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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토피카

군주론 마키아벨리의 편지

by 변리사 허성원 2024. 6. 1.

(* 김상근 교수의 '마키아벨리'를 읽다가 눈에 띄는 문구를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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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 마키아벨리식 생존전략 "약자들이여, 고전을 손에 들어라"

마키아벨리에게 강자의 횡포에 맞서는 첫 번째 길은 고전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약자의 설움을 눈물로 대신 삼켜야 했던 마키아벨리는 자신이 당하고 있는 약자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삶을 살았다. 그 방식은 고전으로부터 지혜를 얻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를 이끌었던 수많은 지도자들과 로마 제국의 옛 현자들이 어떻게 시련과 위기를 극복해 나갔는지 묻고, 그들의 답을 잔신이 감내해야 하는 약자의 삶에 대입시켜 그 해결책을 모색한 것이다.

1513년 공직에서 쫒겨난 마키아벨리는 로마에 있는 친구 프란체스코 베토리에게 편지를 썼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면 서재에 들어간다네.
흙과 먼지가 묻은 옷을 벗고 관복으로 갈아입지.
옛 성현들의 정원으로 들어가면 그 분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는다네.
홀로 맛볼 수 있는 지혜의 음식을 들며 그 분들과 대화를 나누면, 나는 다시 태어난다네.
나는 그 분들에게 주저없이 질문을 드리지.
왜 그때 그렇게 행동했는지, 그 숨겨진 이유가 무엇인지를. 
그러면 옛 성현들은 내게 친절히 대답을 해주시지.
그렇게 매일 그 분들과 함께 하는 그 네 시간 동안은 조금도 힘들지 않네.
모든 시름을 잊고 가난도 두려움이나 죽음의 공포조차도 느껴지지 않지."

(위 인용문은 책의 내용을 조금 간략하게 축약한 것임.)

편지에 쓴 대로 그는 고전을 읽는 네 시간 동안만은 피렌체의 제2서기장 시절에 입었던 관복으로 갈아입었다. 고대의 성현들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자기 혼자만의 예의를 갖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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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운명을 사랑하고 시련을 조롱하다

1512년 공직에서 파면, 반역 혐의 체포, 바르첼로 감옥에서 고문..

1513년 4월 6일 유배지에서 쓴 편지는 마키아벨리가 자신의 처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보여준다. 페트라스카의 그을 풍자해 쓴 시를 통해, 그는 자신의 눈물을 감추기 위해 웃고 노래한다고 고백한다.

만약에 내가 웃거나 노래하고 있다면,
그렇게 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네.
만약 내가 그것마저 할 수 없다면,
나의 쓰라린 눈물을 숨길 수가 없기 때문이지.

'군주론'의 헌정사는 이렇게 끝이 난다.

께서 그 높은 곳에 계시면서도
때로는 (제가 있는) 이러한 음지에도 눈을 돌려 주신다면,
본인이 얼마나 부당한 고통을 겪고 있는지 헤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군주론'의 끝 부분은 이렇게 말한다.

인간의 자유로운 의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잃어서는 안 된다.
운명이 인간 활동의 절반을 관장한다고 해도,
적어도 나머지 반만큼은 우리의 지배에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

비극의 구렁텅이로 내몰렸지만 그는 유쾌함을 유지했고, 익살과 여유로 곤고한 시대를 버텨냈다. 그는 고난으로 점철된 자신의 운명을 사랑한 것이다. "너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 이를 고대 로마의 철학자들은 '아무르 파티'라고 표현했다. 절망이여, 와라! 시련이여, 내게 덤벼라! 이것이 마키아벨리가 시련을 견뎌낸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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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해

마키아벨리는 로마의 피렌체 대사이자 절친한 친구이기도 했던 프란체스코 베토리에게 이런 편지를 보낸 적이 있다. 당신도 나처럼 사랑의 신, 아모르(Amore)를 따라 살라고! 1514년2월4일 산탄드레아의 유배지에서, 절망의 끝자락에서 마키아벨리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다.

자넨 아모레(사랑의 신)가 쏜 화살이 나에게 했던 일을 상기하며 나처럼 될까 두려워하기 때문에,
내가 그를 어떻게 다루었는지 자네에게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네.
사실 난 그를 제 하고 싶은 대로 가만히 놔두었다네.
그러고는 그를 따라 계곡이며 숲이며 벼랑이며 들판이며 어디든 쫒아다녔지.
이렇게 하는 편이 그를 구박하는 것보다 나를 더 어루만져 준다는 걸 알았어.
그러니 안장도 치워버리고 굴레도 벗어보리고, 눈을 감은 뒤 이렇게 말하게나.
'네 뜻대로 해, 마모레. 날 인도하고 이끌어 줘. 일이 잘 되면 네가 칭찬받고,
일이 잘못되어도 네가 욕을 먹겠지. 난 너의 노예야.'
(중략) 그러므로 나의 친구여, 즐겁게 지내게나.
두려워하지 말고 운명과 당당히 맞서며,
천체의 회전과 시간이며 인간의 상황이 자네 앞에 가져다주는 것이라면 무엇이라도 따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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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사 논고'에서 ( Chapter 6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무장하라)

나는 비천하게 태어난 자가 정당하게 실력으로 출세한 예를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오히려 내가 목격한 것은 조반니 갈레아초가 그의 큰아버지인 베르나르도 각하의 손에서
롬바르디아의 지배권을 빼앗은 것과 같은 사건들이다.
즉, 모략만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것을 나는 확고하게 믿고 있다.

'로마사 논고'에서 (Chapter 7 때를 기다리고 단호하게 결정하라)

시간이라는 좋은 약을 쓰기만 하면 병독의 진행이 늦춰지고,
결국 타고난 병독의 수명이 다하면 저절로 그 고통은 사라지게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