 제작도 전문적인 기술(Techne)과 지식을 필요로 하는 활동임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 전기가오리(Torpedo Fish): 『메논』에서 메논은 소크라테스와 대화하면 머리가 마비되는 것 같다며 그를 전기가오리에 비유한다. 소크라테스는 "나도 마비된 상태에서 남을 마비시키는 것"이라며, 자신의 무지를 통해 타인의 독단적 확신을 깨뜨리는 과정을 설명한다.

결론: 이미지, 그 너머의 진리

이상의 방대한 분석을 통해 우리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알레고리가 단순한 문학적 장식이나 어려운 철학적 개념의 대용품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논리적 언어(Logos)가 도달할 수 없는 한계 지점에서, 진리의 모습을 직관적으로 포착하게 하는 '철학적 시각화'의 정수이다.

  1. 체계적 통일성: 태양-선분-동굴은 인식론과 존재론을, 전차와 사다리는 심리학과 윤리학을, 선박과 짐승은 정치학을 아우르며 하나의 거대한 철학적 체계를 시각적으로 지탱하고 있다.
  2. 역동적 교육론: 산파술과 동굴의 비유, 그리고 에르의 신화는 인간의 영혼이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전향하고 선택하며 상승해야 하는 역동적 존재임을 일깨운다.
  3. 비판적 리얼리즘: 기게스의 반지와 거대한 짐승의 비유는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과 정치 현실에 대한 냉철한 통찰을 보여주며, 왜 철학적 이성이 필요한지를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플라톤의 텍스트에서 신화와 알레고리는 '거짓말'이 아니라, 진리에 다가가는 또 다른 길이다. 태양을 직접 볼 수 없어 물에 비친 상을 보듯, 유한한 인간은 이 알레고리들을 통해 무한한 이데아의 빛을 간접적으로나마 응시할 수 있게 된다. 2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 비유들이 철학, 문학, 종교, 그리고 정치학에 끊임없이 영감을 주어온 이유는, 바로 이러한 이미지의 힘—감각적인 것 안에 깃든 초월적 의미의 풍요로움—때문일 것이다. 이 보고서가 소크라테스의 다채로운 비유의 숲을 탐험하는 충실한 지도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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