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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토피카

성을 쌓는 자 망하고 길을 내는 자 흥한다 _ 미국의 H-1B 비자 규제를 보고

by 변리사 허성원 2025. 9. 20.

성을 쌓는 자 망하고 길을 내는 자 흥한다 _ 미국의 H-1B 비자 규제를 보고

 

(* 트럼프 대통령이 H-1B 비자 신규 신청 시 건당 10만 달러 수수료를 부과하는 행정명령(Proclamation)을 공식 서명했다고 한다(2025년 9월 19일). 역사적으로 미국은 전 세계의 두뇌를 끌어들여 기술 패권을 확립했었지만, 이번 H-1B 규제는 미국에 많은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미국의 기술 경쟁력은 약화되는 반면, 인재 풍선효과에 의해 유럽과 중국 등 경쟁국들의 혁신을 촉진하는 결과를 가져올 곳이다. 미국의 기업들의 엑소더스도 예상된다. 특히 IT나 AI 기업들은 미국에는 껍데기만 남기고, 인재들을 구하기 쉬운 나라들에 핵심 연구 기지를 설립할 가능성이 높다.)

(* H-1B 비자는, 미국 기업이 외국인 전문직 인력을 일정 기간 고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대표적인 미국의 비이민 취업 비자이다.

  • 대상 : 전문직(Specialty Occupation) 근로자, 보통 학사 학위(4년제) 이상 또는 이에 준하는 경력 보유자.
  • 최초 3년 기간이 부여되고, 1회 3년 연장이 가능하여 최대 6년까지 체류 가능. 
  • 매년 65,000개(일반) + 20,000개(미국 내 석사 이상 학위자)로 연간 발급 쿼터가 정해져 있으며, 신청자가 많아 추첨제로 진행된다.
  • 영주권 취득(취업 이민) 절차와 병행할 수 있어, 미국 내 체류와 신분 전환(이중 의도)이 가능한 드문 비자이다.
  • 배우자와 21세 미만 미혼 자녀는 H-4 비자를 받을 수 있다.
  • 미국 고용주의 후원이 반드시 필요하며, 고용주가 미국 노동부와 이민국에 청원서를 제출해야 한다.
  • H-1B 비자는 특정 고용주와 직무에만 유효하며, 고용주 변경이나 주요 근무 내용 변경 시 별도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 이 비자는 대체로 IT, 엔지니어링, 의학, 경영, 법률 등 전문직 분야에서 미국 취업을 희망하는 외국인들이 선호한다.)

 

개요

2025년 9월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H-1B 비자 신규 신청 수수료 10만 달러 인상 행정명령이 미국과 경쟁국에 미칠 장기적인 전략적 영향을 분석한다. "성을 쌓는 자 망하고 길을 내는 자 흥한다"는 역사적 격언을 틀로 삼아, 이 정책이 표면적으로는 미국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주의적 조치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와 혁신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역설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밝힌다.

핵심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파격적인 비용 인상은 미국 기술 산업, 특히 스타트업과 연구기관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결과적으로는 기업의 연구개발(R&D) 부서를 해외로 이전시키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을 가속화할 것이다. 이는 정책의 목표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부메랑 효과를 낳는다.
둘째, 미국의 정책적 불확실성은 캐나다, 독일, 중국 등 경쟁국들에게 미국으로 향하던 글로벌 최고 인재들을 자국으로 유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며, 이는 미국의 ‘두뇌 유출(Brain Drain)’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경쟁국의 ‘두뇌 유입(Brain Gain)’을 촉진할 것이다.
셋째, 조선시대의 쇄국정책, 에도 막부의 사코쿠 정책, 명나라의 해금령과 같은 역사적 사례들은 외부와의 교류를 차단하는 정책이 내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고 국가의 몰락을 앞당길 수 있음을 경고한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보고서는 미국이 단기적 정치적 이득을 위해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을 희생하는 역설적 상황에 처해 있음을 지적하며, 고도로 숙련된 인재를 유지하고 유치하기 위한 보다 유연하고 예측 가능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한다.


