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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 세상살이/지혜로운삶

소를 타고 소를 찾다 _ 기우멱우(騎牛覓牛)

by 변리사 허성원 2022. 8. 25.

소를 타고 소를 찾다 _ 기우멱우(騎牛覓牛)

 

자신의 내부에 존재하는 불성(佛性)을 알지 못하고 바깥에서만 찾으려 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기려멱려(騎驢覓驢, 나귀를 타고 나귀를 찾다)라고도 한다.

파화멱화(把火覓火, 불을 들고 불을 찾다), 속담 '업은 애기 3년 찾는다'는 말도 이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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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大安)이 백장(百丈)에게, 예를 올리며 물었다.
‘제가 부처를 알고자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소를 타고 소를 찾는 것과 같구나.’
‘안 다음에는 어떻게 합니까?’
‘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과 같다.’
안 것을 시종일관 탄탄하게 다져 나가는 방법[保任]은 어떤 것입니까?’
‘마치
 소를 먹이는 사람이 몽둥이를 들고 지켜보며, 밭에 들어가 곡식을 상하게 하지 않도록 하는 것과 같이 하라.’ 

대안은 이로부터 종지를 깨닫고 다시는 마음 밖의 대상을 좇으며 구하지 않았다.”

禮而問曰, ‘學人欲求識佛, 何者卽是?’ 百丈曰, ‘大似騎牛覓牛.’ 師曰, ‘識後如何?’ 百丈曰, ‘如人騎牛至家.’ 師曰, ‘未審始終如何保任?’ 百丈曰, ‘如牧牛人執杖視之, 不令犯人苗稼.’ 師自玆領旨, 更不 馳求. _ 景德傳燈錄』권9「大安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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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도(尋牛圖)

1. 심우()
바쁘게 풀밭을 헤치며 쫓아 찾아가니 
물은 넓고 산은 먼데 길 또한 깊구나. 
힘이 다하고 정신이 피곤함에 찾을 곳이 없는데 
다만 단풍나무에 때늦은 매미소리 들리네. 

2. 견적()
물가 수풀 아래 발자국이 널려 있고 
아름다운 풀꽃이 활짝 피었으니 그 무엇을 보겠는가. 
비록 깊은 산 또 더 깊은 곳에 있다 한들 
하늘을 휘젓는 콧구멍은 어찌 숨길 수 있는가. 

3. 견우()
가지 위의 꾀꼬리는 한결같이 지저귀는데 
날은 따뜻하고 바람은 온화하며 언덕 위 버들은 푸르구나. 
다만 이곳에서 다시 돌아가 피할 곳이 없으니 
우뚝 솟은 뿔의 진면목을 묘사하기 어렵구나. 

4. 득우()
신통을 다하여 저것을 얻었으니 
마음과 힘은 강건하나 끝내 다스리기 어렵구나. 
때로 가까스로 높은 언덕 위에 오르고 
또 안개구름 깊은 곳에 들어가기도 한다네. 

5. 목우()
소 몸에 고삐를 항상 매어두는 것은 
걸음을 함부로 해서 속세에 들어갈까 저어해서라네. 
도와서 순하고 온화하게 길들이려면 
굴레로 억제하지 않고 스스로 사람을 잘 따르게 하려네. 

6. 기우귀가()
소를 타고 느릿느릿 집으로 돌아오려 하는데 
피리소리 저녁 노을에 퍼진다. 
한 박자 한 노래에 무한한 뜻 담겨 있으니 
노래의 뜻을 아는 이 있다면 굳이 설명하리오. 

7. 망우존인()
소를 타고 집에 이르니 
소의 마음 비었고 사람 또한 한가롭다. 
붉은 해는 정오인데 오히려 꿈을 꾸고 竿
고삐만 부질없이 초당에 버려져 있네. 

8. 인우구망()
고삐와 사람과 소 모두 공으로 돌아갔으니 
푸른 하늘은 텅 비고 넓어서 참으로 통하기 어렵구나. 
화로의 불꽃 위에 다투어 눈을 받아들이듯이 
이 경지에 이르면 바야흐로 조종과 합치된다네. 

9. 반본환원()
본원으로 돌아감에 있어 정력을 너무 허비했으니 
어찌 눈 먼 봉사나 귀머거리처럼 하느냐. 
집안에서 집 앞의 것을 보지 못하나 
물은 스스로 아득히 흘러가고 꽃은 절로 붉도다. 

10. 입전수수()
가슴을 드러내고 맨발로 가게에 돌아와 
흙과 회를 바르니 뺨에 웃음이 가득하구나. 滿
신선의 비결을 쓰지 않고도 
곧 마른 나무로 하여금 꽃이 피게 하는구나. 

심우도의 각 단계별 상징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심우() ; 처음 발심()한 수행자가 아직은 선이 무엇이고 본성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지만, 그것을 찾겠다는 열의로 공부를 시작하는 단계를 상징한다.

2. 견적() ; 순수한 열의를 가지고 꾸준히 공부를 하다보면 본성의 자취를 어렴풋이나마 느끼게 된다.

3. 견우() ; 본성을 보는 것이 눈앞에 다다랐음을 상징한다.

4. 득우() ; 이 경지를 선종에서는 견성()이라고 하며, 땅 속에서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금강석을 찾아낸 것에 비유한다. 이때의 소는 검은색을 띤 사나운 모습으로 그려지며, 아직 탐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삼독()에 물들어 있는 거친 상태임을 상징한다.

5. 목우() ; 삼독의 때를 지우는 단계로, 선종에서는 이 과정을 가장 중요시한다. 이때의 소는 길들이는 정도에 따라 검은색이 차츰 흰색으로 바뀌어간다.

6. 기우귀가() ; 동자가 소를 타고 구멍 없는 피리를 불면서 본래의 고향으로 돌아오는 정경을 그리고 있다. 이때의 소는 전체가 완전한 흰색을 띠고 있다. 소와 동자가 일체가 되어 피안의 세계로 나아가는 것을 뜻하며, 구멍 없는 피리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깊은 마음 자리에서 흘러나오는 본성의 소리를 의미한다.

7. 망우존인() ; 집에 돌아와보니 애써 찾은 소는 간데없고 자신만 홀로 남은 상태를 표현한다. 결국 소는 본성을 찾기 위한 방편이었고, 이제 고향집으로 돌아왔으니 그 방편은 잊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뗏목을 타고 피안에 도달했으면 뗏목을 버려야 한다는 교종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한다.

8. 인우구망() ; 소 다음에 자기 자신도 잊어버린 상태를 묘사한 것으로 텅 빈 원상만을 그리고 있다. 객관이었던 소를 잊었으면 주관인 동자 또한 성립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주관과 객관이 분리되기 이전의 상태를 상징한다. 이 경지에 이르러야 비로소 완전한 깨달음이라고 일컫는다.

9. 반본환원() ; 주관과 객관의 구별이 없는 속에 있는 그대로 비치는 자연의 경지를 표현한다. 산은 산, 물은 물 그대로의 모습을 꿰뚫어볼 수 있는 지혜를 터득한 경지이다.

10. 입전수수() ; 동자가 큰 포대를 메고 사람들이 많은 곳을 향해 가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이때 큰 포대는 중생들에게 베풀어줄 복과 덕을 담은 것으로, 불교의 궁극적인 뜻이 중생 제도에 있음을 상징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심우도 - 인간의 본성을 찾아가는 길 (사찰 장식 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 2000. 5.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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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행군편 絕水必遠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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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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