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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習_아테나이칼럼

[그리스여행] 제7부 _ 승마술, 다섯째 날(0707)

by 변리사 허성원 2019. 8. 11.

- 델피 마을 산택
- 크세노폰의 '승마술'
- 심야 파티

 

[그리스여행]

#열네번째이야기#

- 델피에서는 아말리아 호텔에 묵었다.
산골 호텔 답지 않게 규모도 크고 음식과 경치 모두 좋았다.

- 아침에 일어나서 델피 마을을 한바퀴 돌았다.
돌아다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혼자서 마을을 내무사열 취하듯 돌아다녔다.
시간이 정체된 듯한 정말 조용하고 나른한 마을이다. 한번 쯤은 이런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 관광객들을 위한 작은 가게나 호텔들이 있다.
이들의 이름만으로도 그리스신화를 적잖이 경험할 수 있다.

* 피티아 : 고대에 델피 인근에서 주기적으로 거행되던 올림픽에 버금가는 운동경기. 주로 전차 경주.
* 시빌라 : 무녀의 일반 명칭.
* 레토 : 티탄족으로서 제우스와 결혼하여 태양의 신 아폴론과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를 낳음.
* 아이올로스 : 바람의 신. 오디세우스가 귀향할 때 나쁜 바람을 자루에 가두고 순풍만 보내주어 귀향을 도왔음.
* 파르나소스 : 델피가 있는 산의 이름.
* 헤르메스 : 전령의 신. 비즈니스와 도둑의 신이기도 함.
* 디오니소스 : 술의 신. 로마신화의 박카스.
* 조르바 : 카잔차키스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 이름. 안소니퀸 주연의 영화가 유명하다.

추가로..
* 메넬라오스 : 그 맛있는 양고기를 제공받은 미케네의 식당 이름. 트로이전쟁 당시 총사령관 아가멤논의 동생이며 스파르타의 왕. 아내 헬레네를 트로이 왕자 파리스에게 빼앗긴 것이 트로이전쟁의 발단이 됨
* 다프네 : 아테네에서 두번째 저녁을 먹은 곳으로 안젤리나 졸리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찾았던식당. 다프네는 숲의 요정. 아폴론과 언쟁이 있었던 에로스가 아폴론에게는 사랑의 황금화살을, 다프네에게는 미움의 납화살을 쏜다. 그래서 아폴론은 다프네를 사랑하여 미친듯이 쫒아가고, 다프네는 그 아폴론이 싫어서 죽기살기로 달아난다. 그렇게 쫒고쫒기다 다프네는 급기야 강의 신인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한다. 모습을 바꾸어 숨겨달라고.. 그렇게 하여 다프네는 월계수로 변하고, 아폴론은 그녀를 그리며 월계관을 쓰게 되고.. 그로 인해 월계관의 풍습이 생겼다.
* 오이로파 : 올림피아에서 하루 묵었던 호텔의 이름. 오이로파는 소로 변한 제우스에게 엎혀 납치된 비운의 처녀로서, 제우스와의 관계에서 크레타의 왕 미노스를 낳는다. 이 오이로파에게서 유럽이라는 말이 유래되었다.
아말리아 호텔 전경. 뒤의 돌산은 파르나소스산.
호텔에서 내려다본 전경. 저 멀리 이오니아해가 보이고, 들판은 거의 모두가 올리브나무다.
아스팔트 틈새에서 나온 넝쿨이 난간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자연의 그 끈질긴 생명력이란..
 
 
 
[그리스여행]

#열다섯번째이야기#

- "승마술에 관하여"
김상근 교수의 이번 여행 마지막 강의는 플라톤의 '국가'와 크세노폰의 '승마술'.
플라톤과 크세노폰은 모두 소크라테스의 제자들로서, 많은 저술을 남긴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들이다.
플라톤의 '국가'는 잘 기억하고 있지는 못해도, 조금씩 주워들은 바가 있었다.

그러나 크세노폰의 '승마술'에 대해서는 이 강의를 통해 처음 들었다.
2500년 전에 쓴 글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통찰력으로 쓴 글이다. 그리고 경영자 등 리더들에게는 가슴을 치는 인사이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기회가 나면 제대로 공부를 해봐야할 중요한 숙제로 꼽아두었다
기사 검색을 하니 이와 관련된 김상근 교수의 글이 있어 여기 첨부한다.