1. 서론: ‘성을 쌓는 자 망하고 길을 내는 자 흥한다’는 격언의 현대적 함의

1.1. 시대정신과 격언의 재조명: 역사적 격언의 의미를 현대의 기술 경쟁과 인재 전쟁에 적용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흥망성쇠는 외부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결정되어 왔다. 징키스칸(혹은 돌궐의 톤유쿠크)은  ‘성을 쌓는 자 망하고 길을 내는 자 흥한다.’고 하였다. '길'은 개방성과 교류를 상징하며, '성'은 보호주의와 고립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군사적 위협이나 물리적 침략을 막기 위해 성벽을 쌓았지만, 21세기 '인재 전쟁' 시대에서는 국경의 물리적 장벽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오늘날 진정한 '성'은 인재의 자유로운 흐름을 막는 비자 정책, 경제적 장벽, 그리고 국가의 유연하지 못한 사고방식이 될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격언의 틀을 통해 미국이 선택한 H-1B 비자 정책의 전략적 함의를 알아본다.

1.2. 2025년 H-1B 비자 정책 서명과 미국의 ‘벽’

2025년 9월 1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H-1B 비자 신규 신청 및 갱신 수수료를 연간 10만 달러로 인상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조치는 "미국인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며 미국인 노동자의 일자리와 임금을 보호하겠다는 명분 아래 단행되었다. 이 정책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파격적인 비용 인상: 기존 H-1B 비자의 경우, 복잡한 신청비와 등록비를 합쳐도 수천 달러 수준이었던 비용이 연간 10만 달러로 급등했다.4 이 비용은 비자 신청 시에 회사 측이 납부해야 하며, 신규 신청뿐만 아니라 비자 갱신 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3
  • ‘초고숙련’ 인재 중심의 선별 의도: 행정부 측은 이 정책이 프로그램의 남용을 막고, 기업들이 저임금의 외국인 인력을 채용하는 대신 '진정으로' 미국인 노동자로 대체될 수 없는 '초고숙련' 인재(super-specialized talent)만을 유치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주장한다.1 상무부 장관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은 이러한 정책이 대기업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훈련시키는 관행을 막고, 미국인 졸업생을 우선적으로 고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5
  • ‘골드 카드’ 제도 도입: H-1B 비자 장벽을 높이는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는 '골드 카드' 제도를 통해 100만 달러(개인) 또는 200만 달러(기업)를 납부하는 외국인에게 영주권 경로를 제공하는 새로운 투자 이민 제도를 발표했다.1 이는 숙련된 인재는 막고 자산가는 유치하는 이중적 정책 기조를 보여준다.

1.3. 분석의 목적 및 구성

이 분석은 다음의 세 가지 핵심 질문에 답한다.

  1. 정책의 명분인 미국인 노동자 보호가 실제로 달성될 것인가?
  2. 미국의 ‘벽 쌓기’는 경쟁국들에게 어떤 기회를 제공할 것인가?
  3. 개방과 쇄국의 역사적 교훈은 현재의 정책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가?

2. 미국의 '벽 쌓기': H-1B 비자 정책의 표면적 목표와 내재적 위험

2.1. 정책의 명분: 미국 우선주의와 일자리 보호

백악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H-1B 비자 제도는 본래의 취지를 벗어나 기업들이 저임금의 외국인 노동자로 미국인 노동자들을 대체하는 '악용된' 시스템으로 변질되었다.6 행정부는 H-1B 비자 제도가 미국인 노동자들의 임금을 억누르고, 특히 컴퓨터 관련 분야의 일자리를 앗아가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일부 지지자들은 이 정책이 10만 달러의 수수료를 통해 기업들이 '진정으로' 대체 불가능한 초고숙련 인재만을 유치하도록 강제하는 장치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1 이는 또한 외주업체(outsourcing firms)들이 저임금으로 대량의 인력을 들여오는 관행에 제동을 걸 것으로 기대된다.4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는, 일부 IT 기업들이 대규모 해고를 단행하면서도 동시에 대량의 H-1B 비자를 신청했다는 사례가 제시되었다.6 또한, 일부 H-1B 고용주가 미국인 노동자를 해고하고 후임 외국인 노동자를 훈련시키는 '치욕'을 강요했으며, H-1B 프로그램이 저숙련, 저임금 노동자를 위한 통로로 변질되었다는 비판도 제기되었다.6 이들은 10만 달러의 비용이 채용 과정을 경제적으로 재조정하여 미국인 노동자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본다.

