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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읽은책

오자병법(吳子兵法)

by 변리사 허성원 2022. 12. 2.

오자병법(吳子兵法)

(* 임용한님의 E-Book 저서에서 발췌하여 정리하였습니다.)

 

제1편 도국(圖國) 나라를 일으키다

 

1-1 오기가 유자의 복장을 하고 위문후를 알현해서 병법과 군사에 관한 자신의 식 견을 설파하려고 했다. 그러자 위문후가 “과인은 전쟁을 좋아하지 않소”라고 말했 다. 오기가 대답하여 말했다. “신은 겉을 보면 숨겨 놓은 사실을 볼 수 있고, 과거 를 통해 미래를 성찰할 수 있습니다. 주군은 어찌해서 마음과 다른 말씀을 하십니까? 지금 왕께서는 사시사철 짐승을 죽여 가죽을 벗기고 붉은 옻칠을 하고, 채색을 하고, 큰 짐승 모양을 그려 넣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옷은 겨울에 입기에는 따뜻하지 않고, 여름에 입기에는 시원하지 않습니다. 길이가 2장 4척이 되는 긴 창과 1장 2척인 짧은 창을 만들고, 수레에 가죽을 덧대고, 튼튼한 바퀴를 달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수레는 보기에 아름답지도 않고, 사냥용으로 타기에는 가볍지 않습니다. 주군께서 어떤 용도로 사용하려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吳起儒服, 以兵機見魏文侯. 文侯曰 : “寡人不好軍旅之事.” 起曰 : “臣以見占隱, 以 往察來, 主君何言與心違. 今君四時使斬離皮革, 掩以朱漆, 畫以丹青, 爍以犀象. 冬 日衣之則不溫, 夏日衣之則不涼. 爲長戟二丈四尺, 短戟一丈二尺. 革車奄戶, 縵輪 籠轂, 觀之於目則不麗, 乘之以田則不輕, 不識主君安用此也?

1-2. 설사 나아가 싸우거나 물러나서 수비하는 데 충분한 군사력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능히 군을 운용할 수 있는 능력자를 구비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알을 품은 닭이 살쾡이를 쪼아대고, 새끼가 있는 어미개가 호랑이에게 덤비는 것과 같습니다. 비록 투지는 대단하지만, 결국은 죽임을 당하고 말 것입니다. 若以備進戰退守, 而不求能用者, 譬猶伏雞之搏狸, 乳犬之犯虎, 雖有鬥心, 隨之死矣

1-3. 옛날에 승상씨라는 임금은 덕을 닦는다고 군비를 폐지했다가 나라가 멸망했습니다. 유호씨라는 군주는 군대를 믿고 전쟁을 좋아하다가 사직을 잃고 말았습니 다. 현명한 군주는 이를 거울삼아 안으로는 문덕을 닦고 밖으로는 군비를 다스리 는 것입니다. 적이 쳐들어왔는데도 나아가 공격하지 않는 것을 의롭다고 할 수 없으며, 딱딱하게 굳은 병사의 시신을 보고, 애통해 하는 것을 인(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오기의 말을 들은 문후는 몸소 자리를 깔고 부인을 시켜 잔을 따르게 했 다. 오기를 종묘에 보내 잔을 올려 고하게 한 뒤에 대장으로 임명하여 서하를 지키게 했다. 이후 오기는 제후들과 76회의 큰 전투를 벌여 64회를 승리하고, 나머지 는 무승부를 기록했다. 위나라는 사방으로 영토를 넓혀 1,000리의 땅을 개척하니 모든 것이 오기의 공이었다.

昔承桑氏之君, 修德廢武, 以滅其國, 有扈氏之君, 恃眾好勇, 以喪其社稷. 明主鑒 玆, 必內修文德, 外治武備. 故當敵而不進, 無逮於義矣, 僵屍而哀之, 無逮於仁矣.” 於是文侯身自布席, 夫人捧觴, 醮吳起於廟, 立爲大將, 守西河. 與諸侯大戰七十六, 全勝六十四, 餘則鈞解. 闢土四面, 拓地千里, 皆起之功也.

1-4 오자가 말했다. 옛날에 국가를 부흥시키고자 했던 군주는 반드시 먼저 백성을 교화해서 만민이 서로 친화하게 했습니다. 불화하는 경우는 4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국가가 불화하면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됩니다. 둘째, 군이 불화하면 출진해 서는 안 됩니다. 셋째, 진이 불화하면 진격해서 전투를 벌여서는 안 됩니다. 넷째, 전투에서 불화하면 승부를 가르는 결전을 벌여서는 안 됩니다.

吳子曰 : “昔之圖國家者, 必先教百姓而親萬民. 有四不和, 不和於國, 不可以出軍, 不和於軍, 不可以出陳, 不和於陳, 不可以進戰, 不和於戰, 不可以決勝.

1-5 그러므로 도를 아는 군주가 전쟁을 일으키려고 할 때는 반드시 먼저 화합을 이루고 그 다음에 대사를 도모했던 것입니다. 자기 개인의 판단에만 의지하지 않고, 반드시 먼저 종묘에 고한 다음에 거북점을 치고, 다시 천시를 살펴 길하다는 결과를 얻은 뒤에야 거사를 했습니다. 이를 통해 백성들은 군주가 자신들의 생명을 아끼고 백성들의 죽음을 애석해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렇게 된 뒤에 전 쟁에 임하면 군사들은 용감히 나가 싸우다 죽는 것을 영예로 삼고, 도망쳐서 생명을 보존하는 것을 치욕으로 간주하게 됩니다. 是以有道之主, 將用其民, 必先和而造大事. 不敢信其私謀, 必告於祖廟, 啟於元龜, 42 參之天時, 吉乃後舉. 民知君之愛其命, 惜其死, 若此之至, 而與之臨難, 則士以進死 爲榮, 退生爲辱矣.

1-6 오자가 말했다. “도(道)는 근본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의(義)는 일을 행하여 공을 이루는 것이다. 모(謀)는 해로운 것에서 떠나 이로운 것으로 나가는 행위이다. 요(要)는 업을 보존하고 성과를 지키는 것이다. 만약 행동이 도에 합 하지 않고, 거사가 의에 합하지 않으면서 권력을 지니고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는 반드시 환란이 닥칠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도로써 다스리고, 의로써 일을 처리 하며 예에 따라 행동하고, 인으로 어루만지는 것이다. 이 4가지 덕을 잘 닦으면 나 라가 흥하고, 폐하면 쇠락한다. 그러므로 은나라 탕왕이 하나라 걸왕을 쳤을 때 하 나라 백성들이 오히려 기뻐했고,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 주왕을 쳤을 때 은나라 백 성들이 이를 비난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거사가 하늘과 사람의 뜻과 맞았기 때 문이다.”

吳子曰 : “夫道者, 所以反本復始, 義者, 所以行事立功, 謀者, 所以遠害就利, 要者, 所以保業守成. 若行不合道, 舉不合義, 而處大居貴, 患必及之. 是故聖人綏之以道, 理之以義, 動之以禮, 撫之以仁. 此四德者, 修之則興, 廢之則衰, 故成湯討桀而夏民 喜悅, 周武伐紂而殷人不非. 舉順天人, 故能然矣.”

1-7 오자가 말했다. “무릇 나라를 잘 관리하고 군사력을 기르려면 반드시 예로써 백성을 가르치고, 의로써 장려하여 국민들로 하여금 치욕을 알게 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치욕을 느끼면 크게는 족히 적과 싸울 수 있고, 적게는 지키기 에 족합니다. 그러나 싸워서 이기는 것은 쉬우나 수비로 이기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천하를 정복하려 할 때 다섯 번 이긴 사람은 결국 화를 입고, 네 번 승리한 사람은 피폐해질 것이며, 세 번 이긴 사람은 패자가 되고, 두 번 이긴 사람은 왕이 되고, 한 번에 이긴 사람은 황제가 된다는 말이 있는 것입니다. 이 말처럼 여러 번 이겨서 천하를 얻은 자는 드물고, 오히려 망한 자가 많습니다.

吳子曰 : “凡制國治軍, 必教之以禮, 勵之以義, 使有恥也. 夫人有恥, 在大足以戰, 在小足以守矣. 然戰勝易, 守勝難. 故曰 : 天下戰國, 五勝者禍, 四勝者弊, 三勝者 霸, 二勝者王, 一勝者帝. 是以數勝得天下者稀, 以亡者眾.

*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

1-8 오자가 말했다. “전쟁이 일어나는 데는 5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첫째는 명분을 다투는 것입니다. 둘째는 이익을 다투는 것입니다. 셋째는 서로 간에 증오심이 누적되었기 때문입니다. 넷째는 나라의 내부가 어지럽기 때문입니다. 다섯째는 기근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吳子曰 : “凡兵之所起者有五 : 一曰爭名, 二曰爭利, 三曰積惡, 四曰內亂, 五曰因 饑. 

또한 군대에는 5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의병(義兵), 강병(强兵), 강병(剛兵), 폭병(暴兵), 역병(逆兵)입니다. 폭정을 중지시키고 혼란에서 나라를 구하려는 군대를 의병이라고 합니다. 군사력만 믿고 정벌에 나선 군대가 강병(强兵)입니다. 분노로 인해 군대를 일으킨 경우를 강병(剛兵)이라고 합니다. 예를 버리고 이익을 탐내서 출정한 군대가 폭병입니다. 나라가 어지럽고 백성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도 출전한 군대를 역병이라고 합니다. 이 5가지 형태의 군대는 각각 대처하는 법이 있습니다. 의병은 반드시 예로써 굴복시키며, 강병(强兵)은 반드시 겸손함으로 굴복시킵니다. 강병(剛兵)은 반드시 말로써 굴복시키고, 폭병은 반드시 속임수로 굴복시키며, 역병은 반드시 권모술수로 굴복시켜야 합니다.”

