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땅에 사랑의 입맞춤을 하듯 그렇게 걸어라
서둘러 걷지 마라
그대의 불안과 슬픔이 땅에 새겨지리라
오직 평화와 고요만을 땅에 새기고
발과 땅의 닿음을 마음으로 느끼며
마치 발이 땅에 사랑의 입맞춤을 하듯이
그렇게 걸어라
_ 틱낫한(Thich Nhat Hanh)
**
"발이 땅에 사랑의 입맞춤을 하듯 그렇게 걸어라"
걷기에 관련하여 이보다 더 멋진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좋은 걷기 습관에 대해 정말 강렬한 인사이트를 주는 말이다.
이 말을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우리의 정서가 불안하고 조급할 때, 발걸음은 급하고 어지러워진다.
걸음을 통해 땅에 가해진 우리의 불안, 분노, 증오, 슬픔 등 마음 상태는
땅에 반사되어 다시 우리 마음을 흔들어 놓을 것이다.
그렇게 발과 땅이 주고받은 부정적인 정서는
작용과 반작용을 반복하면서 공진을 일으키고,
그 공진은 필시 우리의 정서를 더욱 극한으로 몰고 갈 것이다.
틱낫한 스님의 말씀처럼,
땅에다 평화와 고요를 새기듯이
발이 땅에 사랑의 키스를 하듯이..
그렇게 걸을 수만 있다면..
아~ 그 모든 걸음 걸음에서 바로 평화와 천국을 느낄 수 있지 않겠는가.
"발이 땅에 사랑의 입맞춤을 하듯 그렇게 걸어 보시라"
**
대지의 여신은 가이아(Gaia)이다.
가이아는 카오스와 함께 태초부터 이 세상에 존재하여, 세상의 모든 존재를 탄생시킨 생명의 어머니이다.
가이아는 곧 지구이며, 다산, 생명, 풍요, 자연을 상징하며, 인간의 삶과 서로간의 관계를 포함한 삶의 영적, 신체적 영역과도 깊게 연관되어 있어, 일의 성사, 화합, 결혼, 맹세, 약속 등을 주관한다.
특히 자연과 인간 그리고 우주와의 조화에 관계하기에,
인간의 삶에 나타나는 모든 현상 속에서
자연의 이치, 인간의 마음, 우주의 원리의 모습으로 존재하면서, 그들의 평화와 조화를 관장한다.
우리의 발걸음 하나하나는
그 대지와 생명, 풍요와 자연의 여신 가이아를 만나는 접점이니,
그 만남들이 지극히 부드럽고 경건하여야 하지 않겠나.
그렇지 못하고 어지러운 발걸음이 대지를 거칠게 대한다면
가이아가 제공하는 자연의 이치에 조화를 이룬 그 따뜻한 보살핌을 언감생심 어찌 기대할 수 있겠나.
**
김수업 선생의 '땅'의 뜻매김을 참고해볼 만하다.
"‘땅’은 우리가 뿌리내려 살아가는 터전을 뜻한다. 우리는 땅을 닦고 터를 다듬어 집을 짓고 마을을 이루며, 땅을 헤집고 논밭을 일구어 먹거리를 얻어서 살아간다. 삶의 터전인 땅에서 온갖 목숨이 태어나고 자라고 꽃피고 열매 맺는다. 세상 온갖 목숨을 낳고 기르는 어머니가 바로 이 ‘땅’이라는 말이다."
https://koya-culture.com/news/article.html?no=102189
**
틱낫한(Thích Nhất Hạnh, 1926년 10월 11일~2022년 1월 22일) 스님은..
1926년 10월 11일 베트남 중부에서 태어나 16세 때인 1942년 출가했다. 24세 무렵 베트남 최대의 불교연구센터인 '인꽝(An Quang) 불교연구원'을 설립했다. 1956년 베트남불교도회의 주간을 맡아 활동하다가 1961년경 미국으로 건너가 프린스턴 대학과 컬럼비아 대학에서 비교종교학을 공부했다. 이후 베트남 전쟁이 발발하자, 전 세계를 돌며 전쟁을 반대하는 연설과 법회를 열었다. 그는 이와 같은 반전운동과 사이공 측의 탄압에 대한 저항 등 평화운동을 전개하면서 1967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베트남 정권에 의해 귀국 금지 조치를 당하자 1973년 프랑스로 장기 망명했다.
1976년부터 1977년까지는 해상난민 구제활동을 펼쳤으며, 1982년에는 프랑스 보르도 근교에 명상공동체인 '플럼 빌리지(plum village)'를 창설하면서 마음의 평화에 이르기 위한 수행을 세계인들에게 본격 전파하기 시작했다. 그의 수행 방식은 서구 엘리트 계층으로부터 열렬한 관심과 지지를 받았고, 1990년에는 미국에 '그린 마운틴 수행원'을 설립해 명상을 전파해 나가기도 했다.
그는 <귀향>,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 <화>, <거기서 그것과 하나 되시게>, <틱낫한의 사랑법>, <부디 나를 참이름으로 불러다오>, <틱낫한의 상생>, <틱낫한의 걷기명상> 등 100여 권의 저서를 출간하였는데, 국내에서도 많은 작품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2012년에는 내면의 수행과 정념을 다스리는 법을 주제로 한 첫 번째 소설 <행자>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살아 있는 부처로 추앙받아 온 틱낫한은 2022년 1월 22일 향년 95세로 열반에 들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틱낫한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學而 > 토피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학잡식] 실수로부터 배우는 법 (12) | 2024.09.29 |
---|---|
[잡학잡식] 인생에는 두 가지 비극이 있다 (0) | 2024.09.29 |
[잡학잡식] 쇠사슬, 노예의 자랑거리가 되다 (8) | 2024.09.26 |
석유와 에너지는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나 (1) | 2024.09.25 |
[잡학잡식] 아름다운 시적인 판결 (15) | 2024.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