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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 세상살이/지혜로운삶

거문고를 함께 타면 곡을 연주할 수 없다

by 변리사 허성원 2018. 5. 13.

거문고를 함께 타면 곡을 연주할 수 없다




조보(造父)가 네 마리 말을 몰아 달리고 꺽고 도는 등 마음먹은 대로 부렸다. 

마음대로 말을 부린 것은 고삐와 채찍을 가지고 제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뛰어나온 돼지로 인해 말이 놀라자 조보는 통제할 수 없었다.

그것은 고삐와 채찍의 엄함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뛰어나온 돼지에게 그 엄함이 분산되었기 때문이다. 

왕어기(王於期)가 곁말에 멍에를 씌우면서

고삐와 채찍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말에게 원하는 대로 하는 것은

여물과 물을 가지고 이롭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채소밭과 연못을 지날 때 말의 통제에 실패하는 것은

여물과 물의 이로움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은덕이 채소밭과 연못에 분산되었기 때문이다. 

왕량(王良)과 조보(造父)는 천하에서 가장 말을 잘 모는 자들이기는 하지만,

왕량에게는 왼쪽 고삐를 쥐고 호령하도록 하고

조보에게는 오른 고삐를 쥐고 채찍질하도록 한다면

말은 십리도 가지 못할 것이니, 

이는 함께 몰았기 때문이다,

전연(田連)과 성규(成竅)는 천하 제일의 거문고 연주자이다. 

하지만 전연에게 위쪽을 잇게 하고 성규에게 아래쪽을 누르게 하면

곡의 연주가 불가능하니, 

이 역시 함께 연주했기 때문이다. 

왕량과 조보의 기술로도 함께 고삐를 잡아서는 말 다루기가 불가능한데,

군주가 그 신하와 권력을 공유한다면

어찌 다스림이 가능하겠는가? 

전연과 성규의 기술로도 함께 거문고를 타면 곡의 연주가 불가능한데,

군주가 그 신하와 권세를 공유한다면

어찌 공을 이룰 수 있겠는가?



造父御四馬(조부어사마) 馳驟周旋而恣欲於馬(치취주선이자욕어마). 恣欲於馬者(자욕어마자). 擅轡之制也(천비협지제야). 然馬驚於出彘(연마경어출체) 而造父不能禁制者(이조보부능금제자), 非轡之嚴不足也(비비협지엄부족야). 威分於出彘也(위분어출체야). 王子於期駙駕(왕자어기위부가), 不用而擇欲於馬(비협부용이택욕어마), 擅芻水之利也(천추수지리야). 然馬過於圃池而駙馬敗者(연마과어포지이부마패자), 非芻水之利不足也(비추수지리부족야), 德分於圃池也(덕분어포지야). 故王良(고왕량), 造父(조보), 天下之善御者也(천하지선어자야), 然而使王良操左革而叱之(연이사왕량조좌혁이질타지), 使造父操右革而鞭笞之(사조부조우 혁이편태지), 馬不能行十里(마부능항십리), 共故也(공고야). 田連(전연) 成竅(성규) 天下善鼓琴者也(천하선고금자야), 然而田連鼓上(연이전련고상), 成竅下而不能成曲(성규엽하이부능성곡), 亦共故也(역공고야). 夫以王良造父之巧(부이왕량조부지교), 共轡而御不能使馬(공비이어부능사)마), 人主安能與其臣共權以治?(인주안능여기신공권이위치) 以田連成竅之巧(이전련성규지교), 共琴而不能成曲(공금이부능성곡), 人主又安能與其臣共勢以成功乎?(인주우안능여기신 공세이 성공호)  

_韓非子 外儲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