其名又有五 : 一曰義兵, 二曰強兵, 三曰剛兵, 四曰暴兵, 五曰逆兵. 禁暴救亂曰 義, 恃眾以伐曰強, 因怒興師曰剛, 棄禮貪利曰暴, 國亂人疲, 舉事動眾曰逆. 五者之 數, 各有其道, 義必以禮服, 強必以謙服, 剛必以辭服, 暴必以詐服, 逆必以權服."

1-9 무후가 물었다. “군대를 다스리고 인재를 발굴해서 나라를 견고하게 하는 방법을 듣고 싶소.” 오기가 대답했다. “옛날의 훌륭한 왕들은 반드시 군신 간의 예절을 근엄하게 하고, 상하 간의 규범을 잘 마련했습니다. 향리와 백성을 모아 편안히 거주하게 하고, 풍속에 따라 가르치고, 좋은 인재를 정성껏 모아 불우한 사태를 대 비했습니다. 옛날 제나라 환공은 5만의 병사를 모아 패자가 되었고, 진나라 문공은 4만의 선봉대로 자신의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진나라 목공은 3만의 돌격대를 만들어 이웃 나라를 굴복시켰습니다. 이처럼 강한 나라의 왕은 반드시 자기 백성을 잘 헤아려 파악할 줄 알았습니다. 백성 중에 담력과 용기, 힘이 뛰어난 자가 있으면 그들을 불러 모아 한 부대를 편성합니다. 기꺼이 전쟁터로 달려가 힘을 발휘하고 자신의 충성심과 용기를 보이려 하는 자를 모아 한 부대를 편성합니다. 높은 곳을 뛰어넘고 발이 가볍고 빨리 달릴 줄 아는 자를 모아 한 부대를 만듭니다. 관직에 있다가 과오를 저질러 쫓겨나 다시 공명을 얻고자 하는 사람을 모아 한 부대를 편성하며, 이전의 전투에서 성을 버리고 달아나 그 수치를 씻고자 하는 사람들을 모아 한 부대를 편성합니다. 이 5가지가 군의 정예부대입니다. 이런 병사 3천 명이 있으면 안으로는 어떤 포위망도 돌파할 수 있고, 밖으로는 어떤 성도 박살낼 수 있습니다.”

武侯問曰 : “願聞治兵, 料人, 固國之道.” 起對曰 : “古之明王, 必謹君臣之禮, 飾上 下之儀, 安集吏民, 順俗而教, 簡募良材, 以備不虞. 昔齊桓募士五萬, 以霸諸侯, 晉 文召爲前行四萬, 以獲其志, 秦繆置陷陣三萬, 以服鄰國. 故強國之君, 必料其民. 民 有膽勇氣力者, 聚爲一卒. 樂以進戰效力, 以顯其忠勇者, 聚爲一卒. 能踰高超遠, 輕 足善走者, 聚爲一卒. 王臣失位而欲見功於上者, 聚爲一卒. 棄城去守, 欲除其醜者, 聚爲一卒. 此五者, 軍之練銳也. 有此三千人, 內出可以決圍, 外入可以屠城矣.”

1-10 무후가 오기에게 물었다. “진을 치면 반드시 안정되고, 수비는 견고하게 되 며, 싸우면 반드시 승리하는 비결을 듣고 싶소.” 오기가 대답했다. “이 자리에서 바로 실행할 수도 있는데 어찌 듣기만 하시렵니까? 군주가 현명한 자를 윗자리에 앉게 하고 불초한 자를 아래로 보내면 진은 안정됩니다. 백성의 생업과 생활이 안정되고, 관청에 친밀감을 갖게 되면 수비는 견고해집니다. 백성이 모두 우리 왕이 옳고 이웃 나라가 잘못했다고 여기도록 하면 전쟁은 이미 승리한 것입니다.

武侯問曰 : “願聞陳必定, 守必固, 戰必勝之道.” 起對曰 : “立見且可, 豈直聞乎? 君 能使賢者居上, 不肖者處下, 則陳已定矣, 民安其田宅, 親其有司, 則守已固矣. 百姓 皆是吾君而非鄰國, 則戰已勝矣.”

1-11 무후가 신하들과 국사를 의논하는데, 여러 신하들의 생각이 모두 자신보다 못했다. 조회가 끝나자 무후는 자신이 뛰어나다는 생각에 얼굴에 희색이 만연했다. 이것을 보고 오기가 나아가 말했다. “옛날 초나라 장왕이 국사를 논의하는데 여러 신하들의 능력이 장왕을 따라오지 못했습니다. 조회를 마치자 장왕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습니다. 신공이란 사람이 장왕에게 와서 물었습니다. ‘주군께서 는 무슨 일로 근심 어린 표정을 짓고 계십니까?’ 그러자 장왕이 말했습니다. ‘과인이 듣기에 세상에는 성현이 끊이지 않고 출현하고 나라에는 현명한 자가 부족하지 않아서 이런 사람을 스승으로 모시면 왕이 될 수 있고, 이런 사람을 친우로 얻으면 패자가 될 수 있다고 했소. 지금 과인이 재주가 부족한데도 많은 신하들이 나에게도 미치지 못하니 우리 초나라가 위태롭지 않겠소.’ 이처럼 초나라 장왕이 근심했 던 일을 주군께서는 도리어 즐겁게 여기시니 신은 은근히 걱정이 됩니다.” 이 말을 들은 무후는 무안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武侯嘗謀事, 群臣莫能及, 罷朝而有喜色. 起進曰 : “昔楚莊王嘗謀事, 群臣莫能及. 罷朝而有憂色. 申公問曰 : “君有憂色, 何也?” 曰 : “寡人聞之, 世不絕聖, 國不乏賢. 能得其師者王, 能得其友者霸. 今寡人不才而群臣莫及者, 楚國其殆矣!” 此楚莊王之 所憂, 而君說之, 臣竊懼矣.” 於是武侯有慚色. 

 

제2편 요적(料敵) 적을 분석하고 대응하는 법

2-1 무후가 오기에게 말했다. “오늘날 서쪽에서는 진나라가 우리 위나라를 위협하 고, 남쪽에서는 초나라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소. 북쪽에서는 조나라가 우리를 노리고, 동쪽에서는 제나라가 버티고 있소. 연나라는 우리 뒤를 끊고, 우리 앞에는 한나라가 버티고 있소. 여섯 나라의 군대를 사방으로 막아야 하니 우리 형세는 매 우 불편하오. 나는 늘 이것이 걱정이오.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오기가 대답하여 말했다. “무릇 국가 안보는 전쟁이 터지기 전에 미리 경계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지금 임금께서 이미 경계하고 계시니 재난이 임박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우리를 위협하는 6개국의 특성을 설명하겠습니다. 제나라 군대는 겉으로 보면 중후해 보이지만 견고하지 못합니다. 진나라 군대는 통제가 되지 않아 제각기 싸웁니다. 초나라 군대는 질서 정연해 보이지만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연나라 군대는 방어만 하고 후퇴할 줄 모르며, 삼진의 군대는 통제가 잘 되어 보이지만 실전에서는 쓸 모가 없습니다.

武侯謂吳起曰 : “今秦脅吾西, 楚帶吾南, 趙衝吾北, 齊臨吾東, 燕絕吾後, 韓據吾前. 六國兵四守, 勢甚不便. 憂此奈何?” 起對曰 : “夫安國家之道, 先戒爲寶, 今君已戒, 禍其遠矣. 臣請論六國之俗, 夫齊陳重而不堅, 秦陳散而自鬪, 楚陳整而不久, 燕陳守 而不走, 三晉陳治而不用.

2-2 제나라는 백성이 강직하고 나라는 부유하지만 임금과 신하가 교만하고 사치 해서 보통 국민들에게 소홀합니다. 정치는 관대하지만 대우는 공평하지 않습니다. 군대의 상하가 서로 다른 마음을 지니고 있으니 앞에서 보면 중후해 보이지만 뒤에서 보면 가볍습니다. 그래서 군대가 두터워 보이지만 견고하지 못하다고 한 것 입니다. 제나라 군대를 격파하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우리 군대를 반드시 셋으로 나눠 좌우를 에워싸고 주공은 후방을 위협하여 치고 들어가면 제나라 진열을 무너 트릴 수 있습니다.

夫齊性剛, 其國富, 君臣驕奢而簡於細民, 其政寬而祿不均, 一陳兩心, 前重後輕, 故 重而不堅. 擊此之道, 必三分之, 獵其左右, 脅而從之, 其陳可壞.

2-3 진나라 국민은 강하고, 지형은 험하고, 정치는 엄하며, 상벌이 공정합니다. 국민들은 서로 양보할 줄을 모르며, 모두가 투쟁심이 강합니다. 그러므로 흩어져서 제각기 싸운다고 말한 것입니다. 진나라를 격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먼저 이익을 보여 주어 적을 유인해야 합니다. 그러면 병사들이 이를 탐내어 장수의 지휘에서 벗어날 것입니다. 이 틈을 타서 흩어진 군대를 각개격파하고, 매복해서 공격하면 적장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秦性強, 其地險, 其政嚴, 其賞罰信, 其人不讓, 皆有鬪心, 故散而自戰. 擊此之道, 必先示之以利而引去之, 士貪於得而離其將, 乘乖獵散, 設伏投機, 其將可取.

