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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토피카

장이모 감독, 이연걸 주연의 영화 '영웅'

by 변리사 허성원 2025. 5. 3.

장이모 감독, 이연걸 주연의 영화 '영웅'

_ "대의를 위해 사사로운 원한을 버리다"
* 대의멸친(大義滅親), 멸사봉공(滅私奉公) *

(* 휴일 아침에 우연히 TV에서 나오는 이 영화를 보았다. 2002년 개봉하였으니 이 영화를 본 것이 20년도 더 지났다. 오늘 다시 보니 그 당시에 전혀 보거나 느끼지 못했던 미적, 철학적인 메시지들을 새로이 깨닫게 된다. 그래서 퍼플렉시티와 대화하면서 영화의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
- 영화 개요

영화 '영웅'(英雄, 2002년)은 장이머우 감독, 이연걸 주연의 무협 영화.
춘추전국시대 말기 진시황의 통일 직전 혼란스러운 중국을 배경으로 한다.
영화는 압도적인 영상미와 색채, 그리고 철학적 메시지로 유명하다64.

- 주요 인물

  • 무명(이연걸): 주인공, 무사이자 암살자
  • 진왕(진시황, 진도명): 훗날 진시황이 되는 인물
  • 파검(잔검, 양조위), 비설(장만옥), 장공(견자단): 진왕 암살을 노리는 유명한 자객들
  • 여월(장쯔이): 파검과 비설과 얽힌 인물

- 주요 줄거리

  • 춘추전국시대, 진왕은 중국 통일을 앞두고 끊임없는 암살 위협에 시달린다. 그 때문에 신하들조차 100보 이내로 접근하지 못하게 한다6.
  • 어느 날, 무명(이연걸)이 진왕 앞에 나타나 세 명의 유명한 암살자(파검, 비설, 장공)를 모두 제거했다고 주장하며 그 증거로 그들의 무기를 바친다6.
  • 진왕은 무명과 대화를 하며 점차 가까이 오게 해서 10보 앞까지 허락하며, 어떻게 암살자들을 처치했는지 경위를 묻는다. 무명은 암살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서로를 이간질해 제거했다고 설명한다6.
  • 하지만 진왕은 무명의 설명에 의문을 품고,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과 추측을 바탕으로 또 다른 이야기를 꺼낸다. 영화는 무명, 진왕, 그리고 실제 상황의 세 가지 시각에서 사건을 반복적으로 재구성한다6.
  • 결국 진실이 드러난다. 무명은 실제로 암살자들과 공모해 진왕에게 접근할 기회를 얻으려 했음을 실토한다.
  •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진정한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깨닫고 진왕을 죽이지 않기로 결심한다6.
  • 진왕 역시 무명의 진심을 이해하지만, 신하들의 간언으로 인해 무명을 죽일 수밖에 없게 된다. 대신 무명의 의로움을 기리며 성대한 장례를 치른다3.

- 주요 메시지와 결말

  • 영화는 '영웅'의 의미와, 대의를 위해 소를 희생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무명의 희생과 선택을 통해 진정한 평화와 통일의 길을 모색한다64.
  • 마지막 장면에서 무명은 진왕의 곁을 떠나고, 진왕은 중국 통일을 향한 자신의 길을 계속 걷는다. 이 과정에서 두 인물 모두 서로에 대한 존경과 이해를 보여준다43.

- 특징

  • 영화는 액션뿐 아니라 색채와 영상미, 그리고 각 인물의 심리와 철학적 대화에 중점을 둔다.
  • 한 사건을 여러 시점에서 반복적으로 재구성하는 독특한 서사 구조를 채용하였다6.

** (생각할 거리 1)

<'天下'(천하)라는 두 글자>

잔검(파검, 양조위 분)이 무명(이연걸 분)에게 마지막으로 써준 글자는 바로 '天下'(천하)라는 두 글자였다.

이 글자가 가진 의미는 매우 깊고 영화의 핵심 메시지와 직결된다.
잔검은 무명에게 진정한 영웅의 길이란 개인의 원한이나 복수심을 넘어서, 전쟁을 끝내고 천하를 통일해 백성들에게 평화를 가져오는 것임을 깨닫게 한다.
'천하'라는 글자는 단순히 나라의 통일만을 의미하지 않고, 모든 이가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뜻한다.
잔검은 무명에게 이 '천하'의 대의를 보여주며, 진정한 검술의 최고 경지는 싸우지 않고도 평화를 이루는 것임을 전한다.