2.2. 정책의 실질적 파급효과와 부작용

2.2.1. 미국 기술 산업의 타격: 혁신 생태계의 약화

연간 10만 달러라는 비용은 이미 많은 H-1B 인력을 고용 중인 대기업에게도 큰 부담이지만, 재정적 여유가 없는 소규모 스타트업이나 연구기관에는 사실상 외국인 인재 채용을 불가능하게 만든다.3 이는 미국 기술 생태계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러한 정책은 단기적 정치적 이득을 위해 장기적 국가 경쟁력을 훼손하는 역설적 상황을 야기한다. 행정부는 H-1B 비자 수수료를 통해 수십억 달러의 세수를 확보하고 국가 부채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8, 이 '인재세(talent tax)'는 오히려 기업들이 미국 내에서 인재를 고용하는 대신, 아예 인건비가 저렴하고 규제가 적은 해외로 R&D 부서와 핵심 인력을 이전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1

이러한 현상은 정책의 목표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부메랑 효과를 낳는다. 미국이 H-1B 비자 제도를 통해 국내 일자리를 보호하려 할수록,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미국 내 일자리를 해외로 유출시키는 '오프쇼어링'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성'을 쌓는 동안, 기업들은 그 '성' 밖으로 빠져나갈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2.2.2. ‘두뇌 유출(Brain Drain)’의 가속화

H-1B 비자는 국제 유학생이나 포닥(Post-doc)이 미국에 머물며 경력을 이어갈 수 있는 주요 경로다.16 정책적 불확실성과 높은 비용은 전 세계의 최고 인재들이 미국을 잠재적인 일터로 고려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 것이다.3 혁신은 인재 간의 자유로운 교류와 아이디어의 융합에서 발생한다. H-1B 비자는 단순히 노동력 공급 채널이 아니라, 미국을 글로벌 혁신의 '중력의 중심'으로 만드는 핵심 요소였다.16 파격적인 수수료 인상은 이러한 인재 파이프라인에 모래를 붓는 행위와 같다.

미국 국방부(DOD) 보고서도 기술 인재 부족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19 H-1B 비자 정책은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결과적으로는 미국의 기술 리더십과 혁신 동력을 약화시켜 장기적인 안보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숙련된 인재 유치와 국가 경쟁력 간의 불가분의 관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항목 기존 H-1B 비자 비용 2025년 신규 정책 (H-1B 비자) 비고
등록비 $215 연간 $100,000의 수수료에 포함 또는 별도 부과 가능성 신규 신청 및 갱신에 적용
신청비 $780 연간 $100,000의 수수료에 포함 또는 별도 부과 가능성 Form I-129를 포함
총 비용 수천 달러 수준 연간 $100,000 6년간 최대 $600,000
목적 행정 처리 비용 회수 프로그램 남용 방지, 정부 세수 확보 행정명령의 법적 권한에 대한 논쟁 예상

 

3. 경쟁국의 '길 내기': 미국의 '벽'이 제공하는 기회

3.1. 캐나다, 독일, 영국 등 경쟁국들의 인재 유치 전략

미국이 H-1B 비자 장벽을 높이는 동안, 캐나다와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숙련 인력 시장을 겨냥한 공격적인 '길 내기' 정책을 펼치고 있다.15 이들은 미국의 정책적 불확실성과 복잡성을 기회로 삼아 자국으로의 인재 유입을 촉진하고 있다. 캐나다는 '테크 인재 전략(Tech Talent Strategy)'을 발표하며 H-1B 비자 소지자를 포함한 외국 기업가 및 숙련 노동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이민 규제 완화를 시행했다. 이 이니셔티브는 발표 하루 만에 1만 개의 비자 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폭발적인 수요를 보였다.21

독일 또한 '오포튜니티 카드(Chancenkarte)'를 도입하여 구인 제안 없이도 구직 목적으로 입국하는 것을 허용하며, 특히 AI와 같은 미래 기술 분야의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22 이는 단순히 인력을 보충하는 것을 넘어, 혁신적인 인재와 기술력을 자국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3.2. 중국의 '두뇌 회귀' 프로그램 강화와 기술 패권 경쟁

미국의 유학생 및 연구자 비자 규제 강화는 중국이 해외 인재, 특히 미국에서 교육받은 자국 과학자들을 본국으로 다시 불러들이는 '두뇌 회귀' 노력을 강화하는 데 명분을 제공한다.19 중국은 2008년부터 '천인계획(Thousand Talents Plan)'과 같은 정부 주도의 프로그램을 통해 막대한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해외 유수 과학자들을 유치해왔다.24 최근에는 '치밍(Qiming)' 계획을 통해 최고 연구자에게 42만~70만 달러의 계약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19