2-4 초나라는 사람들의 성품이 약합니다. 땅은 넓은데 정치는 소란해서 백성이 지 쳐 있습니다. 그러므로 겉보기에는 정연해 보이지만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초나라 군대를 치는 방법은 진지를 습격해 적을 혼란시키고 기세를 빼앗는 것입니다. 경무장으로 진격해 치고 빠르게 빠집니다. 적을 지치고 피곤하게 하며 결전을 벌 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초나라 군대를 퇴각시킬 수 있습니다.

楚性弱, 其地廣, 其政騷, 其民疲, 故整而不久. 擊此之道, 襲亂其屯, 先奪其氣, 輕 進速退, 弊而勞之, 勿與爭戰, 其軍可敗.

2-5 연나라 사람은 순박합니다. 백성들은 진중하며 용기를 좋아하고 속임수를 잘 쓰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수비에 임하면 달아나지 않습니다. 연나라 군대를 다루 는 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적과 접촉하면 압박하고, 적을 약 올린 후 떨어집니다. 적이 공격해 오면 달아나고, 적이 물러나면 추격합니다. 이렇게 하면 지휘관들은 우리의 의도를 알지 못해 의심하게 되고, 병사들은 두려워하게 될 것입니다. 이때 아군이 전차와 기병을 운용하여 퇴로를 차단하면 적장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燕性愨, 其民愼, 好勇氣, 寡詐謀, 故守而不走. 擊此之道, 觸而迫之, 凌而遠之, 馳 而後之, 則上疑而下懼. 謹我車騎必避之路, 其將可虜.

* 각(愨) : 술수나 꾀를 부리지 않고 순박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태도를 말한다. 순박하거나 고지식하다는 의미이다.

2-6 삼진은 중원에 있는 나라로 국민성이 온화합니다. 정치는 평온하며 국민들은 전쟁에 염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군사 제도는 타성에 젖어 있고, 장수를 경시하며, 녹봉은 박하고, 장교와 병사들은 결사의 의지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겉보기에는 체제가 잘 잡혀 있는 것 같지만 실전에서는 쓸모가 없다고 말한 것입니다. 이들을 격파하는 방법은 강력한 진으로 적을 압박하며, 적이 공격해 오면 방어하고, 달아 나면 추격하며, 적이 전투를 체념하게 합니다. 이것이 현재의 상황입니다.

三晉者, 中國也, 其性和, 其政平, 其民疲於戰, 習於兵, 輕其將, 薄其祿, 士無死志,5 故治而不用. 擊此之道, 阻陳而壓之, 眾來則拒之, 去則追之, 以倦其師. 此其勢也.

* 습어병(習於兵) : 습(習)은 보통 ‘~에 익숙하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군대의 전술이나 생활에 익숙하다 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 문맥을 보면, 삼진의 군정과 병사들의 태도가 타성에 젖어 있 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 사무사지(士無死志) : 여기서 사(士)는 병사로 볼 수도 있지만 사대부라고 볼 수도 있다. 사(士)는 보 통 선비로 번역하지만, 선비는 문관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춘추전국시대의 사(士)는 선비와는 다른 개 념이다. 본문에서는 “장교와 병사들”이라고 번역했다.

2-7 그러므로 우리 위나라는 다음과 같이 준비해야 합니다. 군대에는 호랑이와 같이 용맹한 병사도 있고, 솥을 들어 올릴 만큼 힘센 역사도 있습니다. 오랑캐의 말처럼 빠르게 달리는 자도 있고, 적의 군기를 뺏고 적장을 사로잡을 만한 능력을 지닌 자도 있습니다. 그런 병사들을 선별해서 별도로 편성해야 합니다. 그들을 아끼고 귀하게 대우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이야말로 군의 생명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들 중에서도 무기를 잘 다루고 체력이 뛰어나고 건장하며 의지가 적을 삼킬 만한 자들은 반드시 계급을 높여 주어야 적과 싸워 승리를 거둘 수 있습니다. 그들의 부모와 처자를 후하게 대우하고, 상으로 권장하고, 엄한 벌로 군기를 두려워하게 합니다. 그렇게 하면 병사들은 진지를 견고하게 하고 굳세게 싸울 것입니다. 이상의 내용을 잘 헤아려 행하면 배가 넘는 적도 격퇴할 수 있습니다.” 오자가 말을 마치자 무후가 말했다. “좋은 말씀이오.”

然則一軍之中, 必有虎賁之士, 力輕扛鼎, 足輕戎馬,6 搴旗取將, 必有能者. 若此之等, 選而別之, 愛而貴之, 是謂軍命. 其有工用五兵,7 材力健疾, 志在吞敵者, 必加其 爵列, 可以決勝. 厚其父母妻子, 勸賞畏罰, 此堅陳之士, 可與持久. 審能料此, 可以 擊倍.” 武侯曰 : “善!”

2-8 오자가 말했다. “적의 정세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점을 칠 필요도 없이 바로 적과 싸울 수 있는 경우는 8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바람이 거세게 불고 매서운 한 파가 몰아치는데 아침 일찍 일어나 막사를 걷고 얼어붙은 강을 건너는 경우입니 다. 둘째, 한여름 무더운 날씨에 늦게 기상하여 휴식 없이 강행군을 하여 병사와 말이 갈증과 허기에 시달리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장거리 행군을 지속하는 경우입니다. 셋째, 전쟁이 오래 지속되어 국가의 양식이 떨어져서 백성의 원망이 심 하고, 불길한 징조가 자주 나타나는데도 지도자가 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입 니다. 넷째, 군수품은 이미 떨어지고 땔감과 꼴마저 부족한데, 날씨는 흐리고 비가 많이 내려 현지 조달마저 불가능한 경우입니다. 다섯째, 병력이 부족하고 수질이 나쁘고 지형은 불리하며 병사와 말에게 질병이 만연한데 인근에서 지원이 오지 않는 때입니다. 여섯째, 길은 멀고 날은 저물어 병사들은 지치고 사기가 저하되어, 식사마저도 귀찮아하고 갑옷을 벗고 쉬려고만 하는 경우입니다. 일곱째, 장군은 무능하고 장교들은 경솔하며 사졸들은 견고하지 않아 삼군이 자주 동요하며, 군대 가 후퇴해도 서로 엄호하고 지원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여덟째, 진지가 완전하게 구축되지 않고 막사는 완성되지 않았는데 언덕을 올라 험한 곳에 위치해서 부대가 반은 은폐되고, 반은 노출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이런 적들은 더 이상 검토할 것 없이 바로 공격할 수 있습니다.

吳子曰 : “凡料敵, 有不卜而與之戰者八. 一曰, 疾風大寒, 早興寤遷, 刊冰濟水, 不 憚艱難. 二曰, 盛夏炎熱, 晏興無閒, 行驅飢渴, 務於取遠. 三曰, 師既淹久, 糧食無 有, 百姓怨怒, 祅祥數起, 上不能止. 四曰, 軍資既竭, 薪芻既寡, 天多陰雨, 欲掠 無所. 五曰, 徒眾不多, 水地不利, 人馬疾疫, 四鄰不至. 六曰, 道遠日暮, 士眾勞懼, 倦而未食, 解甲而息. 七曰, 將薄吏輕, 士卒不固, 三軍數驚, 師徒無助. 八曰, 陳而 未定, 舍而未畢, 行阪涉險, 半隱半出, 諸如此者, 擊之勿疑.

* 조흥오천(早興寤遷) : 흥(興)은 일어난다는 뜻. 오(寤)는 침상을 말한다. 병사들이 텐트를 걷고 이동한 다는 의미이다.
* 요상삭기(祅祥數起) : 요상한 징조가 자주 발생한다는 뜻이다. 이 징조는 천재일 수도 있고 유언비어 같은 인재일 수도 있다.
장박리경(將薄吏輕) : 장수는 박하고 장교는 가볍다. 박하다는 것은 보통 운수가 사납다는 뜻으로 사용하는데, 지휘관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2-9 점을 칠 것도 없이 무조건 교전을 피해야 할 경우는 6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첫째, 상대가 국토가 광대하며 인구도 많고 부유한 경우입니다. 둘째, 군주가 아랫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며, 혜택을 베푸는 경우입니다. 셋째, 신상필벌이 유지되고 적시에 발효되는 경우입니다. 넷째, 공을 세운 사람이 높은 반열에 오르고, 현자를 관리로 임명해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경우입니다. 다섯째, 병력이 많고 무기와 갑옷이 정제한 경우입니다. 여섯째, 주변국과 교린관계를 형성해서 그 나라를 침공하면 6개국이 모두 상대를 원조하는 경우입니다. 이 6가지 항목에서 우리가 상대보다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반드시 전쟁을 피해야 합니다. 이상의 내용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소위 승산이 보이면 진격하고, 어렵다고 판단되면 물러선다는 것입니다.”

有不佔而避之者六. 一曰, 土地廣大, 人民富眾. 二曰, 上愛其下, 惠施流布. 三曰, 賞信刑察, 發必得時. 四曰, 陳功居列, 任賢使能. 五曰, 師徒之眾, 兵甲之精. 六曰, 四鄰之助, 大國之援. 凡此不如敵人, 避之勿疑. 所謂見可而進, 知難而退也.”

2-10 무후가 오기에게 물었다. “나는 적의 외형을 보고 그 내실을 파악하는 방법을 알고 싶소. 적이 진격하는 모습을 관측해서 그들이 지향하는 바를 간파하고, 승부를 판정하는 것이오. 이런 능력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들려줄 수 있겠소?” 오기 가 대답했다. “적군이 접근해 오는데 군대가 제멋대로 산만하게 전진하며, 경계가 소홀하여 깃발이 번잡하고 혼란스럽게 움직이며 인마가 자주 뒤를 돌아보면, 이런 군대는 1명으로 10명을 공격해 꼼짝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왕이 소집령을 내려도 휘하에 있는 제후들의 군대가 다 집결하지 않고, 왕과 신하가 불화하여 진 지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고 군령이 시행되지 않으며, 전군이 뒤숭숭해서 전진과 후퇴가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는 군대는 절반의 병력으로도 격파할 수 있으며 그들 과 100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을 것입니다.