결국 무명은 잔검이 써준 '천하'의 의미를 받아들여, 진왕(진시황)을 죽이지 않고 평화를 위한 희생을 선택하게 된다.

'천하' 두 글자는 영화가 던지는 "진정한 영웅이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자, 대의를 위해 개인을 희생할 수 있는 용기와 깨달음을 상징한다.

** (생각할 거리 2)

<세 가지의 의(義, 옳음)>

자객들은 모두 진왕(진시황)을 죽여야 하는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
진나라가 각국을 침략하면서 벌어진 전쟁으로 인해 자신과 가족, 조국이 고통받았기 때문이다.

무명은 진나라 군대에 의해 부모를 잃고, 진나라에 입양되어 자랐으나 자신의 과거를 알게 된 뒤 진왕에 대한 원한과 복수심을 품게 된다. 그는 진왕을 암살하기 위해 검법을 연마하고, 진왕에게 접근할 방법을 모색된다.

파검(잔검)과 비설 역시 조나라 출신으로, 진나라의 침략으로 인해 조국과 가족을 잃거나 고통받은 인물들이다.
이들은 진왕의 침략과 전쟁을 멈추게 하기 위해, 그리고 조나라의 원수를 갚기 위해 암살을 시도한다.

즉, 자객들은 각자 진나라의 침략으로 인해 가족을 잃거나 조국이 파괴되는 등 깊은 사적인 원한을 갖고 있었고, 이 원한이 진왕 암살의 직접적인 동기가 되었다.
동시에, 조나라 등 약소국의 입장에서는 진나라의 팽창과 침략을 막고자 하는 '나라를 위한 대의'도 암살 시도의 중요한 배경이었다.

결론적으로, 자객들은 진왕의 침략으로 인한 가족과 조국의 상실, 그리고 전쟁의 고통이라는 사적인 원한과, 더 나아가 진나라의 팽창을 저지하려는 대의적 명분을 함께 가지고 진왕을 죽이려 했다.

@ 결국 이 영화에서는 세 가지의 의(義, 옳음)가 존재한다.
곧 소의(少義), 중의(中義), 대의(大義)이다. '개인의 원한', '조국의 독립과 진나라의 팽창 저지', '천하의 평화'가 그것이다. 

** (생각할 거리 3)

<누가 대의, 중의, 소의를 추구하였는가>

영화 '영웅'에서 등장하는 자객들의 동기와 선택을 **대의(大義), 중의(中義), 소의(小義)**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대의(大義) : 천하의 평화와 통일 : 파검(잔검, 양조위)

파검은 진왕(진시황)의 통일이 전란을 끝내고 천하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한다.
그는 개인적 원한이나 조국의 복수보다 더 큰 대의, 즉 전쟁의 종식과 백성의 안녕을 선택한다.
마지막에 무명에게 ‘天下(천하)’라는 글자를 써주며, 대의를 깨닫게 하고 암살을 포기하도록 이끈다.

2. 중의(中義): 조국의 독립과 복수 : 비설(장만옥), 장천(견자단)

이들은 진나라의 침략으로 인해 조국(조나라 등)이 멸망하거나 가족을 잃은 경험이 있다.
진왕을 암살하려는 목적은 조국의 독립, 민족의 복수 등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정의를 위한 것이다.
이는 ‘천하’라는 대의보다는 한 단계 아래, 자신의 나라와 민족을 위한 중의(中義)에 해당한다.

3. 소의(小義): 개인적 원한과 복수 : 무명(이연걸)

무명은 진나라에 의해 부모를 잃었고, 처음에는 오로지 자신의 원한을 갚기 위해 진왕 암살을 시도한다.
그의 동기는 ‘부모의 복수’라는 극히 개인적인 감정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영화 후반, 파검(양조위)의 대의(天下)를 깨닫고 자신의 복수심을 내려놓으며 대의로 전향한다.

정리 표

인물                         추구한 의(義)                                       설명

파검 대의(天下, 평화) 천하의 평화와 전쟁 종식, 대동세계
비설, 장천 중의(조국, 민족) 조국의 독립, 민족의 복수
무명 소의(개인 원한) → 대의 부모의 복수(소의), 마지막엔 대의로 전환
 

영화 '영웅'은 이처럼 각 인물의 선택을 통해, **개인적 원한(소의), 공동체의 정의(중의), 천하의 평화(대의)**라는 가치의 층위를 보여준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대의의 중요성과, 그 선택의 고통, 의미를 묻는 작품이다.

