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책] 골든 시크릿 _ 김용규
(* 저자 김용규는 '생각의 시대', '설득의 논리학' 등의 저자로서 철학자이다. 그의 책들에서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었는데, 그가 소설까지 썼다기에 구입해서 읽어보았다. 역시 매우 교육적인 책이다. 그러면서도 무척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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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공경'이다.
사람이든 일이든 혹은 돈이나 권력이든.. 또는 자기 자신이든..
그 원하는 대상을 공경하여야만 얻을 수 있음을 가르치고 있다.
그런 공경은 결국 모두 자신에게로 되돌아온다. 주인공은 이렇게 말한다.
공경이란
언제나 공경 받는 쪽보다 공경하는 쪽에게 이익을 가져다주오.
때문에 모든 공경은 알고 보면 사실은 자기 공경인 것이오.
그것이 '캅베드'의 근본 원리요.
일을 공경하는 것이 곧 자기 자신을 공경하는 것이 되고,
다른 사람들을 공경하는 것도 결국은 자기 자신을 공경하는 것이 된다는 말이오.
믿을 수 있겠소?
사람들은 이 엄연한 사실을 의심하고 망설이오.
오직 그 때문에 죽는 날까지도 자기 자신의 간절한 소망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오.
안타깝지 않소?
(* 공경 恭敬 : 공손히 받들어 모심)
“기억하게나.
이 양피지에 적혀 있는 대로 따라한다면
세상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질 수 있네.”
『골든 시크릿』을 가진 사람의 가장 큰 특징은 용기와 자신감이다.
누구나 『골든 시크릿』을 손에 쥐게 되면
“나는 뭐든지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어”라는
용기와 자신감이 생긴다.
이제 당신도 『골든 시크릿』을 손에 넣었다.
당신은 이제부터 원하는 것은 뭐든지 가질 수 있는 마법사가 된 것이다.
어쩌면 당신은 이제 그 누구보다 더 위대한 일을 해낼지도 모른다.
당신의 마법에 행운이 있기를!”
1973년, 성지순례를 떠나 터키 이즈미르 지역을 여행하던 미국인 변호사 윌리엄은 우연히 어려움에 처한 노인을 만나 그를 돕는다. 노인은 자신이 과거 세계를 호령했던 ‘선박왕 오나시스’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 오나시스라고 밝히면서, 도움에 대한 보답으로 자신을 빈털터리 소년에서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되도록 만들어주었던 비밀의 양피지를 전달한다. 그리고 양피지의 내력과 자신이 거머쥔 과정, 또 그것을 활용해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찬찬히 들려준다.
노인이 전해준 양피지와 그에 얽힌 경험, 교훈을 이용하여 역시 커다란 성공을 거둔 윌리엄은 오나시스가 전달한 성공의 원리를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자 그 기적의 양피지 『골든 시크릿』을 세상에 내놓는다. 윌리엄의 아들도 훗날 비밀의 양피지 속에 담긴 메시지를 아로새겨 성공 가도를 달리게 되는데, 그가 바로 세계 최고의 부자에서 세계 최고의 자선사업가로 변신한 빌 게이츠다.
이 책은 터키, 그리스, 프랑스, 아르헨티나, 미국 등등 세계 각지를 넘나드는 글로벌한 배경에, 오나시스, 윈스턴 처칠, 그레이스 켈리, 마리아 칼라스, 재클린 케네디, 게이츠 부자 등 시대를 주름잡던 실존 유명인을 캐릭터로 등장시킨다. 시대, 공간, 인물, 역사적 사실을 아우르는 장대한 스케일의 팩션에는 저자의 지식과 안목, 치밀한 조사와 상상력이 버무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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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내용>
아리는 아버지가 갇혀있던 형무소에서 죽어가는 노인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하였다.
노인은 그 보답으로 아리에게 가죽주머니를 주었다.