武侯問曰 : “吾欲觀敵之外以知其內, 察其進以知其止, 以定勝負, 可得聞乎?” 起 對曰 : “敵人之來, 蕩蕩無慮, 旌旗煩亂, 人馬數顧, 一可擊十, 必使無措. 諸侯未 會, 君臣未和, 溝壘未成, 禁令未施, 三軍匈匈, 欲前不能, 欲去不敢, 以半擊倍, 百 戰不殆.”

* 지기지(知其止) : 적이 최종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나 장소를 안다는 뜻이다.
* 탕탕무려(蕩蕩無慮) : 탕탕(蕩蕩)은 물이 거침없이 흐르는 모습이다. 거센 물살이 돌과 굽이에 부딪히 며 물거품이 일어나듯, 경계도 소홀히 하며 산만하게 전진한다는 의미이다.
* 인마삭고(人馬數顧) : 인마가 자주 뒤를 돌아본다는 뜻. 행군할 때는 하나의 길로 전진하는 것이 아니 다. 길을 나누어 가다가 다른 부대가 공격을 받으면 즉시 협격해야 한다.
* 제후미회(諸侯未會) : 제후가 다 모이지 않았다는 뜻. 전국시대는 봉건시대이다. 황제나 왕이 군대를 소집하면 제후들이 병력을 이끌고 모여야 한다. 그런데 제후가 다 모이지 않는다는 것은, 그들의 충성 심이 약화되어 왕의 권위가 떨어져서 국가가 분열되었음을 말한다.

2-11 무후가 적을 반드시 공격해야 하는 경우에 대해 물었다. 오기가 대답하여 말 했다. “용병은 반드시 적의 허실을 먼저 살핀 후에 저들의 약한 곳을 빠르게 치고 들어가야 합니다. 적이 멀리 행군해 와서 막 도착해서 행렬이 안정되지 않았을 때 가 공격할 수 있는 적기입니다. 적이 막 식사를 마치고 아직 전투 준비가 되지 않 았을 때, 빠르게 달리는 적, 사역으로 피로한 적, 불리한 지형에 위치한 적, 시기 를 놓치고 적절한 행동을 하지 못하는 적, 장거리를 행군해 와서 후미가 아직 쉬지 못한 적, 강을 절반쯤 건넌 적, 험한 길이나 좁은 도로에 있는 적, 깃발이 무질서하 게 움직이는 적, 진지를 자주 이동하는 적, 지휘관이 병사들과 떨어져 있는 적, 공 포에 떨고 있는 적은 공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적들은 먼저 정예부대를 보내 적과 충돌하게 하고, 후속부대는 병력을 나누어 계속해서 공격합니다. 이때 반드시 신 속하게 공격하며 주저하지 말아야 합니다.”

武侯問敵必可擊之道. 起對曰 : “用兵必須敵虛實而趨其危. 敵人遠來新至, 行列未 定, 可擊. 既食未設備, 可擊. 奔走, 可擊. 勤勞, 可擊. 未得地利, 可擊. 失時不從, 可擊. 涉長道後行未息, 可擊. 涉水半渡, 可擊. 險道狹路, 可擊. 旌旗亂動, 可擊. 陳 數移動, 可擊. 將離士卒, 可擊. 心怖, 可擊. 若凡此者, 選銳衝之, 分兵繼之, 急擊勿 疑.”

 

제3편 치병(治兵) 용병과 훈련

3-1 무후가 물었다. “용병에는 무엇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오?” 오기가 대답했 다. “4가지를 가볍게 하고, 2가지를 무겁게 하며, 1가지 신뢰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게 무슨 뜻이오?” “땅이 말을 가볍게 해 주고, 말이 수레를 가볍게 여기며, 수레가 사람을 가볍게 여기고, 사람이 싸움을 가볍게 여기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휘관이 지형의 험함과 편안함을 잘 판단하면 땅이 말을 가볍게 만들어 줄 것입니 다. 말이 살찌고 차축이 튼튼하면 수레가 사람을 가볍게 여기게 될 것입니다. 병기 가 예리하고 갑옷이 튼튼하면 병사들이 전투를 가볍게 여길 것입니다. 나아가 싸운 자에게는 크게 포상하고, 물러선 자는 중형으로 다스려야 합니다. 상벌은 공정하게 해서 신뢰를 얻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이 승리하는 원리입니다.”

武侯問曰 : “用兵之道何先?” 起對曰 : “先明四輕二重一信.” 曰 : “何謂也?” 對曰 : “使地輕馬, 馬輕車, 車輕人, 人輕戰. 明知險易, 則地輕馬, 芻秣以時, 則馬輕車, 膏鐗有餘, 則車輕人, 鋒銳甲堅, 則人輕戰. 進有重賞, 退有重刑, 行之以信. 審能 達此, 勝之主也.”

3-2 무후가 오기에게 물었다. “군대가 승리하는 비결은 무엇이오?” 오기가 대답했 다. “군의 체제와 경영에 달려 있습니다.” 무후가 다시 물었다. “병력의 수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오?” 오기가 대답했다. “만약 법과 명령이 명확하지 않고 상벌이 공 정하지 않으면 군대가 징을 쳐도 정지하지 않고, 북을 울려도 전진하지 않을 것입니다. 비록 100만 대군이 있다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소위 다스린다는 것은 평소에는 예절을 지키고, 움직일 때는 위엄이 있으며, 진격하면 적이 당할 수 없고, 퇴각할 때는 적이 추격할 수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전진과 후퇴에 절도가 있고, 좌우는 서로 엄호하며, 비록 부대 간에 단절이 있어도 진형을 유지하고, 비록 분산되어도 행동을 유지합니다. 또한 부대가 안전과 위험을 함께합니다. 이런 군대는 병력이 많아도 하나로 단결해서 분리되지 않으며, 임무를 수행해도 지치지 않으며, 전쟁에 투입하면 가는 곳마다 천하에 당할 자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군대를 부자지간 같은 군대라고 합니다.

武侯問曰 : “兵以何爲勝?” 起對曰 : “以治爲勝.”1 又問曰 : “不在眾乎?” 對曰 : “若 法令不明, 賞罰不信, 金之不止,2 鼓之不進, 雖有百萬, 何益於用? 所謂治者, 居則有 禮, 動則有威, 進不可當, 退不可追, 前卻有節, 左右應麾, 雖絕成陳, 雖散成行. 與 之安, 與之危. 其眾可合而不可離, 可用而不可疲, 投之所往, 天下莫當, 名曰父子之兵.”

* 이치위승(以治爲勝) : 직역하면 다스림〔治〕으로 승리를 얻는다는 뜻이다. 치(治)는 군대의 법, 상벌, 훈련 등을 의미한다. 일종의 경영(經營)이라고 볼 수도 있다.

3-3 오자가 말했다. “무릇 행군하는 법은 군대가 나가고 멈추는 규범을 어기지 않으며, 식사 때를 놓치지 않으며, 사람과 말의 힘을 탈진시키지 않는 것입니다. 이 3가지는 지휘관의 명령을 얼마나 준행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지휘관의 명령을 준행하는 데서 다스림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만약 나가고 멈추는 것이 법도가 없고, 식사가 지켜지지 않고, 말과 사람이 지쳐도 쉬게 하여 주지 않는다면 지휘관의 명령이 무시되는 것입니다. 지휘관의 명령이 지켜지지 않으면 평소에는 소란할 것이고, 전쟁이 나면 패할 것입니다.”

吳子曰 : “凡行軍之道, 無犯進止之節,3 無失飲食之適, 無絕人馬之力. 此三者, 所以 任其上令.4 任其上令, 則治之所由生也. 若進止不度, 飲食不適, 馬疲人倦而不解舍, 所以不任其上令. 上令既廢, 以居則亂, 以戰則敗.”

3-4 오자가 말했다. “전쟁터란 시신이 쌓여 있는 곳입니다. 죽기를 각오한 자는 살고, 살기 위해 요행수만 찾는 자는 죽습니다. 그러므로 훌륭한 장군은 마치 물이 새어 들어오는 배에 앉아 있고, 불타는 집안에 엎드려 있는 것처럼 결사의 각오로 임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아무리 지혜가 뛰어난 사람도 장수의 모략을 따라올 수 없고, 아무리 용맹한 사람도 그의 분노를 따르지 못해 어떤 적도 감당할 수 있 습니다. 자고로 용병에서 제일 나쁜 것은 예상만 벌려 놓고 주저하는 것입니다. 주저하는 지휘관은 전군에 재앙을 초래하는 원인이 됩니다.

吳子曰 : “凡兵戰之場, 立屍之地,7 必死則生, 幸生則死. 其善將者, 如坐漏船之中, 伏燒屋之下, 使智者不及謀, 勇者不及怒, 受敵可也. 故曰 : 用兵之害, 猶豫最大, 三軍之災, 生於狐疑.

* 입시지지(立屍之地) : 시체가 쌓여 있는 땅. 전쟁터를 말함.
* 유예최대(猶豫最大) : 실천은 하지 않고 오직 이런저런 예상만 크게 벌려 놓고 고민한다는 뜻이다.
* 호의(狐疑) : 여우의 의심. 여우는 의심이 많은 동물이라는 점을 빗대어 지휘관이 주저하고 실행하지 않는 태도를 말한 것이다.