주요 내용만 간단히 요약하면,

- 이 책은 기수와 말의 상호관계를 중시한다.
기수와 말의 관계는 통치자와 백성의 관계와 같다.
- 인내력과 끈기가 있는 말을 선택해야 하고,
'난폭한 말'이나 '게으른 말'은 절대 선택하지 말라.
대부분의 부족한 부분은 훈련에 의해 개선될 수 있지만, 난폭함과 게으름은 교육에 의한 교정이 불가능하다.
- 원래부터 나쁜 말은 없다. 경험이 부족할 뿐이다.
- 말구유를 안전하게 설치하라(기본적인 권리를 보장).
- 화가 난 상태에서 말을 타지 마라.
말은 기수가 화난 것과 전투 중 긴장한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로 인해 예측불가한 행동을 할 수 있다.
- 기수가 동요하면 말도 동요한다.
- 말을 때리거나 완력으로 통제하려 하지 마라.
말은 자신에게 고통이 가해지는 것을 느끼면, 공포심에 빠져 돌발행동을 한다.
- 말을 때려야 할 때는, 마부 등 다른 사람을 시켜서 처벌하라.
- 말을 탈 때에는, "의자에 앉는 것처럼 앉지 말고, 마치 양쪽 다리를 벌리고 똑 바로 서있는 것처럼 앉아야 한다"
의자에 앉는 것처럼 걸터앉으면, 말은 무시 당했다고 생각하거나, 기수를 짐짝으로 간주한다.
- 말이 장애물을 뛰어넘지 못하면, 기수가 말에서 내려 말을 끌고 직접 장애물을 건너는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 말이 암말을 보는 등의 상황에서 자신을 뽐내려고 할 때, 최대한 멋지게 보일 수 있도록 배려해주라.
- 말에게 재갈 등의 통제를 가할 때, 말이 "스스로 선택한 것처럼 느끼도록" 만들라.
사람이든 말이든 타의에 의해 강제된 상태에서는 언제나 반항적인 기질을 나타낸다.
- 적에게 노출되는 말의 머리, 넙적다리 등은 잘 보호해야 한다.
특히 말의 넓적다리는 기수의 넓적다리로 보호해야 한다.

김상근 교수는 이 강의를 다음 취지의 말로 마무리하였다.
"세계를 제패한 알렉산더 대왕에게는 부케팔로스라는 명마가 있었다.
명마가 알렉산더 대왕을 탁월하게 만들었다기보다는,
명마는 기수가 만드는 것이며,
대왕이 명마를 훈련시키듯 군대를 이끌었기 때문에,
그가 이끄는 군대는 세계 최강의 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 마지막 밤의 뒷풀이를 했다.
좀 특별한 파티였다.
델피 아폴론 신전의 뒷산은 거대한 바위봉우리 두개로 이루어져 있다.
문외한이 보아도 뭔가 영험한 기운이 느껴지는 특별한 곳이다. 그곳 사이에 해당하는 은밀한 장소를 교수님께서 기가 막히게 찾아내어 우리를 인도했다.
저녁 식사를 하고 좀 쉬었다가 10시에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달빛은 무척 밝았고, 실로 오랫만에 그토록 많은 별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영험한 그 두개의 거대한 봉우리는 쏟아질듯 우리에게 다가오는 듯 했다.
와인이 준비되었고 누군가가 문어 요리를 주문해와서 멋진 파티가 되었다.
몇 사람이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대화도 나누고..
그리고 우리를 한국에서부터 인솔한 가이드는 원래 가수활동을 하고 방송 츌연까지 한 사람이었단다. 그 양반 노래도 대여섯곡 듣고, 교수님의 기타와 노래실력까지 감상한 후 거의 12시가 되어 호텔로 돌아갔다.

우리에게도 너무도 특별한 경험이지만, 델피라는 이 지역도 수천년 내 이런 요란스럽고 무례한 방문객들을 맞아본 적이 없으리라.

 


** 목록

[그리스여행] 제1부 _ 프롤로그(170703)
[그리스여행] 제2부 _ 여행 첫째날(170704)
[그리스여행] 제3부 _ 여행 둘째날(170705)
[그리스여행] 제4부 _ 여행 셋째날(170706)
[그리스여행] 제5부 _ 여행 넷째날(170706)
[그리스여행] 제6부 _ 헤라클레스와 황금사과
[그리스여행] 제7부 _ 승마술, 다섯째 날(0707)
[그리스여행] 제8부 _ 리쿠르고스 이야기
[그리스여행] 제9부 _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그리스여행] 제10부 _ 미케네 문명, 케로스 섬
[그리스여행] 제11부 _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