" 잘 들으시게! 위대한 랍비 시므온은 동굴에서 지내는 동안 우리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신비주의 사상인 카발라를 연구했다네. 결국 우주창조와 인간창조의 비밀을 모두 풀어냈지. 주께서는 우주와 인간을 만드실 때 사용하신 창조의 원리 열 개씩을 비밀스럽게 숨겨놓으셨던 거야. 지금도 우주를 운행하고 인간의 운명을 움직이는 신성한 빛들이지. 그 가운데 하나인 공경에 관한 부분이 이 안에 든 양피지에 적혀 있어. 공경 말일세."
"랍비 시므온은 사람이 이 양피지에 적혀 있는 대로 따라한다면 세상에서 원하는 것은 뭐든지 가질 수 있다고 했네. 그러니 잘만 사용하면 자네의 수고에 대한 대가가 충분히 될 걸세. 물론 자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에 달려 있지만 말일세. 부디 값어치 있는 것을 원하시게.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자네에게 해가 될 수도 있네. 물이란 소종한 것이지만 소가 마시면 젖이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되기 때문이지."
노인이 아리에게 전해준 양피지 두루마리는 여덟 쪽의 문서가 차례로 나열되어 있다.
서두에는 히브리어로 '캅베드'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 뜻은 '공경하라', '반드시 존귀하게 하라', '절대로 무겁게 하라'라는 의미이다.
그 아래에는 그리스어로 '크리쏘 미스티코'라 씌어 있었다. '골든 시크릿(Golden Secret)'을 뜻하는 말이다.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는 카발라 경전은 '조하르(Zohar)'이다.
여기에는 우주창조의 원리가 열 가지의 세피로트 이야기는 적혀 있지만, 인간창조의 원리에 대해서는 언급된 바가 없다.
아리가 가진 양피지 두루마리는 '조하르'에는 나와 있지 않은 열 가지 인간의 빛을 기록한 두루마리들 가운데 하나였다.
캅베드 1
'공경'은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원리로 사용했던 창조의 비밀이다.
공경이란 공경 받는 자보다 공경하는 자에게 이익이 되는 원리다.
공경의 원리는 세상 만물에 적용된다.
땅을 공경하면, 땅이 주는 곡식과 과일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물을 공경하면, 물이 주는 달콤한 식용수와 싱싱한 물고기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숲을 공경하면, 숲이 주는 신선한 공기와 집을 지을 목재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일을 공경하면 일이 주는 대가와 이익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돈, 명예, 권력, 친구, 여자, 지혜 등을 공경하면 돈, 명예, 권력, 친구, 여자, 지혜 등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신은 인간을 창조할 때
공경과 수확을 함께 묶어놓았다.
따라서 인간은 무엇인가를 얻으려면 그것을 공경해야 한다.
그러면 그로부터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아리는 캅베드의 가르침을 시험해보기로 하고, 우선 회사가 자기에게 맡긴 일을 공경해보았다. 그는 단순한 노무자에 불과했지만 일을 공경하려 마음을 먹으니 그 일이 마치 자기 집의 일처럼 여겨졌다. 쉬는 시간마다 기술자들에게 다가가 담배 등을 권하며 자기 일에 관해 이것저것을 물어보며 배웠다. 어느덧 그는 기술자가 되어 있었고, 수입도 훨씬 더 늘었다. 그렇게 작은 성공이지만 캅베드의 마법을 체험하였다. '공경'의 마술은 여자들을 사귈 때에도 마찬가지로 효험이 있었다.
캅베드 2
공경의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공경하는 대상의 말을 잘 듣는 것이다.
둘째는 공경하는 대상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셋째는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마치 그런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2-1
말을 잘 들으려면
공경하는 대상의 말에 귀를 기울여 그가 소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부모를 공경하려면 부모의 마레 귀를 기울여 부모가 소망하는 것이 무엇인 알아야 하고,
땅을 공경하려면 땅의 말에 귀를 기울여 땅이 소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며,
물이나 숲, 일이나 사람을 공경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이해할수록 더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돈의 말을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이해하는 사람은 더 많은 돈을 얻고,
명예의 말을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이해하는 사람은 더 많은 명예를 얻고,
권력의 말을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이해하는 사람은 더 많은 권력을 얻는다.
친구와 여인도 마찬가지이며,
지혜의 말을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이해하는 사람은 더 많은 지혜를 얻게 된다.