3-5 오기가 말했다. “일반적으로 군인이 전사하는 것은 본인의 전투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전투에서 패배하는 것은 전투 방법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 다. 그러므로 용병하는 법은 교육과 훈련이 우선입니다. 한 사람이 전투 기술을 배우면 10명을 가르칠 수 있고, 10명이 전투 기술을 배우면 100명을 가르칠 수 있습 니다. 100명이 전투 기술을 배우면 1,000명을 가르칠 수 있고, 1,000명이 전투 기 술을 배우면 만 명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만 명이 전투 기술을 배우면 삼군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전술이란 아군은 적게 움직여 멀리서 오는 적을 기다리고, 아군은 편안한 상태에서 적이 피로하기를 기다리며, 아군은 든든히 먹고 적은 굶주리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원형에서 방진으로 변화하고, 앉았다가 일어서며, 가다 가 멈추고, 왼쪽으로 갔다가 오른쪽으로 가며, 앞으로 갔다가 뒤로 이동하고, 나누었다가 합치고, 뭉쳤다가 흩어집니다. 이런 변화를 모두 훈련해서 숙달되면 비로소 병기를 지급해서 다루게 합니다. 이것이 바로 지휘관의 역할입니다.”

吳子曰 : “夫人常死其所不能, 敗其所不便. 故用兵之法, 教戒爲先. 一人學戰, 教成 十人, 十人學戰, 教成百人, 百人學戰, 教成千人, 千人學戰, 教成萬人, 萬人學戰, 教成三軍. 以近待遠, 以逸待勞, 以飽待飢. 圓而方之, 坐而起之, 行而止之, 左而右 之, 前而後之, 分而合之, 結而解之. 每變皆習, 乃授其兵. 是謂將事.”

3-6 오자가 말했다. “전투를 가르치는 방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키가 작은 자는 창과 극을 들게 하고, 키가 큰 사람에게는 활이나 쇠뇌를 지급합니다. 힘이 센 사람에게는 깃발을 주고, 용맹한 사람은 쟁이나 북을 들립니다. 약한 사람은 사역을 시키고, 지혜로운 자는 참모로 삼습니다. 부대 간에는 서로 비호하게 하고, 위와 아래가 서로 보호하게 합니다. 한 번 북을 울리면 병기를 훈련하고, 두 번 북을 울리면 진법을 연습하며, 세 번 북을 울리면 식사를 하고, 네 번 북을 울리면 출동 준비를 하며, 다섯 번 북을 울리면 행군 대형을 형성합니다. 지휘관은 예하 부대의 북소리를 듣고 진행 상황을 파악합니다. 북소리를 통해 각 부대의 준비가 모두 끝 났다고 확인되면 비로소 깃발을 세우고 행군을 시작합니다.”

吳子曰 : “敎戰之令, 短者持矛戟,11 長者持弓弩, 強者持旌旗, 勇者持金鼓, 弱者給 廝養, 智者爲謀主. 鄉里相比, 什伍相保. 一鼓整兵, 二鼓習陳, 三鼓趨食, 四鼓嚴辨, 五鼓就行. 聞鼓聲合, 然後舉旗.”

3-7 무후가 물었다. “삼군이 진군하고 멈추는 데에도 도리가 있지 않겠소?” 오기 가 대답했다. “천조와 용두의 지형을 피해야 합니다. 천조란 큰 계곡의 입구입니다. 용두란 큰 산의 끝자락입니다. 진을 칠 때는 반드시 왼쪽에 청룡, 우측에 백 호, 앞에는 주작, 뒤에는 현무의 기를 꽂아 방위를 표시하고 중앙의 본부에는 초요기를 세우고 종사관들을 그 기 아래에 배치합니다. 전투를 벌일 때에는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잘 살펴서 바람이 아군의 뒤에서 불어오면 함성을 지르며 순풍의 흐름을 따라 공격하고, 역풍이 불면 진을 견고히 하고 적의 공격에 대비합니다.”

武侯問曰 : “三軍進止, 豈有道乎?” 起對曰 : “無當天灶, 無當龍頭.天灶者, 大谷 之口, 龍頭者, 大山之端. 必左青龍, 右白虎, 前朱雀, 後玄武, 招搖14在上, 從事在 下. 將戰之時, 審候風所從來, 風順致呼而從之, 風逆堅陳以待之.”

3-8 무후가 물었다. “군마를 사육하는 데는 어떤 방안이 있겠소?” 오기가 대답했 다. “말은 반드시 마구간에서 편하게 거주하게 해 주어야 하며, 적시에 음식과 물을 주어야 합니다. 배가 고파도 안 되고 배가 불러도 안 되게 잘 조절해야 합니다. 겨울에는 마구간을 따뜻하게 하고, 여름철에는 서늘하게 해 주며, 털과 갈기를 잘 깎아 주고, 네 발굽이 손상되지 않게 하며, 눈과 귀를 가려서 갑자기 놀라지 않도 록 해야 합니다. 달리기를 연습하고, 남는 시간에는 나아가고 멈추는 것을 훈련시키고, 사람과 말이 서로 친해진 다음에야 전쟁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안장, 굴레, 재갈, 고삐 등의 마구는 반드시 규격에 맞고 견고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무릇 말은 부리다가 다치는 것이 아니라 처음 사육을 시작할 때 손상을 입습니다. 굶주려서 탈이 나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이 먹였을 때 탈이 납니다. 날이 저물도록 먼 길을 갈 때는 반드시 말을 탔다가 내려서 걷는 것을 여러 번 반복해서 사람이 피곤할지 언정 말이 과로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합니다. 말은 항상 여분을 마련해 두고 여력을 남겨서 적이 아군을 습격할 때를 대비해야 합니다. 이런 방법을 잘 아는 자만 이 천하를 횡행할 수 있습니다.”

武侯問曰 : “凡蓄卒騎, 豈有方乎?” 起對曰 : “夫馬, 必安其處所, 適其水草, 節其飢 飽. 冬則溫廄, 夏則涼廡, 刻剔毛鬣, 謹落四下, 戢其耳目, 無令驚駭, 習其馳逐, 閑16 其進止. 人馬相親, 然後可使. 車騎之具, 鞍勒銜轡, 必令完堅. 凡馬不傷於末, 必傷 於始, 不傷於飢, 必傷於飽. 日暮道遠, 必數上下, 寧勞於人, 慎無勞馬. 常令有餘,17 備敵覆我. 能明此者, 橫行天下.”

 

제4편 논장(論將) 지휘관과 전술

 

4-1 오자가 말했다. “사령관은 문무를 총괄해야 합니다. 용병하는 일은 완강함과 부드러움을 겸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장수를 논할 때 항상 용맹만을 보 는데, 용맹함은 장수의 여러 가지 요건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일반적으로 용맹 한 사람은 항상 경솔하게 싸우려고만 듭니다. 경솔하게 싸울 줄만 알고 전술적 이 익을 모르니 사령관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장수의 요건에서 늘 신중하게 살펴야 할 것은 5가지가 있습니다. 이(理)·비(備)·과(果)·계(戒)·약(約)입니다. 이(理) 는 다수의 병사를 소수처럼 통솔하는 것입니다. 비(備)는 문 밖에 바로 적이 와 있 는 것처럼 항상 대비를 철저히 하는 태도입니다. 과(果)는 적과 마주쳤을 때 살아 날 생각을 버리고 죽음을 각오하는 태도입니다. 계(戒)는 싸움을 시작해서 마칠 때까지 변함이 없는 자세이며, 약(約)은 법령을 번거롭지 않고 간략하게 하는 것입니다. 사령관은 명령을 받으면 사양하지 않고 바로 전장으로 나가야 하며, 적을 무찌 른 후에는 돌아와서 보고하는 것이 장수의 예의입니다. 그러므로 출전하는 군대는 영예로운 죽음을 생각할 뿐이며, 치욕을 받으면서도 살고자 하는 마음이 없어야 합니다.”

吳子曰 : “夫總文武者, 軍之將也, 兼剛柔者, 兵之事也. 凡人論將, 常觀於勇, 勇之 於將, 乃數分之一爾. 夫勇者必輕合, 輕合而不知利, 未可也. 故將之所慎者五, 一曰 理, 二曰備, 三曰果, 四曰戒, 五曰約. 理者, 治眾如治寡, 備者, 出門如見敵, 果者, 臨敵不懷生, 戒者, 雖克如始戰, 約者, 法令省而不煩. 受命而不辭, 敵破而後言返, 將之禮也. 故出師之日, 有死之榮, 無生之辱.”

* 수명이불사(受命而不辭) : 왕에게서 명을 받으면 사양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불사(不辭)를 “집에 돌아가 전쟁에 나간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바로 나선다”라는 의미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전자의 의미가 더 정확하다고 생각된다. 옛날에는 겸양의 미덕을 중시했기 때문에 왕이 관직에 임명하면 형식적으로 라도 사양하는 것이 예의였다. 하지만 사령관 임명은 급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사양하는 예를 생략하 고 명령을 받는 즉시 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4-2 오자가 말했다. “전투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소는 4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기기(氣機), 둘째, 지기(地機), 셋째, 사기(事機), 넷째, 역기(力機)입니다. 삼군의 병력이 100만이라 해도 군대의 형세와 능력은 지휘관 1인에 의해 좌우됩니다. 이것 이 기기입니다. 길이 좁고 험난하고 큰 산이 가로막고 있는 곳은 10명이 지켜도 1,000명이 돌파하지 못합니다. 이것이 지기입니다. 간첩을 잘 운용하고 경무장 부대를 왕래하게 해서 적의 대군을 분산시키고 적을 이간질해서 적의 군신이 서로 원망하고 상하가 서로 원수가 되게 합니다. 이것이 사기입니다. 전차를 견고하고 빠르게 만들고 우수한 성능의 배를 건조하며, 병사들에게는 전술과 진법을 훈련시키고 말은 잘 달리도록 조련하는 것, 이것이 역기입니다. 이 4가지를 아는 자라야 장수로 삼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장수가 위엄과 덕과 너그러움과 용기를 갖추면 아랫사람을 잘 통솔하고 대군을 안정시킬 수 있으며, 적에게는 두려움을 줄 것입 니다. 장수가 내린 명령을 아랫사람들이 어기지 않으며, 그가 가는 곳은 적들이 감 히 덤비지 못합니다. 그를 얻으면 나라는 강해지고, 그를 잃으면 나라가 망하는 그 런 장수를 훌륭한 장수라고 일컫는 것입니다.”