3.3. 글로벌 인재 지형도의 지각 변동

인재의 자유로운 이동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며, 한 국가가 이 흐름을 막는 순간 다른 경쟁국들이 그 인재를 흡수하게 된다. 미국은 H-1B 비자 제한을 통해 자국 노동력을 보호하려 하지만, H-1B 비자가 없으면 상당수 기업은 인력난을 겪게 되고, 이는 결국 해외 인재 유치에 실패하거나 13, 아예 연구 및 개발 기능을 해외로 이전하는 선택 15을 하게 만들 것이다. 결국, 미국의 '성'은 단지 내부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경쟁자에게 가장 귀중한 자산인 인재를 넘겨주는 '문' 역할을 하게 될 수 있다. 경쟁은 고립을 허용하지 않으며, 한 국가가 문을 닫는 순간 다른 문들이 열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국가 주요 비자/정책 특징 및 목표
미국 H-1B 비자 정책 - 연간 $100,000의 높은 수수료 부과
- 저임금 노동자 유입 억제 및 미국인 일자리 보호 명분 5
캐나다 글로벌 인재 스트림 (GTS) - 2주 이내의 빠른 비자 처리 22
- H-1B 비자 소지자 등 특정 기술 인력 대상 21

- 영주권 전환 용이성 23
독일 오포튜니티 카드 (Chancenkarte) - 구인 제안 없이도 구직 목적으로 입국 허용 22
- AI 등 첨단 기술 인력 대상 22
- 유럽연합(EU) 전역으로의 이동 용이성

4. 역사적 고찰: '개방'과 '쇄국'이 국가 흥망성쇠에 미친 사례

4.1. 개방을 통한 흥성(興盛)

  • 로마 제국의 '포용적 시민권' 정책: 로마는 정복지의 문화를 배척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융합했으며, 패배한 민족에게도 시민권을 부여하는 유연한 시스템을 통해 제국을 확장하고 유지했다.25 이러한 포용적인 정책은 제국의 인적 자원을 극대화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통해 내적 활력을 키우는 원동력이 되었다.
  • 실크로드가 가져온 번영: 실크로드는 단순한 상품 교역로를 넘어, 동서양의 사상, 기술, 종교를 교환하는 통로였다.27 이 네트워크를 통해 많은 지역이 경제적 번영을 누렸고, 인류 문명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는 자유로운 교류가 물질적 이익뿐만 아니라 비물질적인 발전 또한 촉진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 탈냉전 시대의 동아시아: 2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 일본, 중국은 냉전의 이념적 대립을 벗어나 실용적이고 다원적인 외교 관계를 구축하며 경제적 성장과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했다.29 반면, 이념을 고수하며 미국 및 일본과의 외교 관계를 수립하지 않고 준쇄국 상태에 머문 북한은 쇠퇴의 길을 걸었다.29

4.2. 쇄국으로 인한 몰락(沒落)

  • 조선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 흥선대원군은 서양 세력의 통상 요구를 거부하고 척화비를 세워 배외 정책을 강화했다.31 이 정책은 국가를 외부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함이었으나, 결과적으로는 변화하는 세계 정세를 객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게 했고 32, 결국 준비 없이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강제 개항을 당하게 된다.33 외부 문물 수용을 거부하는 '성'을 쌓는 동안, 조선은 근대화의 기회를 놓쳤다.
  • 에도 막부 시대 일본의 사코쿠(鎖國) 정책: 일본 에도 막부 또한 기독교 확산을 막기 위해 네덜란드를 제외한 서양과의 교역을 제한하는 쇄국정책을 펼쳤다.34 이는 서양의 발전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고, 결국 1854년 페리 제독의 '흑선'에 의해 강제 개항을 당하며 막부의 몰락을 앞당기는 원인이 되었다.34
  • 명나라 해금령(海禁令)의 폐해: 명 태조 주원장은 해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성들의 해상 활동을 전면 금지하는 해금령을 내렸다.35 그러나 이 정책은 바닷가 주민들의 생계를 막아 오히려 밀무역과 해적 활동을 부추기는 역효과를 냈다. 한 관리는 "바다로 나가지 않으면 먹을 것을 얻을 수 없는데, 교류가 금지되자 백성들이 가난해지고 도적이 더욱 일어났다"고 기록했다.36

4.3. 사례 비교 분석

H-1B 비자 정책은 '과도한 통제'의 역사적 선례를 답습하고 있다. 명나라의 해금령은 해적을 통제하려 했으나 백성들의 삶을 파괴하고 밀무역을 번성하게 했다.36 마찬가지로, H-1B 비자 정책은 저임금 인력을 통제하려 하지만, 이로 인해 기업들은 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해외 이전과 오프쇼어링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1 역사적 사례들은 외부와의 교류를 차단하는 정책이 내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고 혼란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미국의 H-1B 정책은 이러한 역사적 패턴을 현대적인 형태로 반복할 위험을 안고 있다.