신은 인간을 창조할 때
공경과 경청과 이해와 수확을 함께 묶어놓았다.
따라서 인간은 무엇인가를 공경하려면
그것의 말을 잘 듣고 이해해야 한다.
아리는 작은 사업을 시작했다. 연초를 수입하여 판매하는 일이었다. 그의 연초를 팔아줄 사장을 공경하기로 하고, 그에 관하여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이해하려 노력하였다. 그의 생활 패턴, 사는 곳, 출신, 취미, 자부심 등에 대해 샅샅이 알아두었다. 일은 순조롭게 풀려 그는 연초 장사로 어린 나이에 큰 부자가 되었다.
2-2.
공경하는 대상을 기쁘게 하려면
공경하는 대상이 소망하는 것을 이루게끔 도와야 한다.
부모를 기쁘게 하려면 부모가 소망하는 것을 이루게끔 도와야하고,
땅을 기쁘게 하려면 땅이 소망하는 것을 이루게끔 도와야 하고,
물이나 숲, 일이나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더 많이 기쁘게 할수록 더 많은 수확을 얻는다.
돈, 명예, 권력, 친구, 여인을 더 많이 기쁘게 하는 사람은 더 많은 돈, 명예, 권력, 친구, 여인을 더 오래 얻는다.
지혜를 더 많이 기쁘게 하는 사람은 더 많은 지혜를 더 오래 얻는다.
신은 인간을 창조할 때
공경과 믿음과 수확을 함께 묶어놓았다.
인간은 무엇인가를 공경하려면
그것이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마치 그런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러면 그로부터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아리가 사람을 대하는 법은 특별했다. 그는 공손했다. 언제나 자신감이 넘쳤지만 절대 거만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비굴하지도 않았다.
초기 대인관계의 성패는 상대에게 그가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느냐 못 주느냐에 달려 있다. 인간이란 본디 타인ㅁ에게 존중받기를 바라는 동물이다. 개는 배가 고프면 밥그릇을 발로 차서 주어도 잘 먹지만, 인간은 아무리 배가 고파도 그렇게 주면 먹지 않는다. 무시당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사람에게 호감을 사는 첫 걸음은 그 사람을 존중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캅베드3
사람에게는 공경해야 할 것이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기 자신이요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이요
또 하나는 신이다.
사람이 자기 자신을 공경하면 행복을 얻는다.
왜나하면 행복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공경하면 부귀와 명예 그리고 권력을 얻게 된다.
부귀와 명예 그리고 권력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사람이 신을 공경하면 불멸을 얻게 된다.
불멸은 신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신은 인간을 창조할 때
자기 자신에 대한 공경과 행복을 함께 묶어놓았다.
인간은 자기 자신의 말을 잘 듣고 자기 자신을 기쁘게 하고
자기 자신이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마치 그런 것처럼 믿어야 한다.
그러면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신은 인간을 창조할 때
다른 사람에 대한 공경과 부귀와 명예 그리고 권력을 함께 묶어놓았다.
인간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고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고
다른 사람이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마치 그런 것처럼 믿어야 한다.
그러면 부귀와 명예 그리고 권력을 얻을 수 있다.
신은 인간을 창조할 때
신에 대한 공경과 불멸을 함께 묶어놓았다.
인간은 신의 말을 잘 듣고 신을 기쁘게 하고
신이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마치 그런 것처럼 믿어야 한다.
그러면 불멸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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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싶은 말>
5.
아리는 '캅베드'에 담긴 내용들을 하나씩 실제로 써보기로 작정했다. 한데 막상 그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 걱정이 앞섰다. 마치 아빠에게 헤엄치는 방법을 배운 다음 처음으로 물에 들어가는 소년과 같은 기분이 들었다. 소년에 배운 대로만 하면 과연 물에 뜰까 염려하는 것처럼 '캅베드'에 적힌 대로만 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 걱정되었다. 무엇보다도 자기가 '캅베드'를 올바로 이해하고 있는지가 의심스러웠다. 경험과 자신감이 필요했다."
8.