吳子曰 : “凡兵有四機, 一曰氣機, 二曰地機, 三曰事機, 四曰力機. 三軍之眾, 百萬之師, 張設輕重, 在於一人, 是謂氣機. 路狹道險, 名山大塞, 十夫所守, 千夫不過, 是謂地機. 善行間諜, 輕兵往來, 分散其眾, 使其君臣相怨, 上下相咎, 是謂事機. 車 堅管轄, 舟利櫓楫, 士習戰陣, 馬閑馳逐, 是謂力機. 知此四者, 乃可爲將. 然其威德 仁勇, 必足以率下安眾, 怖敵決疑. 施令而下不犯, 所在寇不敢敵. 得之國強, 去之國 亡. 是謂良將.”

4-3 오자가 말했다. “징과 북과 방울은 귀를 통해 명령에 복종하게 하는 것입니다. 정·기·휘·치(旌旗麾幟) 같은 각종 깃발은 눈을 통해 명령을 받는 것입니다. 금령과 형벌은 마음으로 복종하게 하는 것입니다. 귀는 소리로 명령을 받으므로 소리가 또렷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눈은 색으로 명령을 받으므로 명확해야 합니 다. 형은 마음으로 명령을 받는 것이므로 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 3가지가 바로 서지 않으면 그 나라는 적에게 패망하고 말 것입니다. 고로 세상에서 말하기를 장수가 휘로 명령을 내리면 어디든지 따라서 이동하며, 장군이 지시하면 죽음 앞이라도 뛰어든다고 하는 것입니다.”

吳子曰 : “夫鼙鼓金鐸, 所以威耳, 旌旗麾幟, 所以威目, 禁令刑罰, 所以威心. 耳威 於聲, 不可不清, 目威於色, 不可不明, 心威於刑, 不可不嚴. 三者不立, 雖有其國, 必敗於敵. 故曰, 將之所麾, 莫不從移, 將之所指, 莫不前死.”

4-4 오자가 말했다. “전투하는 방법은 반드시 먼저 적의 장군을 염탐해서 그의 재능을 파악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 적장의 행동에 따라 대응하면 힘 들이지 않고 공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 장수가 어리석고 남을 잘 믿는다면 속임수를 써서 유인합 니다. 탐욕스럽고 명예를 가볍게 여기면 재화로 매수합니다. 변덕이 심하고 판단력이 없으면, 피로하게 만들어 곤경에 빠트립니다. 윗사람은 부유하고 교만한데, 아랫사람들은 가난하고 원망에 차있으면, 이간시켜 분열하게 합니다. 나가고 물러날 때 의심이 많고 병사들을 믿고 의지하지 않으면 적을 흔들어서 도주하게 합니다. 병사들이 지휘관을 경시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려고만 하면 평탄한 곳을 막고 험지를 열어놓아 유도해서 요격합니다. 전방으로 나가는 곳은 평이하지만 퇴로는 험난한 곳에 위치한 적은 계속 전진하도록 유도합니다. 전진하는 길은 험하고 퇴로는 평탄한 곳에 위치한 적은 근접해서 공격합니다. 적군이 저습지에 주둔해서 물이 빠지지 않고 안개와 비가 자주 내리면 물길을 뚫어 수공합니다. 적군이 황량한 벌판에 주둔해서 잡초와 덤불이 무성하고 바람이 자주 불면 화공으로 섬멸합니 다. 적이 장기간 주둔해서 장수와 병사들이 방심하고 나태해져 전투 준비가 허술하면 잠복해서 접근하여 습격합니다.”

吳子曰 : “凡戰之要, 必先佔其將而察其才, 因形用權, 則不勞而功舉. 其將愚而信 人, 可詐而誘. 貪而忽名, 可貨而賂. 輕變無謀, 可勞而困. 上富而驕, 下貪而怨. 可 離而間. 進退多疑, 其眾無依, 可震而走. 士輕其將而有歸志, 塞易開險, 可邀而取. 進道易, 退道難, 可來而前. 進道險, 退道易, 可薄而擊. 居軍下濕, 水無所通, 霖雨 數至, 可灌而沉. 居軍荒澤, 草楚幽穢, 風飆數至, 可焚而滅. 停久不移, 將士懈怠, 其軍不備, 可潛而襲.”

4-5 무후가 물었다. “양군이 서로 대치 중인데, 우리는 적장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소. 이때 적장을 파악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겠소?” 오기가 대답하여 말했다. “신분은 낮은데 용감한 자에게 빠르고 정예한 병력을 줘서 시험합니다. 이들은 전과에 집착하지 말고 적을 치고 도망치게 해서 추격해 오는 적의 반응을 관찰합니다. 적군의 행동이 질서가 잡혀 있고 추격을 하면서도 거리를 두어 따라잡지 않고 미끼를 보고도 못 본 척 말려들지 않으면, 적장은 지장이므로 함부로 싸워서는 안 됩니다. 만약 적의 부대가 요란하게 떠들고 깃발이 요란하게 휘날리며, 병사들은 제멋대로 행군하거나 정지하거나 하며, 병기를 혹은 위로 혹은 옆으로 잡고 추격하는 부대는 악착같이 도주하는 아군을 붙잡으려 하고, 미끼를 보고 거침없이 달려든다면 저들의 지휘관은 우둔한 장군이니 아무리 병력이 많아도 붙잡을 수 있 습니다.”

武侯問曰 : “兩軍相望. 不知其將, 我欲相之, 其術如何?” 起對曰 : “令賤而勇者, 將 輕銳以嘗之, 務於北, 無務於得. 觀敵之來, 一坐一起, 其政以理, 其追北佯爲不及, 其見利佯爲不知, 如此將者, 名爲智將, 勿與戰矣. 若其眾讙譁, 旌旗煩亂, 其卒自行 自止, 其兵或縱或橫, 其追北恐不及, 見利恐不得, 此爲愚將, 雖眾可獲.”

*일좌일기(一坐一起) : 한 부대는 앉고 한 부대는 일어선다. 접전 상황에서 군대가 추격·이동·후퇴할 때는 질서와 법도가 있다. 후퇴할 때도 10보를 후퇴하면 한 번 돌아서서 추격해 오는 적을 견제한다. 다시 말해 진법에 맞게 행동하는, 군기가 살아 있는 부대를 말한다

 

제5편 응변(應變) 상황에 따른 맞춤형 전술

 

5-1 무후가 물었다. “전차는 견고하고 말은 우수하며 장수는 용맹하고 병사는 강한데, 갑자기 적과 조우하게 되어 부대가 혼란에 빠지고 대형을 상실한 상황이 되면 어떤 방안이 있겠소?” 오기가 대답하여 말했다. “전투하는 법은 낮에는 깃발로 지휘하고 밤에는 징·북·피리로 신호합니다. 휘를 좌로 하면 군대는 왼쪽으로 가고, 휘를 우로 하면 오른쪽으로 이동합니다. 북을 치면 전진하고, 징을 치면 멈춥니다. 피리를 한 번 불면 행진하고 두 번 불면 모입니다. 이 신호를 따르지 않는 자는 처형합니다. 삼군이 장군의 위엄에 복종하며 장교와 병사가 명령을 따른다면 어떤 강적과도 싸워 이길 수 있고 아무리 견고한 진지라도 함락할 수 있습니다.”

武侯問曰 : “車堅馬良, 將勇兵強, 卒遇敵人, 亂而失行, 則如之何?” 起對曰 : “凡戰 之法, 晝以旌旗旛麾爲節,1 夜以金鼓笳笛2 爲節. 麾左而左, 麾右而右, 鼓之則進, 金 之則止. 一吹而行. 再吹而聚. 不從令者誅. 三軍服威, 士卒用命, 則戰無強敵, 攻無 堅陳矣.”

5-2 무후가 물었다. “만약 적은 많고 아군은 적다면 어떻게 해야 하오?” 오기가 대답했다. “평탄한 지형을 피하고 험한 지형으로 빨리 이동합니다. 옛말에 1명으로 10명을 치기는 좁은 지형이 최고이고, 10명으로 100명을 치기에는 험한 곳처럼 좋은 곳이 없고, 1,000명으로 1만 명을 치기에는 막힌 곳이 제일 좋다고 했습니다. 만약 지금 소수의 병력만이 있다고 한다면 좁은 지형에서 병사들이 갑자기 일어나 징과 북을 울려댑니다. 그러면 적이 아무리 대군이라고 해도 놀라 당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고로 대군을 거느린 자는 평지에서 싸우도록 노력해야 하며, 병력이 적은 자는 좁고 험한 지형을 추구하라고 했습니다.”

武侯問曰 : “若敵眾我寡, 爲之奈何?” 起對曰 : “避之於易, 邀之於阨. 故曰, 以一擊 十, 莫善於阨. 以十擊百, 莫善於險, 以千擊萬, 莫善於阻. 今有少卒卒起, 擊金鳴鼓 於阨路, 雖有大眾, 莫不驚動. 故曰, 用眾者務易, 用少者務隘.”

