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장왕 번희樊姬의 지혜
번희는 초장왕의 부인이다. 장왕이 즉위하여 사냥을 즐겼다. 번희가 간했음에도 그치지 않자 짐승의 고기를 먹지 않았다. 왕은 잘못을 바로잡고 정사에 성실히 임했다.
왕이 아침 일찍 조정에 들어 늦게 마치니, 번희가 전각 아래에 내려가 맞으며 말하기를 “어찌 이렇게 늦게야 마치셨습니까? 시장하고 피로하시지 않으신가요?”하니, 왕은 “어진 사람들과 더불어 말하면 시장하거나 힘들지 않소.”하였다.
번희는, “왕께서 말씀하시는 어진 이는 누구입니까?”라고 물으니, 왕은 “우구(虞丘)요”라고 답하자,
번희가 입을 가리고 웃는다.
왕은 “번희가 웃는 것은 무슨 뜻이오?”하자,“우구가 어질다고 하시니 어진 이일지는 모르지만, 충신은 아닙니다.”“그 무슨 말이오?” 하니 번희가 답한다.
“첩이 왕의 수건과 빗(巾櫛 건즐)을 잡은 지 11년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정나라와 위나라로 사람을 보내 미인을 구하여 왕에게 바쳐, 지금 첩보다 어진 이가 둘이고 저와 비슷한 사람이 일곱이나 됩니다. 첩이 어찌 왕의 총애를 홀로 차지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첩은 “당상(堂上)에 여자를 여럿 두는 것은 다양한 사람들의 능력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러니 사사로운 질투심으로 공사를 그르칠 수는 없습니다. 왕께서 그 사람들의 능력을 잘보고 아시길 바랄 뿐입니다.
지금 우구는 초의 재상이 된지 10여년이 되었습니다. 그가 천거한 사람들은 자제가 아니면 그 집안 형제였습니다. 어진 이를 추천하였다거나 어리석은 이를 물리쳤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하였습니다. 이것은 군주의 지혜를 가리는 것이며 어진 이의 길을 막는 것입니다. 어진 이를 알고 있으면서도 천거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불충이며, 어진 이의 존재를 알지 못하였다면 그것은 지혜롭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첩이 웃은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 말을 들은 왕은 기뻐하였다. 다음날 왕은 번희의 말을 우구에게 들려주니, 우구는 자리를 피하며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였다. 그리고 자신은 물러나면서 사람을 시켜 손숙오를 불러들여 그를 추천하였고, 왕은 손숙오를 재상으로 삼으니, 그가 초나라를 다스린 지 3년이 되어 장왕을 패자로 만들었다.
초나라 사서에서는 “장왕이 패자가 된 것은 번희의 힘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楚莊樊姬
樊姬,楚莊王之夫人也。莊王即位,好狩獵。樊姬諫不止,乃不食禽獸之肉,王改過,勤於政事。王嘗聽朝罷晏,姬下殿迎曰:「何罷晏也,得無飢倦乎?」王曰:「與賢者語,不知飢倦也。」姬曰:「王之所謂賢者何也?」曰:「虞丘子也。」姬掩口而笑,王曰:「姬之所笑何也?」曰:「虞丘子賢則賢矣,未忠也。」王曰:「何謂也?」對曰:
「妾執巾櫛十一年,遣人之鄭衛,求美人進於王。今賢於妾者二人,同列者七人。妾豈不欲擅王之愛寵哉!妾聞『堂上兼女,所以觀人能也。』 妾不能以私蔽公,欲王多見知人能也。今虞丘子相楚十餘年,所薦非子弟,則族昆弟,未聞進賢退不肖,是蔽君而塞賢路。知賢不進,是不忠;不知其賢,是不智也。妾之所笑,不亦可乎!」王悅。明日,王以姬言告虞丘子,丘子避席,不知所對。於是避舍,使人迎孫叔敖而進之,王以為令尹。治楚三年,而莊王以霸。楚史書曰:「莊王之霸,樊姬之力也。」_ 열녀전
열녀전
번역 http://blog.naver.com/huim820/40062872630
원문 http://www.guoxue123.cn/shibu/0201/01lnz/001.htm
擅(천) : 멋대로 하다. 차지하다.
"허난설헌(許蘭雪軒·1563~1589)은 이름이 초희(楚姬), 자는 경번(景樊)이다. ‘난설헌’은 스스로 지은 호다. ‘초희’는 중국 춘추시대 초나라 장왕(莊王)의 지혜로운 아내 번희(樊姬)를 뜻하며 ‘경번’도 번희를 사모한다는 의미다. 아마도 번희처럼 남편을 지혜롭게 내조하라는 권고를 담았으나 난설헌은 다른 길을 걸어갔다."
대문장가 허엽(許曄)의 딸이자 허봉(許篈)·허균(許筠)과 남매 사이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149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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