** (생각할 거리 4)

<역사의 수레바퀴>

자객들의 원한은 진왕의 정복욕에 희생된 자들의 것이다.
역사의 수레바퀴가 굴러가면서 그 바퀴에 희생당하는 많은 약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 영화는 그런 약자들의 희생을 불가피한 것으로 보는 건가?

이 영화는 역사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약자들의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단순히 받아들이는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는 이러한 희생이 발생하는 현실을 매우 비극적으로 그리고, 그 희생의 의미와 대가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한다.

영화에서 진왕(진시황)의 통일 정책은 전쟁과 폭력, 그리고 수많은 무고한 백성들의 희생을 동반한다.
자객들은 바로 이 전쟁과 침략으로 가족과 조국을 잃은 약자들이며, 그들의 복수심은 이 희생의 현실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영화는 이들의 개인적 원한을 넘어, "천하의 평화"라는 더 큰 대의를 고민하게 만든다.

결국 무명과 잔검은 "더 이상 약자들이 희생당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즉 전쟁을 끝내고 천하를 통일해 평화를 이루는 것이 더 큰 대의임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영화는 이 선택이 결코 약자들의 희생을 정당화하거나, 그 희생이 당연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약자들의 희생을 통해 대의의 무게와 그 이면의 고통을 강조하며, 진정한 영웅이란 그 희생을 외면하지 않고,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결단하는 사람임을 보여준다.
즉, 영화 '영웅'은 역사의 수레바퀴에 깔리는 약자들의 희생을 "불가피한 것"으로 냉정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그 희생의 아픔을 직시하고, 이를 멈추기 위한 대의와 선택의 중요성을 묻는다.

약자들의 희생을 당연시하지 않고, 오히려 그 희생을 줄이기 위한 평화와 통일의 길을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영화의 본질적인 메시지라고 여겨진다.

** (생각할 거리 5)

<영화가 제시하는 딜레마>

천하의 안정을 위해 진왕의 손을 들어주어야 한다는 말인가?

천하의 혼란은 진왕의 정복욕에서 시작하였고, 그로 인해 많은 희생과 원한을 낳았다.
그런데 이제 희생을 줄이고 천하를 안정시키기 위해 진왕을 살려주어야 한다?

영화 '영웅'은 바로 그 지점에서 가장 큰 딜레마를 제시한다. 즉, 진왕(진시황)의 정복욕에서 비롯된 전쟁과 혼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약자들이 희생되었지만, 결국 천하의 안정을 위해 진왕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옳은가 하는 문제이다.

이 영화는 단순히 진왕의 정복을 미화하거나 그의 폭력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진왕의 통일 과정에서 벌어진 참혹한 희생과, 그로 인해 생긴 개인적 원한(자객들의 복수심)을 매우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전쟁이 끝나지 않으면 약자들의 희생은 끝나지 않는다"는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파검이 무명에게 '천하(天下)'라는 글자를 써주며, 개인의 복수보다 전쟁의 종식과 평화가 더 큰 대의임을 강조하는 장면이 그 상징이다.

결국 영화는 "천하의 안정을 위해 진왕의 손을 들어줘야 한다"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음과 같은 복합적 메시지를 남긴다.
- 진왕의 통일 사업은 분명히 많은 희생을 낳았고, 그 희생은 결코 가볍게 여겨질 수 없다.
- 그러나 끝없는 전쟁과 복수의 반복 속에서 더 많은 약자들이 고통받는 현실을 멈추기 위해, 누군가는 대의를 위해 사적인 감정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선택이 필요할 수 있다.

영화는 이 선택의 고통과 모순, 그리고 그 대가를 깊이 성찰하게 하며, "어느 쪽이 더 옳은가"를 관객 스스로 고민하게 만든다.
따라서 '영웅'은 천하의 안정을 위해 진왕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반드시 옳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희생된 약자들의 목소리와 고통, 그리고 평화를 위한 대의 사이의 갈등을 정면으로 다루며,
이 두 선택 사이의 무게를 관객에게 질문한다.

** (생각할 거리 6)

<결국 모든 것은 선택의 문제다>

개인의 원한과 천하의 평화.. 혹은 그 사이의 조국의 독립..
소의(少義), 중의(中義), 대의(大義) ..
이 셋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그건 선택의 문제다. 모두 다른 옳음일 뿐이다.
어느 선택도 잘못된 것이 아니다.

영화는 대의를 선택했다.
작은 옳음의 아이콘인 자객들은 모두 죽고, 대의의 아이콘인 진왕은 살아남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W4gEfD7VOpM

https://www.youtube.com/watch?v=gSgXsirvOl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