5-3 무후가 물었다. “적군은 심히 많고 전투력은 뛰어나고 용맹하며, 크고 험하며 막힌 지형을 두고 우측은 산, 좌측은 물을 끼고 있소. 참호는 깊고 보루는 높으며, 강한 노로 방어하고 있소. 퇴각할 때는 산처럼 묵직하게 이동하며 진격할 때는 바 람처럼 빠르게 나가오. 적군은 식량도 우리보다 많아 우리가 오래 대치하며 버티기도 어렵소. 이런 경우에는 어찌해야 하오?” 오기가 대답하여 말했다.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이런 적은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성인의 지략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1,000대의 전차와 1만 명의 기병, 겸하여 보병까지 마련한 다음, 5군으로 나눕니다. 5군이 각각 한 방향씩 맡도록 포진시키면 적은 분명히 당혹해서 어떻게 대처 해야 할지 알지 못할 것입니다. 적이 만약 수비를 강화하고 움직이지 않으면 이때 빨리 간첩을 파견해서 그들의 의도를 염탐하는 한편, 사신을 보내 요구 사항을 제안합니다. 협상이 성공하면 진을 풀고 물러갈 것입니다. 적이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사신을 죽이고 서신을 불태우면, 5개 부대를 각각 움직여 5곳에서 전투를 벌입니다. 전투에서 이겨도 적을 추격하지 말고 이기지 못해 빨리 후퇴하는 것처럼 합니다. 이와 같이 거짓으로 패배한 척하면서 천천히 움직이다가 빠르게 공격합니다. 한 부대는 적의 선두를 묶어 두고, 한 부대는 적의 후미를 끊습니다. 2개의 기병 부대가 은밀하게 접근해서 혹은 좌측에서 혹은 우측에서 적을 습격합니다. 이처럼 5개 부대가 차례로 접근하면 반드시 승리를 잡을 수 있습니다. 이것 이 바로 강한 적을 치는 방법입니다.”

武侯問曰 : “有師甚眾, 既武且勇, 背大阻險, 右山左水, 深溝高壘, 守以強弩, 退如 山移, 進如風雨, 糧食又多, 難與長守, 則如之何?” 起對曰 : “大哉問乎! 此非車騎之 力, 聖人之謀也. 能備千乘萬騎, 兼之徒步, 分爲五軍, 各軍一衢, 夫五軍五衢, 敵人 必惑, 莫知所加. 敵若堅守以固其兵, 急行間諜以觀其慮. 彼聽吾說, 解之而去, 不聽 吾說, 斬使焚書. 分爲五戰, 戰勝勿追, 不勝疾歸. 如是佯北, 安行疾鬪, 一結其前, 一絕其後, 兩軍銜枚, 或左或右, 而襲其處. 五軍交至, 必有其利, 此擊強之道也.”

*부족함이 없는 군대는 모험을 하지 않는다
무후는 완벽하게 강한 상대를 토론장에 내놓았다. 전투력, 병력, 지형, 장비, 보급 등 모든 면에서 우세하고 부족함이 없는 적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 전투의 규 모도 1만 명이 넘는, 오늘날로 치면 10만이 넘는 대규모 전투다. 오자는 이런 적을 상대하려면 성인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대답한다. 힘으로는 상대할 수 없느니 뛰어 난 계략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오자가 성인의 지혜라고 표 현한 데는 특별한 함의가 있다. 오자가 말하는 성인이란 도덕적으로 뛰어난 사람 이 아니라 인간의 지혜와 능력을 초월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것은 인간의 일반적 속성과 반응을 연구하고 그것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의 지혜이다.

5-4 무후가 물었다. “적이 아군에게 가까이 근접해서 퇴각하려 해도 퇴로가 없고, 아군 병사 중 다수가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면 어찌해야 하오?” 오기가 대답하여 말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는 전술은, 만약 아군이 많고 적이 소수라면 병력을 나누어서 빈틈을 타야 합니다. 적이 많고 아군이 적다면 상황에 따라 대처해야 합니다. 쉬지 않고 임기응변의 전술을 사용한다면 비록 적이 많다고 해도 굴복시킬 수 있습니다.

武侯問曰 : “敵近而薄我, 欲去無路, 我眾甚懼, 爲之奈何?”8 起對曰 : “爲此之術, 若 我眾彼寡, 各分而乘之. 彼眾我寡, 以方從之. 從之無息, 雖眾可服.”

* 여기서부터 무후와 오자의 전술 논의는 계곡 전투로 옮겨 간다. 산과 골짜기가 많은 우리 지형에서는 오자의 계곡 전투의 요령들과 부합하는 전쟁사 사례들이 많다. 특히 한국전쟁 때 중공군과의 전투 사 례가 대표적이다.
* 이방종지(以方從之) : 방(方)은 바야흐로, 지금이라는 의미가 있다. 당면한 순간의 상황에 따른다는 말이니,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을 하라는 의미이다.

5-5 무후가 물었다. “만약 계곡의 좁은 공간에서 적과 조우했는데 양 옆의 지형은 험하고 적은 다수이고 아군은 적다면 어찌해야 하오?” 오기가 대답했다. “구릉이나 숲이 울창한 골짜기, 깊은 산속이나 넓은 늪지는 신속하게 움직여 빨리 벗어나 야지 절대 꾸물거려서는 안 됩니다. 만약 산은 높고 계곡은 깊은 곳에서 갑자기 적 과 조우하면 반드시 먼저 북을 치고 소리를 지르며 틈을 타서 궁수와 노수를 전진시켜 적을 사살하고 사로잡습니다. 적의 정세를 잘 살펴서 적이 혼란해졌으면 주 저없이 공격해야 합니다.”

武侯問曰 : “若遇敵於谿谷之間, 傍多險阻, 彼眾我寡, 爲之奈何?” 起對曰 : “諸丘陵 林谷深山大澤, 疾行亟去, 勿得從容. 若高山深谷, 卒然相遇, 必先鼓譟而乘之, 進弓 與弩, 且射且虜. 審察其政, 亂則擊之, 勿疑.”

5-6 무후가 물었다. “좌우에 높은 산이 있고 지형은 심하게 좁아서 갑자기 적과 마주쳤지만 적을 칠 수도 없고 후퇴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는 어찌해야 하오?” 오기가 대답했다. “이런 경우를 계곡전이라고 합니다. 비록 병력이 많아도 사용할 수 없으므로 아군 중에 뛰어난 병사를 모아 적을 상대하게 합니다. 날랜 병사들은 예리한 백병용 병기를 주어 맨 앞에서 나가게 합니다. 전차와 기병을 나누어 사방에 매복시킵니다. 이들은 서로 몇 리를 떨어트려 놓아 적이 볼 수 없게 합니다. 적은 반드시 진을 견고하게 하느라 나아가지도 후퇴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이틈에 아군은 기를 세우고 대형을 지어 산을 빠져나와 외곽에 진을 구축합니다. 적은 이 사실을 알면 반드시 겁을 먹을 것입니다. 이때 전차와 기병으로 적에게 도전하며 지속 적으로 공격해서 적이 쉴 틈을 주지 않아야 합니다. 이것이 계곡에서의 전술입니 다.”

武侯問曰 : “左右高山, 地甚狹迫, 卒遇敵人, 擊之不敢, 去之不得, 爲之奈何?” 起對 曰 : “此謂谷戰, 雖眾不用, 募吾材士與敵相當, 輕足利兵以爲前行, 分車列騎隱於四 旁, 相去數里, 無見其兵敵必堅陳, 進退不敢. 出旌列旆, 行出山外營之, 敵人必懼. 車騎挑之, 勿令得休. 此谷戰之法也.”

5-7 무후가 물었다. “아군이 물이 많은 늪지에서 적과 마주쳐서 전차는 수렁에 빠 지고 기병은 움직일 수 없게 되었소. 배도 마련되지 않아 나갈 수도 없고 물러설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 어찌해야 하오?” 오기가 대답하여 말했다. “그것은 수전이라고 합니다. 전차와 기병은 쓸모가 없으니 버려두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 사방을 관측합니다. 반드시 물이 깊고 얕은 사정과 넓고 좁은 곳, 깊고 얕은 곳을 먼저 파악한 뒤에 적을 기습하면 승리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적이 물을 건넌다면 적이 반쯤 건넜을 때 공격합니다.”

武侯問曰 : “吾與敵相遇大水之澤, 傾輪沒轅, 水薄車騎. 舟楫不設, 進退不得. 爲之 奈何?” 起對曰 : “此謂水戰, 無用車騎, 且留其傍. 登高四望, 必得水情, 知其廣狹, 盡其淺深, 乃可爲奇以勝之. 敵若絕水, 半渡而薄之.”

5-8 무후가 물었다. “비가 오래 내려 말은 진창에 빠지고 전차도 움직일 수 없는데, 적이 사방에서 포위해서 전군이 동요하고 있다면 어찌해야 하오?” 오기가 대 답했다. “무릇 전차는 습한 땅에서는 사용할 수 없으므로 맑고 건조한 곳에서 운용하는 것입니다. 또 높은 곳을 선택하며 낮은 곳을 피해야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전진하든 정지하든 간에 반드시 이 원리를 따라야 합니다. 만약 적이 움직이면 반드시 그 바퀴자국을 따라가야 합니다.”

武侯問曰 : “天久連雨, 馬陷車止, 四面受敵, 三軍驚駭, 爲之奈何?” 起對曰 : “凡用 車者, 陰濕則停, 陽燥則起, 貴高賤下, 馳其強車, 若進若止, 必從其道. 敵人若起, 必逐其跡.”