초기 대인 관계의 성패는 대개 상대에게 그가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느냐 못 주느냐에 달려 있다. 인간이란 본디 타인에게 존중받기를 바라는 동물이다.
소망이란 인간의 참된 바람이오 하지만 욕망은 헛된 바람이요
인간의 욕망은 한이 없소. 때문에 설사 누군가 그것을 충족시켜준다고 해도 그 기쁨과 감사는 일시적이오.
그러나 소망은 그렇지 않소. 소망이란 그 사람의 단 하나의 간절한 바람이오. 따라서 누군가 그것을 충족시켜주면 그 기쁨과 감사는 오래가기 마련이오. 그만큼 그로부터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도 쉽소. 그래서 '캅베드'는 욕망이 아니라 소망을 이루도록 도우라고 가르친 거요.
세상에는 욕망으로만 가득 차 있고 소망이 없는 사람들이 있소. 또 아직 자기 자신의 소망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소. 이런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감사를 얻어내기는 무척 어렵소. 반면에 자기 소망을 갖고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고 그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는 그만큼 쉽소.
11
당시 난 인생에서 무엇이 값있는지를 몰랐소. 그래서 우선 나 자신을 공경하기로 작성했소. 누구나 그렇듯이 나도 인생의 목적이 행복에 이싸고 생각했기 때문이오.
당신도 만일 당신의 진정한 소망을 알고 싶다면 이 방버을 써보시오. 당신이 머지않아 죽게 되었다고 생각해보란 말이오. 그러면 당신도 모르고 있는 당신의 진정한 소망이 드러날 거요. 내 생각에는 사람이 자기 자신을 아닌 데 이 방법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소.
더구나 중요한 것은 이 방법으로만 사람은 자신의 진정한 소망과 부질없는 욕망을 구별할 수 있다는 점이오. 평소에 간절히 원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얼마 후 죽게 된다고 생각하고 나면 곧바로 사라지는 것들은 부질없는 욕망이오. 돈, 권력, 여자 등이 그렇소. 내일이나 모레 죽을 판에 무슨 돈, 권력, 여자가 필요하겠소. 하지만 소망은 다르오. 머지않아 죽게 된다고 생각할수록 더욱 간절하게 이루고 싶은 것이 그 사람의 소망이오.
12.
성공이란 여우의 귀가 가르쳐주고 사자의 말이 가져다주는 것이오.
14.
공경이란 언제나 공경 받는 쪽보다 공경하는 쪽에게 이익을 가져다주오.
때문에 모든 공경은 알고 보면 사실은 자기 공경인 것이오.
그것이 '캅베드'의 근본 원리요. 일을 공경하는 것이 곧 자기 자신을 공경하는 것이 되고, 다른 사람들을 공경하는 것도 결국은 자기 자신을 공경하는 것이 된다는 말이오.
믿을 수 있겠소? 사람들은 이 엄연한 사실을 의심하고 망설이오. 오직 그 때문에 죽는 날까지도 자기 자신의 간절한 소망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오. 안타깝지 않소?
"'캅베드'의 가르침에 따라 자기 자신을 공경하는 사람은 누구나 나처럼 다시 한 번 세상에 태어나 사는 행운을 맛보게 되오.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사는 행운 말이오. 또한 행복이란 다른 세상이 아닌 자기 자신이 만든 세상에서 사는 행운 말이오. 그때 느끼는 자신감과 행복감은 맛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조차 할 수 없소. 이렇게 자신감 넘치고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 이것이 진정으로 자기 자신을 공경하는 것이 아니겠소?"
'캅베드'의 신비는 결국 '캅베드'가 사람을 새롭게 만든다는 데에 있었다. '캅베드'는 약한 사람을 강한 사람으로, 소심한 사람을 대범한 사람으로, 부정적인 사람을 긍정적인 사람으로. 겁 많은 사람을 용기 있는 사람으로, 수동적인 사람을 능동적인 사람으로, 의심 많은 사람을 믿음 있는 사람으로, 불행한 사람을 행복한 사람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바꾸어놓는 힘을 갖고 있다.
16.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 조르바는 이렇게 말했다.
