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에 물보다 더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지만,
굳고 강한 것을 다스리는 데 있어
이보다 나은 것이 없다.
그러니 아무 것도 그것을 바꾸지 못한다.
약함이 강함을 이기고
부드러움이 단단함을 이긴다.
이를 천하에 모르는 사람이 없으나,
능히 실천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성인이 말하였다.
나라의 더러움(욕됨)을 떠맡는 사람을
사직(나라)의 주인이라 하고
나라의 궃은 일(불행)을 떠맡는 사람을
천하의 왕이라 한다.
바른말은 마치 그 반대인 것처럼 들린다.
天下莫柔弱於水,而攻堅強者莫之能勝,其無以易之。 弱之勝強,柔之勝剛,天下莫不知,莫能行。 是以聖人云:受國之垢,是謂社稷主;受國不祥,是謂天下王。 正言若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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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가장 부드럽고 약한 것이라 스스로의 형상을 갖지 못한다. 그럼에도 강하고 단단한 것을 능히 다스린다.
아이디어나 발명, 비즈니스모델 등과 같은 Software는 형상이 없고 유연하지만,
실물 유체 재산에 화체되어 그 가치를 능히 다룬다.
그래서 무체의 지식재산권은 '물'과 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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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자산도 그 보유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거에 유체자산이 중심이었지만, 근래에 와서는 무체자산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최근의 선도적인 공유경제 기업들의 경우 대부분이
실질적인 실물 자산 없이 거의 전적으로 무형자산만으로 성립하고 있다.
택시 한 대 없는 택시회사(우버), 방 한 칸 없는 호텔회사(에어비앤비), 빌딩 없는 사무실 임대회사(위워크) 등이 있다.
이러한 점을 다들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한다(天下莫不知 莫能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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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은 세상의 문제(불편, 더러움, 불행)을 해결하는 수단이다. 이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면 세상의 일부 혹은 대부분을 지배할 수 있다.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는 많은 발명품들과 기업들이 그러하지 않은가. 책, 인쇄술, 의약품, 자동차, 스마트폰, 텔레비전, 비행기, 총, 폭탄..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큰 기업들은 이미 세상의 주인이나 왕이 되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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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언약반(正言若反) 바른말(옳은말)은 마치 거꾸로(반대인 것처럼) 들린다.
약함이 강함을 이기고, 더러움과 궃음을 받아들여야만 세상의 지배자가 될 수 있다고 하니, 과연 그러하다.
강함을 강함으로 이기려 드는 것은 돌을 돌로 부수려는 것과 같다(用石擊石). 약함과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제압하는 것이 진정한 지혜로움이다.
그리고 세상을 지배하려면, 지배력을 강화시킬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세상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나 힘들고 불편해하는 점을 찾아 그것을 해결해주는 것이다. 그러면 그들이 스스로 떠날 수 없게 되니 세상 사람들을 실질적으로 오랫동안 지배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어 그에 지배당하고 있는 현재 인류를 삶이 웅변적으로 설명해준다.
한비자에서는 이를 '까마귀 기르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說在畜烏)고 하였다.
까마귀를 길들일 때는 까마귀의 아래 날개깃을 잘라 버린다.
그러면 스스로 날아서 달아날 수 없으니 반드시 사람에게 의지하게 된다.
현대인은 날개깃 잘린 까마귀 신세와 다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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