5-9 무후가 물었다. “갑자기 유목민같이 난폭한 도적들이 쳐들어와 우리의 전야 를 약탈하고, 소와 양을 탈취해 갔소.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오?” 오기가 대답 했다. “유목민의 약탈 부대는 상당히 강합니다. 먼저 수비를 강화하고 섣불리 대응하지 않습니다. 저들이 약탈을 끝내고 물러갈 때가 되면 약탈한 물자로 짐이 무겁고, 마음에는 아군이 반격할지 모른다는 생각만 꽉 차서 서둘러 돌아가려고만 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적은 반드시 서로 거리가 벌어지게 됩니다. 이틈을 타 추격해서 공격하면 그들을 꺼꾸러트릴 수 있습니다.”

武侯問曰 : “暴寇13卒來, 掠吾田野, 取吾牛羊. 則如之何?” 起對曰 : “暴寇之來. 必 慮其強, 善守勿應. 彼將暮去, 其裝必重, 其心必恐, 還退務速, 必有不屬, 追而擊之, 其兵可覆.”

5-10 오자가 말했다. “적국을 공격해 성을 포위하는 것에도 원리가 있습니다. 성읍을 함락한 뒤에는 먼저 적의 궁성으로 들어가 관원들을 제어하고 왕궁의 기물을 접수합니다. 군대는 함부로 나무를 베거나 민간인의 집을 징발하지 않도록 하며, 곡식을 약탈하거나 가축을 도살하며 마을을 불태우지 않도록 해서 백성들에게 아군이 잔혹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투항을 원하는 자가 있으면 받아주고, 그들이 편안하게 거하는 것을 허락해야 합니다.”

吳子曰 : “凡攻敵圍城之道, 城邑既破, 各入其宮, 御其祿秩, 收其器物. 軍之所至, 無刊其木, 發其屋, 取其眾, 殺其六畜, 燔其積聚, 示民無殘心. 其有請降, 許而安 之.”

 

제6편 여사(勵士) 잠든 인재를 깨운다

6-1 무후가 물었다. “형벌을 엄하게 하고 상을 공정하게 하면 족히 승리를 거둘 수 있겠소?” 오기가 대답하여 말했다. “형벌을 엄하게 하고 상을 공정하게 하는 일은 신이 상세히 알지 못합니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효과를 확신할 수 없습니다. 군주 가 명령을 내렸을 때 사람들이 명령을 즐겨 따르고, 나라에서 군대를 동원하면 백성들이 기꺼이 싸우며, 적과 병기를 맞부딪치며 싸울 때 사람들이 기꺼이 죽음을 감수하는 이 3가지가 가능하다면 군주는 승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武侯問曰 : “嚴刑明賞, 足以勝乎?” 起對曰 : “嚴明之事, 臣不能悉. 雖然, 非所恃 也.1 夫發號布令而人樂聞, 興師動眾而人樂戰, 交兵接刃2 而人樂死. 此三者, 人主之 所恃也.”

* 비소시야(非所恃也) : 확실하게 믿을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 교병접인(交兵接刃) : 교병(交兵)은 양측 병사가 서로 충돌하는 것이며, 접인(接刃)은 칼날이 서로 부 딪치는 것을 말한다.

6-2 무후가 말했다. “그런 수준에 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오?” 오기가 대답했 다. “주군께서 공이 있는 자를 모아 잔치를 베풀어 주고 공이 없는 자들도 격려해 주십시오.” 이에 무후가 궁정 마당에 잔치를 마련하고 사람들을 3줄로 앉히고 사대부들에게 잔치를 베풀었다. 최고의 공을 세운 사람은 앞줄에 앉혀서 식탁에는 고급 식기와 최고급 고기를 올렸다. 2등의 공을 세운 사람은 가운데에 앉히고, 상석보다는 못한 식기와 음식을 차렸다. 공을 세우지 못한 사람은 뒷줄에 앉히고, 식탁에는 좋은 그릇을 사용하지 않았다. 잔치를 마치고 사람들이 나가려고 할 때, 유공자에게 상을 내렸다. 또 궁정문 밖에 있는 이들의 부모와 처자에게도 상을 내렸는데, 공에 따라 차등을 두었다. 전사한 사람의 집에는 매년 사자를 파견해 부모를 위로하고 재물을 하사함으로써 전사자들의 공을 잊지 않고 있다는 마음을 표시했다. 이것을 시행한 지 3년이 지났을 때 진나라가 군대를 일으켜 서쪽 강에 진을 쳤다. 위나라 장병들이 이 소식을 듣자 동원 명령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갑주를 입 고 전선으로 달려가 용감하게 싸웠는데, 그 수가 몇 만 명이었다. 무후가 오기를 불러 말했다. “그대가 지난번에 내게 가르쳐 준 일이 그대로 시행되 었소.” 오기가 대답하여 말했다. “신이 들으니 사람들은 저마다 장단점이 있고, 기질도 왕성할 때와 쇠할 때가 있다고 했습니다. 주군께서 공을 세우지 못한 자 5만 명으로 이를 시험해 보십시오. 신이 이들을 이끌고 적을 상대해 보겠습니다. 만일 제가 승리하지 못한다면 제후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천하에 위신이 추락할 것입니 다. 지금 결사의 각오를 한 도적 1명이 광야에 숨어 있다면 1,000명이 그를 추격한다고 해도 추격하는 사람들은 올빼미가 늑대를 쳐다보는 것처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그 도적이 갑자기 일어나 자신을 해칠지 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1명이 목숨을 내던질 각오를 하면 1,000명이 두려움에 떨게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신이 5만의 군사를 죽음을 각오한 1명의 도적처럼 싸움에 임하게 하여 적을 공격하면 이기지 못할 적이 없습니다.” 무후는 오기의 청을 수락했다. 더하여 전차 500대와 기병 3,000명을 추가로 하사했다. 이에 오기는 진나라 군대 50만을 격파했다. 이것이 바로 공을 세우지 못한 장병을 격려한 덕이었다. 이 전쟁에서 전투를 벌이기 하루 전날 오기는 삼군에 이런 명령을 내렸다. “모든 장교와 병사들은 각자 자신의 병종에 따라 적의 전차와 기병, 보병과 맞서 싸워야 한다. 만약 아군 전차가 적의 전차를 획득하지 못하고, 기병이 적의 말을 획득하지 못하고, 보병이 적의 보병을 사로잡지 못하면 비록 적을 물리쳤다고 해도 나는 전공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결전의 날에 더 이상 명령이 없어도 위나라 병사들의 위세가 천하에 진동했다.

武侯曰 : “致之奈何?” 對曰 : “君舉有功而進饗之, 無功而勵之.” 於是武侯設坐廟廷, 爲三行, 饗士大夫. 上功坐前行. 餚席兼重器上牢, 次功坐中行, 餚席器差減, 無功 坐後行, 餚席無重器. 饗畢而出, 又頒賜有功者父母妻子於廟門外, 亦以功爲差. 有 死事之家, 歲使者勞賜其父母, 著不忘於心. 行之三年, 秦人興師, 臨於西河. 魏士聞 之, 不待吏令, 介冑而奮擊之者以萬數. 武侯召吳起而謂曰 : “子前日之教行矣.” 起對曰 : “臣聞人有短長, 氣有盛衰. 君試 無功者五萬人, 臣請率以當之, 脫其不勝, 取笑於諸侯, 失權於天下矣. 今使一死賊 伏於曠野, 千人追之, 莫不梟視狼顧. 何者? 恐其暴起而害己也. 是以一人投命, 足懼 千夫. 今臣以五萬之眾, 而爲一死賊, 率以討之, 固難敵矣. 於是武侯從之, 兼車五百 乘, 騎三千匹, 而破秦五十萬眾, 此勵士之功也.” 先戰一日, 吳起令三軍曰 : “諸吏士 當從受敵. 車騎與徒, 若車不得車, 騎不得騎, 徒不得徒, 雖破軍皆無功.” 故戰之日, 其令不煩而威震天下.

* ① 적극적인 자기계발형 : 거대한 프로젝트가 떨어졌다거나 새롭고 낯선 임무가 부과되었을 때 도전하고픈 욕망을 느끼고, 어려운 과업을 완수하는 데서 커다란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 오자가 말한 1등과 2등에 선정된 공로자는 이런 사람들이 라고 할 수 있다. ② 방관형 : 조직과 일, 동료에 적응하거나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심하면 이탈하고 싶어하는 사람. 마지못해 조직에 남아 있으며 최소한의 일만 하려드는 사람. 이들은 아예 잔치에서 배제되었다. ③ 묻어가는 사람 : 겉보기에는 성실하고 조직에도 잘 적응한다. 조직의 명령도 잘 받아들이고, 일상적 업무도 잘 처리한다. 그러나 무언가 책임을 져야 할 일이나 결 과가 불확실한 프로젝트나 부담이 큰 업무가 떨어지면 소극적이고 보수적이 된다. 가능하면 유형①의 동료에게 일을 떠넘기고자 하고, 그의 뒤를 따라가는 데 만족한다.
오자가 무후에게 건의한 방법은 전적으로 유형③을 유형①로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본문에서 오자는 유형① 전공자들을 불러 포상하고 유형③도 불러 격려하 라고 했다. 이 격려라는 말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데, 흔히 생각하는 “너희 도 수고했다”라는 식의 격려가 아니었다. 잔치의 내용을 봐도 알 수 있지만, 전공 자들에게 베푸는 환대와 포상을 지켜보게 함으로써 이중삼중으로 차별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격려가 아니라 격발이었다

 

 

64_오자병법.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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