"여자를 만나는 남자는 모두 여자에게 너를 갖고 싶다고 말해야 합니다. 여자란 가엾게도 그것을 원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남자면 여자에게 그렇게 말하고 여자를 기쁘게 해주어야 합니다."
어디 그뿐인가. 한 술 더 뜬다.
"산다는 게 뭘 의미하는지 아시오? 허리띠를 풀고 말썽거리를 만드는 게 바로 삶이오."
20.
아리는 자기에게 필요한 여자들을 공경했다.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어냈다. 그러나 사랑하지는 않았다.
플라톤의 대화편 '향연'에 나오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사랑의 신인 에로스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생일 축하잔치에서 만난 풍요의 남신 포로스와 결핍의 여신 페니아 사이에서 태어났다. 때문에 에로스는 어머니를 닮아 모든 것에서 가난하고 부족했다. 하지만 아버지를 닮아 언제나 풍요를 그리워하며 그렇게 되려는 본성을 가졌다. 한마디로 인간이 하는 사랑인 에로스는 언제나 자기보다 뭔가 더 풍요로운 상대를 사랑한다. 그러므로서 그 상대처럼 풍요로워지려고 하는 본성을 가졌다. 이것이 그리스의 철인 플라톤이 생각하는 사랑인 에로스이다. 아리가 생각하는 사랑도 바로 그랬다.
행복이란 한 인간이 가진 외적 조건보다는 내적 능력에서 나오는 감정이다. 그래서 인간은 행복해지려면 무엇보다도 스스로 행복을 가꾸고 즐길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것은 마치 음악을 즐기려면 음악 감상 능력을 길러야 하고, 미술품을 즐기려면 미술 감상 능력을 길러야 하는 것과 같다. 음악을 감상할 줄 모르는 사람이 좋은 음반만 모은다고 음악을 즐길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그림을 감상할 줄 모르는 사람이 비싼 그림만 모은다고 그림을 즐길 수는 없다.
신이 하는 일이 뭐겠소? 인간이 하지 말아야 할 일과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겠소? 나는 그걸 잘 몰랐거든. 그래서 내 힘이 강해질수록 캅베드가 오히려 독이 되기 시작했소.
23.
언제부터인지 아리는 캅베드의 가르침을 점차 잊어가고 있었다. 자신을 낮추어서, 일를 공경하고, 다른 사람을 공경하는 것이 부와 명예와 권력의 근원이라는 캅베드의 본래의 뜻에서 그는 이미 벗어나 있었다.
"생각해보면 그때는 내가 스미르나 감옥에서 라삐 노인에게서 캅베드를 얻은 지 근 30년이 되었을 때요. 세월이 감에 따라 내 마음에는 공경보다 교만이 자라고 있었소. 어느덧 나는 소망보다는 욕망을 따라 행동하고 있었소. 실제로 나는 그 당시부터는 캅베드를 지니고 다니지 않는 때가 자주 있었소. 30년 동안 자나깨나 품고 있었던 캅베드를 말이오."
캅베드의 힘을 이용하여 연이어 성공을 거두다 보면 자연히 자신이 못할 일이란 세상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오. 자기를 스스로 신처럼 생각하게 된단 말이오.
누구든 세상에서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게 한다면 스스로 신이라고 생각되지 않겠는가.
"그런데 바로 그것이 문제요. 사람이 그런 생각을 갖게 되면 본래의 순수한 소망을 이루려는 생각이 사라지고 세속적인 욕망들에 눈을 돌리게 되오. 이것도 할 수 있고 저것도 할 수 있게 되면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어진다는 말이오. 그래서 캅베드의 힘을 단 하나의 소망을 이루는 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저런 욕망을 이루는 데 사용하게 된다는 거요. 그런데 욕망이라는 게 얼마나 달콤하고 유치하오. 그래서 곧 타락하게 되는 거요, 알겠소?"
28.
존경과 공경이 어떻게 다른 줄 아시오? 존경은 그것을 받을 만한 상대에게 바라는 것이 없이 바치는 정성이오. 따라서 존경에는 대가가 없소. 그러나 공경은 상대에게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바치는 정성이오. 따라서 공경에는 언제나 대가가 있소. 나는 처칠 경을 존경하지 않고 공경했소. 그에게서 내가 얻고자 한 것들을 다 얻어냈단 말이오. 다만 사람들이 그것을 몰랐을 뿐이오.