5. 결론 및 전략적 제언: 미국의 미래를 위한 길을 묻다

5.1. 단기적 이득과 장기적 손실의 역설

H-1B 비자 수수료 인상 정책은 표면적으로는 미국 노동자 보호, 프로그램 남용 방지, 그리고 정부 세수 확보 8라는 단기적 목표를 달성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이는 미국이 가진 가장 강력한 자산인 '세계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이는 능력'을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다. 역사적 사례들이 입증하듯, 벽을 쌓는 행위는 외부의 위협을 완벽히 차단하지 못하며, 오히려 내부의 활력을 잃고 경쟁력을 상실하게 만든다.

5.2. 미국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정책 제언

미국이 세계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H-1B 비자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 선별적 개방과 유연성 강화: H-1B 비자 제도를 '수수료'가 아닌 '숙련도'와 '임금 수준'을 기준으로 하는 선별적, 그리고 예측 가능한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37 이는 인재의 질을 담보하면서도 불필요한 장벽을 제거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 국내 인재 양성과의 균형: H-1B 비자가 미국인 노동자를 대체하지 않고 보완하는 본래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기업의 국내 인력 교육에 대한 의무를 강화하고, 동시에 외국 인재가 미국 내에 정착할 수 있는 명확하고 안정적인 영주권 경로를 제공해야 한다.17
  • 혁신 생태계의 복원: 특히 스타트업과 연구기관의 인력난을 완화하기 위해, 이들에게는 H-1B 비자 비용을 차등 적용하거나 면제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3 이를 통해 미국의 기술 생태계가 다양성과 역동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5.3. ‘길’을 선택할 것인가, ‘벽’을 쌓을 것인가

이 보고서는 H-1B 비자 정책이 단순히 이민 규제를 넘어, 미국의 미래 정체성과 전략적 선택에 관한 중대한 질문을 던진다고 결론짓는다. 미국이 자유와 개방을 통해 세계의 '중력의 중심'이 되어 온 역사를 되돌아보며, 단기적인 정치적 이득을 위해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과 혁신 동력을 희생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님을 강조한다. 미국이 '벽'을 계속 쌓는다면, 세계의 인재와 자본은 새로운 '길'을 찾아 캐나다와 유럽, 그리고 중국으로 향할 것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미국의 쇠퇴를 초래할 것이다. 반면,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면서도 세계 최고 인재에 문을 여는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도 지속적인 번영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미래는 결국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Works cited

  1. Trump unveils $100K yearly fee on H-1B visas in clampdown on legal immigration, accessed September 20, 2025, https://www.washingtonpost.com/politics/2025/09/19/trump-h1b-visa-fee-immigration/
  2. Attorney investigating Trump critics resigns after pressure from officials – as it happened, accessed September 20, 2025, https://www.theguardian.com/us-news/live/2025/sep/19/donald-trump-jimmy-kimmel-suspension-abc-federal-reserve-lisa-cook-us-politics-live-news
  3. H-1B visa: Donald Trump to impose $100K fee per year; all you need to know about this visa (what it is, eligibility, validity, and more), accessed September 20, 2025, https://timesofindia.indiatimes.com/etimes/trending/donald-trump-to-impose-100k-fee-per-year-for-h-1b-visas-what-to-know-about-this-visa-what-it-is-eligibility-validity-and-more/articleshow/124008784.cms
  4. Trump hikes H-1B visa fee to $100k to protect US jobs: How Indian workers could be affected, accessed September 20, 2025, https://timesofindia.indiatimes.com/education/news/trump-hikes-h-1b-visa-fee-to-100k-to-protect-us-jobs-how-indian-workers-could-be-affected/articleshow/124008679.cms
  5. Trump imposes $100,000 application fee on H-1B visa, accessed September 20, 2025, https://www.aninews.in/news/world/us/trump-imposes-100000-application-fee-on-h-1b-visa20250920041833
  6. Restriction on Entry of Certain Nonimmigrant Workers - The White House, accessed September 20, 2025, https://www.whitehouse.gov/presidential-actions/2025/09/restriction-on-entry-of-certain-nonimmigrant-workers/
  7. Make America Great for Science: Stemming the American Brain Drain, accessed September 20, 202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