31.
나는 불쌍한 사람이오. 세상 그 누구도 가질 수 없는 것들을 다 가졌지만 세상 그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은 모두 잃었소. 사랑도 잃고, 가정도 잃고, 자식들마저 잃었소. 그런데 내가 가진 것들은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었소. 내가 잃은 것들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전부였소. 나는 그것을 나중에서야 뒤늦게 깨달았소.
33.
'캅베드'의 힘은 무한하지만 그래도 그것은 단시 소망을 이루게 해주는 도구일 뿐이오.
'캅베드' 가 어떤 일을 이루어 주느냐는 오직 그 사람의 소망이 무엇이냐에 달려 있소.
랍비 노인의 말이 맞았소. 물은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지만 뱀이 마시면 독이 되오.
'캅베드'를 손에 쥐었다고 해서 인간이 신이 될 수는 없소. 오히려 악마가 되기 쉽소. 나를 보시오. 이제 와 돌이켜 생각해보면, '캅베드'를 올바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랑과 정의와 같은 미덕들을 갖고 있어야 하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캅베드' 때문에 인생을 망치기 쉽소. 그래서 '캅베드'는 마지막 장에 신을 공경하라고 가르쳤나 보오. 혹시 이런 이야기를 아시오? 우리 그리스에 내려오는 이야기요.
옛날에 왕을 섬기던 착한 양치기가 있었소. 어느 날 이 양치기는 우연히 반지 하나를 얻게 되었소. 그런데 그것은 보통 반지가 아니라 마법을 부르는 반지였소. 구슬이 박혀 있는 곳을 손바닥 쪽으로 돌리면,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반지를 낀 사람이 보이지 않게 만들어주는 반지였단 말이오. 그 반지를 손에 넣자 양치기에게는 곧바로 나쁜 마음이 생겼소. 그래서 몰래 왕궁으로 들어가 왕비를 유혹하고 강탈했소. 그리고 그녀와 함께 왕을 죽이고 자기가 왕이 되었다는 이야기요. 혹시 들어보았소?
알렉산더가 죽은 이후에야 난 깨달았소. 인간은 자연과 신을 공경해야만 타락하지 않게 된다는 것을.
그래서 '캅베드'를 다시 꺼내 읽기 시작했소. 특히 내가 그동안 필요 없다고 생각했던 마지막 장을 읽고 또 읽었소. 그러면서 신을 공경한다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았소. 그런데 말이오. 난 아직도 신을 기쁘게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오. 신이 소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른단 말이오. 당신은 혹시 아시오?
"사람이 어떻게 신의 뜻을 알겠습니까. 하지만 이번 순례를 통해 이런 생각을 갖게 되었지요. 어쩌면 신은 우리가 세상의 쾌락을 늘여나가기보다는 고통을 줄여나가길 바랄 것이라는 생각 말입니다. 굶주림, 가난, 질병, 전쟁 같은 것들을 줄여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을 신은 기뻐할 것이라는 말이지요."
(저자의글.)
고대 히브리인들에게는 사랑이 언제나 상호주관적이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 받는 사람이다.
이웃을, 자연을, 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이웃으로부터, 자연으로부터, 신으로부터 사랑받는다.
이 말은 공경도 상호주관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공경하는 사람이 공경받는다는 뜻이다. 이웃을, 자연을, 신을 공경하는 사람이 이웃으로부터, 자연으로부터, 신으로부터 공경받는다. 세상이 이 같은 '상호주관적 매듭'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 히브리인들이 알아낸 우주 창조의 비밀이자 신비다. 그렇다면 남에게 사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먼저 사랑하고, 남에게 공경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먼저 공경해야 하지 않겠는가.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마태복음 7:12)는 예수의 황금율도 바로 이 히브리 지혜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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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용규의 '생각의 시대'에 대해 방송에 출연하여 이야기한 적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hmy_pB1Fh4&t=187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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